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연구소 개소 6주년이 되었네요. 6주념 특강으로 설레는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에디트 슈타인은 아빌라의 데레사 논문을 쓰다 발견한 분인데. 잠시 이 분에 빠져서 논문 쓰는 일이 뒷전이 될 뻔 했다지요. 최대환 신부님은 대학원에서 같은 수업을 재수강 할 정도로 좋았던 교수님입니다. 이 특강을 성사시킨 자체가 이미 뿌듯하네요. 가을 날 오후 피정 같은 시간이 되실 거예요. 서울숲 바로 옆이고 핫한 성수동이니 맛집 탐방, 서울숲 걷기... 이런 일정으로 나들이 하셔도 좋겠네요. 오세요!


[나음터 영성 특강]
에디트 슈타인의 ‘존재’를 향한 여정

 


아우슈비츠에서 나치에 의해 죽임당한 에디트 슈타인(1891년~1942년)을 아시나요? 철학자이자 가르멜수녀회 수도자였습니다. 에디트 슈타인의 50여 년 삶의 여정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들, 아니 모든 이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에디트 슈타인은 엄격한 전통적 유대교 신앙을 받고 자랐습니다. 자라면서는 무신론적 지성인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심리학, 철학, 역사학, 독문학 등을 공부한 뒤 독일의 현상학의 창시자인 에드문트 후설의 개인 조교가 됩니다(그 다음 조교는 ‘하이데거’).

우연히 <아빌라의 테레사 자서전>을 읽고 유대교 신앙을 버리고 가톨릭으로 개종한 후 1933년 42세 나이로 쾰른의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해 봉쇄의 삶을 사는 중 1942년 8월 2일에 체포되어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갑니다. 이미 가톨릭으로 개종했기에 박해대상이 아니었지만, 유대인 태생으로서 유대인과 함께 하겠다는 결심으로 수용소에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던 중 가스실에서 살해됩니다.

그녀 안의 어떤 질문이 철학자가 되게 했고, 또 어떤 갈망이 봉쇄수도원으로 이끌었으며, 어떤 소명이 부당한 죽음을 받아들이게 했을까요? ‘에디트 슈타인의 존재를 향한 여정’에 함께 하는 가을 특강에 초대합니다. 가을이 물들어가는 서울숲 옆에 마련된 공간에서 에디트 슈타인과 함께 내 존재의 방향과 의미를 묻는 시간 가져보시겠습니까?

철학자이며 사제이신 최대환 신부님께서 강의해 주십니다. 소설가 김훈 선생님은 “나는 최대환 신부님의 글을 읽고 나서 인간의 영성과 하느님의 신성을 증명하는 일은 매우 쉽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종교적 미사여구 없이 철학, 문학, 음악을 통해 하나님을 향해 방향을 돌리게 하고 우리 안의 영성을 일깨워주시는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 강사 : 최대환 신부
+ 일시 : 2024년 10월 10일(목) 오후 3:00 ~ 5:00
+ 인원 : 선착순 30명
+ 장소 :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포레 지하 3층 B328-2
+ 참가비 : 이만 원(후원자, 내적 여정 참가자 만 원)
+ 문의 : 010-2771-4445
+ 신청 링크 : https://bit.ly/3kDbLfR

 

에디트 슈타인의 ‘존재’를 향한 여정

나음터 영성 특강 강의 신청 양식입니다. + 강사 : 최대환 신부 + 일시 : 2024년 10월 10일(목) 오후 3:00 ~ 5:00 + 인원 : 30명 + 장소 :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포레 지하 3층 B328-2 + 참가비 : 이만

docs.google.com

 

 

다녀드른 모든니레 부모에게 툰동하딧뚀. 
그거슨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 니리이다.
고래서 삼당이십쩔말씀.

 
이렇게 처음 요절 말씀을 외웠던 현승이가 청년이 되어 주일 예배 대표기도를 하였다. 반주하는 누나 채윤이가 기도 후 송영으로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고 주님의 평화를 내려주소서"를 쳤는데, 멜로디에서 가사가 들렸다. 
 
