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MBTI3

 

안녕, Jung 쌤이야. 너는 네 MBTI 유형이 어때? 마음에 들어? 혹시 되고 싶은 유형이 있어? Jung 쌤은 되고 싶은 유형이 있었어. 내 유형 ESFP가 대략 마음에 드는데, 마지막 PJ였음 좋겠더라고. 그래서 ESFJ를 선망했어. 시작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마무리를 하고, 처음 세운 계획을 바꾸지 않고 하나에 머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J들이 그래 보였거든. “내 이 재능과 성격에 J이기만 했으면 인생 성공인데!” 싶었던. 재미 추구, 긍정적인 것에만 꽂히는 ESFP의 환상 같은 자아팽창이었어. 암튼 부러운 유형이 있지 않아? 부러운 유형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우월한 것으로 보이는 유형도 있어. 그런가 하면 나쁜 유형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거 없다는 말은 지난 번에 했지? 다시 말하지만 MBTI 유형에는 좋고 나쁜 성격이 따로 없다는 거!

 

우리가 MBTI에 이렇게나 꽂히는 이유가 뭘까? 주변에 MBTI 과몰입 친구 하나는 꼭 있잖아. “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내 생긴 그대로 이해받고 싶은 마음 때문일 거야. 한마디로 하면 나는 누구지?” 하는 질문에 답을 찾고 싶은 거겠지. “나는 누구인가?” 참 어려운 질문이야.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고. 이걸 묻기 시작했다면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기차에 탔다고 봐도 좋아. MBTI는 이 어려운 질문에 어느 정도의 답을 주거든. 나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면이 있지.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의 모양을 알려준달까? 그렇다고 MBTI 유형으로 내가 다 설명되는 것도 아니야. 나는 누구이고, 인간이란 무엇이지?

 

얘기가 너무 멀리 왔나? 그런데 필요해. 질문하는 것이 필요해. 성경이 인간에 대해 분명하게 알려주는 게 하나 있어.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만들어졌다는 거야(1:26-27).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 모양을 보여주는 MBTI 성격유형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찾아볼 수 있을까? 어떨 것 같아? 나를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시니까, 나를 속속들이 아는 분이시니까 나의 외향성 또는 내향성은 그분의 선물이야. 내 성격이 하나님의 선물이다?! 사실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썩 와닿지는 않지? 그렇다면 하나님의 성품에서 외향성과 내향적인 면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물론 영이신 하나님을 인간적 성격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 우리 안에 그분의 흔적이 있으니까!

 

외향형은 밖을 향해 에너지를 쓰면서 동시에 충전하고, 함께 교류하면서 더욱 힘을 얻어. 창조 이야기에서 하나님의 외향 에너지가 보이는 것 같아.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주어가 우리, 우리, 우리. 벌써 세 분이 함께 계시며, 창조의 계획을 함께 세우시네. 그리고 바로 행동에 옮기셔. 사랑과 창조적 에너지를 외부로 퍼부어 우주를 만들고 지속시키고 계셔. 그 창조물이 우리 눈앞에 이렇게 있잖아! 봄이 되면 움트는 새싹, 시원하게 내리는 여름 소낙비, 맑고 예쁜 가을 하늘, 솜처럼 내리는 눈. 자연은 물론 내 몸 자체가 창조물이니까 말이야. 이렇게 만들어놓으시고는 , 참 좋다! 내가 만들었지만 참 좋아!(1:4)” 막막 표현하시네. 영락없는 외향형의 모습이야. 너의 외향적 능력은 하나님 닮음의 표시야.

 

반면 엿새 동안 창조의 날을 마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어. 활동만 하신 게 아니라, 물러나 쉬기도 하셨구나. 자기 안으로 물러나는 내향형의 향기가 느껴지네! 물론 하나님께서 인간처럼 일하면 피곤하고 스트레스 쌓이는 한계를 가지셨다는 뜻은 아니야. 하나님은 홀로 충분하신 분이야.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한 분 하나님이시고 그 하나님으로 족하시지. 시끌벅적한 만남, 박수갈채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아. 혼자 있어도 충분히 좋고 행복한 거야. 그게 내향형의 에너지야. “숨어 계신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지. 티 내지 않고 사랑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계시는 분, 은밀하게 보시는 하나님 말이야. 외향형들이 내향형에게 표현을 안 하니 도통 그 속을 모르겠다고 하는데. 가만히 존재로 함께해 주는 친구가 주는 위로 알지?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거든. 어쩌면 표현되지 않는 사랑이 더 깊고 클 수도 있어. 너의 내향형 능력 역시 하나님 닮음이야.

 

말 나온 김에 두 번째 지표인 감각형(Sensing) 하나님, 직관형(iNtuition) 하나님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계속 창조 이야기를 해보자고. 이 놀라운 세상이 누구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거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는 분, 흑암과 혼돈 속에서 이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 아무것 없는 데서 기발한 상상력을 내는 직관형의 선물은 이런 하나님을 닮았네. 창조세계는 또 얼마나 디테일해? 작은 벌레 한 마리부터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그 생태가 한 치의 오차도 없잖아.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봄으로 구체적으로 실제적으로 알아내는 감각형의 디테일도 어디에 닿는지 알겠지? 이렇게 보면 MBTI라는 안경으로 내 안에, 그리고 친구 안의 하나님 형상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면 이제 진도를 빼보자고. S-N 설명으로 가봐야지, 라고 정신을 차리니 벌써 끝날 시간이네. 다음 시간에 감각형 직관형 얘길 할게. 두 번째 지표는 학습이나, 전공 선택에 꽤 영향을 미치는 거니까, 다음 시간도 기대해줘. 안녕!

 

<청소년매일성경> 5,6월 호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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