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때 쯤이던가?
작사, 작곡, 노래 모두 김채윤이며,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떠날 때 엄마한테 불러주려고 만든 것이다.
문득 다시 듣고 싶은 노래였다.
오늘 채윤이는 합정에서 몽촌토성까지 피아노 레슨을 갔다가,
저녁까지 선생님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하고,
잠실로 가서 그 뭣이냐 비싼 직행버스를 타고 덕소 할머니댁에 가기로 했다.
잠실서 할머니댁 까지는 물론 초행길이다.
그리고 미리 가 있는 현승일 데리고 지하철로 지하철로 집에 오는 것이다.
낮에 지하철까지 바래다주며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쥬스 하나를 가방에 넣어주고
보냈다. 등에 덜렁 가방 메고 걸어가는 뒷모습에 마음이 쌔~하니 아파왔다.
방금 덕소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채윤이가 다섯 살 때 만들어 부른 이 노래는 신혼여행 때가 아니라
채윤이가 자라고 그걸 지켜보며 양육하는 동안 엄마가 늘 마음에 새기라는 것이었을까?
할 수 있다면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다.
나중에 성인이 되거나해서 물리적으로 집을 떠날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부터 늘 아이를
떠나보내고 독립적이 되도록 하고 싶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이들의 판단에 내 판단에 못 미치는 게 많다 느껴지지만
그것도 아이들에게 맡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많이 도와주고 대신 해 줄 수도 있지만 뻗어 나가려는 내 손을 뒤로 묶고 혼자 하도록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다.
6학년이 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해 놓은 채윤이는 이제 정말 그럴 때가 된 것 같다.
매일 매 순간 떠나보내고 진심으로 믿어주는 엄마로 거듭날 수 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