주님, 이들에게 평화를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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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올리고당 안 섞고 100% 꿀로만 레몬청을 만들었다. 요리에 쓰고 남은 레몬이니 몇 개 되지 않아 양이 적으니 아끼지 않고 꿀을 투하했다. 손바닥 만한 작은 병에 담아 필라테스 선생님에게 가져다주었다. 참 고마운 젊은이다. 채윤이 나이나 되었을까? 자기 일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참 예쁘다. 강사로서 열심히 배우는 것 같다. 배운 것을 또 바로 학생들에게 시전 한다. 운동의 의미와 순간 쓰이는 근육과 호흡의 방식을 알려주려 애를 애를 쓴다. 그 열정이 목소리에 담겼다 싶었는데, 성대결절이 와서 수업을 못 한 적도 있다. 성대결절에 결국 성대파열... 그리고 수술, 그리고 한 달 묵언수행. 내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자!" 하며 사는 게 모토인지라. 이 선생님을 좋아하며 감사하고 있다. 신비로운 것이 사람 마음이라, 선생님도 나를 참 좋아해준다. 무슨 선생님이 나이 든 엄마 같은 학생에게 비싼 필라복을 선물하고, 자기 입을 티를 사며 한 장 더 사서 건네기도 한다. 나도 지지 않는다. 무엇이든 주고 싶다. 안 그래도 즐거운 운동이 더 즐겁다. 즐겁게 운동했더니 태생이 몸치이고 운동신경이라고는 100m 21초 수준인데, 학원의 에이스가 되고 있다. (학원으로 방송 출연 섭외 요청 왔는데 뽑혔었음. 당연히 거절함. 마침 CBS에서 녹화하고 방송 기다리고 있던 즈음이었는데, 방금 기독교방송에서 눈물 글썽 간증하던 여자가, 다른 채널에서 레깅스 입고 필라테스 하고 있을 생각 하니... 가관이다... 싶었음)

 

이 선생님이 나에게만 친절하지 않아서 참 좋다. 모든 회원들에게 친절하고 진심이어서 보기 좋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 생존 기술이다. 아침 기도 마치고 어제 놓친 카톡 답신 보내려 창을 열었다가 이 선생님과 주고받은 메시지에 마음이 좋아졌다. 의례적인 인사일 수도 있지만, 곱씹으며 크게 은혜 받았다. 누구에겐 좋은 사람, 누구에겐 찌르고 상처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한 사람에게도 어떤 때는 좋은 사람, 어떤 때는 나쁜 사람이기도 하다. 좋은 엄마였다가 나쁜 엄마이기도. 좋은 아내였다가 악처가 되기도. '그래도 어딘가 누구에게는 좋은 사람이지...' 싶어서 은총의 메시지가 되었다.   

 

강사들끼리도 신실님 넘 좋다고 칭찬한답니다.
항상 여유로우시고 밝게 웃으시고 저도 신실님처럼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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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들이다. 니체와 스피노자를 원문으로 읽었다. 책은 어려웠고, 이해되지 않는 책을 읽어가는 숙제가 늘 고역이었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모임에 갔다 알 수 없는 충만함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시니컬한 아이가 시니컬한 선생님과 함께 니체와 스피노자를 읽으며 거침없는 발설로 안티크리스트를 논한 것 같다. 이 모임 후로 청년은 한결 순해졌다. 청년이 독서모임에 참여한 것은 사람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자신과 비슷한 모양의 영혼을 가진 한 어른이 정직하게 자신과 삶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닮고 싶은 어른을 만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독서모임은 '교회' 청년부실에서 진행되었다. 심지어 목사의 제안으로 성사되었다. 교회는 참 좋은 곳이다. 교회가 아니라면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고, 만나서 마음을 열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 곳. 끼리끼리의 장벽을 넘어 큰 연결을 맛볼 수 있는 곳. 교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교회에 감사한다. 자기 다운 삶을 지난하게 살아오신 한 사람, 의심과 흔들림을 진실하게 내보여 방황하는 청년의 마음을 얻어버린 선생님께 감사한다. 청년의 마음에 하나님의 자비가 흘러들어 갈 통로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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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끼어 1박 2일, 대부도에서 강의로 불태웠다. 작은 교회 청년부 두 곳을 달렸다. 두 교회 수련회 장소가 4분 거리에 있었으니 달렸다고 하기는 좀 뭐 하네. 여하튼 조금 세게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불태우고, 그리고 달렸다. 펜션 수련회에 앉았노라니 청년 시절 수련회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30여 년이 지났는데,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왔다.  

