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목요일, 맑음


나는 어제 수학 학습지를 하다가
드디어 약분과 최대공약수라는 것을 배웠다.
엄마가 최대공약수를 써가면서 하라고 했다.
나는 좀 풀다가 종이에 않쓰고 바로 최대공약수를 얻는 
방법을 알아냈다.


엄마한테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알아낸 사실이 내가 그 사실을 만들어낸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사실을 내가 깨달은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를 또 엄마에게 해주었다.
세상에 유명한 과학자들이나 연구원이 힘들게 실험에서 얻어낸 사실이 그 사람이 만들어낸 게 아니라 
원래 있었던 사실을 우리는 깨달았기만 한 것이였다.


결국 사람이 만든 사실은 없다.

나는 조금 있다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가 알아낸 사실이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깨달았다는 그 사실조차 원래 있다는 사실이였다.
이런 생각까지 한 내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렇게 어려운 생각까지 하게 한 그 사실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다.


어디 어린이 철학적 글쓰기 공모전 같은 것이 있으면 출품 해보고 싶네요.
(엄마 임의로) 문단을 나누고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인식론과 존재론 사이의 심오한 통찰이라서 말이지요.
'현승'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승'이라고 불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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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arinari 2013.09.19 17:18 신고

    추석, 망중한.
    시댁과 친정 사이에 잠시 집에 들러 식구들 특히 (아리스토텔레승님) 한 잠 때리고 있는 사이 포스팅 합니다.

  2. 수진 2013.09.19 18:35

    히야~이건 뭐...입이 안 다물어짐

    • BlogIcon larinari 2013.09.21 11:47 신고

      나도 이 일기를 보고 외쳤지.
      "주여, 이 아이를 과연 제가 낳았단 말입니까!"
      ㅎㅎㅎㅎㅎ

  3. 뮨진이 2013.09.20 00:02

    대.다.나.다. 현승이한테 말해주도 싶어요. 나중에 합정역에서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ㅋㅋ
    니가 알아낸 사실을 사실 나는 여지껏 생각해본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나는 니가 대견하기도 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해. 그냥 너 따라해봤어.ㅋㅋ

    • BlogIcon larinari 2013.09.21 11:49 신고

      누나, 현승이는 스벅의 민트쵸코를 좋아해.
      합정역 6번 출구 스벅 2층에서 만나. ㅋㅋㅋㅋ

  4. myjay 2013.09.22 10:35

    우와하고 읽다가
    아리스토텔레승...에서 빵터졌어요.ㅋㅋ

  5. 지강유철 2013.09.22 23:00

    그 많은 철학자 중에 왜 아리스토텔레스?^^

    • BlogIcon larinari 2013.09.23 10:43 신고

      그러게요. 평소 현승이 소행을 보면 하이데거에 가깝긴한데요. ^^ 초딩들에게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니까요.

  6. 신의피리 2013.09.24 18:06

    나보다 무려 10년이 빠른 발견.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7. forest 2013.09.25 10:14

    통영에 갔을 때 윤이상 기념관에 들렀어요.
    그곳에서 윤이상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현승이가 떠올랐어요.ㅋ

    <내 음악은 나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내 음악은 우주의 큰 힘,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대단한 현승이 뒈체 뭐가 될려고 그럴까여...^^

    • BlogIcon larinari 2013.09.25 13:30 신고

      잘 다녀오셨어요?
      언니는 내 미래의 로망.
      나도 어느 명절에 둘이서만 홀가분하게 훌훌 떠날 날이 있기를요.
      우선은 이 대단한 아이가 좀 커줘야겠죠?

  8. 임집사 2013.09.26 01:51

    정말 낳으....신...거 맞습니까.......이일기를 읽는 담임샘의 표정이 너무 궁금합니다

    • BlogIcon larinari 2013.09.26 15:57 신고

      그렇게 물으시니 다시 자신이 없어지는군요.
      보자~아.
      길동의 고은빛 산부인과, 3.5키로에 52cm...
      제가 낳은 것 같아요.ㅎㅎㅎ

      오늘이 일기 검사 날인데, 선생님의 코멘트가 저도 기대가 되네요.

    • 임집사 2013.09.26 18:50

      코멘트알려주세요 ^^근데 현승이가 몇살이지요?

  9. BlogIcon 털보 2013.09.27 18:27

    아이씨, 현승이 땜에 헷갈리네.
    나는 깨달으면 내 껀 줄 알았는데 그게 원래 있던 거였다니..
    그래 누가 먼저 깨달아놓은 거야 그래.

    • BlogIcon larinari 2013.09.28 02:05 신고

      지난 번 '자신에 대한 만족'에 털보 아저씨께서 헷갈리는 말씀을 하셔서 반격일까요?ㅎㅎㅎ (얘길 아직 안 해줬는데...)

  10. 임승혜 2013.09.28 23:18

    현승이가 지금 몇학년인가요?이글을 우리신랑한테 보여주니 완전 놀라면서 나이를 묻는데 사실나도 모르고있었더리구요 4학년?

    • BlogIcon larinari 2013.09.28 23:45 신고

      '이런 생각까지 한 내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렇게 어려운 생각까지 하게 한 그 사실에 대해 화가 난다.'
      부분에 '선생님은 현승이가 이런 생각 해서 자랑스럽고 기특한 걸!' 이라고 쓰셨네요. '화' 부분에 '하하하'라고 쓰셨고요. ㅎㅎㅎ

      4학년 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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