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신비>


주어서

덜어짐이 없고

잃어도 상실이 없는

사라의 신비로

가장 높은 법을 삼아

어리석음을 택해 사는 나날


그대 하나

오롯이 사랑한 내게

신께서 허락하신

빛나는 것 중에도

가장 빛나는 축

복이려니....


청첩장에 실었던 詩



 

나의 사과나무 김종필씨.


우리가 결혼했던 1998년 5월 1일에는 날씨도 참 화창했었는데...

도산공원에 야외촬영을 하러 갔을 때 온통 연초록의 푸르름 천지였었어.


계속 몸이 안 좋아서인지,

날씨가 이래서인지,

당신이 없어서인지,

게다가 오늘이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어서인지...

마음이 어두침침한 것이 흑백사진 같아.


함께 있어서 둘이 식사를 하고 세러모니를 한다고 별다르지도 않을텐데 꽤 서글프네.


당신이 보낸 문자처럼 신비롭기만한 우리의 결혼생활 8년이야.

그렇게도 다르게 생긴 당신과 내가 서로 깊은 부분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영혼의 친구, 부부' 로 만들어져가는 8년.

그렇게 이름 붙이면 될까?


일찍 집에 들어와서 우리 결혼사진, 신혼여행 사진, 청첩장, 신혼초에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 봤어.

정말 그 때는 젊었더라.

결혼식날 식 마치고 양평으로 달리던 그 드라이브 길의 푸르름이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8년이라니 말야.


8년 동안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선물 채윤이와 현승이,

그리고 당신의 소명을 찾아 함께 걸어온 과정,

당신의 가족을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힘겹게 사랑을 연습하며 일궈온 관계들,

다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당신과 함께 하면서 당신의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큰 사랑으로 달라진 내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

지적하는 대신 침묵하고,

당신의 취향을 포기하며 나를 배려해주고...

생각해보니 당신은 성경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 처럼' 희생하며 사랑해줬던 것 같아.

그 사랑 덕분에 나는 내 인격의 연약한 점을 큰 상처없이 스스로 더 잘 보게 되고,

돌아보게 되고, 기도하게 되면서 결혼 8년 동안 많이 자란 것 같아.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만 말야)

그래서 '결혼은 치유'라는 말이 꼭 맞는 말인 것 같아.


청첩장에 실었던 시를 다시 읽어보니 지난 8년 우리의 사랑이 그 날의 약속에 그다지 부끄럽지 않은 것 같아.


당신과 함께한 8년이 내게는 치유이고, 성숙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함으로 더욱 그 분께 가까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


함께 하지 못하는 결혼기념일이라 조금 쓸쓸하지만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많으니...

옛날 얘기하면서 함께 하는 날이 또 있을거야.


어떤 경우에도 당신 편이고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신의 아내가 있다는 것 잊지말고,

화이팅하고 공부해.

알지 내 마음?


2007년 5월 1일       당신의 나리꽃 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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