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 인사도 못하고 지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가고 오는 해에만 인사를 못한 것이 아니라 블친님들께도 새해인사를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블로그의 만남은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
그 어떤 친구들보다 저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과 내면의 소리들을 가장 많이 들어주시니까요.
작년에도 늘 찾아주셔서 그래도 컴 앞에 앉아서 삶을 정리해서 포스팅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로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블친님들 더욱 감사하고요.
또 조용히 다녀가시는 분들. 평소 다녀가신 흔적조차 알 수 없지만
막상 만나보면 최근 포스팅까지 다 업데이트 되어 있으시며, 직접 얼굴보고 말로 댓글 달아주시는
이지연님! 김복자님! 김하정님! 정수현님!
더더욱 감사하고.... ㅋㅋㅋㅋ 이렇게 한 번 꼭 출석 불러보고 싶었습니다.
커밍아웃 같은 거 굳이........ 하시면 더 좋겠습니다.ㅋㅋㅋㅋ
새벽기도 부담없는 1년에 한 두 번 있을까말까한 밤이 송구영신예배 후였습니다.
1년 내내 '나 새벽기도 가야 해' 하면서 열 시만 넘으면 강박증에 시달리던 남편과 우와 새벽이 동터오도록 수다 떨고,
영화보고.... 늦늦늦늦잠으로 1월1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아빠와 아들, 딸과 엄마 사우나 데이트를 하고.
채윤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크라제버거에서 저녁을 먹고.
카페에 가서 송구영신의 패밀리 데이를 하기로 했는데....
카페는 무슨! 나우웬 카페를 놔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냐! 하면서 집에 와서 참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감사했던 것, 올 해의 소망을 각자 적어보고 나누었지요.
현승이의 감사와 소망은 듣다보니 살짝 목이 메입니다.
작년 여름 영빈이 형아랑 제주도 갔다온 것이 제일 감사했고,
현승이가 그렇게 갓고 싶었던 용기를 많이 갓게 되었대요.
채윤이는 작년에 좋은 담임선생님 만나서 격려받고 인정받으면서 정말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처음으로 백 점이라는 점수도 받아봤고, 요즘은 반에서 '인기녀'라고 불릴 정도로 남자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은데
이건 비밀입니다. ㅎㅎㅎ
학교가 그렇게 싫었던 채윤이가 방학인 요즘 '심심해서 학교 가고 싶다'고 하니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
엄마는 정말 영적인 발돋움 의 한 해였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그 알량한 발돋움을 위해서 영혼의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갈 때 말입니다.
한 번의 짜증도 없이 기다려주고, 격려해주고,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해준 남편 김종필님 입니다.
엄마의 나눔 중간에 아이들도 끼어들었습니다. 아빠가 얼마나 우리에게 좋은 사람인지...
아빠가 얼마나 온유하고 따뜻하게 우리를 대해줬는지...
아빠의 미친 존재감이죠!
아빠의 감사 중에서는 단연코 '아이패드 득템' 이 돋보였습니다.
태어나서 자신이 진짜로 갖고 싶은 걸 넙죽 고민없이 가져본 일이 거의 처음이라네요. ㅠㅠ
아빠는 이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재고 참고, 양보하던 아빠가요.
이젠 갖고 싶은 걸 가질 기회가 생기면 갖고, 행동하고, 뛰어들기로요.
덜 읽고 더 많이 몸으로 움직이겠답니다.
혼자만의 공간을 고집하는 것도 내려놓기로 했나봅니다.
심지어 요즘은 애들 떠들어대는 거실에 나와 설교준비를 하는 아스팔트에 꽃이나 피면 볼 수 있는 장면도 보여줍니다.
주님! 이게 웬일입니까!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작년 한 해 돌아보니 밝은 날이나 어두운 날이나 발자국마다 은총이었습니다.
남편, 아내, 아빠, 엄마, 아들, 딸, 누나, 동생의 이름으로 곁에 있어준 가족이 큰 선물이었습니다.
또 많은 만남들로 인해서 사랑을 나누고 배우고, 격려받고 했네요.
저와 저의 가족의 지난 1년 이야기를 가만히 돌아보니
<천년 동안 백만 마일>에서 도널드 밀러가 말하는 '좋은 이야기'의 구조가 딱 들어맞습니다.
한 인물(한 가족)이 무언가를 원하여 갈등을 극복하고 그것을 얻어 낸다!
연초부더 지난한 갈등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고 직면하며 많은 보석 같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소망을 품고 새해를 시작합니다.
눈 앞의 고통과 갈등이 일순간 사라지지 않더라도,
삶이 뭔가 제대로 가질 않는 듯하여 조급증과 원치않는 분노에 휩싸일 때라도,
여전히 삶은 부조리하고, 피곤하고, 안 풀리고, 억울한 것 투성이일지라도...
하나님 앞에 정직, 사람들에게 진실하게 하루하루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나와 그 분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겠습니다.
'내 집 그리스도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국과 가을과 이별 (0) | 2011.10.27 |
---|---|
마지막 목자모임 (0) | 2011.09.28 |
햄볶아요♥메리♥크리스마스 (20) | 2010.12.20 |
사랑인가 두려움인가?_TNT시즌1 목자들과의 여정 (16) | 2010.11.28 |
가족의 자격 또는 수퍼스타 F (16) | 2010.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