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

'엉엉엉....엉..엄마...왜..애...엉엉.....치카치카 하면 물만 밖에...엉엉엉... 못 먹어요?'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 치카치카하자는 말에 김채윤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도망가고 난리가 났다.
몇 번 달래고 얼르다가.....마지막 카드.
한 손은 채윤이의 엉덩이에 대고 가장 침착한 목소리로
'채윤아! 엄마가 마지막으로 친절하게 말하는 거거든. 지금은 치카치카 해야하는 시간이야. 치카치카하고 자야지...'
이게 뭘 의미하는 지 아는 채윤이. 이내 포기하고 눕니다.

그러면서 치카치카 시작하니 소리도 내지 않고 너무도 서러운 울음을 운다.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여느 때와 다르다.
'왜~애? 채윤아. 왜 자꾸 울어?'
그러자 하는 말이다.

'엄마! 왜 치카치카 하면 물 밖에 못 먹어요?'
'왜~애?'
'채윤이 뭐가 먹고 싶어서 그래?'
'네'
'뭐가 먹고 싶어?'
'맛있는 거요. 귤 같은 거요~'
'그래? 그러면 오렌지 먹고 다시 치카치카 할래?'
'네...엉엉엉'

드디어 나는 알았다. 채윤이가 왜 그리 치카치카를 싫어했는지...
치카치카 하고 나서는 먹을 수 없다. 물 먹는 것만 허락되는 것이다.
채윤이로서는 치카치카 하는 순간 가장 큰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채윤이가 치카치카만 하면 별로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먹었구나. 뭔가 맛있는 거 먹고 싶은 욕구의 대리만족을 위해서...
그랬구나.
먹보 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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