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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와 나 열정의 온도차이 본문

마음의 여정

현승이와 나 열정의 온도차이

larinari 2009.07.29 14:34



지난 주일 유치부 성경학교 마지막 시간. 엄마와 함께 레크레이션 시간이란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승이 자랄 때는 직장생활로 유치원 행사를 못 간다든지 했던 일이 많지 않았는데도 내겐 늘 약간의 죄책감이 있는 듯. 그래서 그런 일이 있으면 꼭 가서 즐겁게 해줘야겠다는 의지가 불끈하는 모양이다. 아니 그게 아니어도 난 기본적으로 열정적이니깐....ㅜㅜ

무슨 얘기인고 하니... 엄마와 함께 율동을 하는 시간. 현승이를 기쁘게 해줄 요량으로, 아니면 원래 난 뭐든 열심히 빨리 몰입하는 편이니까 열심히 율동을 따라했다. 헌데 옆에 있던 현승이가 점점 기분이 나빠지고 있는 것. 그 원인이 엄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표정이 굳어지고, 몸이 경직되고, 엄마 옆에 멀리 떨어져 앉으려고 하고... 뭔가 엄마를 거부하는 둣한 느낌?
'왜 그래, 현승아? 엄마 때문에 속상한 거 있어?'하고 물어 볼수록 얼굴은 더더욱 울상이된다. 나중에 눈물까지 맺힌다. '엄마가 율동하는 거 때문에 그래? 엄마 율동 하지 말까?' 하고 물으니 저리 가란다.ㅜㅜ 현승이가 거부하는 느낌에 엄마 역시 상처 많이 받고 자존심 상했지만 이럴 땐 가만 두는 게 약이라는 걸 알기에 기다렸더니 조금씩 맘이 풀리는 듯 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물으니 엄마의 예상이 맞았다. '엄마가 율동을 너무 잘 해서 부끄러웠어. 너무 열심히 해서.....' 그래, 엄마도 느꼈다. 요 놈아! ㅜㅜ 현승이의 반응에 피 흘리고 있는데 옆에서 아빠 한 마디. '나도 사실은 현승이 마음 이해할 수 있어' 
어어어~억! 이 내향형의 에비와 아들 놈아! 내 열정이 그렇게나 거북스럽더란 말이냐?

저녁 내 남편에게 유도 심문. '그래서 당신도 내 열정 때문에 부끄러웠던 적 있었어?' '아니지~이, 그냥 현승이 맘이 이해가 된다고...' 그 담엔 현승이에게 '현승아! 엄마가 그렇게 부끄러웠어?' 이렇게 계속 두 남자를 고문했지만 알 듯도 하다. 때로는 이런 나쁜 의도를 가지지 않은 단순한 차이도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그래서 사람들은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고 하지. 

확대


현승아!  이 열정. ESFP의 열정, 뭔가에  꽂힌 7번의열정. 엄마의 열정은 말이다....
엄만 한 때 그 열정이 자랑인 줄 알았었어. 나의 속마음을 더 잘 알게된 이후 그 열정은 부끄러움 되었단다. 헌데 지금은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아. 조금씩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 젊은 날엔 열정이 나인줄 알고, 내가 열정인줄 알고 살았어. 그러면서 많은 걸 이루고 많은 실수도 했지. 지금 확실히 아는 건 열정은 그저 나의 일부분이었고 그로 인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지만 그 얻은 것과 잃은 것 사이에서 결국 엄마는 하나님의 더 깊은 마음 자리를 알게 되었단다.

너의 생일 축하 자리에서조차 게 머무르는 가족들의 시선이 부담운 현승아!
엄마의 열정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까봐 두렵고, 그래서 덩달아 네가 주목을까봐 두려운 마음 알아. 너랑 닮은 아빠랑 더 많은 것들을 공감하며 자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향형과 직관형의 너의 기질을 통해서 네가 이룰 수 있는 것을 맘껏 이루고 실패도 하고 거절도 당해보렴. 결국 그런 것들로 네 기질을 뛰어 넘는 또 다른 너를 발견하게 되는 날이 올거야.  그 두려움과 연약함이 결국 너를 온전함으로 이끄는 은혜가 될거야. 

