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한 자도 쓸 수 없었습니다.
뒤늦은 사랑고백, 뒤늦은 커밍아웃을 합니다.


2002년 민주당 경선 즈음이었습니다.
늘 바닥으로 가서 기적을 이루어내던 저 분은 그 때도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습니다.
끼니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눈이 뒤집히는 임산부였습니다.
그럼에도, 경선의 승리를 위해서 한 끼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저 사진은 그 즈음, 영화배우 문성근 씨의 연설을 보면서 흘린 눈물일겁니다.
우리 부부 역시 작은 모니터 앞에 앉아서 함께 울었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잊지못할 2002년 12월 19일 대선.
티브이로 개표결과를 보기 위해서 수민네 집에서 감격의 순간을 확인했습니다.
두 가족이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밤, 24개월 된 채윤이와 겨울 그 찬바람을 맞으며
춤추 듯 걸어서 집에 돌아왔었죠. 그 밤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기뻐하니 뱃속에 있던 현승이에게도 엄청난 태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1년이 조금 지나서였을까요?
탄핵, 탄핵정국 입니다. 그 날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그 소식을 접하고 넋을 놓고 컴 앞에 앉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4년 여의 풀타임 직장생활(음악치료사로서 풀타임으로 일한다는 것은 당시에는 영광인줄 알아야 하는 일이었습니다)을 접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직장 내 노조에서 보여준 탄핵정국에 대한 자세였습니다. 노조가 그저 월급을 올리고, 치료수를 낮추는 일에 목숨을 걸 뿐이라는 걸 확인하고 가깝게 지내던 동료들에게 실망하고 계속 다니기가 싫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일은 이 땅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것에 있어 중요한 영역이기에 늘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다섯 살 채윤이를 데리고 광화문의 탄핵무효 촛불 시위에 함께 했었습니다. '타낸꾸요, 민주수호' 를 외치던 채윤이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어린 채윤이와 그 역사적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중요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내 봉하마을에 한 번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람들에게 욕 먹고 손가락질 당해도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는 지도자를 가까이서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말이죠. 몇 번 갈까 하는 마음을 가졌었지만 다음으로, 다음으로 미뤘던 것이 후회가 됩니다.
아쉬움과 슬픔 가득했던 지난 월요일에 아이들과 서울역 분향소에 갔습니다. 굳이 서울역을 택한 것은 그 곳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시민 아저씨가 상주로 조문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뙤약볕에서 한참을 서서 기다렸는데 낮잠시간을 지낸 현승이도 잘 기다려주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서거 소식 이후에 엄마 아빠는 말을 잃었고, 늘 거실을 메우던 음악도 들리지 않았고, 끼니마다 식사도 대충이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모니터 앞에 앉아서 말을 잃고 슬픔을 삭이고 있는 동안 두 아이도 말없이 놀고 있었습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현승이가 거실의 이면지에 해놓은 낙서입니다.
바보 노무현. 이렇게 바보를 앞에 붙이는 것과
이명박 바보, 라고 뒤에 붙이는 것이 참 느낌이 다릅니다.
청소를 하다가 이 낙서를 발견하고 한참을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채윤이는 채윤이대로 도통 말을 잃은 엄마 아빠에게 묻고 싶은 말을 한꺼번에 적어서 설문지를 만들어 내밉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이 설문지에 답을 하면서 헛웃음이 흘러나와 울면서 웃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바보.


영결식에 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으나 차마 볼 수가 없겠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수영장에 갔습니다. 아주머니들수 수영은 안 하시고 열심히 수영하는 사람 진로방해 하시면 이러시대요. '조문하러 가는 미친 것들은 또 뭐야?' '오늘 김동길교수가 바른 말 또 했대. 서거는 무슨 서거냐고?' '텔레비도 짜증나 죽겠어' '지금 뭐 다들 할 말이 없어서 그러나, 노사모 미친 것들 달랠려고 그러지. 이러다가 또 촛불 들고 지랄할까봐....'
예, 저는 참여정권 내내 노무현대통령에게 하는 욕을 제게 하는 욕으로 듣고 모욕을 느꼈습니다. 오늘 수영장에서도 그랬습니다. 떨어지는 눈물을 참으면서 물을 갈랐습니다. 수영장 아주머니들의 독설, 그리고 함께 살던 시절 시아버님의 끝없는 '노무현 때문이다' 하는 욕...... 다 소화가 됩니다.

실은 대통령 취임 이후 잘못된 행보라고 지적받는 FTA, 이라크 파병... 이런 것도 저희 부부는 미워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믿고 유시민님의 말처럼 '비를 같이 맞아주는 사람' 에 심정적이 동의를 했습니다. 그 시절 생각이 같다고 여기던 진보진영의 많은 사람들이 하는 비난도 정말 정말 마음 아프고 듣기 어려웠지만 ...... 다 소화가 됩니다.

그런데, 정말 소화가 되지 않는 조롱과 욕과 비난이 있습니다. 성경의 권위를 빌어서 노무현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하하던 제가 들은 무수한 설교입니다. 단언하건데, 제가 아는 이 땅의 개신교 지도자들 중에 노무현 대통령 만큼만 정직하고 진실하고 용기있는 분을 한 분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저는 오늘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될 자리인줄 알면서 가서 낙선하고 또 낙선하는 그 심정을 한 번이나 헤아려본 후에 그렇게 조롱들을 하는지요. 자신들이 앉은 그 지도자의 자리를 잃을까봐 전전긍긍 두려워 하는 그 두려움을 본인들만 모르고 우리는 다 아는데.... 그런 자신의 모습과 한 번 쯤 비교해 보는 성찰도 없으면서요....

