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나우웬의 갓 볶은 원두가 출시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커피에서 네팔의 농부들과 직접 공정거래를 하는 생두를 사서 볶았습니다.
이게 웬말이냐고요?


내 마음에 커피콩을 한 알 심고 물을 주고 양지 바른 곳에 두어 볕을 쪼이던 어느 날,
커피관련 책을 일곱 권째 읽던 중 드디어 가정용 로스터기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카페로 한 걸음씩 발을 떼는데 동업자가 생겨 함께 발을 뗐으니 두 발을 뗀 것이라 믿어요. ㅎㅎ


물론 현실은 다르고 냉혹했습니다. 저 기계만 있으면, 그 비싼 원두 값을 80% 이상 줄이게 된다는 기쁨과 더불어 은근 더 기대됐던 것이 있었습죠. 아, 커피를 로스팅 할 때 집 안 가득 퍼질 커피향.... 생각만 해도 쥑인다. 막상 그게 아니더라는 거죠. 막상 커피를 볶아보니 날콩 볶는 비릿한 냄새로 저의 로망을 완전히 깨주었습니다.


게다가 어설피 볶은 첫 커피는 남편 말대로 '커피 차' 같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후각으로 느껴지는 향이 없었어요. ㅜㅜ  지난 주 어느 날 밤은 식구들 모두 잠든 사이 우리 주방은 완전 부리부리 박사님의 연구실이었습니다. 연기는 자욱하고 제 머리는 산발이고, 바닥에 흩어져있는 커피콩과 원두 가루들.... 그대로 밤을 새면 내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해질 것 같은 분위기.


커피가 막 로스팅 해서는 향이 나지 않고 3,4일이 지나서 숙성이 되야만 고유의 향이 진해진다는 것도 알았고 맛도 7일 정도가 되어야 제일 좋다는 것도 이제 알게되었습니다.
요즘 로스팅의 정도를 다르게 해서 각각의 맛 비교하기, 원산지가 다른 생두를 비교해서 맛보기 등으로 완전 카페인 과다섭취. 그래서 잠은 완전 없어지고... 덕분에 새벽기도 다니기 아주 기냥 수월하고 있습니다.


채윤이가 그려 준 카페 나우웬 그림이예요. 자세히 보면 카페에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채윤이 그림처럼 언젠가 엄마가 저러구 '영성카페 나우웬'을 차릴 날이 올까요? 쉼을 찾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과 나우웬의 깊은 영성을 선물로 건내는 날 말이죠.


누나 그리는 것 보고 현승이가 따라 그린 건데... 엄마가 머리를 저러구 있으면 손님이 도대체 올랑가 모르겠네요. 간판도 까페가 아니라 화장실이 두드러지니...  지나가다 화장실 급한 사람만 왔다 가겠다.ㅜㅜ

암튼, 제 마음에 커피콩 한 알이 심겨졌습니다. 커피콩 한 알이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 커피콩이 마음에서 자라갈수록 헨리 나누웬과의 만남도 깊어지는 요즘인데... 그저 지금처럼 우리집 주방에서 거실에서 나누는 커피와 삶의 많은 이야기만으로도 행복하구요. 언젠가 이 공간이 아주 멋진 카페로 그대로 옮겨진다면 것두 정말 멋진 일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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