엄마가 엄마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지 않았던 것처럼, 너 역시 아닌 다른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을께. 너 자신이 되렴. 언제든 너 자신이 되거라. 너 자신이 되어 살다가 보면 어느 새 엄마 같은 열정이 너의 것이 되어 있으런지도 몰라. ^^ 실은 엄마 그렇게 상처 많이 안 받었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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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7.29 22:53 신고 다시 읽어보니 재편집 하다가 잘려나간 글자가 많아서 수정 했습니다.
  • 프로필사진 hayne 2009.07.30 00:11 아니 어쩌다 아들 눈에 눈물이 맺히도록 열씨미 한거야?ㅎㅎ
    현승인 정말 세심도 하지.
    나와 다른 자식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너는 너니까'하고 받아주기 점점 쉽지않어.
    애들이 머리가 커갈수록 엄마도 순간순간 판단이 안설때가 많거든.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36 신고 저는 그저 제 방식대로 했을 뿐이데 저 놈이 저러더라니깐요. 사실 제가 오버를 한 것도 아니고 앞에서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했거든요.
    현승이하고는 정서적인 면이 정말 잘 통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당황이 되더라구요. 정말 아이들 머리 커갈수록 쉬운 일이 아니겠어요.
  • 프로필사진 굥화 2009.07.30 00:19 ^ ^ 왠지 저희 엄마와 절 보는듯한
    어릴땐 늘 부끄러웠거든요
    너무너무 열정적인 엄마땜에....
    그런데 지금은 그런엄마가 없었다면 어우
    크니까 너무 좋은거있죠??
    아마 현승이도 커서는ㅋㅋㅋ 고마워 할지도 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38 신고 말 안 통하는 일본 사람들 모아다가 파티 분위기 만드시는 거 그런거?ㅎㅎㅎ
    사실 저럴 때나 그렇지 같이 놀아줄 때는 열정적인 엄마 만큼 좋은 엄마가 어딨어. 안 그러냐?
    짜쉭! 다시 생각하니 확 올라오네.ㅋ
  • 프로필사진 2009.07.30 00:29 ㅋㅋㅋ 위에 경화댓글이 왜케 웃기는지

    근데 저는 제 자신이 현승이 쪽인지 쌤쪽인지 모르겠어요.
    열정도 있는거 같긴한데
    저두 어렸을때 엄마가 막 노래하고
    댄스좀 하시면 하지말라고 찡찡대던 기억이 나요 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0 신고 상황과 동기가 같지 않겠지.
    보통 애들은 엄마 아빠를 다 조금씩 창피하게 생각하잖아.

    열정도 열정 나름이고 그 열정이 표현되는 방식도 다르지만... 윰이 현승이 엄마라서 옆에서 율동했어도 현승이는 삐졌을거다. 게임을 했다면 더더욱...ㅋㅋㅋ 승부욕 장난 아니잖아.
  • 프로필사진 수기 2009.07.30 09:33 윤미는 현승이쪽ㅋㅋㅋㅋ
    나다운 나를 보게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실수를 해도,, 다른 사람과 달라도,,
    이게 나지 인정하니까 참 자유로워요ㅋㅋ
    나를 제대로 발견하려면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야할까요?
    어제 수요기도회 후 어떤 생각때문에 잠을 설쳤어요
    생각할수록 참 두려운것 같아요 ㅠ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2 신고 윤미는 양쪽 다...ㅋㅋㅋ

