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사람인가 싶었는데 알수록 숨겨둔 매력이 솟아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첫 만남에서 자신이 가진 온갖 것을 다 드러내 찬사를 받아내곤 갈수록 바닥만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요. 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전 <행복한 페미니즘>으로 만난 벨 훅스를 <올 어바웃 러브>로 만나며 놀라는 중! 벨에 빠져 전작에 도전할 기세입니다. 언젠가부터 피로감으로 손에 잡지 않았던 페미니즘 도서 목록에서 익숙했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행복한 페미니즘> 개정판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스캇 펙, 에릭 프롬, 토마스 머튼까지 아우리는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는 에릭 프롬 <사랑의 기술>을 잇는 21 세기 최고의 사랑의 고전이라는 평이 과장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다 <행복한 페미니즘>을 다시 훑어보니 개인의 만족과 성장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는데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었더군요. 술술 읽혔던 내용들이 두려움이나 분노 아닌 사랑에 기반한 여성주의였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게 됩니다. 사랑, 신성한 사랑, 결국 영성을 말하는 이 보석같은 책을 씹어 먹고 싶네요 :)
오늘 읽은 챕터가 참으로 좋아 페북의 페이지, 개인 타임라인에도 올리고 내내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내적여정 세미나를 안내하고 있지만 그 결국은 ‘일상’입니다. 영적인 삶은 한적한 곳을 거닐며 좋은 글귀를 읽고 묵상하는 유유자적 한다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내적인 여정은 허구헌날 자기분석과 성찰에 빠져 수염 덥수룩한 나날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에니어그램 번호, 날개 화살로 자기를 규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영성은 지금 여기 일상을 영적 존재로 사는 것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있는 바로 그곳에서 사랑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올 어바웃 러브>의 한 부분입니다.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행동과 실천을 통해, 즉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자신의 영성을 발현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된다. 잭 콘필드는 다음과 같은 통찰력 있는 말을 했다. “우리가 사랑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영적인 스승이 많아도 무용지물이다. 아무리 고귀한 상태에 들고, 아무리 뛰어난 영적 업적을 이루더라도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방식으로 행복할 수 없다면, 또한 진심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주변 사람과 교감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 내적여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부입니다.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방식으로 행복할 수 없다면, 또한 진심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주변 사람과 교감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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