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님 커피 한 잔 주세요_에니어그램과 함께하는 내적여정18


 
받는사람
   육미                                                             
  참조사람   일경, 이석, 삼진, 사라, 오필, 칠규, 팔수, 구민


내 안의 유형이 한두 개가 아니에요
육미로 시작한 유형 이야기가 사라까지 해서 다 끝났구나. 궁금하던 것들이 조금 풀렸니? 유형 설명을 들을수록 더 헛갈린다는 뒷담화들이 내 귀에까지 들리던데. 이런 명강의를 듣고도 헛갈린단 말이냐!^^ 이런 혼란이니? '분명 난 7유형인데 가만히 듣다 보니 성공지향적 3유형도 내 얘기 같고, 남을 돕는 것으로 인정받으려는 2유형의 모습도 내 안에 있고, 매사에 근심걱정인 6유형도 딱 내 얘기네!' '어, 내가 5유형이라는데 9유형처럼 갈등을 피해 뒤로 한 걸음 물러서기도 하고,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려고도 하는데… 나 정말 5유형이 맞는 거야? 역시 사람을 아홉 개 틀에 맞춰 넣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야.' 기타 등등….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서 1, 2, 3…9유형이 다 있지? 어, 그럼 내가 바로 그 다중이?
각 유형의 생존방식은 무의식 차원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성격유형을 찾는 일이 그리 쉽진 않아. 그러니 이건지 저건지 헛갈려서 당장에 유형이 찾아지지 않는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어. 에니어그램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 방식에 숨겨둔 의도를 혹시 알겠니? 모두 한자리에 모아서 일사천리로 설명하고 질문지를 통해서 번호를 찾아 찍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일 거야. 물론 나도 가끔 '이 녀석들 빨리 잘 알아듣고 자신의 유형을 인정하면 좋겠다' 싶어서 조바심이 나기도 해. 그러나 내가 조바심을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알고 있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이 여정의 진짜 보물은 골인지점이 아니라 거기까지 찾아가는 길 위에 있기 때문이야.

 


'날개'는 무엇인가
자, 이제 자신의 유형을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인 '날개'에 대해서 알아보자. 날개에 대한 이해는 자신의 성격을 좀 더 명확하게 보게 해줘. 또 같은 유형이라도 많이 달라 보이는 이유 역시 날개의 선택에 있어. 날개는 자신의 유형 양쪽 옆에 있는 성격유형을 말해. 6번의 날개는 5번과 7번이고, 1번의 날개는 9번과 2번이 되겠지. 두 날개는 우리의 '느낌'과 '행동'에 영향을 미쳐. (자신의 본래 유형은 '동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 기억하지?) 날개는 대체로 20대 후반에 하나가 펼쳐져 굳어진다고 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의 주된 날개를 갖게 되는데 주로 쓰는 날개에 따라 같은 유형이라도 크게 달라 보이는 거야. 예컨대, 6번 날개를 가진 5번은 의심이 많고 분석적인 반면, 4번 날개를 가진 5번은 좀 더 정서적이고 화려해 보이지. 또 날개를 펼쳐 쓰더라도 그 날개에서 가져다 쓰는 면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번호 백 사람 안에 100개의 유형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거야. 그리고 세상을 대할 때 자신의 실제 유형보다 날개의 성격을 내보이기도 해. 이것도 번호가 헛갈리는 이유 중 하나겠지.

'날개'는 무슨 역할을 하는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자신의 성격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알게 돼. 관계의 문제가 갑자기 크게 불거진다든지 할 때일 거야. 이웃해 있는 성격을 보면 내가 고착돼 있는 유형과 반대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갈등이 찾아온 갈림길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이웃유형의 성격을 자신도 모르게 발달시키게 되는데 이것이 날개야. 각 유형별로 보자.
이하 유형별 설명은 한국에니어그램 연구소 <내적여정 Ⅱ>에서 참고

1유형이 자신의 성격에 고착되면 작은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까다로워지면서 남을 비난해 갈등 유발의 갈림길에 서게 되지. 그때 있는 그대로를 관대하게 받아주면서 느긋한 9번 날개를 발달시키든가, 사랑과 동정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2번 날개를 취하게 될 거야.

