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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

책 읽는 그녀

larinari 2008. 1. 30. 10:39

그녀가 사는 집에는 온통 책이 널려 있습니다. 거실에도 방에도 쌓여있는 것이 책이고, 발에 걸리는 것이 책입니다. 그녀의 부모는, 특히 그녀의 아버지의 손에서는 항상 책이 떠나지 않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애들 독서습관은 부모가 보여주는 게 최고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애들은 자연스레 책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라고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책을 읽겠다고 잡으면 10분을 못 버팁니다. 할머니 표현으로 한다면 그녀가 책을 잡고 앉아 있으면 '똥구멍에서 송곳질'을 해서 오래 버틸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암튼, 그런 그녀가 한 번 잡으면 30분은 읽어대는 책이 있으니......

이름하여 '한영교회 요람' 입니다.

읽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꾸 읽다보니 외워지기까지 합니다. 어느 날 교회 앞에 어느 아파트를 지나치는데 아파트 이름을 읽은 그녀가 소리쳤습니다. "엇! 송택호 할어버지 사시는 아파트다" 이러십니다. 송택호 집사님은 할아버지가 아니신데 교회요람에서 보면서 할아버지라고 생각이 됐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사시는 아파트까지 외울 정도입니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여보! 김지숙전도사님 목자하나?" 라고 제가 물었는데 저의 여보는 "글쎄..." 하고 모르십니다. 그때 그녀가 대답합니다. "하셔! 산돌목장!" "그런데 엄마 양수샘은 목장이 없어진 거 같애. 정찬형 선생님이 목짠데 정찬형선생님이 다른 교회 가셨잖아. 그래서 목자가 없어. 제명쌤하고 유나쌤은 같은 목장인데 민종쌤이 목자야" 뭐 줄줄이 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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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한 지 얼마 안되는 부목사님의 신상을 파악하여 요람 '교역자란'에 꼼꼼히 적어 놓았습니다. 사모님 성함은 이거 보고 알았습니다. 수요예배 가서 놀다가 목사님 딸에게 엄마 이름을 물어봐서 외워오는 정도의 열심이 있는 것이죠. '길동시'는 또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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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장의 요람입니다. 목장을 옮기느라 요람에서 빠진 의진이네를 살뜰히 챙겨 적어 놓았습니다. 해가 바뀌어 아이들이 한 살씩 더 먹었기 때문에 아이들 옆 괄호 안에 나이를 고쳤습니다. 압권은 저기 병준이 밑에 '지주'라고 써 있는 아이입니다. 병준이가 최근 여동생을 봤는데 이름 얘기를 하면서 목장에서 '지수' 어떠냐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그 얘기를 어떻게 줏어 듣고는 나름대로 '지수'라고 이름을 올리고 싶었는데 한글이 여전히 잘 안되다 보니 실수가 많습니다. '지주'ㅋㅋㅋ

가장 황당한 건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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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나와있는 부분에 영락없이 채윤, 현승 밑에 '채린'이라는 셋째가 올라와 있다는 거. 얘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앤지를 모르겠습니다. 어떨 때 보면 생각이 어른처럼 말짱하고, 어떨 때보면 쬐금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채린이에 대한 바램은.... 글쎄, 엄마가 불혹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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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 프로필사진 hayne 2008.01.30 10:48 푸하~ 이 글 보고 뒤집어졌다.
    이런애가 여기두 있구나.. 우리집에만 있는줄 알았거든.
    생전 책 안보는 애가 뭔가 넘 열심히 보기에 웬일 하고 보면 요람. 그리도 앨범들..
    그래두 채윤이가 한 수 위네. 우린 저렇게 요람을 수정하는 일은 없거든 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06 둘이 언제 만나서 '한영교회 요람을 읽고'란 주제로
    북쉐어링을 함 해야겠어요.ㅎㅎㅎ
    오늘 드뎌 님이 오시는 날이요?
    설레시죠?^^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8.01.30 12:07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한 딸이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누군가 열심히 보고 있던 소설책이 생각납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죠.
    "요즘 소설은 너무 난해해. 등장 인물은 무수히 많은데 줄거리가 없어, 줄거리가."
    무슨 소설인가 봤더니 전화번호부였습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07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항상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고, 특히 사람들에게 향하고요.
    전화번호부 한 번 안겨줘 봐야겠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 forest 2008.01.30 12:24 우와~ 재미난 따님에 재미난 어머님이셔요~
    보통 뭔 짓이냐며 무시할텐데 재미나게 글로 엮으시고.

    어릴적에 책을 끼고 살던 우리 따님은 요즘 일본 드라마만 끼고 삽니다.ㅋㅋ
    그니까 어릴적 뭐 했다는 얘기들.. 다 소용없슴다~
    뭐든 재미나게 제 것으로 만드는 신비한 능력, 그것이 중요한거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08 아우~ 그렇게 해서 외국어 하나를 자기 껄로 만든 게 어디예요. 그거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은데요.
    어릴 적 끼고 읽었던 독서의 내공에서 나온 언어능력 아닐까요? 아~ 언어능력은 거의 타고난 거겠거낭...^^
  • 프로필사진 h s 2008.01.30 13:15 와~!
    정말 예삿일이 아니네......^^
    한가지 한가지가 모두 재밌는 뉴스감이네요.