웬만큼 말로 하다 안되면 힘을 좀 써도 될텐데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거지요' 하는 상황까지 가도록 대화를 하는 자발적으로 권위를 잃은 지도자. 코너에 몰려도 뒤로 숨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다 '말 실수가 많다'는 욕을 들어먹는 참 용기있는 지도자. 이런 지도자를 기독교 안에서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도 밉고, 맘에 안 들었던 노무현이 잘 죽었다. 라는 메세지가 그대로 와닿는 교계 지도자들의 발언에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슬픔입니다. 책임없이 자살을 했다고 탓하기 전에 혹시 우리 손에 묻은 타살의 혈흔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데 이런 얘기는 씨도 안 먹힐테니까 그저 마음만 무너져내립니다.

뒤늦은 커밍아웃을 합니다.
정치적인 견해는 아무리 옳다고 확신하는 것이라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저희 부부의 소견입니다. 이미, 우리가 그로 인해서 상처를 받을 만큼 받아봤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부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고, 존경했고, 한 번도 지지를 거두어 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그가 우리 삶의 존재 이유인 예수님의 삶을 몰랐다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에게 비친 그는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아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더더욱...... 눈물이 납니다. 말로는 예수님을 말하지만 삶으로는 예수님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향해서 정치적이라느니, 자살이라는 최고의 죄를 지었다느니 하는 말로 조롱할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남편의 동기 강도사님 한 분이 자신의 후배이기도 하며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청년부에 있는 청년 하나가 하는 그런 식의 얘기를 듣고 그랬답니다. '야, 임마! 너 같은 놈들 때문에 내가 기독교가 싫어' 라고요.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스스로 위로가 됩니다.
최근에 청년부 주보에 인터뷰를 한 친구같은 제자가 있습니다. 어느 질문에서 강도사님과 사모님의 사는 모습이 결혼에 대해서 비관적이던 자신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해주었고, 닮고 싶은 모델이 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걸 읽고 제 자존감은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어느 영역에서 닮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 그런 영광이 어디있겠습니다.그래서 저는 믿었던 교회와 사회의 여러 인생의 선배들에게 실망을 하면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을 최고의 복수로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을 존경하지 않아' 라고요.

수많은 추모인파를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우리 부부에게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 중 하나이니.... 당신은 제가 아는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했고, 존경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대통령이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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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을 서프라이즈에 '이사야'라는 필명의 목사님이 올린 글을 퍼왔습니다.
5월 2일이니 서거 한참 전입니다.

이 포스팅에는 어떤 댓글도 사양하겠습니다.

==============================================


검찰이여, 하나님의 저주를 두려워하라
(서프라이즈 / 이사야 / 2009-05-02)



지금의 사태로 인하여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저는 울보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면서 가슴이 매어지는 것처럼 아픔을 느낍니다. 목사로서 나보다 더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그 분을 보면서 부끄러움에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아니 한편으로는 시기심마저 듭니다. '아니, 자기가 뭔데 목사인 나보다도 역사의 공의를 더 잘 믿고 저렇게 역사의 공의 앞에 자신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 목사인 나는 어떻게 살란말인가?', '이건 정치인이 보여줄 행보가 아니라 종교인, 그것도 세상의 등대요 촛불이라고 하는 기독교인, 특히 목사가 보여줘야 할 태도인데, 자타가 공인하는 기독교회의 지도자 목사들은 다 어디가고 이 일을 노무현 혼자서 감당하고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에 좌절하게 됩니다.


역사의 공의를 믿어 봅시다.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에 가장 밝은 빛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과 같이 우리가 보고자 하는 의의 승리와 진보는 반드시 우리 앞에 오게 될 것입니다.


검찰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참으로 치사하고 유치하며 불공평하고 불의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의 다른 모든 불의와 불법에 대해서 눈감고 오직 노무현의 약점에는 어떻게 하든지 개떼처럼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서 떡찰에 이어 개찰이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모습은 진정으로 이 땅 위에 공의를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공소권을 오직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들과 노무현을 동일한 선 위에서 수사하고 기소하겠다는 검찰됨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다 자신들을 삼성 떡찰에 이어 정권 개찰이라고 놀린다고 하여도 비리는 비리이고 불법은 불법이기 때문에 아무리 조소를 받는다고 해도 자신들의 할 일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발현이라면 역사 속에서 박수를 받을 만한 일입니다.


물론 이렇게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동안 검찰이 보여온 모습으로 인하여 당신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여실히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떡에 약하고, 권력에 꼬리를 흔들며, 힘 없는 자들에게 무자비하고 비열한 모습을 보여온 당신들을 이렇게 순수하고 순결한 심정으로 봐주길 바랄 순 없을 것입니다. 아니, 제가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조차 '돌았나?'라는 비난을 받을지 모를 만큼 당신들은 지금 '미친 개' 같습니다. 목사인 제가 '미친 개'와 같은 단어를 쓴다고 해서 놀라실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자신의 반대자들에 대해서 '개와 돼지(마태복음 7:6)', '독사의 새끼(마태복음 23:33)'와 같은 욕을 하셨는데, 저 같은 무지랭이 목사가 욕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예수님 보다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웃긴 짓입니다.