2유형
은 자기를 희생자라고 여기면서 주기만 하고 받는 건 극구 사양해서 타인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고 부담스런 존재가 되는 갈림길에 서. 여기서 철저하고 정직하며 매사에 분명한 1번 날개나, 자신감이 넘치고 일처리가 효율적인 3번 날개 중 하나를 취하게 되지.

3유형
은 끊임없이 성공을 추구하고, 어떻게든 남을 이기기 위해 모든 감정을 차단하고, 이리저리 둘러대며 자기 자랑을 해. 이런 성향으로 어려움에 처하면 남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배려하고 도와주는 2번, 자신의 감정을 돌보고 진실을 추구하는 4번 중 하나의 날개를 취하게 되겠지.

4유형
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또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등으로 어려움이 생기지. 그럴 때 활동적이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3유형, 매사에 객관적이며 분석적이고 수용적인 5유형 중에 하나의 날개를 선택하게 돼.

5유형
은 자신의 생각만을 의지하며, 현실적인 혼란에 개입하지 않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서 우월감을 느껴. 이런 5유형들로 인해 힘들어 하는 주변 사람과 갈등이 일어나면 정서적이고 동정심이 많은 4유형의 성향을 가져다 쓰거나, 공동체에 협조적이고 조화를 추구하는 6번 쪽 날개를 펼치게 될 거야.

6유형
은 모든 것을 두려워 해. 때문에 너무 고분고분하거나 공포에 대한 최선의 방어로 지나치게 공격적이 되기도 해. 이런 성향 때문에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 스스로 답을 찾으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5번 쪽 날개를 펼치거나, 낙천적이고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7유형의 긍정성을 가져다 쓰게 되겠지.

7유형
은 익살을 떨며 환상적인 것을 찾아다녀. 한 가지에 투신하지 못해서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지. 그러다 보면 역시 갈등을 일으키게 될 거야. 옆 번호인 6유형의 충실하고 미리미리 대비하며 일을 처리하는 성향을 발달시키거나, 추진력 있고 결단력 있게 힘으로 끌어가는 8유형의 성향을 쓰면서 날개를 펼치게 되겠지.

8유형
역시 호전적이고 공격적이며 정서에 둔감하고 모든 걸 주도하는 성향으로, 타인을 위협하게 되면 갈등에 맞닥뜨리겠지. 그러면 쾌활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7유형의 성향을 발달시키든지, 느긋하고 화를 잘 내지 않는 부드러운 9번의 날개를 취하게 돼.

9유형
은 집중력이 부족하며 우유부단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수동적으로 공격하게 되어 갈등을 피해갈 수 없을 거야. 그 갈림길에서 8번의 정열적이고 활기 넘치며 단호한 성향을 취해 날개를 펼치거나, 공과 사가 분명하고 꼼꼼하고 철저한 1유형을 차용해 1번 날개를 쓸 수도 있겠지.

