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 김채윤, 현승이의 누나는 자타 공인 사춘기 돌입이다.
그런데, 현승이의 갑작스러운 진단.


엄마, 누나 사춘기 아니다. 사춘기 척하는 거야.
내가 생각해 보니까 어린인 지 아닌 지 아는 방법이 있는데 '놀이터다!' 이렇게 해보면 돼.
그럴 때 '어디, 어디? 놀이터 어디?' 이러면 애들이고,
'놀이터다!' 그렇게 해도 상관도 안 쓰고(상관을 쓰다 ㅋㅋ) 그냥 딴 데 보고 그러면 어린이 아닌 거야.
그런데 누나는 놀이터 있다고 하면 '어디, 어디?' 막 그래. 누나 아직 사춘기 아니야. 어린이야.


듣고 보니 그럴 듯 함. 낮에 저러고 노는 걸 보니 현승이 진단이 더욱 신빙성 있게 다가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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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전교인 체육대회 갔다 온 저녁에) 엄마, 아까 낮에 본 ㅇㅇㅇ장로님 얼굴이 자꾸 생각나. 표정이 너무 슬퍼보였어. 삐에로 공연이 웃겨서 다 웃었거든. 어른들도 다 웃었어. 진짜야. 그런데 장로님만 이렇게 슬픈 표정으로 쳐다봤어. 생각을 안하려고 해도 자꾸 생각나고 마음이 쓰여.

이렇게.

'슬픔, 외로움'의 정서를 유난히 민감하게 느끼는 현승이가 비 오는 날 바이올린을 연주합니다. 이 낑깡낑깡 이 어설픈 소리가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와 앉네요. 그것 참.

 

                                                                                                             2012/06/30

 

 

 

"우헤헤헤.... 엄마, 갑자기 웃긴 말이 생각났는데....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시라는 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어른들은 너무 웃긴 말을 해. 차린 건 없다. 많이 먹어라. 이게 뭐야? 우헤헤헤... 웃기지? 어른들은 정말 웃긴 거 같애. 지난 번에 아빠 목사 안수 받았을 때도 웃겼지? 목사님이 됐는데 왜 사람들이 돈을 줘? 난 아직도 그게 너무 이해가 안 되고 웃겨. 엄만 안 웃겨? 으헤헤헤....자꾸 생각해도 웃겨"

라는 어린이 현승이(가 독서 중).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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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여름 수련회와 맞바꾼 책 한 권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여름 수련회 3박4일로 1년 영발 다 채운다.'는 생각으로 수련회에 목숨 걸던 청년이었지요. 그러나 그 해에는 정말 수련회를 가기가 싫었습니다.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그 해 새로 오신 대학 청년부 목사님의 설교를 3박4일 내내 들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평소 <시사저널> 같은 잡지를 읽으면 영이 악해진다며 설교단 위에서 말씀하셨고, 그 순간 제 가방엔 시사저널이 들어 있었었죠. 일주일에 한 번 듣기도 힘든 목사님의 설교였으니까 1년의 신앙 농사를 망친다 해도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아끼던 모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 그래도 가야한다' 라며 설득하셨고, 무엇보다 제 맘에는 '사실 이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잘못된 선택이다.' 라는 목소리가 크게 울렸습니다. 그 때 유일하게 제 손을 들어주신 분이 계십니다. 대학 청년부를 지도하시다 고등부로 내려가신 전도사님이셨죠. '그래, 그렇다면 수련회 올라가지 마라. 대신 특별한 마음으로 3박4일을 보내라' 하셨습니다. 특별하게 보내라는 3박4일은 성경 일독도 아니고, 금식기도도 아니고 하다못해 신앙서적 몇 권을 읽으라는 말씀도 아니었습니다. <논리와 비판적 사고> 바로 (이 책을 먹으라! 아니고) 읽으라 하셨습니다.

 

목사의 딸로 자란 저는 수많은 당위의 세례를 받고 자랐습니다. '해야만 한다. 옳다/틀렸다. 하나님이 기뻐하신다/하나님 뜻이 아니다' 이런 내면의 메시지가 가득한 제 기억의 저장고에는 '온전히 받아들여진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경험이 없는 것 아니겠지요. 경험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이겠지요). 1991년 여름, '그래 그러면 가지마라' 하셨던 전도사님의 말씀이 제 일생에 잊히지 않는 '지지와 격려'입니다. 제 안 밖에서 '당위'의 소리만 들를 때, 제 깊은 바람을 들어주신 기억이니까요. 이때로부터 저는 이 분의 말씀은 제게 '팥으로 쑨 메주'가 되었습니다.

