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어버이날 본문

JP&SS 영혼의 친구

어버이날

larinari 2009.05.12 11:03

결혼하고 나서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실감을 한 것은 부모님들 챙길 일을 잦아진 것이었습니다. 5월 1일에 결혼을 했기 때문에 신혼여행 다녀오자마자 첫 어버이날을 맞았었지요. 둘이 선물을 사러 다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버이날, 생신, 크리스마스... 이런 게 반복되면서 '이번에는 뭘 해드리나?' 이런 고민은 '오늘 저녁엔 뭘 해먹지?' 하는 정도의 고민과 별다르지 않은 가벼운 고민이 된 것 같습니다. 꼬박꼬박 어떤 것이든 챙겨드린 만큼 마음을 깊이 담았나? 하는 것이 반성이 되는 부분이었죠. 일단 세 분 부모님에게 돌아갈 몫의 물질적인 부분의 계산을 먼저 뽑는 게 먼저였으니까요.
무엇을 하든 마음으로 하는 것, 누구에게 하든 마음으로 하는 것, 누구의 말을 듣든 마음으로 듣고, 마음에서 나오는 말을 하며 살자고 결심한 지 오래입니다. 그래, 어버이 날을 그렇게 마음으로 하자는 생각으로 기쁘게 준비했습니다.
어버이날 당일에 시부모님 모시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심사숙고하여 고른 한정식 집에 예약을 하고 30분 먼저 도착해서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서 두 분께 따로따로 편지를 썼습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말을 썼지요. 편지와 함께 용돈을 넣어 드리고요. 드리는 것으로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왜 그렇게 전화를 안 받았니? 엊저녁에 아버지가 여러 번 전화하셨었다. 니 아버님이 며느리 편지 받고 기분이 좋으셔서 여름 원피스 한 벌 사주신단다. 다음 주 쯤 얼마 얼마 짜리 사줄테니까 미리 봐둬라. 편지도 고맙고 돈도 고맙다.  으앙, 저도 고맙습니다. ㅜㅜ

어제 남편이 쉬는 월요일을 맞아서 이번에는 친정엄마께 갔습니다. 엄마를 위해서도 인터넷으로 그 동네 식당을 검색하고 검색해서 뫼시고 갔지요. 사실 어버이날에 엄마께도 고맙지만 엄마를 모시고 있는 올케 선영이에게 고마움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셋 키우면서 몸까지 불편해지신 엄마를 모시고 있는 게 고맙다 못해 미안하기 까지 하지요. 어버이날에 더 많이 감사하고 싶은 사람이 엄마를 모시고 있는 선영이 입니다. 엄마랑 선영이랑 같이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전처럼 식사를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안타깝습니다.
시부모님과 달리 엄마를 보면 똑같은 마음으로 어버이날 감사를 전해도 마음 한 구석 찌릿한 아픔이 밀려옵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말보다는 '엄마, 주님 나라 가시는 그 날 까지 건강하셔야 돼요'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세 부모님, 사시는 동안 늘 평강으로 지키소서!


'JP&SS 영혼의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큰 아드님 심부름  (24) 2009.06.15
사랑한다며  (18) 2009.06.03
어버이날  (12) 2009.05.12
칭찬합니다  (12) 2009.03.31
어머니, 우리 어머니  (15) 2009.02.28
3년의 신대원 시절에 마침표  (14) 2009.02.20
12 Comments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5.12 12:22 선생님의 저 글씨체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네요~~
    선생님이 예전에 주신 엽서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갑자기 그걸 찾고 싶어서 지금 늦었는데 부랴부랴 찾아서 봤어요!!ㅋㅋㅋ
    이제 만나러 갑니다~~ㅎ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2 17:18 선생님 글씨 잘 쓰지?ㅋ
  • 프로필사진 yoom 2009.05.12 13:15 챙이 방금 여의도 와서 점심먹고 갔지요~ ㅎㅎ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지나가다가 먹고 갔어요^^
    영애가 지금 거기 있겠군요 ㅋㅋ

    저두 사모님 글씨체 기억나요~~
    ㅋㅋ 부엌에 붙어있는 ㅎㅎㅎ

    이 글이랑 챙 블로그 글 보니깐 완전 찔리는데
    저 지난 주에 상태가 늠 안좋아서 아직 어버이날 세레모니 안했거등요
    이제 갈껀데 이게 왠 불효래요?
    제가 넘 힘들어 하니깐 엄마빠는 아예 서운한 기색두 안 비치시는데
    암튼 5월30일 결혼기념일 함께 챙겨드리면서 만회해 보려구용 ㅠㅜ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2 17:19 영애가 이 시간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5월30일이면 완전 디데이네.
    그래, 지대로 마음을 담아서 한 번 챙겨 드리고 가거라.
    특히 아빠께 그간 못 다 했던 말도 용기내서 해보고...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꼭 그렇게 해라. 윰.
  • 프로필사진 누가맘 2009.05.12 13:27 '모신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버님과 함께 살면서 "매일 다른 국을 밥상에 올려야지"라는 한가지 다짐을 지키면서..
    때로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했다가, 때로는 무거운 몸때문에 짜증도 냈다가..

    전부터 작은 엄마가 참 고압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제가 결혼해서 살아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 작은엄마한테 5월 24일에 "효부상" 상패라도 만들어줘야하는거 아닐까요? 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2 17:21 우리 지희가 무거운 몸으로 시아버님 모시느라 고생이 많다. 고생이 많다~아.

    그래, 선영이는 시어머니 모시느라 고생이 많지.
    진짜 효부상 하나 만들어서 줄까?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5.12 20:13 아으~ 아픈 친정엄마는 더 애틋할 수 밖에 없어요.
    옆에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같이 사는 올케가 너무 고맙지요?
    저는 이번 어버이날에 슬픔과 기쁨의 냉온탕을 한꺼번에 왔다갔다 했답니다.ㅋㅋ

    그동안 숙제 왕창 해놓으셨네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3 08:55 아픈 엄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캄캄해질 때가 있어요. 지금보다는 더 아프지 않으시길 기도할 뿐이고요...
  • 프로필사진 hs 2009.05.12 23:31 자식 노릇하기가 힘들죠?
    을 우리는 양가의 부모님들께서 일찍 하늘나라로 가셔서 어버이 날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거의 없는데 요즘에 부모님이 계신 분들 보면 효도한다는 것이 참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다른 선물보다도 편지와 현찰(ㅋ)이 가장 좋은 선물인 것 같아요.
    어찌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 ^^

    양쪽의 어르신들께서 정말 하나님 나라 가실때까지 건강하게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3 08:58 이번에 저희 시어머님께서 당신께서 쓰시던 정수기를 저희집으로 보내셨어요. '우리는 두 식구라 물 끓여 먹어도 되는데 니네는 손님이 많은데 여름에 더운데 물 끓이는 수고라도 덜어라' 하시면서요.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먹을 때마다 어머님 마음 되새기게 된다니까요.
    아~ 우리 부모님들....
  • 프로필사진 hayne 2009.05.13 09:35 며느리 편지받고 원피스 사주시는 시아버님,
    어디 또 계심 나와 보시라고 해~~ 좋겠당.
    하긴 편지쓰는 며느리도 흔치 않으니깐.

    친정부모님 모시고 사는 올케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이거 참 때론 거시기한 감정이지. 손 아래 올케라 더하겠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13 17:56 10년 만에 처음 일이예요.ㅎㅎㅎ
    사실 편지는 그동안도 많이 썼거든요.

    고맙고 미안하고 엄마 생각에 아프고... 그래요.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