성경은 무수히 많은 곳에서 검찰과 법원의 공평성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선지자들의 그 무서운 저주와 멸망의 예언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약한 자에게 비열하게 억압하고 떡에 미쳐 있는 검찰과 법원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런 성경 말씀에 대해서 비기독인 검찰들이 무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검찰 내에는 기독인들이 하나도 없습니까? 자신을 신실한 크리스찬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단 말입니까? 그런 사람들은 사법 시험에 한 사람도 합격하지 못했으며, 한 사람도 검찰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만일 있다면 한국교회의 목사 중에 한 사람으로 하나된 교회의 회원인 당신에게 묻습니다. 공평과 공의를 바르게 시행하기 위하여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지금 자신이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이 당신의 능력으로 말미암은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그 자리까지 오게 된 것 아닙니까? 지금 이 사회가 정상적으로 바르게 공의와 공평이 시행되고 있습니까? 나 한 사람의 힘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랴? 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에스더에 대해서 떠올려 보십시오. 양보모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한 말을 당신께 전합니다.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스더 4:13-14)"


이제 검사 그리스도인인 당신은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 자리에 세우신 것이 지금과 같은 역사의 퇴보, 공평과 공의의 퇴보를 막으라고 보내신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택해야 합니다. 이 땅에 공평과 공의가 살아 있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 의탁하면서 "죽으면 죽으리이다(에스더 4:16)"는 에스더의 각오가 당신의 각오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노무현을 놔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하여 전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전력을 다한 검찰의 수사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노무현을 그렇게 했다면 그것을 그대로 다른 정치인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노무현을 거꾸로 매달아 털었듯이 이명박도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공평과 공의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당신들이 시작한 일입니다. 노무현에서 끝난다면, 이명박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검찰은 떡찰이며 개찰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인내하심은 더 이상 바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이 임할 것입니다.


저는 매일 다음과 같은 저주의 기도를 하나님께 올릴 것입니다. 목사가 저주의 기도를 올린다고 하니 놀랄 것 없습니다. 조금만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시편에 얼마나 많고 무서운 저주 시가 있는지 아실 것입니다. 공의에 대해 대적하는 자들에 대한 저주를 서슴지 않는 시편 기자들의 심정을 알 것입니다. 저도 이와 같은 심정으로 이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이 저주의 기도를 계속 할 것입니다.


공의와 공평의 하나님, 이 땅을 보옵소서. 이 땅에서 법을 수종들고 집행하며 판결하는 자들의 행위를 보소서. 그들이 법을 가지고 공의와 공평을 무시하며 '하나님의 보응하심이 어디 있느냐?'하고 조롱하나이다. 이에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을 믿는 저의 심령이 상하고 어지럽사옵니다. 주님 바라옵나니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하게 하소서. 하나님 바라옵나니 저들이 이 땅 위에서 마치 자신들이 하나님인 것 같이, 마치 자신들이 법을 가지고 마음대로 휘둘러도 되는 것같이 여기며 오히려 악을 행하고 있음을 보시며 분노하시옵소서. 당신의 분노하심을 이 세상 모두가 알게 하옵소서. 저의 심정이 시편의 기자의 심정이 되옵나이다. 시편 기자가 기도한 것을 저도 하나님께 기도 올리옵나니 들어주소서.


하나님, 내가 주님을 찬양합니다. 잠잠히 계시지 마십시오.


악한 자와 속이는 자가 일제히, 나를 보고 입을 열고, 혀를 놀려서 거짓말로 나를 비난합니다. 마음으로 가득 찬 말을 나에게 퍼붓고, 이유도 없이 나에게 싸움을 걸어 옵니다.나는 그들을 사랑하여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올리건만, 그들을 나를 미워합니다.그들은 선을 오히려 악으로 갚고, 사랑을 미움으로 갚습니다.


악인을 시켜, 그와 맞서게 하십시오. 사탄이 그의 오른쪽에 서서, 그를 고발하게 하십시오. 재판을 받을 때에, 유죄 판결을 받게 하십시오. 그가 하는 기도는 죄가 되게 하십시오. 그가 살 날을 짧게 하시고 그가 하던 일도 다른 사람이 하게 하십시오. 그 자식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이 되게 하고, 그 아내는 과부가 되게 하십시오. 그 자식들은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신세가 되고, 폐허가 된 집에서마저 쫓겨나서 밥을 빌어먹게 하십시오. 빚쟁이가 그 재산을 모두 가져 가고,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재산을 모두 약탈하게 하십시오. 그에게 사랑을 베풀 사람이 없게 하시고, 그 고아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줄 자도 없게 하십시오. 자손도 끊어지고, 후대에 이르러, 그들의 이름까지도 지워지게 하십시오. 그의 아버지가 지은 죄 주님이 기억하시게 하시고, 그 어머니가 지은 죄도 지워지지 않게 하십시오. 주의 감시가 잠시도 그를 떠나지 않게 하시고, 세상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남에게 베풀 생각은 않고, 도리어 가난하고 빈곤한 자를 괴롭히며, 마음이 상한 자를 못살게 하였습니다. 저주하기를 좋아하였으니, 그 저주가 그에게 내리게 하십시오. 축복하기를 싫어하였으니, 복이 그에게서 멀어지게 하십시오. 저주하기를 옷 입듯 하였으니, 그 저주가 물처럼 그의 뱃속까지 스며들고, 기름처럼 그 뱃속에까지 배어들게 하십시오. 그 저주가 그에게는 언제나, 입은 옷과 같고, 항상 띠와 같게 하십시오.(시편 109:1-19)


주님 이들은 이런 시편의 말씀을 모르는 자들이옵나이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공의로우시며, 공평을 사랑하시는지 모르는 자들이옵나이다. 이들이 알게 하시옵고, 세상이 다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하게 나타내 주시옵소서. 자신들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공의를 위하여 그들을 세우셨음을 깨닫게 하시옵소서. 그런데도 그들이 불의를 행함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 모든 저주가 저들에게 임하게 하소서.


