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걱정어린 말투로
'얼굴에 그렇게 충만하던 기쁨이 사라졌어. 왜 그래?' 라고 말씀하셔서....
'에? 음냐...음냐..... 그니깐 모 기쁨이.....모..... 그게 왜 사라졌죠?'
라고 답하고 남편한테 그 얘길 했더니,
'그래, 맞어. 당신 좀 그래졌어'
'에? 내가? 기쁨이....모?'
라고 했다.

딱히 내가 기쁨이 있는지 없는 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하루 종일 '난 기쁨이 없다. 기쁨이 없다. 내겐 기쁨이 사라졌어...
기쁨이 없어....기쁨이...말이지...기쁨이...'
(아직 G 포스팅에서 필받은 반복 신드롬 사라지지 않고 있음)
라고 하다보니 하루 종일 책도 안 읽히고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허리를 반으로 꺾고 앉아서 인터넷 돌아댕기기만 하고 있음.

이러느니 아무거나 포스팅이라도 하자.
하고는 좀전에 두 놈들 들이닥치자 나눈 착한 간식을 떠벌임으로 충실한 엄마놀이나 해보려는 중.






현충사에서 주워온 모과와 시장에서 몇 개를 더 사서는 모과차를 담궜는데 내 생애 최고의 모과차가 되었음.
전에도 몇 번 시도했었는데 이렇게 성공적으로 이쁜 색으로 맑게 우러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올리고당과 꿀을 넣어 건강까지 백배 챙겼다는 자부심 충천하다. 착한밥상 윤혜신 나와보라구해! ㅎㅎ






그 때 그 때 다 먹어치우기 전에 굳어버리는 인절미를 냉동고에 얼렸다가 기름에 구우면 찐득찐득하니 맛있는 찰떡이 지대로 된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많이 해주시던건데....
찐득찐득 기름에 구운 찰떡과 모과차 한 잔으로 오후 간식을 섭취하신 아이들은 싸우면서 수영장엘 가셨다.



기쁨이 사라졌다.
기쁨이 사라졌는지, 기쁘게 보이려고 애쓰던 기쁨의 거품이 사라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약간 멍 때리면서 하루를 보냈으나 반으로 꺾였던 허리만 좀 아플 뿐.
이럴 때도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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