8월 15일은 일 년 중 가장 인기 있는 날이다. 전국의 교회 청년부 수련회가 몰려 있어서 그렇다. 당첨은 늘 선착순이다. 제일 먼저 연락온 곳과 약속을 잡고, 이후에 오는 섭외 전화가 몇 통이 되었든 거절해야 한다.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한 번의 강의만 가능한 것이다. 여러 상황이 교차하여  달리는 1박 2일, 세 번의 강의를 하게 되었다. 한 교회와는 내가 저녁 집회 말씀을 전하고, 다음 날 오전 연구소 은경샘이 에니어그램 강의를 하기로 했었다. 이 콜라보가 마음에 들어 설레고 있었는데... 은경샘이 갑자기 수술을 하시게 되었네! 청년 에니어그램 강의는 은경샘에게 죄다 토스하고, 끊은 지 오래되었는데 할 수 없었다. 저녁 집회 말씀 전하고 일박하고 오전에 강의까지 맡기로 했다. 임박해서 강의 문의가 또 와서 "안 됩니다..." 하려고 했더니. 장소가 대부도라 하고, 또 작은 교회라 한다. "작은 교회"는 못 참지! 게다가 장소가 4분 거리에 있으니 말이다.

이튿날 밤 강의를 기다리며 오후 내내 바다뷰 카페에 있었다. 읽어야 할 자료도 있고 하니 잘 됐다 싶었는데. 무리는 무리였다. 한없이 쳐지는 몸을 "괜찮아, 피곤할 뿐이야! 조금만 견디면 돼." 어르고 달랬다. 밤 강의까지 마치고 11시가 훌쩍 넘어 집에 도착.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가뿐한 몸을 기대하고 다음 날 눈을 떴는데 가뿐은커녕 심히 고장 난 몸이 되었다.  

병원에 가 코로나 확진을 받고, 링거를 맞고는 된통 앓아버렸다. 토요일 주일, 꼬박 누워 자다 앓다 자다 앓다 했다. 엎어진 김에 제대로 쉬게 되었다. 그 전주 교회 전교인 수련회 이후로 푹 쉬었어야 했다. 아픈 건 아픈 거고, 이렇게 쉬는 거다! 하면서 받아들이고 뒹굴었다.

오늘 아침, 가벼운 몸으로 눈을 떴다. 늘 하듯 베란다로 가서 하늘을 보았다. 하늘을 보려면 먼저 십자가를 봐야 한다. 벌써 올라온 해는 구름에 가렸고, 살살 부는 바람에 서늘함이 묻어 있다. "감사합니다" 기도가 나왔다. 팔다리에 기운은 없지만, 푹 쉬어 피로를 푼 몸 구석구석의 생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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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창작활동을 하였다.
시원하고 간이 딱 맞는 오이미역냉국이다.
냉동 볶음밥과 함께 점심 도시락을 싸주었다.
이 더위에, 이렇게나 정성스러운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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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기를 마친 7월 둘째 주에는 요셉수도원 피정에 가는 것이 루틴이 되었다. 배나무밭이 드넓은 요셉수도원의 7월 밤은 달빛이 환하고 배나무 잎이 무성하다. 배꽃은 없지만,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시조를 읊게 되는 밤이다. 끝기도를 마치고 나와 조금 걷다 보면 이런 풍경이다.

 수도원에 도착하여 안내실 앞에서 순례객을 환대하는 친구들은 멍멍이들이다. 어쩌면 이렇게 순둥순둥 하게 생겼는지... 기도하고 일하는 수사님들을 꼭 닮았다는 생각에 쓰다듬어주고 놀았다. 유독 눈에 띄는 친구 이름이 '성탄이'이다. 등에 이름표를 달고 있다. 

둘째 날 아침기도를 마치고 나왔는데 성탄이가 혼자 놀고 있다. 어이쿠, 반가워서 또 한참을 쓰다듬고 놀았다. 어쩐지 이 녀석 내게는 딱히 관심이 없는 듯하다. 뭐랄까, "위로가 필요하면 쓰다듬든지, 말든지" 등을 빌려주는 느낌?

다음 날 산책길에 또 만났다. 눈이 어쩌면 그렇게 순하고 착한지... 성탄이랑 놀다 보면 잠시 후에 나타나는 수사님 한 분이 있는데, 마르코 수사님이다. 트럭을 타고 어딘가로 가시기도 하고, 밀짚모자에 장화 신고 소시지 공장 쪽으로 걸어 가시기도, 땀 뻘뻘 흘리며 전지 작업을 하시기도 한다. 아, 성탄이는 마르코 수사님 껌딱지였구나!