 

제 이름이 새겨진 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즘 '실감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가당치 않은 일이다.' 라는 뜻을 포함합니다. 저보다 글 잘 쓰는 분들이 페북 친구 중에서도 수두룩합니다. 저는 말하자면... (글 쓰는 걸 좋아하기 보다는) 글쓰기에 겁을 안낸다는 것과 얄팍한 말장난 기술이 있는 정도입니다. '팥으로 쑨 메주'가 되신 전도사님의 말씀이 이런 저를 '글 잘 쓰는 제자'로 계속해서 불러주셨습니다. 정말로 제가 팥으로 쑨 메주가 된 것입니다. 주보에 쓴 어쭙잖은 글에 '물고기가 파닥거리는 것 같다'고 하신 칭찬이 끝없이 제 자존감을 끌어올린 세월이었습니다.

 

높은 책꽂이가 앞을 딱 막고 있던 책상 앞에서 수련회 하던 마음으로 400여 페이지의 논리학 책을 큐티하듯 읽었던 그 여름이 많이 생각납니다. 당위와 비판의 메시지가 들끓는 내면으로 겉으로는 착하고 믿음 좋은 청년으로 살던 제게 한 번의 치유가 일어났던 3박4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여름이 없었다면 <오우 연애>는 세상에 나올 수 없는 것이었네요. 그래서 전도사님께 '감사'라는 말은 턱 없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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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인생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크고 작은 짐들을 지고 간다. 그 삶의 무게들이 점점 무거워질 때, 잠시 앉아 쉬어가는 벤치처럼 우리 가족에게는 '이야기 정거장'이 있다. 아이들 중 하나로부터 시작하여 네 식구를 모두 쉼의 벤치에 앉히고 마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 정거장. 잠시 이야기 정거장에 멈췄다 일어나면 어느 덧 삶의 무게감은 덜어지고, 일상의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크로스로 연재 '정신실의 일상愛' 세 번째 글입니다.

 

 

 

글은 그 동네로 가서 읽자구요.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469

 

 

 

 

인터넷 서점 한 두 군데에 책이 걸려있습니다.
( 예스24 → http://www.yes24.com/24/goods/7225435?scode=032&OzSrank=1)

다음 주에 공식적으로 서점에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제 검색을 해보니 슬그머니 제 발로 기어 나와 좌판에 깔려 있구만요.^^  많은 성원 보내주십쇼. 굽신굽신. (사서 읽고, 사서 선물하고.... 이러면 참 좋겠다. ㅎㅎㅎ)

당분간 (뽐뿌뽐뿌뽐뿌뽐뿌) 뽐뿌질 좀 하겠습니다.
전에 대놓고 자기 책 홍보하는 사람을 밥맛이라며 정죄했던 것을 회개합니다.ㅋㅋㅋ
음.... 앞으로 막 홍보할거고,
연말 쯤에는 진지하게 '올해의 책'을 선정하면서 2위 쯤에 제 책을 넣어볼까 하는 전략도 가지고 있음을 살짝 알려드립니다.(풉!)


오늘은 차례 한 번 공개해보겠습니다.
감각 돋지요? (풉)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편지를 시작하며

1. 연애 언제 시작할까?
2. 필(feel)이 팍 왔어! 어쩔 거냐고?
3.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작업
4. 저자세 고자세도 아닌 정자세로 거절당하기
5. 너 외로움이지? 맞지?
6. 비신자와 결혼 말고요, 데이트도 안돼요?
7. 사모가 되겠어요. 아니, 사모만은 싫어요
8. 뭐 하는 남자야? 돈은 좀 번대?
9. 따스한 따스한 가정 희망 주신 것 감사
10. 아, 로맨틱하고 디피컬트한 우리들의 성 이야기
11. 키스하는 놈, 더 하는 놈, 참는 놈
12. 문자 씹는 남친, 집착 말고 사랑하기
13. 매력녀 되기, 왕도가 있다? 없다?
14. 싸우라! 동물농장과 쥐라기 공원이 오기 전
15. 연애냐 진로냐? 결혼이냐 일이냐?
16. 연애당 양다리들에게 고함
17. 돌연한 헤어짐, 하나님 앞에서 울다
18. 스킨십의 추억'죄'와 '죄책감' 사이
19. '결혼 적령기 기차' 나를 지나치고 있어요
20. No를 No로, Yes를 Yes로 받는 아름다움
21. 커플끼리 신앙 공동체 되기, 왜 못해? 왜 안 해?
22. 선배 언니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세속의 결혼으로!"
23. 시작하는 부부에게

