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때 쯤이던가?
작사, 작곡, 노래 모두 김채윤이며,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떠날 때 엄마한테 불러주려고 만든 것이다.
문득 다시 듣고 싶은 노래였다.
오늘 채윤이는 합정에서 몽촌토성까지 피아노 레슨을 갔다가,
저녁까지 선생님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하고,
잠실로 가서 그 뭣이냐 비싼 직행버스를 타고 덕소 할머니댁에 가기로 했다.
잠실서 할머니댁 까지는 물론 초행길이다.
그리고 미리 가 있는 현승일 데리고 지하철로 지하철로 집에 오는 것이다.
낮에 지하철까지 바래다주며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쥬스 하나를 가방에 넣어주고
보냈다. 등에 덜렁 가방 메고 걸어가는 뒷모습에 마음이 쌔~하니 아파왔다.
방금 덕소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채윤이가 다섯 살 때 만들어 부른 이 노래는 신혼여행 때가 아니라
채윤이가 자라고 그걸 지켜보며 양육하는 동안 엄마가 늘 마음에 새기라는 것이었을까?
할 수 있다면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다.
나중에 성인이 되거나해서 물리적으로 집을 떠날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부터 늘 아이를
떠나보내고 독립적이 되도록 하고 싶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이들의 판단에 내 판단에 못 미치는 게 많다 느껴지지만
그것도 아이들에게 맡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많이 도와주고 대신 해 줄 수도 있지만 뻗어 나가려는 내 손을 뒤로 묶고 혼자 하도록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다.
6학년이 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해 놓은 채윤이는 이제 정말 그럴 때가 된 것 같다.
매일 매 순간 떠나보내고 진심으로 믿어주는 엄마로 거듭날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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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클럽짱마더 2012.01.20 20:05
"세자녀 엄마"로 매우 공감합니다......
지금 이거 보면서 노래 들리니까 화장실서 똥 누고있는 1호에게 식탁에서 스빠게리
먹고있는 2호가 "왜 이젠 헤어져야 한다지?ㅋㅋㅋ" 하니깐 1호 왈 : 그건 있잖아~~
우리가 어른이 되면.....혼자 살아야 되거든~~~그래서.....엄마도 할머니랑 안 살잖아~~~~~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ㅎㅎㅎ 3호는 곤히 자는 중.....^^
해피 뉴이어~~ㄹ -
5년차 맏며느리 2012.01.24 22:20
이제는 음식만드는 것도 시댁식구들과의 생활도 그냥 일상처럼 편해졌지만
명절때만 되면 엄마아빠 생각에 마음이 질퍽거리는 찌질이 조카는..
그런 저의 마음을 성은이에게 너무 투영한 나머지 이제 겨우 31개월 딸아이한테서 한참 사랑을 줘야하는데 정을 떼려고 노력해서 박서방한테 '엄마맞어? 왜그래?'소리를 하루에 대여섯번은 듣고 있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