날개, 또 다른 나의 공로
내 얘기를 해 볼게. 내가 아는 나는 딱 7번이야. 긍정의 힘으로 칠렐레 팔렐레 재미있는 것만 찾아다니고 지루하고 구질구질한 것은 기가 막히게 피해 다니지. 헌데 주변에서 '너는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하잖아'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가 있어. 살짝 당황스럽지. 또 내 마음에선 늘 책임을 피해 도망하고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것 같은데 많은 경우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비쳐지기도 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이 낯선 모습은 뭘까? 나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나이 들어 생활력 없는 엄마와 동생과 함께 살아야 했어. 좋은 게 좋고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욕구 충만한 7유형의 모습 그대로 살기가 어려웠지. 그래서 일찍이 6번 날개를 발달시킨 거야. 경제적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스스로 지고,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돈을 벌지 않은 적이 없었어. 대학 다닐 때는 물론이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도 밤에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으니까. '돈 벌지 않는 나'는 상상할 수도, 허용할 수도 없었던 것 같아. 결혼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어. 형편상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하는 일이 행복하다고 말했지만 마음 밑바닥에선 '경제적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내내 내려놓지 못했던 거야. 지나친 책임감으로 어떤 분야에서는 융통성을 잃기도 한다는 6번. 그 6번의 날개를 펼쳐서 여느 6번보다 더 6번스럽게 살고 있었던 거지.
몇 년 전 음악치료사로 일하는 내겐 치명적이랄 수 있는 '성대결절과 파열'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어. 거기다 턱관절염까지 겹쳐서 노래는커녕 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지. 그 진단을 받고 돌아와 한없이 심란했던 저녁, 침대에 누워서 발치에서 까불고 노는 두 아이를 바라보는데 눈물이 주르르 흐르며 이런 푸념이 저절로 나왔어. '하나님, 짐이 너무 무거워요. 이제 일은 할 수 없는 건가요? 아직 공부 중인 남편, 어린 아이들….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죠?'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마음에서 울리는 거야. '책임감 내려놔. 내가 책임져줄게. 내려놓으란 말이다. 아이들도, 일도, 경제적인 것도 다 내게 맡겨.' 고분고분 이 말을 들을 리 없는 자아의 목소리가 '어떻게 내려놔요. 남편 공부가 끝나는 내년이면 또 모르겠어요. 지금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 주 수요예배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는 마태복음 11:28-30말씀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
7유형인 내가 6유형의 날개를 펼치면서 세상에 좀 더 적응이 되었을 거야. 겉으로 보기엔 6유형으로 7유형의 약점을 보완하여 꽤 그럴듯한 성숙한 모양새로 보였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날개 역시 스스로 나를 지키겠다고 애쓰는 나의 노력이며 공로였다는 거야. 날개를 펼친 것이 잘못이 아니고, 자기 유형의 힘으로 사는 것도 잘못이 아니야. 내 유형이든 날개든 우리가 벗어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주님 만나는 그 날까지 은혜를 받으면 잠시 내려놓았다가 어느새 또 쓰곤 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내가 쓰는 날개를 가지고 내가 실제보다 더 나은 상태에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거지. 결국 에니어그램과 함께하는 여정이 '내가 이렇게 애쓰고 있구나'를 바라보고, 거저 주시는 그분의 사랑 앞에서 꽉 쥔 마음의 주먹을 풀고 무장해제해 나가는 과정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구나.
앞으로 유형별 하나님상과 기도, 유형과 어린시절 등 각 유형을 더 다양한 각도로 살펴 볼 거야. 끝까지 파이팅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책도 많이 읽고 똑똑해지고 싶다.
딱히 뭐라 말할 순 없어도 깊은 내공의 사람이 되고 싶다.
데이트 하고 있는 친구와 뭔가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도통 모르겠다.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런 바램들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 바램을 가진 청년들(마음만은 청년인분들)께 소개합니다.
대학로에서 <호모북커스>라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시는 김성수목사님(한영교회와 고신신대원 소속의 김성수목사님 아님)께서 준비하신 참 좋은 자리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글 좀 쓰고,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 공부를  팔 걷어부치고 나서는 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좋은 일 하신다' 하면서 지켜보니....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팽창하셔서 자신은 순수하게 공급자가 되고 소비자를 불러모으는 형태로 진화, 발전하는 걸 봤습니다. 유명세를 타고, 제자들을 무한배출하여 추앙도 받으시고. 참 좋아보이(지만 그게 진짜 좋을까요?ㅎㅎㅎ)긴 합니다. 이런 분, 이런 곳이 눈에도 잘 띄고 발걸음 하기도 쉽지요.

<성령충만, 실패한 이들의 위한 은혜>를 쓰신 박영돈 교수님은 성령님의 성품 중 '수줍음'을 말씀하십니다. 철저하게 스스로 영광받지 않으시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시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나눠줄 것이 있는 분들은 요란하게 자신을 홍보, 영업,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예요. 책과 글을 통한 내공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아래 소개하는 이런 곳에 가세요. 조용히, 적은 무리들을 모아서, 저렴한 등록금으로(도대체 운영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 드러내지 않는 이런 모임 말입니다.

