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임에서 특급 요리사님께서 만들어오신 어향육사라는 요리이다.

맛있게 먹고 레시피까지 얻어서 만들어 보았다.

그날 감동하며 먹었던 맛이 아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살짝 삐꾸.

그래서 '어향육사' 아닌 '어???향육사'임.

친구들과 점심 약속이 있는 토요일이었는데 모임 나가기 전에 부랴부랴 만들었다.

이제 매주일 설교를 하게 된 남편 님을 위해서이다. 

토요일 하루는 셀프 감금 상태로 고독한 시간을 보낸다.

진짬뽕도 있고, 신라면도 있고, 집 옆 국수집도 있고.

평소 같으면 '점심 알아서들 해결해' 맘 편이 나갔을 터인데.

설교 준비하는 분에게 그런 걸 먹이면 벌 받을 것 같아서 말이다.

기도 시간에 눈 뜬 애들하고 같은 열차 타고 지옥 가는 것 아닐까 두려워 정성스레 밥을 했다.

게다가 남편이 지난 주 설교에서

'저는 주부가 정성스레 밥을 짓고 따뜻한 국 한 그릇 끓이는 심정으로 설교를 준비하겠습니다' 했는데.

그 말이 왜 자꾸 생각이 나는지.

점심으로 라면을 먹게 하면 설교에서 MSG가 검출될까 싶어서.


기분 좋은 부녀가 식탁 앞에서 기타와 우크렐레로 에헤라디야~ 풍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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