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무기력과 우울감이 오래 가고 있다. 아침 준비하려고 앉았다 무심코 클릭해서 본 영상으로 반짝, 무엇이 들어왔다. 오, 오늘 아침은 이거야. 꾹꾹 눌러 모양을 만들어 토스터에 구운 식빵이다. 눌러 만든 모양에 잼을 채운다. 우울감이 천 리 만 리 달아났다.

 

하트는 제일 먼저 일어난 JP 용이다. 낄낄거리면서 하트를 제작하고 있는데 "손은 씻었어? 코딱지 판 손 아니지?"란다. 완성된 작품에도 감동 한 마디 없이 "어떻게 먹는 거야? 이대로 먹어? 더 발라?"한다.  

스마일은 김현승 몫이다. 신이 나서 굽고 만들고 하는데 뚱한 표정으로 "언제 먹어?"란다. "전체에 다 발라야 하는데 이렇게 주면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하더니 스마일 무시하고 처발처발 해서 덤덤하게 처묵처묵 한다. 

 

다음 타자 부스스한 김채윤 등장. "뭐야? 뭔데?" "보지마, 보지마, 저리 가 있어. 엄마가 다 하면 부를게. 아직 오지마. 일단 너 웃는 얼굴이야, 화난 얼굴이야, 어떤 얼굴 원해?" "화난 얼굴" "오케이! 좀 이따 와." 또 신나게 세 번째 작품을 만들었다. 다 먹고 일어나던 김현승이 식탁 근처 못오는 누나 한 번 쳐다보고 그런다. "엄마, 그렇게까지 할 일이야?"  

아, 진짜 재밌어! 화난 얼굴은 딱 김채윤이다. 그러나 관심 없기는 얘도 마찬가지. 

그래도 셋 중 가장 큰 성의를 보여주었다. 제 취향대로 작품 활동 한 번 해주는 것으로. 조커 느낌도 나고 좋네!

냉담한 가족들, 너희들! 그래도 괜찮아. 사실 나는 내가 재밌으면 돼. 무기력하고 우울한 시간에 재미 하나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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