하이튼,
강추합니다. 우리 청년들!
놀면 뭐해.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 아닙니다. 잡으세요. 기회를!
외로운 싱글은 놀면 모해! 시간 죽인다는 마음으로,
커플들은 간만에 의미있는 데이트 시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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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책.길.삶.길 - 책 속 길, 삶 속 길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책 속에서 길을 찾고, 궁극적 우리 삶의 길과 연결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여 막막한 혼자만의 고독한 책읽기 여정이 아닌 함께 모여서 적극적으로 읽고, 나누며 길을 찾아가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가벼운 책읽기 동호회가 아닌 전방위적, 구도적, 공동체적 책읽기 과정입니다.



* 매월 4번의 정기적 만남과 1박2일의 retreat시간을 가집니다.

* 1학기 3개월 과정으로 총 2학기 6개월 과정입니다.


* 정원 : 원하는 요일을 정하여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화요반: 7명/목요반: 7명/토요반: 7명(총21명)

* 시간 : 매주 늦은7시~9시, 
           토요반은 늦은 4시~6시(저녁은 간단히 김밥)


* 강사 :  <호모북커스>대표 김성수 외 책읽기 내공만땅의 강사진들


* 신청자 특전 :

수강기간동안 <호모북커스>의 4,000여권 엄선된 장서를 맘껏 대출
매주, 매월 엄선된 도서정보 제공
평생의 친구, 선배, 후배 그리고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음

(★★★ 개인적으로 이거 맘에 드네!!! ★★★)

* 등록비: 월3만5천원(대학생 및 구직자 할인:2만5천원)


* 개강: 2012년 6월 5일부터(변경가능)


* 수강신청: 댓글 or 전화(참석가능 요일 기재요망)


* 문의: 017-542-2648, 070)4318-2648


<6월 과정 안내>

* 1주 :오리엔테이션<한 권의 책, 그 불가능의 가능성>

* 2주 : <김예슬 선언>by 김예슬 (느린걸음)
* 3주 : <전태일 평전>by 조영래 (아름다운전태일)
      or <만화 태일이1~5> (돌베개)

* 4주: <어린 왕자>by 생텍쥐페리,김화영 옮김(문학동네)
* 삶길 찾기 1박 Retreat(미정, 추후날짜공지)
 
☆  매주 전체 강독 텍스트:
   <그리고 저 너머에>by 스캇 펙(열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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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일어나서 국 끓이고 반찬 만들어 바칠 때는

뭐 그러려니, 당연히 그러려니.... 여기시더니.
며칠 (은 아니고 몇 주? 아니 한 몇 달?) 아침에 빵이며 씨리얼 요런 거 좀 드렸다고.
"여보, 살림 좀 해. 김치찌개도 좀 끓이고, 된장찌개도...."
꽤 힘을 실어서  컴플레인으로 치고 들어오시네요.
"엇쭈!"
하긴 했지만 속으론 좀 쫄아가지고 바로~ 미루고 미루던 김치 담그기에 착수했습니다.


 

 


늘 하던 일이라야 착착착착 되는데,

일이 손에 안붙어 가지고 주방을 온통 난리를 만들어놓고 파 좀 썰었다고 눈도 못 뜨고 정신이 없습니니다. 아, 진짜 김치는 주부의 사랑과 헌신과 희생과 내공의 고갱이 그 자체입니다.


완성된  김치 한 통을 바라보노라니 귓가에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주부가 가족을 위하여 김치를 담그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요15:13)


그리고 막 김종필과 그를 닮은 두 놈을 향한 찬송가가  절로 나와요.


내 너를 위하여~어어

몸 바쳐 땀 흘려
네 반찬 해주려~어어
알타리 다~암궜다
널 위해 기~임치 하건만
날 무엇 주~느냐
널 위해 희~생 했건만
날 무엇 주~느냐.   아아~.......멘


 

 

보. 고. 있. 나. 김. 종. 필.