이 땅을 공의롭게 통치하시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38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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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는 청년 중심으로 돈다면서요? 청동설이라나 뭐라나....ㅎㅎㅎ
청년의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TNT 공동체의 목자들, 일명 '목자시대' 랍니다.


서종면의 그림같이 예쁜 모 집사님 댁으로 MT를 가서 '목자시대' 화보 촬영을 했다지요.
아~ 그룹 이름 말이죠? '처녀시대' 좋은데... 처녀시대는 공동체 내에 이미 결성돼 있는 관계로 처자시대? 이렇게 갈 수도 있었지요. 헌데 처자들 중에 푼수 아줌마가 계속 고추가루 끼듯이 껴 있어서 것두 어렵구요. 에이~ 모 그냥 '목자시대'로 갑니다.


이러면 소녀시대 와서 울고 가지 않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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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는 할 수 없는 코믹버젼 화보. 이건 목자시대만 할 수 있다구요. 배경으로 늘어서 있는 멤버들 표정도 좀 봐주시라구요. 안 보이시면 사진을 크게 보시구요. 몸을 던지는 한 사람과 그 뒤에서 표정으로 열심히 받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저런 화보 가능하답니다.


모든 키를 이 시대의 마지막 호빗, 싸모님에게 맞춰 평준화 시켜주는 배려와 센스! 


우리 언니들 청년의 열정으로 공중부양 시작하셨습니다.


모 한 1미터 정도를 5분 정도 떠 있는 건 이제 일도 아닙니다. 가뿐하지요.


청년의 정기를 받은 초딩까지 같이 뜨기 시작합니다. 그 옆에만 서면 몸이 붕붕 뜨게 됩니다요.
012


아~ 드디어 초딩 완전히 필 받아서 발이 땅에 닿지를 않습니다.


그 바람에 옆에 서서 담화를 나누던 도사님과 두 원로 청년들 같이 떠오르셨습니다. 예~ 도사님 오늘도 용안은 제대로 망가지셨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원의 한 구석 사다리 위에서는 사랑이 싹트고 있었구요.형준이 형아에게 꽂힌 현승이는 내내 형아 옆을 떠나질 않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안에서 모두들 밥을 받고 식사를 하려하는데 유딩 현승이는 그릇을 들고 현관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이유인즉, 형준이 형아가 아직 식사를 못하고 밖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거든요. 형준이 형아랑 밥 먹겠다고 조르던 현승군, 형준형아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걸 알고는 밖으로 나가면서 이러더이다.

'나 그러면 밖에서 형준이 형아 바.라.보.면.서. 밥 먹을거야'



맞습니다. 요새 지구는 청년중심으로 돕니다.

청동설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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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로 살아봤어요?
안 살아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목회를 하셨고 동생이 일찌감치 우리보다 먼저 목회를 했지만,
그리고 누누히 목회자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는 말을 들어봤지만...
목회자로 사는 건 백만 번의 말과 다르다니까요.

고난의 길이라는 목회의 길이 약간의 고상함이 어우러진 고난이라면
겪으면서 스스로 뽀대도 나고 그렇겠지만....
어디 그리 고상해야지요.

사람들 세우는 일에 남달리 관심이 많아서 목회의 길을 선택했지만,
펄펄 뛰게 좋은 사람들의 변화를 보면서 세상에 태어나 이리 좋은 일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한편 얼마나 찌질한 일로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는지요.
사역을 열매를 보면서 천국을 경험하는 한편,
찌질한 일들로 질퍽거리며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요즘입니다.

사진 정리를 하다가 이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니 가슴이 울컥합니다.
얼마 전 근처에서 사역하는 남편의 동기 전도사님과 사모님들 모임이었지요.
다른 사람 돕는 것, 나누고 섬기는 것에는 말보다 몸이 먼저 가 있는 분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닥친 아픈 일들에 대해서는 쉽게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며 하늘을 향해서만
고개를 조아릴 수 밖에 없는 분들이지요.
할 말이 가장 많을 때 정작 말을 멈추어야 하고,
항상 가장 중대한 결정이 타인에 의해 되어지도록 두어야 하는 그런 선택이 일상인 삶이지요.

힘 내요. 박사모님!
같은 길 가는 우리가 있잖아요.
졸업식에서 만나 우리 스스로 지난 3년의 고생을 위로하고 영광을 누리자구요.
저는 그 졸업식에서 최고의 사모님 상을 박사모님에게 수여할래요.
진심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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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에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 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전 날 놀러오셨던 까옥까옥님께서 베란다 앞에서 '눈이 펑펑 내려주면 좋겠다'
하시는 예언을 한 마디 남겨 놓으시더니...
담날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어느 새 일어난 망아지 두 마리가 베란다 앞에 나란히 앉았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모습이 제법 어르스러워보여
'저 분위기에는 커피를 한 잔씩 타다 주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는 눈 때문에 일과 운동과 모든 어머니 병원 모시고 가기로 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그리고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아이들은 무장을 하고 밖으로 튀어나가 뒹굴고,
3층이며 놀이터 앞인 집이라 두 망아지 뛰노는게 그대로 보인다.
눈을 즐기는 건지, 뛰노는 망아지들을 관람하는 건지 아무튼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이런 날을 커피 쫌 많이 마셔도 돼. 하면서 석 잔을 마셨다.

윤동주의 <눈 오는 지도>가 생각이 났다.
순이, 쪼그만 발자국.... 이런 시어가 생각이 나서 오랫만에 윤동주 시집을 꺼내들어봤다.
중학교 때 산 시집이다.

