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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키우는 엄마

시험공부는 애들을 어떻게 만드나?

larinari 2009.06.25 10:00
언젠가 과학 단원평가 30점을 맞고 나서 뻔뻔하게 '엄마 나 공부좀 시켜' 이렇게 대들길래 이번 기말고사에 공부를 좀 시켰습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네 과목을 같이 외우고 문제집 풀고요.

아~ 시험공부 하는 것도 전쟁입니다.
엎드려서 문제집 풀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해가지구

'엄마, 현승이 나가서 못 놀게 해줘. 내가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데 쟤는 학교도 안 다니면서 공부도 안하고 나가서 놀면 내가 얼마나 부럽겠어?' 라는 말이 되는 지 안되는 지 모르겠는 타박을 일삼고...

'엄마, 내가 대단한 거 발견했어. 내가 시험을 국어, 수학, 과학, 사회를 보잖아. 이걸 첫 글자만 따서 이어서 부르면 국수과사가 된다. 으하하하...웃기지?'



시험공부를 시키면서 제일 난감한 과목. 사회 과목! 1,2학년 때 바른생활이라 불리던...
위의 문제를 보면 도대체 정답이 뭘까 싶습니다.
제가 다 답이 있습니다. 교과서에 세 가지 서술형 답이 주어져 있지요.

1. 견학가기 전에 견학지에 미리 연락을 한다.

2. 견학을 할 때는 큰 소리로 떠들지 않고 조용히 한다.
3. 꼭 필요한 질문을 준비하여 질문하다.

이 세 가지를 외우면 저 문제는 맞게 되어 있습니다. 그거야 정말 외우게 하면 되지만 조금만 생각해봐도, 견학하기 전에 연락해서 예약하는 거 필요하지만... 모든 견학지가 다 조용해야 하는 것 아니고, 질문을 몰라서 하는 거지 꼭 필요한 질문을 재다보면 어떻게 질문를 하겠냐고요?

이런 식의 퐝당한 문제가 사회 과목에서는 정말 많고, 시험에 안 틀리려면 그걸 그대로 외우면 되고... 이런 식으로 6년 3년 또 3년을 공부하다보면 생각할 줄 아는 애들 획일화된 정답에 가두기가 딱이겠드라구요.

물론 저는 대충 외우도록 하고, 이건 시험문제에 그렇게 쓰기 위한 거라고, 이런 경우 대부분 니 생각이 맞다고 설명은 했지만 삶과 유리된 교육.... 아, 어렵습니다.


이 문제도 사실 처음에 풀이과정이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이 문제는 8단을 외우면서 푸는 문제더라구요. ㅋㅋㅋ


문제의 의도야 '의식주'를 골라라는 '엄마, 오늘 아빠가 차 갖구 갔어? 주차장에 차 있어?'를 매일 확인할 정도로 걷는 걸 싫어하는 채윤이로서는 'ㄴ'의 자동차는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지요. 그걸 가지고 '넌 틀렸어' 라고 말해야 하는 현실.ㅜㅜ

암튼, 오늘 채윤이는 학기말 평가를 봅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엄마, 나 시험볼 때 기도해도 돼?' 합니다. '그럼, 잘 집중해서 풀게해 주세요. 공부한 내용이 잘 생각나게 해주세요. 기도하고 시험 봐' 했습니다.

아효, 우리 채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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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6.25 10:33 문제는 채윤이가 아니라 채윤이 답이 정답인 걸 모르는 우리 교육계입니다용.
    아니 이제는 선생님들도 좀 이런 답에 두 배의 점수를 보너스로 줘야하는 거 아닙니까.
    채윤이 화이팅입니다.
    아, 그리고 울문지도 한때 그랬답니다.
    그 시험지 보고 좋다고 함께 웃었던 게 우리들이기도 했던 걸 보면 우리도 참 철이 없었던 듯 싶습니다.

    대학교가서 제일 좋았던게 답을 내맘대로 쓸 수 있다는 거였던 거 같아요. 일단 답이 없는 문제들이 종종 나왔으니까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05 털보아저씨께서 외쳐주신 화이팅을 채윤이에게 꼭 전할께요.채윤이가 성격이 긍정적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점수로 스스로를 측정하거나 그래서 비하하지는 않아서 다행인 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대구댁 2009.06.25 11:58 진짜 삶과 유리된 교육... 좀 그렇다요 ㅠ.ㅜ
    제가 아는 미국서 10년간 공부한 초등학생이 있는데 여기와서
    시험문제에 적응하기가 힘들대요 들어보면 정말 그 아이 말이 맞아요
    영어문제도 4가지답을 어느것이나 넣어도 미묘한 차이로 다 쓸 수 있는데
    한국은 꼭 정답을 요구한다면서...
    암튼 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공부할수 있는 멋진 학교현장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07 그런 멋진 학교가 없는 건 아니지만 들어가기가 일단 억수로 어렵고 사립교육이니까 돈이 엄청 많이 든다는 거지요.
    저는 아마 채윤이가 학교공부를 다 마칠 때까지 이런 학교에 다닐 거예요. 그저 이런 곳에서 그나마 좋은 선생님 한 두 번 만나고, 성적으로 자신이나 남을 평가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아이로 격려하며 키우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 프로필사진 hayne 2009.06.25 14:19 채윤이 답 명답이다. 생각은 명쾌하고 답은 거침없고.
    웃음 빵 터졌다네 (미안~ 엄마는 심각한데..)
    근데 25번 정답이 뭘까 궁금하넹.
    아직 나눗셈은 안들어갔을테니 '336 나누기 8' 은 아닐테고 말이지. 어렵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10 저 하나도 안 심각해요. 저도 재밌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답이 덜 나와서 속으로 살짝 '이렇게 채윤이는 적응하는 것인가' 싶으면서 섭섭하기도 한데요...^^