    졸지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할아버지가 되신 송택호 할아버지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 아마 채윤이를 번쩍 안아 줄겁니다.
    자신과 사는 아파트를 기억해 주고 있는 사실이 어디 보통 일인가요?

    나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있을라나?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25 송택호 할아버지한테 일르지 마세요.
    제가 물어봤더니 '드레스 주신 집사님'인 거는 알고 요람 내용을 모르는 것 같애요. 그러더니 바로 요람 갖고와서 뒤지기 시작하는데요...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유나뽕!!★ 2008.01.30 15:13 대단해요 대단해요~ㅋㅋㅋ
    애들이 자기가 좋아하는거 집착(?) 하는거 하나씩은 꼭 있는듯 ㅋ

    제동생도 어렸을때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자동차이름을 줄줄줄줄 외웠어요 ㅎㅎ

    근데 양수쌤네 목장은 정찬형목자님이 계속 계시는데;;ㅎㅎ

    ㅎㅎ

    ㅆ ㅏ모니이이이임~~ㅋㅋ
    저도 채린이가 보고시파요~ㅋㅋㅋ>ㅁ<//♡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09 내가 채윤이한테 일러줄께.
    목자가 바꼈나 알아보고 지금 찬형이네 목장 목자를 바꿔서 올릴 참이야. 채윤이는...ㅎㅎㅎ

    채린이는....음.....모......
  • 프로필사진 하늘물결 2008.01.31 09:45 제 조카애는 어릴때 그렇게 지하철 노선도를 외워서, 어른들하고 내기를 해도 다 이겼습니다.
    별난 아이라고 놀리긴 해도 그 사실에 크게 주목하지 못했는데,
    자라면서, 지금 중3인데, 약간 영재끼(?)가 있어요.
    그 형이 과학고에 갔는데, 얘도 과학고를 준비중이거든요.

    아마 채윤이도 영재끼(?)가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이런말 하면 엄마들 좋아하고 그러는데...^:^
    .
    .
    .

    이제 기운 다 차리셨나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13 저는 딸의 분수를 잘 아는 엄마라서 '영재끼' 라는 말에 그리 현혹되지는 않사오나...
    하늘물결님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오신지 느껴져서 200배로 좋아하겠습니다.ㅎㅎㅎ

    기운 차렸어요!^^ 아자 아자!

    늘 모산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의 교회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아름답게 지어져가는 과정이 될 것을 믿으면서요.
  • 프로필사진 미세스 리 2008.01.31 14:52 ㅋㅋㅋ
    내가 유치원때쯤..
    엄마, 아빠 찾는 전화오면 목소리만 듣고 누구신지 알아맞추고..
    어느집 애들이 이름이 뭐고 나이가 몇살이지 다 꿰고 있어서..
    엄마, 아빠 동창들 사이에서 화제였는데..ㅎㅎㅎ

    말하기 시작하기부터 친척들 호칭과 서열을 줄줄 꿰셨다는 신실 어린이에서..
    목소리로 사람 맞추는 지희 어린이로 이어진 피가..
    이제 요람 외우는 채윤 어린이한테까지..ㅋㅋㅋ

    채린이에 대한 바램..
    불혹이 훨씬 넘어 멋진 삼촌을 낳아주신 할머니 뒤를 이어..
    고모가 셋째를 낳으셔야할 듯..ㅎㅎ

    정 힘드시다면..
    제가 딸을 낳아 이름을 채린이로 지어서 채윤이 소원풀이 해줘야겠어요 ^^
    헉.. 근데 그렇게되면 동생이 아니라 조카네요 @.@
    이름도 김채린이 아닌 박채린이고..

    음..
    아무래도 채린이를 낳으셔야할 듯..
    저도 나이 31살에 새 여동생 보고싶네요 푸히히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1.31 11:11 박채린! 잘 어울린다.
    이름 줄께. 가져가라.
    사실 삼촌이 딸을 낳았으면 '채린이'라고 할라 했었는데 말이다.
    아~ 그러면 나는 채린이 엄마가 아니라 채린이 할머니가 되는거구나. 헉!

    암튼 올해는 고모가 '채린이 할머니' 되는 거 기대해도 되는거냠?ㅎㅎㅎ
  • 프로필사진 나무 2008.01.31 16:26 채린이라~~ 채윤이는 진짜 재치만점 센스만점 아가씨 ^^ 사모님 심각하게 생각해보세요 요람에까지 벌써 이름을 올려놨다는건...^0^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8.02.01 10:12 내가아~ 별로 생각이 없다고 저번에 주안이랑 혜린이 보니깐 채린이 생각이 많이 나더리나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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