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고 들어와 몸이 노곤노곤하여 피곤한데 채윤이가 스스로 우동을 끓여 먹겠단다.
엄마 힘들면 쉬고 있으라고 사.용.설.명.서. 잘 읽어 보고 끓여서 둘이 먹겠단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서 오케바리 하고 있었다.


주방이 요란스럽더니 금방 현승이가 달려와서는
"엄마, 누나가 물이 끓는다는 게 뭔지 물어보래. 어떻게 돼야 끓는거야?' 하길래
어쩌구 저쩌구 대답해줬다.
 
다시 금방 다다다다 달려와서는 "엄마, 누나가 물이 끓지도 않았는데 우동을 넣었어" 란다.

으이그, 쉬게 두지를 않아요! 하고 나가서 바가지로 욕을 퍼부으며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데
채윤이 주방 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하면서
"죗옹합니다. 물을 보니까 그냥 넣고 싶었습니다" 이런다.

참 쉽게 노여움도 안 타고 잘 삐지지도 않는 성격이라니....
"으이그, 성격은 좋아가지구"
했더니 옆에 있던 현승이가 "어, 누나 갑자기 칭찬 받았다"


이에, 당사자께서는...
"현승아, 이건 칭찬이 아니야. 말하자면 우리가 어떤 잘못을 할 때 자~알 한다. 자~알해.
이렇게 하는 거 하고 똑같은 거야. 그니까 칭찬이 아니야. 낄낄길낄..."


Wow, 성격 좋은 거로는 지존!


사진은 지난 번 제자 연주회용 프로필 사진을 털보 아저씨가 찍어주신 것.
글 써놓고 사진보니 얘는 성격 좋은 애가 얼굴까지 이쁘니...
나는 거의 완벽한 딸을 낳았군. 흠....
(사실을 말하자면 사진 자랑을 위해서 글은 찬조출연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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