    기본적으로 나를 제대로 발견하는 곳은 내가 있는 곳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로 지금, 여기가 나를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곳이지요.
    다만, 친근했던 모든 것에서 거리를 두면서 더 깊이 나를 돌아다볼 필요가 있을 땐 가끔 새롭고 낯선 곳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고...
  • 프로필사진 lemongrass 2009.07.30 10:17 저는 E인데도...어렸을때 친척들끼리 모이면 앞에나가서 노래,율동 시키는게
    그렇게 부끄럽고 싫었는데...너무 즐기며 하는 사촌들 보면서 난 왜 이럴까 하며
    속상해서 울고 그랬는데...현승이 보니까 제 어릴때가 생각났어요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4 신고 나는 어렸을 때 사람들만 모이면 노래하고 그걸루 용돈 받고, 기차 간에서는 노래하고 연양갱 얻어먹고... 그게 일상이었어. 우리 부모님은 내 노래로 약간의 앵벌이를 즐기셨던 것도 같고.ㅋㅋ
    부모들 마음은 다 같은 거 같아. 우리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아이는 아직 준비가 안됐고...^^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7.30 11:09 저두 현승이랑 얼굴트고 악수하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으니
    참으로 이해가 갑니다.
    엄마를 그리 좋아하는데도 눈물이 그렁할 정도가 되다니...
    아마도 저는 아마 상처 심하게 받았을 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6 신고 그 순간 정말 당황이 많이 됐어요.
    아니, 이 녀석이... 그렇게 엄마를 좋아하는 녀석이... 화가 났다가도 '엄마가 안아줄까?' 하면 달려드는 녀석이... 몸으로 맘으로 막 밀어내니깐 제가 눈물이 나오겠드라구요. 저 사실 그래서 청년부 커피 때문에 그러는 척 잠깐 밖에 나가서 마음을 추스리고 들어갔다니까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7.30 17:57 다소 의외예요.
    특이한 외모의 저를 좋아하는 것으로 봐서는 엄마의 열정을 좋아할 것 같은데...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7 신고 털보아저씨는 보통의 어른들과 달리 자기의 말을 들어주시니까 좋아하는 거 같아요. 엄마 아빠를 비롯한 대부분의 어른들이 웬만한 자기 말은 무시해버리기가 일쑨데 털보아저씬 다 들어주시고, 반응 보여주시니 그렇게 팬이 될 수 밖에요.^^
  • 프로필사진 hs 2009.07.30 23:01 ^^현승이의 마음 저도 쬐끔은 이해가 됩니다.

    저도 돌이켜 보면 그런 적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때 비하면 아주
    뻔뻔해졌지요.

    요즘에 교회에서 현승이와 마주치면 저를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학원 동문이라 현승이도 친근감이 느껴지는 듯 합디다.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49 신고 친구들이랑 함께 있으면서 해송님 만나면 '나는 아는 분이다' 이런 자랑도 하고 싶은데 그럴려면 인사도 해야하고 말도 걸러야 하잖아요. 그게 힘드니깐 자랑도 못하는 거예요. 와서 하는 말을 종합해보니 그렇드라구요.ㅋㅋㅋ
  • 프로필사진 뮨진짱 2009.07.31 00:20 사모님^-^ 자꾸만 사모님과 이야기하고 싶고, 같은 책 읽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사모님의 '열정'

    제 안에는 열정이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ㅋㅋ
    그래서 열정적인 사람을 보면 자꾸 끌려요!


    현승이가 엄마의 율동때문에 짜증나있었네요.
    주일날 저는 현승이 반갑게 인사했는데
    온갖 짜증을 저에게 부려서 이상하게 속상하더라구요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50 신고 뮨진 안에 열정 장난 아니지. 왜 열정이 없어?

    내 열정은 말하자면 순간의 열정이야. 그 순간에 심하게 몰입해버리는 열정이랄까? 딱 거기까지지.ㅋ

    우리가 열정이라고 말하는 진짜 그 열정은 뮨진 안에 있다.^^
  • 프로필사진 2009.07.31 01:38 현승인 진짜 멋진 남좌로 클 것 같아요 ㅋ
    가슴에 담긴 열정을 힐끗 보여주면서 바이올린까지 켜고
    선생님 열정과 웃음 덕분에 8자 주름이 선명해져만가요
    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01 10:53 신고 나도 가끔 그런 생각해.
    현승이가 이렇게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된 현승이를 내가 처음 보는 사람처럼 본다면 쫌 끌리겠다...ㅋㅋ

    쫌 내향적이고, 보기보다 내면은 강하고, 강하지만 섬세하고, 그걸 잘 표현은 못하고... 이런 남자 난 쫌 끌리드라.ㅋ

    8자 주름 아이크림 많이 바른다고 개선될까?ㅋ
    나 이젠 포스팅 할 수 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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