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여유를 가지라고 옆에서 자주 말을 해줘도.....
손님 올 시간이 다 됐는데 식사준비가 안 끝났다면 내 마음음 황색 점멸등이다.
위험, 주의를 요함, 불안, 초조, 예민해짐.


그러나 어제 저녁 같은 경우라면 한참 준비가 안됐음에도 오케이 오케이 계속 파란불!
손님이라 불리기에 너무 편안한, 어쨌거나 손님도 식사준비 안됐단 말에 ' 저 블로그좀 할께요. 포스팅 할 게 있어서요'
하고 컴터 앞에 앉았으니 계속 파란불 고고!


빨, 노, 초의 상큼한 색의 조화가 포인트였던 삼색 신호등 김밥이 색깔을 안내준다.
초록 피망이 익으면서 색을 잃었고, 날치알의 황금색은 '내가 무슨 노랑이냐'며 뒤로 빠지고,
당근 역시 '난 주황이지 빨강은 아녀유' 하고 흐리멍텅해지니....
아무튼 그냥 좀 특이한 김밥이라고 해두자.








비타민과 황도 샐러드.
신호등 김밥 옆에 놓았더니 썰렁도사님이 '나무'래나 '숲'이래나 하면서 어설픈 농담을 곁들였다.








사실 얘가 메인이었다.
윰이 멀리서 치즈 떡볶이 침흘리는 것 같아서 얘를 일단 정하고 구색을 맞춘 것이 신호등 김밥이었다.
나중엔 이 단호박 치즈 떡볶이를 전수해준 원작자가 나중에 합류했는데 얘는 아무래도 떡볶이에 콜라겐을 좀 넣어줘야 먹을 듯하다. ㅋㅋㅋ







에니어그램을 하나를 가르쳐서 바다 건너 보냈더니 셋은 더 깨우쳐 가지고 온 윰과의 식탁이다.
에니어그램이 철저하게 나를 보는 도구로 사용할 때 약이지, 
다른 사람 번호를 찍게되고, 번호로 사람을 틀에 가두기 시작하면  내가  또 다른 감옥에 갇히는 것인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다른 사람과 힘든 지점에 대해서 성찰하고 싸가지고 온 보따리가 커서 나눌 것이 많았다.


내게나 윰에게나 에니어그램이 잘 작동하는 신호등 같으면 좋겠다.
과도한 자아에 압도되어 길을 잃을 즈음에 빨간불이 되고, 초록불이 되고, 노란불이 되어주는 지혜의 빛 말이다.
비록 오늘 먹은 신호등 김밥은 약간 고장이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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