윤동주가 그린 눈 오는 지도와 저 밖에 펼쳐지는 지도는 '쪼그만 발자국' 말고는 통하는 정서가 없는 듯 하다. 그래도 좋다. 왜냐면 눈이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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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세 번째 아들을 낳아서 몸조리를 하고 있는 우리 올케 선영이.

세 아들을 키우면서 산후조리를 하는 저 상상이 안 가는 상황에서도 개그를 길어올린다.

(출처:이선영 미니홈피)


뿐이고 1탄

세현이가 응가를 해서 뒷처리를 하고 있는데..

난......

 수현이랑 우현이랑 변기가지고 서로 똥마렵다고 싸우는 소리 들었고~

우현이 급하다고 손으로 X구멍 막았을 뿐이고~

그 사이로 똥 삐져 나오고 있을 뿐이고~

세현이 똥 아직 다 안닦았고~



뿐이고 2탄

잠투정하는 세현이를 겨우 재우고 다림질을 하려고 다리미를 켰는데

난.....

 세현이 바로 깨서 우는 소리 들었고~

수현이 똥 다 쌌다고 엄마 부르고 있을 뿐이고~

다리미 점점 뜨거워지고 있을 뿐이고~

우현이 조용히 사고 치고 있고~

엄마 보고싶고~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육아휴직 중인 아빠와 세 아들이 널부러져 주무시는 모습.
저 순간이 선영이에게는 짧고 달콤한 유일한 휴식시간이겠지.
저 아들들 자는 폼 하고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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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펑펑 내리던 주일 밤.
그들과 함께 있었네.

청년들 목자 모임을 마치고 나와서 교육관 앞에 섰습니다.
잠깐 서서 눈장난을 하고,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가 떠나는 그들입니다.
요란스럽지도 않은 저들의 뒷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한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가끔 '아~ 디카 들고 나올껄' 할 때가 있는데 주머니 속에 늘  폰카가 24시간 대기라는 걸 잊곤 합니다. 이 순간 손에 잡히는 것이 있어 만져보니 폰카 입니다.
되는대로 찍어댔습니다.

그리고 코너를 돌아 거의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습니다.

남편이 그럽니다. 자기 평생에 이렇게 행복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요.
주일날 3부 예배에 찬양시간이면 눈물이 쏟아서 주체할 수가 없다고요.
남편이 나를 무척 사랑하는 건 잘 알고 있는 바지만 나 때문에 너무 행복해서 견디지 못하는 모습은.... 글쎄요.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눈물을 본 적도.... 한 번 정도 얼핏 젖은 눈을 봤을까요?
쳇!
2주간의 강도사 고시를 앞두고도 주말 내내 평소 그답지 않게 시험에 초연한 모습입니다.
바보같아 보입니다.
저 나이에 저렇게 좋을까?
사역자의 길이 저렇게 좋을까?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모르는 이 안개속 같은 길을 눈 앞에 두고도 저리 좋을까?

눈 내리던 주일 밤.
목자들 모임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풍덩하고 뜨거운 것이 하나 들어와 앉았습니다.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책으로 공동체에 대해서 스터디를 하고 있는 목자들을 지켜보면서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인가? 하는 생각과 두근두근 하는 마음...
사랑에 빠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진로, 자신의 연애, 그리고 정체성....
이런 일들로 제 한 몸 추스르기도 어려운 세상에
사람들을 마음에 담고 사랑하고 섬기겠노라하고,
그러면서 필연적으로 당할 상처입기를 감수하는 청년들입니다.
어찌 저렇게 젊은 나이에 상처입은 치유자의 깊은 길을 꿈꾸며 선택한단 말인가.
그러면서 때로 흔들리는 저들의 좌절과 방황조차 사랑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눈물이 납니다.

펑펑 내리는 눈처럼 저들의 어깨에 위로와 사랑으로 덮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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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이 하버드대 교수직을 버리고 캐나다의 장애인 공동체 '새벽'으로 가기 직전에 쓴 일기가 있습니다.
<새벽으로 가는 길> 올 초에 이 책을 손에 잡은 이후 굵직굵직한 몇 번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었습니다. 
휘리릭 읽고 만 것이 아니라 잠들기 전에 아껴서 조금씩 읽었기 때문에 눈으로 읽지 않고 마음으로 읽었으며
헨리 나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책 한 권을 요약하는 듯한 일기 한 편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베드로의 인생 말기에 대한 예언을 인용하면서 '넘겨지는 것'에 대한 묵상을 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땅에서의 사역의 완성은 수난 즉, 십자가의 고난으로 이루어집니다.
헨리나웬은 말하기를 당신 뜻대로 다니시고, 설교하시고, 병든자와 약한 자들을 먹이고 치유하시던 예수님이 제자 가룟유다에 의해서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던 그 순간 사명의 완수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인자는 자신에 관해서 기록된 대로 떠나갑니다. 그러나, 불행하구나, 인자를 넘겨주는 그 사람!'(마 26:24)

