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목소리)

엄마, 이거 사진 찍어. 사진 찍어서 엄마 미니홈피에 올려.

엄마, 내가 만든 거야. 사진 찍어서 미니홈피에 올려서 삼촌 보라고 해.


(열일곱 살 목소리)

엄마, 왜 내가 만든 거에 관심이 없어.

나 장래희망이 바뀔 수도 있다고.

나 재즈피아니스트 안되면 플로리스트 할 거야.

빨리 사진 찍어서 엄마 블로그에 올려.

집에 가서 물에 꽂으라고 했단말야.

사진 찍고 포장지 다 벗겨서 물에 꽂아야 돼.


여섯 살에서 열일곱 되기까지에는 중간에 그런 시절도 있었다.

사진 한 장 찍혀주는데 그렇게나 비싸게 굴고.

내 얘기를 왜 사람들이 보게 하냐! 왜 엄마 마음대로 내 얘기를 블로그에 올리냐!

안 올린다 하면서 올릴 거 다 안다!

엄마 진짜 짜증난다!


오늘은 꽃다운 열일곱 채윤이가 꽃다운 친구들과 꽃시장에 다녀왔다.

화이트데이 기념으로 꽃다발 만들기를 했단다.

사진 몇 장으로 연속으로 찍으서

'자, 꽃다발 몰아주기!' 하니 바로 안 그대로 예쁜 꽃 더 예뻐 보이게 몰아줬다.


중학교 시절 언제였던가,

현승이가 '엄마, 누나가 너무 불쌍해. 매일 매일 웃지도 않고, 말도 잘 안하고.....'

걱정하던 날도 있었다.

일 년짜리 방학 효과로 표정이 살아나고 있다.

여자 짐캐리 정신실 엄마의 딸, 엄마보다 레벨업되어 나온 딸의 표정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사진은 뽀너스.

표정 카피는 기본, 감상 포인트는 눈동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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