예수님 상 앞에서 저러고 수도원 입구를 바라보고 있는 성탄이는 트럭 타고 밖으로 나가신 마르코 수사님을 기다리는 거였다!

성탄이와 함께 마르코 수사님을 자꾸 마주치게 되었다. 들어간 첫날에 저녁 기도하고 돌아왔는데 방문 열쇠가 열리지 않았다. 안내 수사님이 오셨는데, 고장으로 확인되자 이걸 고칠 수 있는 분이 따로 있다며  전화를 걸더니 '마르코 수사님'을 찾았다. 금세 달려오셔서는 달그락달그락 몇 번 하셨는데 딸칵 문이 열렸다. 늘 이렇지! 해도 해도 안 되던 것이, 전문가가 와서 터치! 하면 해결된다니까. 조금 억울해 가지고 "저도 그렇게 했는데요..." 하고 안내 수사님도 "거 참, 여태 안 됐는데..." 하니까 마르코 수사님이 사람 좋은 웃음을 하시며 "성령님이 여신 거예요" 했다. 그리고 통째로 손잡이를 갈아야 하겠다며, 조금 이따 와서 고쳐 주시겠다고 하셨다. 전에 왔을 때부터 벌써 얼굴은 익히 아는 분이다. 기도 때마다 선창 하시는 노래 잘하는 수사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맥가이버시네! 성탄이가 마르코 수사님 껌딱지인 덕에 4박 5일 지내는 동안 마르코 수사님을 여러 번 마주하게 되었다.
 
모기 물린 곳이 부풀어 올라서 약을 사러 나가는 길이었다. 해가 아주 뜨거운데 수도원 입구 안쪽에서 수사님 한 분이 전지작업을 하고 계셨다. 열사병 걸리시겠네...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약을 사고 시원한 이온 음료 한 병을 샀다. 들어가는 길에 아직 작업 중이시면 드려야지 했지만, 내가 돌아갔을 때는 다 끝내고 들어가셔야지, 이 더위에... 했는데. 아직도 계시네. "수사님, 이거 드세요" 하고 봤더니 또 마르코 수사님이시다! 어느새 무성했던 풀과 나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저러고 농부이시다, 기도 시간이 되면 어느 새 검은 수도복을 입고 기도를 선창하고 계시니 "기도하고 일하라(Ors et Labora)를 몸소 보여주는 것이었다. 고요하게 기도하고 요란할 것 없이 일하는 수도자들의 삶의 리듬이 일으키는 파동이 영혼을 울린다. 할 수 있다면 일상의 수도자로 저렇게 살고 싶다. 기도하고 일하고, 일하고 기도하는 단순한 리듬을 반복하면서... 아니 뙤약볕의 전지작업이나 문고리를 고치는 일과 그레고리안 선율의 기도가 다르게 들이고 보이지 않는 삶 말이다.

 수십 번을 기도하며 걸었던 저 큰 나무 사잇길은 이제 내 마음에 난 길이 되었다.  

4박5일 내가 먹을 식사를 챙겨가야 하고, 가 본 모든 피정집 중에 가장 열악한 곳이다. 수도원 피정을 이끄시는 신부님은 그래서 '사막체험'이라 부르는데. 이제 밥 챙겨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 노동 봉사 하시는 분이 고추를 따주시고, 마르코 수사님이 지나가다 자두도 주시고 입맛 돋우는 일이 있다. 불편한 잠자리 견디고 일어나 새벽공기 헤치고 기도하러 걷는 기분도 좋다. 그리스도인에게 편안한 세상이 도래했는데, 부러 불편하고자 사막으로 물러난 분들이 수도원의 아버지들 아닌가. 내 마음에도 사막으로 가는 길이 나면 좋겠다.   

성탄이처럼, 마르코 수사님처럼, 예수님처럼 순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살자고 다짐한다. 다짐해서 되는 일이 아닌 줄 알기에... 기도한다. 마르코 수사님과 여러 수사님들, 세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도로 이 세상을 지탱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기도 찾아 삼만 리, 수도원 찾아 삼만 리

두어 달쯤 전인가. 연구소 선생님들과 내 꿈을 가지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 가족들이 기차 타고 어딘가로 떠나고 나만 기차역에 남겨진 꿈이었다. 하룻밤을 어딘가에서 보내야 하는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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