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싸울 때, 이론으로는 알겠지만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참 어렵다.
채윤이는 특히 지 사촌들하고 잘 싸운다. 일곱 살짜리 언니와 채윤이보다 한 달 늦은 동생 둘이 가끔 집에 오는데..... 채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보니 자연히 싸움이 있게된다.

어렸을 때부터 애들이 잘 하는 애기. '내꼬야~' 난 이 말이 너무 싫었다. 지껄 가지고 그러는 것 뿐 아니라 뻔히 아는 남의 물건을 가지고 '내꺼야' 하고 우기는 거 말이다. 채윤이가 이러면 나는 심하다 싶게 바보 취급을 했다. '이거 니껀 거 누가 몰라? 니꺼 맞어?' 하고 차겁게 말하거나,
남의 장난감 가지로 자기 꺼라고 우기면 '아냐~ 니 꺼 아냐. 무슨 소리야?'하면서 거의 바뵈 취급을 했다. 그리고 나서는 말을 거들어 주지를 않았다.

암튼, 그런 식으로 지 사촌들과 싸우는데 지난 토요일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채윤이가 평소에는 잘 타지도 않는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싸우는데....
무조건 양보하라고 하는 것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타고 있는 걸 뺏어 줄 수는 더더욱 안 되는 일이고....

속이 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채윤이를 차분히 달랬다. '채윤아! 너 속상한 거 알겠는데... '언니 타!'하고 주면 니 기분이 좋아져. 계속 니꺼라고 고집만 부리면 너만 속상해! 한 번 말해봐. 기분좋게 '언니! 내 자동차 언니가 타! 이렇게 말 해봐'
다행히 채윤이가 자기 감정 수습하고 기꺼이 포기했고 채윤이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남편과 이 일을 가지고 얘기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뭐든 붙들고 있을 때는 지키기 위해서 불안하고 미워하게 되고 그렇다. 그러나 다 놓아버리면 내가 행복해진다. 그걸 가르치고 싶었는데......엄마가 쫌 오버한 건가?


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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