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냄새(보다는), 향(이 낫겠네)에 자극되어 끌려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혼신을 다한 수련회를 마치고 봉사자들과 함께 맛있는 식사까지 미션 클리어!
한 남편의 몸이 가렵기 시작,
회장실인지 화장실인지에서 회장님인지 화장님이 자꾸 부르기 시작.
장염이다.
손가락 하나에는 염증이 생겨서 팅팅 부었다.
남탓 할 줄 모르는 탓이유?
한 번씩 호되게, 총체적으로 몸의 환란을 겪곤한다.
5년여 전에 현승이가 '아빠, 그거 열재앙애이야. 열재앙이야' 하던 일이 생각났다.
흰죽을 먹어야 한대서 흰죽을 끓였다.
엄마한테 배운대로 흰죽을 하얗게 주지 않고 꼭 부추를 넣게 된다.
다 된 흰죽에 쫑쫑 다진 부추를 한줌 넣어 섞는데
쌀이 탄수화물과 부추가 어우러져 어린시절 그 향이 난다.
엄마가 보고싶다.
다시는 주방에 서서 뭔가 만들 수 없는 엄마.
냉장고에서 반찬 그릇 꺼내는 것도 혼자 맡길 수 없는 엄마.
엄마의 요리하는 손을 그렇게 힘을 잃었지만
엄마가 가르쳐준 초록색 흰죽은 내 기억에, 내 레시피에 남아 있다.
아플 때마다 엄마가 해줬던 부추 넣은 흰죽에서 올라오던 뜨거운 향은 치유이다.
전통있는 치유의 음식 초록색 흰죽이 남편 몸과 영혼에 힘을 불어 넣었으면.
엄마 생각,
남편 생각,
내 어릴 적 생각에 자꾸 울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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