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의 시즌 투가 막을 열었습니다.
목자가 몰려와요.
열 여섯 명의 파릇파릇한 목자가 몰.려.온.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가운데 카메라빨 받는 처자가 이번 시즌 투가 주목하는 여인입니다.
차린 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모, 아웃벡 저리 가라하는 정도의 바베큐 립,
채영님이 피를 보며 만드신 담백한 스파게뤼,
어디 다서 돈 주고도 먹어볼 수 없다는 그 유일무이한 맛의 화끈 떡볶이,
명일 시장의 싱싱한 야채가 어우러진 샐러드.
그 정도? 약소하지요.
들이닥치지마자 시끄러웠습니다.
대개 키가 모님 보다 머리 하나나 둘 쯤 더 있는 애들이 막 떠들면서 모님을 우겨쌉디다.
그러더니 뭘 좀 멕이니깐 한결 조용해졌습니다.
먹어야죠. 일단 함께 먹어야 해요.
먹되 맛있는 걸 먹어야 하고, 맛있는 걸 먹되 반드시 사랑으로 만들고 사랑으로 먹어야 해요.
교회의 도움으로 우리 가족에게는 좀 넘치는 평수의 거실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곤 한데... 우아, 이 거실이 꽉 차고 흥부네 아이들처럼 엉덩이 붙이고 앉아 먹었습니다.
정성 담긴 선물과 카드를 주고 받기.
이런 거는 음성지원 되어줘야 한다~아 라고 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오, 자꾸 싫어하는 인간의 성대모사 나와주네.ㅠㅠ)
카메라를 등지고 커피장 앞에 숨어 앉아 있어서 수십 장 사진 속에 한 번도 찍히지 못한,
우리 우쭈쭈쭈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 틉니다.
이 까르르 까르르 하는 웃음 소리.
나중에 이들을 보내고 들으니 더 기분이 좋아지더라는...
그래서 여러 번 듣고 또 들어봤습니다.
선물 기가 막히게 뽑으셔서 귀여운 산타 머리띠 하고 한 시간 앉아 계셨던 이 분.
티앤티 투를 출산하시느라 가을 내내 몸은 여기 있었으나 마음은 동굴에 들어갔다 나오셨지요.
자기가 청년인 줄 아는 채윤이는 바닥에서 목자들 사이에 앉아서 먹겠다고 살짝 우기다가.
엄마가 눈에 힘 한 번 주니깐 '알았따고~오!' 하면서 입에 쭉 나와가지고 식탁에 앉더니...
립을 입에 대는 순간 사춘기적으로 삐졌던 그 마음 다 사라지고 고양이가 되어 뜯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이고 편지 되고 싶다는 이 젊은이들,
그리스도의 향이이고 편지가 되는 자리는 나를 포기하고, 내어주고, 남들 아래에 서는 자리임을
알기에 다짐의 한 마디 마다 눈물이 맺히지만...
하나 하나 안아주며 축복하고 싶습니다.
너를 통해 생명이 흘러가기를....
너를 통해 생명이 흘러갈거야.
그 생명을 남에게 흘려보내기 전에 너를 적셔서
너의 삶이 세상 무엇으로도 얻을 수 없는 햄볶는 일이 가득할거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생명은 너로 햄볶게 하고
반드시 너와 함께 하는 사람들로 햄볶게 할거야.
이렇게 햄볶는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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