 

*** 애정하는 알라딘에도 떴네요.
<오우연애>로 검색하면 안나오고 <오우~연애>로 검색해야 낚이는군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2103294&start=s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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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먹을거리를 맡은 자로서의 남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는) 꽤 진지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하면서 그저 '먹고 살자'고가 아니라 '잘 먹고, 잘 살자' 하는 의식은 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유기농이나 신선한 재료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유기농 이퀄 비싼 것' 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좋은 재료는 내가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전에 집에서 목장모임을 자주 할 때는 '조금 시들해도 싸고 많이 주는 것'을 찾아 매의 눈을 하고 장을 보던 기억이다. 여하튼, 좋은 상품 내지는 유기농 농산물에 눈길을 주는 적이 잘 없다.

 

 

착한 크리스천 콤플렉스일까? '너무 우리만 잘 먹는 건 아닐까?'하는 불편함은 늘 있다. 젊을 때 배운 로잔언약에서 '지금 당신이 가진 두 벌의 외투 중 한 벌을 거리에서 떨고 있는 형제의 것이다' 이런 비슷한 문구가 가슴에 살아 있어서일까? 나눌 수 있다면 더 많이 나눠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있다. 그래서 늘 '사회적 기업'이나 '공정무역' 이런 용어들에는 귀가 솔깃한다. 커피는 가급적 공정무역 생두를 사서 볶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외에 내 소비에 '나눔의 의미'를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의 본론! 이런 내게 딱 맞는 소비를 찾았다.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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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사면 내가 사는 바로 그 오이로 현물기부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오이 한 박스를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좋은 생각을 가진 후배가 하는 일이니까 가끔 사줘야겠다'는 정도였다. 첫 상품이 오이고, 오이가 몇 박스 팔리자 바로 '문턱 없는 밥집, 다래식당'과
과 '동자동 사랑방'에 기부되었나보다.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오이가 어딘가의 이름 모르는 이웃에게 나눠져 함께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오이가 그냥 오이가 아닌 것이다. 어차피 사서 먹어야 한다면 여기서 사먹기로 했다. 여기 올라오는 상품 위주로 먹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학교급식도 아니고... 식단표대로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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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탁이 어느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연결되고, 우리 집 같은 마음으로 나눔을 지향하는 어느 집 식탁과 연결된다니 이 얼마나 맛있는, 살맛나는 이야기인가? 오이 한 박스 사서 일단 그냥 우적우적 먹고, 친정에 몇 개 보내고, 바로 무쳐먹고, 간장에 장아찌도 담갔다. 공생소비로 연결되는 식탁들이 많아졌으며 싶다. 그래서, 앞으로 누구도 시키지 않은 '비라클 영업이사' 업무를 좀 해볼까 한다.

여기! ↓

http://www.bera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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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아닌 어느 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여기에서 느끼는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을까?


'언젠가는 더 나아질거야.
이것만 달라진다면,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말이야'
부족한대로 미완의 상태로 지금 여기의 타인을 받아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누구보다 현재의 나를 부족한대로 용납하기란.


더 잘해야지.
더 친절해야지.
더 도움이 되어야지.
더 참았어야지.
더 현명해야지.
더 명랑해야지.
더 쿨해야지.
더 겸손해야지.


그렇지 못한 현재의 나를 받아주는 것보다 더 큰 과제가 어디 있겠는가.
나 자신 뿐 아니라 내가 발딛고 서 있는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을 통제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 거룩한 현재를 사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으랴.

(여름밤 마포나루에는 언제 찾아가도 늘 '거룩한 현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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