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가지, 감자가 풍성한 철이다.

 

감자 역시 제철이라 싸고 흔해서 많이 사랑해주고 있다. 감자 샐러드, 그냥 찐 감자, 감자 버터구이, 감자 피자... 그리고 이번엔 감자밥을 해봤다. 압력솥 뚜껑을 열고 "이게 뭐야?" 하는 남편에게 "감자밥!" 했더니 "애들이 이걸 먹겠어?" 한다. 비관이 일상인 남자 가트니라구! "(속닥속닥) 나만 믿어." 하고 밥상을 차렸다.

 

아니나 다를까. "우웻, 이게 모야? 밥이 왜 이래?" 한다. "감자밥이야. 야, 이수근이 나홀로 이식당에서 했던 그 감자밥이야. 일단 한 번 잡솨봐!" 했더니 일단 한 입 씩들 뜨셨는데. 사실 한 입 넣으면 끝이다. 맛있으니까. 다만 색 조절 실패는 인정한다. 흰 밥에 노란 감자가 딱인데, 건강한 탄수화물을 포기하지 못하여 밥 색깔이 저 모양이다. 

 

증말 아이들 키우면서 예능 프로에 큰 감사드린다. 수년 전, 아이들 어릴 때 겨울 제주 여행 갔을 때다. 어리다고 하지만 약간 말 안 듣기 시작한 3.5춘기 때였다. '말 안 듣기'와 '걷기 싫어하기'는 비슷하게 같이 온다. 여행 중에 어디를 가지고 해도 시큰둥. 어디 명소에 가서도 차에 있겠다고 나자빠지는데 아주 꼴 비기 싫어서 죽을 뻔했던 기억. 그런 시절이었는데... 그 겨울 제주 여행은 활기차고 행복했다. 당시 초딩들 최애 예능이었던 '런닝맨' 촬영지를 골라 다녔더니 아주 그냥 뛰고 날고 했었다.

 

다 컸다고 하지만 초딩 관성 분명히 남아 있고, 거기 힘 입어 감자밥을 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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