여성성, 남성성

이 즈음 내 지적 심장(말이 되나?)을 펄떡펄떡 뛰게하는 화두이다.
왜냐하면, 이라고 시작하면 할 말이 너무 많다.
이성교제 강의를 하면서 파고들지 않을 수 없는 주제였고,
융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페르조나, 그림자 찍고 아니마 아니무스에 꽂혀 있는 중이었다.
무엇보다 늘 성장하고픈 내게 융이 제안하는 아니무스(여성 안의 남성성)의 통합은
무릎을 딱 치게 만드는 안내가 되고 있다.

대학 다닐 때 '너 여성학과야?'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4년 내내 여성학 책을 끼고 다녔다.
대학원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돈을 모았던 것은 여성학을 하기 위해서였다.
두 번 시험을 치면서 '이 산이 아닌개벼' 하게 되었고,
그때 눈 앞에 떡 나타난 것이 '음악치료'였댜.

거실의 책꽂이 한 켠에는 20년 된 여성학 책들이 다수의 원서까지 줄을 서서 꽂혀 있다.
거의 들여다볼 일이 없었다.
최근에 이 책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중이었다.
책 한 권을 빼서 선 채로 몇 줄을 읽어본다.
'내가 그 시절 이걸 이해하고 읽었나?'  진심 되묻게 된다.


아버지의 딸

개인적으로 나의 여성성(억압해놓은 남성성)을 숙고하게 되는 것은,
아버지의 딸로서의 나. 를 맑은 눈으로 다시 바라보기로 결정한 이후이다.
이 결정에 관한 이유 역시 너무 많다.
결정에 관한 결정적인 것은 이번 코스타에서 맡은 '삶의 현장'이라는 간증 때문이다.
간증문(이라고 말하면 너무 나이브하게 느껴지는데 딱히 다른 말이 없네 그려)을 쓰면서,
자주 겪었던 희한한 경험을 했다.
그 얘기를 쓰려고 했던 것이 아닌데, 그 얘기를 먼저 꺼내놓고,
계속 그 얘기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얘기는 다름 아닌 아버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이야기였다.
정말 정말 내 입으로 하기 싫은 말, 싫었던 말.
"아버지 안 계세요"
이 말을 만인 앞에서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도 "아버지 안 계세요"라고 말하려면  (지금 쓰면서도) 입술이 떨리거나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하는데 말이다. 
어쩌자고 이 얘기를 꺼내놓는 것인지.
이렇게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하다 삶과 내면의 실타래들이 한 번 더 풀리려나 싶다.
그러면서 나의 '여성성'을 지극히 개인적이고 경험적인 의미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래래 크랩, 우리 정말 천국에서 꼭 만나 커피 한 잔 해요.

이런 시국인데,
어제 그제 남편이 '래리크랩 신간 나왔네' 하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목이 <에덴 남녀>.
30년 임상심리학자로 살아온 래리님께서 '평생토록 쓰고 싶었던 그 책'이라며 내놓은 책이
여성성과 남성성에 관한 이야기 이다. 왜 하필 지금?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서 신기하지도 놀랍지도 않다.
몇 년 전에, 교회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벅벅기고 있을 때 내놓으신 책은 무려
<교회를 교회되게:Real Church_Does it exist? Can I find it>이었다.
공감포텐 터지는 내용이었고, 그때도 왜 하필 지금?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가끔 현승이가 "엄마, 나는 하나님을 믿긴 믿는데에 하나님 말고 다른 신은 다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라며? 그런데 다른 신을 믿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 아냐. 자기가 믿는 신이 진짜 신이라고. 어차피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냐?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 하나님도 그럴 거 아냐? 정말 하나님이 살아있어?" 라고 물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당황하지 안코오~ 정답을 강요하지 않으며 대화를 나누곤 하는데~ 속으로 나도 살짝 '정말 그런 거 아냐?' 하며 흔들릴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런 신기하고 놀라운 만남을 창조해시는 손길을 느낄 때면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 확신하고 또 확신하게 된다. 그렇게 밖에는 설명할 방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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