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고 나누어먹으며 서로 상찬하거나 돌아앉아 타박하는 것이 사람의 일일진대는, 어떤 음식에든 인격이 개재하게 마련이다. 인격이 음식으로 표현되었을 때 그것을 뭐라 부를까. 식격(食格)? 이게 좋겠다. 또한 음식에서 깨달음을 찾고 먹는 데서 구원을 궁구하는 무리들이 걷는 길은 식도(食道)요, 그 무리는 식도(食徒)겠다.
음식을 맛으로만 영양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음식을 그저 색이나 모양새로, 유행이나 분위기로만 먹는 것도 아니다. 마음으로도 먹는다.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배뿐 아니라 영혼을 채워주는 천사의 음식이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물이나 자주 먹게 되는 음식에 결부된 사람들은 좀체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성석제 <소풍>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를 하고 그 음식을 먹는 일은 단지 입으로 먹고 소화기관으로 소화시키고마는 물리적인 현상의 집합 이상인 것이 분명하다. 마음으로 만들고 마음으로 먹는 음식의 나눔과 그로 인한 기쁨은 더 이상 땅에 속한 일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정신실 < 지 일기장> ㅋㅋ에서
'음식, 마음의 환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장난 신호등 김밥 (21) | 2010.05.07 |
---|---|
정신줄 고추잡채와 꽃빵 (22) | 2010.04.19 |
마음으로 먹는 밥, 마음으로 하는 밥 (24) | 2010.02.24 |
개망초 볶음밥 (14) | 2010.02.22 |
떡볶이의 귀환 (14) | 2010.02.02 |
주부, 굴비랑 눈 맞다 (26) | 2010.01.14 |
-
신의피리 2010.02.24 15:53
우와~ 정신실 <지 일기장>에서 발취한 글이 젤 맘에 든다.^^
마음으로 하는 아내의 밥, 마음으로 먹는 돌쇠들에게 복 있을진저~
풍성한 저녁식탁이 저희 것임이로다~ -
-
yoom 2010.02.24 17:14
예전엔 사랑이야기로 염장 포스팅 자주 하시더니
요즘엔 먹거리로 염장포스팅 ㅋㅋㅋ
그렇게 약오르면 빨리 결혼해서 니 부엌 갖고 즐겁게 요리나 하렴 정도로
알아 듣겠습니다 ㅋㅋㅋㅋ
Last but not least, 사랑하는 모님, 생일 축하드려요!!뿅~ -
나는야일이즐거운기뮨진 2010.02.24 23:39
마음으로 하신 밥이어서도 그렇고
거참 저 사진 누가 찍었는지 맛깔스럽게 나왔네요. 호호호 ㅋㅋ
저 날 따라, 참 울 목자모임이 오손도손 가족모임 같더라구요.
진짜 가.족.
우리 싸모님 세상에 보내주셔서 참 감사한 날이네요.
싸모님.. 생신축하드려요!
제가 제일 마지막으로 축하드렸습니다 ㅎㅎㅎ -
온달동생 2010.02.25 00:57
와우~ 제가 저 날 마음으로 지으신 밥을 놓치고 말았군요~ㅎ
비록 밥은 못먹었지만 그 모님의 마음이 저의 영혼과 마음을 배부르게 합니다 ㅎㅎ
항상 감사드려요~
고 맙 습 니 다 !!!! ^ ^
모님 생신 축하드려용~ -
털보 2010.02.25 14:53
다들 "포만감으로 충만"할 때 노래 부르는 법인데... 이 집에는 "공복을 포만감으로 바"꾸어 노래부르는 신비가 있지요. 바로 기타라고... 포만감도 노래가 되고, 공복도 노래가 되는 이상한 집... (최근에 읽은 이현승 시에서 한 대목 슬쩍했어요.) 앗, 그러고보니 이 시인도 현승이. 나 정말 현승이랑 무슨 인연이 있는 건지...
-
-
hs 2010.02.26 08:43
와~! 상에 음식이 아주 푸짐하게 보이네요.
음식을 만들 때도 건성으로 만들면 맛이 없답니다.
사랑과 정성이란 양념을 꼭 넣고 만들어야 맛이 있고
또 어떤 음식을 먹을 때도 맛있게 먹다가도 누군가가
음식의 흠을 잡는 말을 하면 맛이 어디루 달아나 버리자나요.
아니면 그냥 생각없이 먹다가도 누가 이거 아주 맛있다,라는 말을 하면
못 느꼈던 맛도 새롭게 느껴지구....^*^ -
forest 2010.02.26 21:20
생일 얘긴 어디에도 없는데 모두들 축하한다고 하니 저두 뒷북치고 갑니다.
추카 추카~~~^^
따뜻한 밥상이 그리운 날들입니다.ㅋ -
myjay 2010.02.28 02:09
그러게요. 도사님 말씀대로 대가들의 글들과 나란히 놓아도 손색없는 사모님의 글빨입니다.^^ 사모님이 책을 내신다면 저는 일빠로 사재기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