넘겨지신 후에는 그 분이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당하시는 것' 이었습니다.
적들은 그 분을 채찍질하고, 가시관을 씌우고, 침을 뱉고, 조롱하고, 발가 벗기고, 벌거숭이 상태로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에게도 이런 예언을 하셨습니다.
'당신이 젊었을 때에는 당신 스스로 (허리띠를)띠고 당신이 원하는 데로 걸어다녔습니다. 그러나 늙으면 당신은 두 손을 내밀 것이요, 그러면 다른 이가 당신 (허리띠를) 매어주고서는 당신이 원하지 않는 데로 데리고 갈 것입니다'
(요 21:18)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당신의 행동이 수난으로 가는 과정이 당신의 길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참된 성숙은 나로부터 행위를 비롯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팔을 펴고, 넘기워지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일고 난 후 '주관하는 자' 가 되지 않기로 기도했습니다. 내 삶에서도, 남편과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도, 내게 주어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주관하지 않고 그들이 그들되게 하며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기도가 바로 삶에 응해지기라도 하듯 올 한 해 있었던 중요한 갈림길에서 나로부터 비롯된 선택이 없었습니다. 순간순간 주관하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치며 그걸 포기할 때 슬픔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이제 저는 압니다. 더 큰 자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나를 남에게 넘기우는 것, 내 삶의 주도권이 남에게 넘어가고 궁극적으로 그 분에게 넘어가는 것이 당장은 내 자유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유라는 것을 마음으로 배웠습니다. 아무 슬픈 계산 없이 진정으로 나를 넘겨줄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요즘은 순간순간 두 아이에게 나의 선택권과 시간을 넘겨주는 훈련을 합니다. 싸울 일이 없고, 혼낼 일이 없고, 소리지를 일이 없어 행복합니다. 바라건데 이 마음이 날이 갈수록 흐려지지 않기를요. 날이 갈수록 더 잘 내어줄 수 있게 되기를요.

* 사진은 최병성 목사님의 이슬 사진입니다.
  
'헨리 나우웬'으로 이미지 색을 하다가 최근 광우병 사태 때 망발에 가까운 설교로 속을 뒤집어 놓었단 '오 oo' 목사님, 그 분의 설교가 도통 헨리 나우웬이 말하고 살았던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전 oo' 목사님이 둘 다 최근에 쓴 칼럼에 헨리 나우웬을 인용했더군요. 갑자기 포스팅 할 마음이 싹 사라졌으나 마음을 다스려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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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의 정보통씨가 결혼해서 둘째를 낳을 즈음이 우리 채윤이가 태어나던 시기와 비슷한데... 한겨레에 가면 아직도 비빔툰이 건재하고 있다.
블로그 얘기. 공감백배. ㅎㅎㅎ

신영옥이 부르는 가을밤


동요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요즘입니다.
예전부터 아이들하고 동요부르는 일을 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채윤이를 포함한 서너명 아이들과 노래부르기를 하고 있지요.

준비하느라고 이런 저런 동요들을 찾아보면서 새롭게 동심을 만납니다.
동요만큼 노래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노래도 없다 싶구요.
단순하고 아름답고 맑고....

덕분에 어린시절 정말 많이 불렀던 노래들 끄집어내 다시 불러봅니다.

지난 주일에는 교회 가는 길 아침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이 너무 좋길래,
찬양대 연습시작하기 전에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를 함께 부르자 했지요.
어른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눈을 지그시 감으시고 어린시절을 떠올리시는지 어쩐지 한껏 노래에 심취하신 모습이드래요. 어떤 분은 "야~ 찬양할 때는 눈물이 안 나오는데 동요를 부르는데 눈물이 나오네" 하시구요.
그래서 다음 주일 아침 찬양을 '가을이라 가을바람'으로 할까 고민도 했습니다만...

채윤이랑 같이 부를 동요가 더 많아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어제도 교회 가면서 '멀리서 반짝이는 별님과 같이 의좋게 사귀고서 놀아봤으면.....' 같이 흥얼거리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어릴 적에 밤하는 쳐다보며 부르면서 진짜 좋아하던 노랜데...

오늘은 오랫만에 어린 시절 기억에서 동요 하나 끄집어 내 흥얼거려보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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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얼마 전부터 영화가 고픈 아빠의 제안으로 금요일 밤 극장 나들이를 했습니다.
<스타워즈>가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개봉했다고 아빠는 약간 들떠있었습니다.
아빠가 그렇게 좋아하는 픽사영화 <월,E>를우리 셋만 봐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아빠가 보고싶은 에니메이션이라니 덩달아 들떠서 천호동으로 나갔지요.

아, 그런데 이게 왜 깜짝 이벤트?
아빠가 극장을 통째로 빌려놓은 거.
........

는 아니고, 극장에 우리 네 식구 밖에 없는 겁니다.
뭐 쫌 거시기 하긴 했지만 엄마 아빠는 나름대로 재밌고 추억이 되겠다 싶었는데
채윤이는 영 안절부절 합니다.
우리만 보면 부끄럽대나 어쩠대나 그럽니다.
뭐가 부끄럽냐고 재차 물었더니...
뒤에 위쪽에서 영화를 보여주시는 분한테 부끄럽다는 겁니다.
아마도 민망하다는 표현이겠지요.
영화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신경을 끄질 못하고 있어요.

민망씨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진짜 좋았던 거.
더빙이 아니라서 영화보는 내내 질문이 끊이지 않는 현승이.
'엄마! 쟤는 나쁜놈이야? 우리편이야? 누가 이겨?'
현승이나 대답하는 엄마나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된다는 거요.

지난 번에 <월.E>도 자막으로 보는데 목소리 조절도 못하면서 계속 질문해서 영화보는 내내 주위 신경 쓰느라 집중을 못했거든요.