 

오늘 김치의 숨은 공로자는 김채윤입니다. 그 유명한 망원시장이 애매~한 거리에 있는데 김치거리를 사서 들고 오려면 죽음이었지요. 장 보고 나서 바람의 딸 김채윤을 부르니 자전거로 쌩하고 날아왔습니다. 알타리 세 단, 양파 한 망, 참외 한 봉지... 자전거에 싣고 다시 쌩하고 달려 집 앞까지 배달서비스 해주었습니다. 막판에는 제일 무거운 짐이자 힘들다며 소리도 요란한 김현승까지 뒤에 실었지요.

잘 키운 딸 하나. 열 남편 안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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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크로스로>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정신실의 일상愛


유진피터슨의 <메세지> 서문에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성경을 영어로 옮기 초기의 최고 번역가 중 한 사람인 윌리엄 틴데일이 한 말이다. 그는 "쟁기로 밭을 가는 소년"이 읽을 수 있도록 성경을 번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아프리카인 어거스틴은 나중에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성경 교사가 되었지만, 성경을 처음 읽었을 때는 큰 반감을 가졌다. 문학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책을 극찬했던 그가 보기에, 성경은 평범하고 시시한 사람들의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했던 것이다. 그가 읽은 라틴어역 성경에는 속어와 은어가 수두룩했다. 많은 등장인물이 "속되고" 예수는 평범해 보여서, 그는 성경을 한 번 보고는 경멸하며 내던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련된 지성인의 몸을 입고 오지 않으셨고, 그분의 고상항 세계를 터득하도록 우리에게 수준 높은 지식인 문화를 가르치지도 않으셨다. 어거스틴을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것을 깨달았다.

-유진 피터슨 <메세지 오경 머리말 중>-


글이 얕고 가볍다는 콤플렉스를 오래도록 갖고 있었습니다. 좀 더 있어보이는 글을 썼으면 하는데 있어보이는 글에 욕심을 내다보면 말이 꼬이고 넘어지고 밟히곤 하더라구요. 글이건 말이건 재미없는 건 견디지 못하는 뼛속까지 개콘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게 엄청난 부끄러움이지요. (대체로 엄청난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 엄청난 부끄러움이란 걸 아실런지....)  암튼 저 자신 글이고 삶이고 가벼우며, 삶의 반경은 좁고 그 안에서만 글의 소재를 찾아내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걸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시작하며 가볍다고 여기던 열등감에서 더 많이 자유로워지려고요. 재밌기도 하면서 무게있는 글을 쓰겠다는 건 인간이길 거부하겠다는 욕심임을 인정하고 분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어디 감히 무엄하게 유진피터슨 목사님의 글에 묻어서 성경에다 빗대봅니다) '밥하고 설거지 하는 아줌마들이 술술 읽히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개콘에 낄낄거리는 가벼운 사람들이 끝까지 읽는 글을 써보겠습니다. 먹고 사는 얘기, 애들 키우는 얘기, 부부싸움 하는 얘기, 미운 사람 미워하는 얘기... 이런 사는 얘기를 써보겠습니다. 제가 뭉개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보이는 만큼의 협소함이겠지요. 유진피터슨님의 <메세지 모세오경> 중 창세기 머리말에 다시 한 번 묻어가기.


그러나 창세기는 이 모든 것을 추상적인 '진리'나 핏기 없는 '원리'로 제시하지 않는다. 창세기는 구체적인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해서 보여준다. 그들은 사랑하고 다투고, 믿고 의심한다.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죄를 짓고 은혜를 경험한다. .....(중략)... (그) 이야기가 또 다른 형태로 우리 삶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외부인이나 구경꾼일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나님은 저 멀리 우주에서 비인격적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를 찾아오신 바로 그 삶의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분이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우리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 계속해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빠져나갈 수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야야기 속에서 시작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맨 처음부터 말이다.


오늘 우연히 다시 읽은 위의 글들이 진짜 제가 하고싶은 말이라니까요.(라며 묻어간다구요) 무엇보다 이런 제 글을 더는 부끄럽다 여기지 않으려구요. 부끄러운 나의 일상 사랑을 천상의 사랑에가 끌어다 붙이겠습니다.  <크로스로>에 가서 많이들 읽어주세요. 사랑해주세요. 뿌잉뿌잉.

 

↓ 다같이 일루 가요. ^ㅡ^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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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격언도 아니고 금언도 아닌 누가 했는 지 모르는 좋은) 얘길 기억하고 있다.