    그러니까 저 풀이과정은 먼저 2곱하기8은 16이므로 일의 자리 6을 남겨두고 10의 자리는 올림한다. 어떤 수와 8을 곱한 것에 10을 더한 수가 330 이므로 8곱하기 4는 32... 그러므로 어떤 수는 4이다.

    요정도?가 정답이죠. 채윤이 말이 딱 맞는거예요. 8단을 외우면 된다!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6.25 15:23 저 웃음 팡 터졌습니다. 엄마는 심각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뭐.. 울 딸도 저런 시절 다 겪고 컸구,
    돌이켜보면 울 딸은 더 심각했었습니다.ㅋㅋ

    거침없고 명쾌한 답에 저두 덩달아 명쾌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11 저도 채점하다가 빵 터졌습니다.ㅎㅎㅎ
    어제 시험보고 와서 자기 모르는 문제가 하나도 없다고 올백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 긍정적인 여인을 어찌해야 좋을지요.^^;
  • 프로필사진 myjay 2009.06.25 18:19 교육을 생각하면 저도 고민이 많이 됩니다.
    특히 저의 중고등학교 시험을 떠올리면 지식을 위한 공부라기보다는
    아이큐 테스트 같았던 많은 문제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이..
    역사 문제의 상당수는 연도 맞추기였는데 과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싶습니다. 참나...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13 아우, 저두요. 3세기인지 4세기인지 근초고왕... 뭐 이런거... 세계사두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기냥 달달 외워야했던게 얼마나 많았는지...

    대학에서 교양시간에 근대사 과목 들은 적이 있는데 의식있는 강사셨어요. 진짜 재밌고 외우려고 안해도 외워지드라구요. 중고딩때 역사를 이렇게 배웠었으면...싶었었지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6.25 21:16 신고 갑자기 이런 교육을 받아왔다는 사실에 응근 열받는데여 ㅋㅋ
    그러면서 갑자기 대학가서도 직장에서도 창의성을 요구하잖아여.
    젊은 애들 사고하는게 너무 똑같다며 비난하시공..

    아무튼 짐 보니까 문제 디따 황당하네여~~~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26 09:15 맞다. 중고딩까지 교육은 저렇게 해놓고 대학이나 직장생활에서는 창의력을 요하고...
    헌데 초딩에서 창의력 문제 나오면 더 황당해. 젤 황당한 건 모든 창의력 문제에도 다 정답류가 있다는 거.
  • 프로필사진 yoom 2009.06.26 09:22 저 지금 저런 교육 받고 고생하구 있어여~
    질문있냐고 해도 뭘 해야할지 몰겠구
    니 의견이 뭐냐구 물어봐두 내 의견이 뭔지 모르겠고..
    그래도 한국에선 꽤 질문하고 의견 냈는데
    영어루 하려니 머리는 백지 입니다 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6.26 09:33 신고 그러면, '제가 원래 아이어뱅큰데요... 영어로 할려니 잘 안나와서 그래요'라고 영어로 말해. 아침은 먹었니?
    윤미 많이 보고싶네.
  • 프로필사진 BlogIcon *yoom* 2009.06.26 09:41 신고 고럼요 아침 안먹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사람입니다 ㅋㅋ
    죽도 먹고 빵도 먹고 지금 또 커피랑 빵이랑 먹고 있어요
    엥겔지수 넘 높아요... ㅎㅎ
    우훗 나도 실시간이당 ㅋㅋ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6.26 10:27 견학 갈땐 막 가면 안된다!!ㅋㅋㅋㅋㅋ
    완전 정답이네요!!!ㅋㅋㅋㅋㅋ
    신실샘 집에 갈때도 막 가면 안된다!!
    어렌이지 해놓고 가면 되죠??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2009.06.26 16:38 미리 연락하고
    큰소리로 말하지 않고 조용히 하고
    질문 준비해가면 되지 않을까?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6.26 19:23 신고 ㅋㅋㅋㅋ 빙고! 정답!
    꼭 필요한 질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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