이렇게 넷이 추억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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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벌써 제다이의 포스가 지대로 뿜어나오는 채윤이의 연기력과,
몰입도 안되는데가 소심하기까지 한 현승이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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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의 끝트머리에 여름 내내 기다리신 부모님 뫼시고 양평에 세미원을 다녀오다.
두 분이 어찌어찌 아시게 되어 이 곳을 한 번 다녀오신 후 '윤이 현승이 보여줘야 한다.
에미가 가면 아주 좋아할 곳이다'하시면서 여름 내내 애비 시간 날 날만 기다리시던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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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의무도 아니고, 책임감도 아니고...
할 수만 있다면 부모님 좋은 데 모시고 가고 싶고 같이 시간을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내가 며느리로서 득도를 한 것일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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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가 막히다. 항아리에서 막 물이 나오고....'
어머님이 그렇게 설명하셨던 항아리 분수.
가까이 가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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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아쉽게도 막 물이 나오는 사진은 건지질 못했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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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동안 급 애틋해진 부자간에 가위 바위 보 놀이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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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은 미리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 예약은 잘 했건만.
뾰족한 신발은 신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인줄을 모르고...
작은 키 콤플렉스 평생 극복하지 못해 굽이 없는 신발은 신지를 않는 나는.
입구에서 높은 굽 슬러퍼 뺏기고 고무신으로 갈아신는 안타까운 신세로.
세미원에서 내내 땅에 붙어다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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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보면 누가 며느린지 누가 시모님이신지를 모르겄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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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뿐 아니라 속모습도 며느리와 시엄니의 넘기 어려운 강을 건너 누구보다
친밀해진 둘 사이.
요즘은 하루에 한 번은 기본 두 번도 편안하게 통화하는 사이.
영혼의 친구가 되어가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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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보살피고 있는 아저씨를 구경하는 남매.
아빠게 뒤에서 '조심해. 깊다. 빠지면 큰 일이다' 했다는데....
그 말에 일하던 아저씨 계속 빙글빙글 웃다가.
나중에 갑자기 키가 쑥~ 올라오는데 보니까 아주 낮은 곳이라 무릎을 굽히고 앉아
구부리고 일하시던 자세였더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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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감마마께서 깊은 시름이 있으신지,
요즘 정사를 돌봄에 어려움이 있으신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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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었고나.
상감마마 졸리신 거였고나.
왕관 벗어제끼시고 잠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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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찍어주슈.
나 좀 찍어주슈.
여러 번을 찍어도 자태를 바꿔가면 꼼짝없이 앉아있던 잠자리 여사.
사진 찍히는 맛을 좀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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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가는 다리가 배경이 돼줘서
분홍색 이름을 알 듯 모를 듯 한 꽃을 지대로 멋지게 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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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에서 나와 저녁을 먹고는
해질녘에 들어간 별빛 미로공원.
인터넷으로 볼 때는 그럴듯 했지만
우리는 몇 달 전에 제주도 미로공원을 보고 온 터라.
영 허접땡이 미로공원이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세미원은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觀水洗心 觀花美心) 옛말에서 따 온 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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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면 아스라히 신혼여행의 제주해안도로의 추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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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다시 경주로 올라가는 해안도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는데 아무래도 우리 눈은 '양수리와 양평 길' 덕분에 눈이 너무 높아졌다. 그저 양수리 가는 길이 최고라는 것만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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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느낌의 바다.
이런 항을 보면 채윤이는 바로 노래를 한다. '회 먹고싶다'
싼 것만 찾을 줄 알았지 '회'와 '세꼬시'도 구분 못하는 엄마빠 덕분에 웬 회에 이렇게 가시가 많냐고 입에 넣는 족족 다시 뱉고, 입에서 꺼내 손으로 주물러 가시를 빼고...
한 두 번 채윤이를 나무라 보지만 괜히 맘이 짠해져가지고.
아빠가 뿔났다. 에잇! 다시는 회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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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좋은 이유는 밀려오는 파도랑 맞장 떴다 도망갔다 하는 이 재미다.
파도가 거칠어서 제대로 해수욕은 못했지만 듬직한 아빠 손을 잡고 냅다 뛰는 맛에 두 마리는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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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긴 놀아야겠고,
파도가 심하니 바다에 접근하지 말라는 방송은 이어지고.
가까이 가기는 무섭기도 하고...
이거 좋은 놀이다.
멀찌감치 앉아서 파도를 기다리기.
아빠 손에 고삐가 잡혀 있으니 웬만큼 센 놈이 와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을테다.
웬지 아빠의 자태는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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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마음만 잘 다스리면 웬만한 거 다 용서가 되는데 두 녀석이 서로 비난하면서 싸우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서로 탓하고, 잘못을 미루는 걸 보면 마음이 심하게 아프다.
반면 저렇게 나란히 앉아서 얘기를 대화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이뻐서 깨물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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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때마다 엄마 옆자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아들.
단지 옆자리가 아니라 엄마를 독차지해야만 잠이 드는 아들.
요 아들 놈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아~ 옛날이여'를 외치는 아빠.
그렇게 엄마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이 끊이지 않는 사이지만 날이갈수록 속정 깊어지는 아빠와 아들 사이.




