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失 했던 정신失 엄마가 정신줄 수습하여 붙잡으셨다.
정신을 失 할 때 함께 실종됐던 요리의 신이 다시 강림하셨다.
저녁 준비하는 내내 '도대체 오늘 메뉴가 뭐야? 미역국이야?'
이런 질문을 세 아이(ㅋㅋㅋ)모두 돌아가면서 했다.
그리고 짜잔~하고 고추잡채를 들이미니 간만에 환호성이 터지고
채윤이의 오바스러운 칭찬은 기본 옵션이다.
'역시 우리 엄마는 센스가 있어'
역시 우리 딸은 오바가 있다.
중국음식에 밥을 먹기는 쫌 그렇고...
그렇다고 중식 마지막 코스로 짜장면을 들이대는 건 가정집에서 할 짓이 아닌 거 같고.
아침에 먹다 남은 소고기 미역국에 감자 수제비를 끓였다.
이 언발란스한 메뉴에 우리 도산님 이렇게 감동하실 줄은 몰랐네!
정신실은 없는데 정신실이 만든 김치찌게를 비롯한 음식들이 먹고 싶으면...
아, 이건 슬퍼도 너무 추접스럽게 슬픈거다.ㅋㅋㅋ
맛있는 표정좀 한번 해바바. 했더니
뜬금없이 입술을 앙다물고 귀여운 행세를 하시는 저 표정을 보라.
막 씹으려던 거 그대로 리얼하게 보여주는 리틀 엽기녀도 힐끗,
지가 잘생긴 줄 알고 언제든 표정 관리 제대로 하는 약간 밥맛 없는 애도 껴줬다.
무엇보다 굳이 저렇게 까지 몸을 던지지 않으셔도 되는데 너무 최선을 다하시는 우리 도님! 아까 앙다문 입을 한껏 벌려 오바스럽게 드시는....
박수를 보냅니다. 여보님!
(이 사진, 허락을 득하지 못하고 올리는 거라 난 이 포스팅 후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저는 설거지 안해줘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도님.
물론 뒤에 꼭 따라붙는 말씀이 있다.
'설거지를 해주다니요! 설거지는 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거지요'ㅎㅎㅎ
평소에도 설거지는 아주 좋아라 하시며, 설거지 하면서 묵상도 하시고 그러시는 분.
고추잡채와 수제비를 정말 맛있게 드시고 기분이 좋아지셔서 설거지는 물론 싱크대
배수구까지 칫솔로 싹싹 닦으셨다.
정신失이 정신實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음식, 마음의 환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거시 집밥의 정수 (16) | 2010.08.24 |
---|---|
고장난 신호등 김밥 (21) | 2010.05.07 |
정신줄 고추잡채와 꽃빵 (22) | 2010.04.19 |
마음으로 먹는 밥, 마음으로 하는 밥 (24) | 2010.02.24 |
개망초 볶음밥 (14) | 2010.02.22 |
떡볶이의 귀환 (14) | 2010.02.02 |
-
yoom 2010.04.19 21:18
이게 오늘 저녁에 드신건가부네요..ㅠ
저는 파스타 해먹었는데ㅋㅋ
요리를 배워야지 원...근데 배워도 소용없어요.
어떻게 고추잡채를 1인분만 할 수 있겠어요 ㅠㅠㅠ
게다가 오늘 강준이 네이트온 대화명을 "탕슉 먹을땐 간장 먼저 찍고 쏘스 찍어 먹어염" 써놨길래 진짜 그게 더 맛있냐고 물어보니깐 차원이 다르다고 하데여?
ㅠㅠ
그거 보고 귀국준비 다요뜨 하던데다가 오늘은 점심시간에 필라테스 하는 날인데
빈속에 깊은 호흡 하시며 필라테스 하고 약간의 현기증 증세를 보여서 눈앞에 탕슉이
날아다녔다는...
금욜엔 중국집 가자고 옆 언니에게 졸랐어요 ㅋㅋ -
-
hs 2010.04.21 08:22
^^ 오늘도 미소를 자아내는 포스팅~!
가족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작품을 만드는 느낌이 듭니다.^^
감자 수제비.
저거 입맛이 땡기게 만드는데요? ^*^ -
쏭R 2010.04.21 10:08
오.. 고추잡채 *.* 맛있겠당~
입에 넣으시는 귀엽게 맛있는 온가족 표정ㅋㅋ 너무 보기좋으네효!! ㅋㅋ특히 강도사님 표정이 압권이심..^^;; 저 채윤이랑 저 표정 같이하고 사진한번 찍게해주세염ㅋ 고추잡채 먹을때만 나온다죠??ㅋㅋㅋㅋ 다시말함 고추잡채 먹고싶다는...;;ㅋㅋ-
D 2010.04.21 10:57
사실 저는.........
클럽에서 한번도 해물떡찜 먹고 싶다고 표현한 적은 없었는데 ㅠㅠ
은혜언니도 먹으러 가자 하공
사모님도 메뉴는 이거다! 라고 하시공 헉
그저 홀리 게시판에 우래기들이 활달하게 먹고싶다고 써놓은 것 뿐이에요:p
아니 뭐 저도 싫어하진 않는 음식인데
내시경 이후로 매운거 피하고 있거든요 ㅎ_ㅋ
그래도 목자모임에서 주시면 먹습니다
음식에 들어간 사랑이 음식에 뿌려진 청양고추를 이길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희 이번주 목장모임에서도
(애들 여기까지 안들어오겠됴?ㅋㅋ)
해물떡찜 먹으러가자고 여론이 조성되는거
약간 모른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었어요 사실ㅋㅋㅋㅋㅋ
근데 항석오빠가 떡볶이를 10인분 주셔서
그걸로 우래기들 완전 싱글벙글
사랑부 다녀온 팀이 빵도 주고 저도 간식 사갔던터라
완전 풍족하게 먹었어요ㅋㅋ
아이고 다 먹는얘기뿐..
저 오늘 시험은 다 끝났는데 이따가 2시에 총학생회에서 간식 배부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학교에 남아있습니다ㅋㅋㅋ 배고프네효
-
MYJAY 2010.04.21 12:03
도사님 넘 웃겨요. 많이 발전하신 듯...^^
사모님 블로그의 묘미 중 하나는 진지하신 도사님의 변천사를 보는 것입니다.
이참에 도사님께도 안부 전합니다.
설거지하면서 저도 묵상 많이 했습니다.
더러운 식기들이 뽀드득 할 정도로 깨끗해지게 만들 땐
복음의 현현을 느끼기도 했죠.ㅋ
하지만 지금은 주부습진은 아니고 알러지가 심해져서 설거지 안합니다.
대신 걸레질과 빨래로 주종목을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