급하고 중요하고 막 해야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땐 어찌해야 하나요? 금언님, 격언님!


금토일월 까지 뭘 먹고, 식구들 뭘 멕이고 어떻게 지냈는 지 기억도 안나는 날을 보내고.


보내고. 다 보내고..

주부의 일상으로 돌아와 설거지, 빨래, 무엇보다 바닥에 스팀 한 번 취이~익 뿌려줬다.
한경희주부님은 어쩌면 이런 발명품을 다 생각해내셨을까?


바닥에서 빛이 난다.
마음까지 반짝거리는 오늘 아침의 이 깔끔한 여유로움에 대한 감사와 영광을
한경희 스팀청소기 CEO님께 바친다.



(그렇다고 급하고 중요한 일이 다 끝난 것도 아님.
말하자면 오늘 마감인 원고를 이제부터 쓰기 시작할텐
데 말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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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2학기 때 쯤으로 기억된다. 매주 음악치료 실습이 있었고 그 날 그 날 점수가 나왔다. 돌이켜보면 거의 중독적으로 점수 계산을 하곤 했다. 뻔한 점수를 계산하고 또 계산하고 그랬다. 학교를 갔다와서 늦은 밤 책상에 앉으면 점수계산 먼저 했다. 상담심리 과목에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에 대한 강의를 들은 날이었다. 이전에 전에도 무수히 들었던 '프로이드의 무의식'이 귀에, 마음에 팍 꽂혔다. 그리고 내가 무의식적으로 점수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 그 밑에는 엄청난 경쟁심이 있다는 것, 더 밑에 있는 '과연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의 존재를 순간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대학원 이후로 융심리학은 내 마음의 눈을 뜨는데 (심지어 어떨 땐) 복음 이상의 역할을 하였다. 내가 얼마나 '자기라는 성 안'에 갇혀서 살았는지, 그로 인해서 타인도 세상도 심지어 하나님도 내 식대로 받아들이면 나를 괴롭히고 타인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긴 여정이었다. MBTI와의 만남을 통해 융의 분석심리학에 빠져 한 동안 전공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었다. (딴 얘긴데... 학부 때는 전공인 유아교육 대신 여성학, 대학원 이후엔 전공인 음악치료 대신 융심리학, 지금은 음악치료 대신 커피에 목숨을 거는 난 도대체 뭐냐? 뭐지?)


에니어그램을 하면서 상처받은 내면아이와 만나는 작업을 오래 해오고 있다.  왜 어쩌다 이 여정에 초대되었는 지는 사실 설명할 수가 없다. 그저 '신앙과 삶이 따로 놀지 않는 나' 이길 바라며, 더 깊이 하나님에 대한 앎과 더 깊은 기도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 뿐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여정을 가야하는 것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게 영적여정은 이러하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 결핍에 사로잡힌 눈으로 나를 보고, 타인을 보고, 하나님을 보고 있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말이다. 두툼한 일기장에 수많은 나만의 상처 이야기와 치유 이야기가 쌓이고 또 쌓이고 있다.(그 이야기들이 조금씩 일기장 밖으로 삐져 나오고 있는 중)


정신분석, 아니 그렇게 거창한 것은 잘 모르고 '의식성찰'이라는 미명하에 내 마음의 동기를 파헤치고 또 파헤치다보면 많은 부작용들을 만나게 된다. 내 안에 선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고, 그것들은 바로 투사가 되어 다른 사람을 향해 비춰진다. 세상 사람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세상과 나는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여'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구속한 주는 간 곳 없고 죄투성이 인간'만 보이게 되는 감옥같은 순간이 온다. 거기가 끝이라면 에니어그램이며 내적여정 같은 것들은 그저 독, 맹독일 뿐이다. (말로하면 이렇게 짧은 한 단락을 몸으로 살고 머리로 정리하기 까지는 얼마나 긴 시간과 고통이 필요했었는지...)