여행의 대미.
엄마랑 경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둘이서 노래를 하나 만들기 시작했었다.
놀러가는 것에 들뜬 마음에 예술활동이 저절로 되더라는.
결국 둘이 노래를 하나 완성시키고 돌아노는 차 안에서 신나게 불어제낀다.
나름 랩도 있고.....ㅎㅎㅎ
자기들 노래에 취해서 노래가 종결이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우리의 여행은 저 끝나지 않는 노래처럼 우리의 일상에도 계속 그 느낌으로 살아남아 계속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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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말했다.
"여행을 하면서 제일 좋은 건 사람 만나는 일인 것 같아"
내 마음에도 있던 말이었다. 날이 갈수록 좋은 풍경, 일상으로부터의 거리두기, 우리들만의 시간.....이런 여행이 주는 유익보다 더 값진 것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경주에서 뜻밖의 만남에 마음이 풍요로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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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장의 지호의 이모할머니가 되시는,
좀 쉽게 말하면 남편의 친구인 종진씨의 이모님이 경주에서 허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신다.
지호아빠 종진씨의 소개를 받고 불국사에서 머지 않은 허브랜드를 찾았다.
가서 굳이 인사를 하지는 말아야지. 허브랜드 구경하고 사진 찍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헌데 종진씨랑 전화 통화가 되고 주인이신 이모님 부부를 뵙게 되었는데...
남편 얼굴을 보자마자 '종필이 아냐?' 하시며 알아봐 주시고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팥빙수라고 하시며 허브팥빙수를 내주셨는데 과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팥빙수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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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본 조카 친구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시고 친구들 여럿이 이모님 댁 이삿짐을 날라드린 얘기, 그리고 나서 함께 먹은 짜장면 얘기....등을 추억을 들춰보다가.
경주에 오셔서 허브랜드를 하시는 얘기. 어떤 마음으로 허브를 키우시고, 운영을 하시는 지, 여기를 드나드는 사람들 얘기.....짧은 시간이지만 그 얘기들이 마음을 따뜻하고 벅차게 채운다. 지휘를 전공하시고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를 하셨었단 얘기에 나는 더 반가웠고... 고등학생 종필이가 전도사가 되었단 얘기에 더욱 반가워하시며 환대해 주시는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 만남으로 기쁨과 위로가 되다니. 참 신비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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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랜드에 와서 허브향에 취하고사랑에 취하니 아이들 표정도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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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이런 사진을 좋아한다.
현승이를 찍는 듯 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그 여인을 찍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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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허브향보다 더 향기로운 두 분과 함께 기념사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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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한 보따리 선물을 마음에 한 가득 사랑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행복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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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으로 넘어가서는 울산교회 게스트룸에서 하루 숙박을 했다. 담임목사님이 참 좋으시다는 소문이 서울까지 나 있는 교회다. 과연 그저 교회건물을 하룻밤 들어갔다 나온 것만으로도 그 소문이 근거없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침실, 주방, 욕실...구석 구석 정성으로 준비된 게스트룸에 티브이, 컴퓨터, 책들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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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혀있는 책들의 다양한 출신성분(?)에 마음에 창이 생기고 시원한 바람이 넘나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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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를 앞두고 여유가 없어서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시간도 없으신 도사님께서 우리를 챙기시느라 동분서주 하시는 것에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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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필이 행님 내려오셨다고 바쁜 금요일 저녁에 모여주신 울산에 계신 동기 전도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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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도 애들대로 새로운 만남을 가지고 있는 중.
새로 사귄 귀여운 동생 형언이와 병나발 불기 놀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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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회를 나오며 고딕양식의 오래된 듯 보이는 건물 앞에서 가족사진 한 장 남긴다.

교회.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 교회이고,
남편은 이제 한 학기 후면 그 교회를 받드는 사람으로 평생 살아갈텐데..
경건의 모양만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경건의 능력으로 향기를 내는 목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철학자이지 시인인 이상봉이 말했다는....

기독교인들이란 이승도 모르면서 저승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듯이 설치고,
제 마음도 모르면서 하늘의 뜻을 다 알고 있는 듯이 설치고,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있다고 설치고,
같은 인간끼리 대화도 하지 못하면서 하느님과 언제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떠들고,
죄는 사람에게 저질러 놓고서 하느님 앞에 죄인이라고 떠들고,
이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이 세상의 잣대로 자기를 판단하지 말라고 떠드는 자들의 집합체이다.

나 역시 이런 말들을 가슴에 아프게 새기며,
이 시대의 바리새인으로 살지 않기 위해 돌아보고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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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가 있고 석빙고도 있는 대왕릉.
뜨거운 햇살에 쪄 죽는 줄 알았다.
경주는 여름에 갈 곳은 아니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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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랑 남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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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랑 부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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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는 저런 왕릉이 몇 개나 있을까요?
문화재 설명을 하는데서 이 질문에 어느 초등 고학년 언니가 '155개요!'
하는 소릴 주워듣고 현승이가 외웠다.
경주에는 왕릉이 155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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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역사공부만 하면 지루하고...
이쯤에서 아빠가 한 번 웃겨주실 차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어느 왕릉을 지키는 12지신 앞에서.
이런 연기는 아빠가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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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 지킴이.
킹왕짱! 김종필 아빠.
12지신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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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3층 석탑이 크다지만 아빠보다 저렇게나 많이 큰 줄은 몰랐다.
엄마 욕심은 애들이 눈으로 본 탑이나 사찰 이름은 좀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
불국사는 잘 외우는데 '감은사'는 영 입에 붙질 않는 채윤이.
그런 채윤이를 위해서 감은사를 외우는 특별한 방법.
"채윤아! 시장 가서 사과는 못사더라도 감.은.사. 알았지? 감은 꼭 사~"
그렇게 '감은사'지 3층 석탑을 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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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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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뻘뻘 흘리면서 얼음이 있다는 석빙고를 찾아갔건만....
얼음을 없고 굳게 닫힌 철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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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바다 위에 보이는 돌섬이 문무대왕릉.
저기에 얽힌 많은 사연들을 문화재 설명하는 아저씨가 구구절절 말씀하셨으나...
두 애들 귀에는 $)^*#)$%*#%)&*#$)....이렇게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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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안압지.
안압지 이름도 어렵다.
오가는 차 안에서 아빠게 계속 '퀴즈 퀴즈' 놀이로 경주의 문화재에 대한 복습을 했지만
도통 입에 붙지 않는 이름들이 있다.
안압이고 지압이고 연꽃이고 현승이는 관심이 없단다.
코나 후비겠단다.



아빠는 뛴다!
뛰면서 장렬하게 몸을 던져 오늘도 굴욕사진 한 컷을 일궈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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