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둘째 주일이 되어서야 초에 불을 붙였다. 유리병에 담긴 대림초를 12월이 되기 전 벌써 사뒀는데 이제야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다. 논문심사와 연구소 특강, 그 사이 독감을 끼어들어 체력 정신력 영력을 끌어올려 지낸 한 주를 마치고. 내적 여정 마지막 강의까지 마친 토요일 밤에 결국 대림초를 켰다.

  

 

올해는 틀렸구나. 이 예쁜 대림초는 내년에 써야겠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하필 또 크리스마스 선인장이 꽃을 피웠지 뭔가! 대림시기에 꽃을 피워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딱 맞춰 활짝 꽃을 피웠다. "어, 꽃 피려고 하네!"  JP가 내 노트북 옆에 이 화분을 떡 갖다 놓고 나간 것이다. 

 

 

어느 대림절의 기다림이 슬프지 않았냐만은, 어느 기다림이 간절하지 않았냐 만은. 다시 가난해진 마음으로 대림의 불을 밝히고 기다린다. 이미 오셨고, 지금도 오고 계시며, 반드시 다시 오실 내 님을 기다린다. 올해 대림 나의 예수님은 지켜드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무력하고 무력한 아기이다. 진정한 어른, 커다란 품의 어른이 되어 아기로 오시는 예수님을 따스하게 품어드리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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