지난 토요일 저녁, 김형경의 심리에세이 <만가지 행동>을 읽은 터였다. (남편이 전날인가, '이런 책 이제 그만 읽어 여보' 했고, 나는 '이번에 쓸 글에 참고할 게 있어서..'라고 했다) 간만에 보는 정신분석 이야기라 파바박!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투사, 시기, 전이, 역전이 등의 용어로 마음을 설명하는데 몰입이 되어 내 마음, 남의 마음을 보는 매의 눈이 간만에 날카로와진 상태였다. 퇴근해 들어온 몸과 마음이 곤고한 남편에게 살짝 불편한 마음이 생겼는데 순간적으로 정신분석적 용어로 마음이 정리되면서 불편한 마음이 증폭이 된 것이다. 아! 이 지점이다. 이 여정에서 헛갈리곤 했던 지점. 안 보이던 마음의 역동이 보여서 좋긴한데, 보여서 더 버거운 이 지점말이다.


이건 완전 괄호임. (물론 이젠 그런 역동을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약.간.의 자정능력이 생기기도 했다. 한참 이거 심할 때는 얼마나 심하게 목을 조였는지... 김종필님 고생이 많으셨었다. 마음이 넓고 점잖으시고 인격이 훌륭하시고, 온유하시고, 캐 동안이시고, 키도 크시고, 썰렁 유머도 잘 하시고, 가끔 설교도 잘 하시고, 결혼식 주례도 잘 하시고, 잠도 많으시고, 길도 잘 찾으시고, 커피 맛도 잘 아시는... 김종필님께 늘 심심한 감사를 반복하여 표현하지 아니할 수 없다.) 완전 괄호 닫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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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으로 맞은 주일이고, 주일예배였다. 설교제목은 '기도할 곳이 있을까' 였다. 2차 전도여행을 시작한 바울팀이 도착한 빌립보. 제2의 로마라고 불렸다던 그 거대한 도시에서 빈 주먹 쥐고 들어간 일행이 할 수 있었던 건 기도할 곳을 찾았다는 것이다. 기도란 하나님 앞에서 전적으로 미약하고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내 존재의 현주소를 깨달았을 때 창조주 그 분 앞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기도이다. '인간은 자기분석을 통해서가 아니라 헌신의 도약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된다'라로 말한 브레넌 매닝의 말이 다시 한 번 마음에서 속삭이고, 헌신의 도약이란 내게 있어선 다름아닌 '기도'로 해석된다.


주말에 에니어그램 강의가 두 군데 계획돼 있다. 할수록 어렵고, 이번에는 유난히 마음에 부담이 크다. 에니어그램이 너무 좋은 도구라서 사람의 마음과 동기를 잘 보여줘서 어렵다. 그걸 볼수록 나의 죄됨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있는 모습 그대로 나가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정작 나는 그것으로 나를 높이는 도구를 삼는다. 그 지점에서 필요한 건 모든 분석을 멈추고 창조주 그 분 앞에서 무력하고 미미한 존재인 나를 인정하는 기도 밖에는 없다는 것을 다시 경험한다. '기도할 곳이 있을까?' 언제 어디서든 내가 찾아야할 것은 '기도할 곳' 이라고  성령님 내 귀에 속삭여 가르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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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장소 : 욕실 세면대와 욕실 바깥 문 앞.

사건시간 : 2012년 5월 25일 등교 10분전

사건내용 : 욕실 안에서 투옥타브 위 쪽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쩌렁쩌렁함.


위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욕실 안에 있던 남동생과 욕실 밖에서 치카 중이던 누나를 긴급히 식탁으로 소환함(식탁에선 부부가 로맨틱하게 모닝커피 일 잔 중이었음. 뙇!)

왜 그랬어? 왜 소리질러?
누나가 문을 닫고 불을 껐...
아이, 김현승이 먼저 나한테 물을 뿌렸...
아니야. 누나가 먼저 나를 놀렸...

(아빠경감께서 등장)
흠... 누나가 맨 처음 놀렸구만.

아니~이 저번에 현승이가 나를 놀렸....
킥킥킥킥.그러면 저저번에 누나가 먼저 놀렸...

그러면 저저저저저.....번에 누가 먼저 놀렸?????



싸움의 시작은 누구도 말할 수 엄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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