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의 겨울에 결혼 이후 가장 추운 집에 살고 있다.

최강 한파의 최강 실사판은 욕실이다.

한 벽이 다 창이다. 

시골 교회로 동계 수련회 왔다는 생각으로 욕실을 사용하고 있는데.

심지어 세면대에서 온수가 안 나온다.

이렇게 저렇게 해봐도 잘 해결이 안 되는데 가족들 수련이 깊어져 웬만한 건 그냥 적응해 산다.

피부에 좋겠지, 덜덜 떨면서 세면대 냉수로 세수하곤 하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는 남편이 한 마디 한다. 

"어, 김현승 천잰데. 화장실 한 번 들어가 봐"

왜? 왜? 우리 아들이 왜, 왜? 

방에 있던 채윤이도 기본 장착되어 언제든 튀어 나오는 질투심을 안고 화장실로 튀어 들어갔다. 

더운 물 잘 나오는 샤워기를 세면대에 걸어서 쓰는 신박한 모양새였다.


"이거 내가 생각한 거야. 내가 쓰고 그대로 둬서 김현승도 쓰고 나간 거야. 내 아이디어라고오!"

채윤이가 이러자........


희한하다.

현승이가 했다고 생각하며 '천재다' 싶은데

채윤이가 했다고 하니 '역시나, 잔머리 100단 우리 채윤이'

말이 이렇게 나오네.


현승이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보면 뭔가 시적인 상상력과 영감이 가득한 느낌인데.

채윤이 아이디어라고 보면 잔머리, 꼼수로 보인다냐.

어찌 그런다냐.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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