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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씩 가는 평택대에는 제가 찜해둔 꽃사과 나무가 있습니다.
활짝 핀 꽃이 어찌나 이쁜지 벚꽃은 갖다 대지도 못할 정도죠.
학기초부터 '저 놈이 언제 피나? 언제 피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어제 드디어 만개를 했더이다.
이쁜 꽃을 보니 님 생각이 났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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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받고 나오면 저렇게 길이 갈라지지요.
저 표지판을 볼 때마다 되지도 않는 갈등을 살짝 하지요.
님 만나러 갈까?
오른쪽으로 틀면 천안이라는데.....여기서 10여 분이면 갈텐데....
그렇지만 핸들은 늘 왼쪽으로 꺽지요.
두 녀석 손 잡고 집에 와서 열쇠 열고 들어와 식탁에 놓여진 돈 천 원으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서 물고는 엄마가 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마음은 항상 오른쪽에 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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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고속도로에서 본 하늘은 저렇습니다.
마치 그림 같아요.
하늘이 드넓고 포근해 보이기가 님의 마음 같습디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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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혼여행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여기 '지삿개' 입니다.
주상절리로 유명한 곳이지요.
예전 신혼여행 때는 여기가 관광지가 아니었고 제주도 사시는 분에게 들어서 아름아름 찾아간 곳이었죠. 사람도 우리 밖에 없었고, 바위를 타고 물 가까이 까지 내려갈 수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여기 앉아서 나눴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둘이 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 얘긴데...그 얘기 때문인지 제주도를 생각하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여기 였습니다. 헌데 9년 만에 가봤더니 여기는 관광지가 되어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 되었고, 만들어진 계단과 전망대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고, 사람이 바글거렸습니다.
9년 전에는 가 앉아 있던 곳을 그저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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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때 둘이 주고 받은 '말'로써 잊혀지지 않던 이 지삿개에서 또 다른 말로 추억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엄마는 못 들었는데 아빠가 그러더군요. 채윤이가 저걸 보더니 '우와~ 엄마 이빨 같다' 했답니다. OTL
아마도 밑에 사진은 채윤이 말을 들은 아빠가 바로 '주상절리와 엄마 이' 를 컨셉으로 찍은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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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제주도 유채꽃 시리즈.
유채꽃 축제가 막 끝난 유채꽃밭에 갔습니다.
축제가 끝나서 좋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대요.
입장료 안 내죠. 사람 없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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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길을 가다 잠깐 차 세우고 구경한 유채꽃밭인데
다음 날 간 드넓은 축제 행사장에 비하면 마당에 있는 꽃밭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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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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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현승이 전속 촬영기사, 할아버지도 같이 찍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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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는 수퍼맨이 되었을까?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6키로, 24키로 합해서 40키로 들고 저렇게 힘겨워 하시니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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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게 드넓게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
그리고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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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리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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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공원 높은 암석 위에 우뚝 선 그.
드디어  40여 년을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저 먼 우주의 끝, 크립톤 행성의 조엘로부터 메세지가 온 것이다.
'아들아! 이제 니가 네 본연의 너로 살아가야 할 때가 왔다.
이제로부터 너는 수퍼맨으로서 지구의 모든 악의 세력과 싸워야 하느니라.
내 소리가 들리느냐?


그래서 김종필씨는 수퍼맨이 되었다.
수퍼맨이 된 이상 걸어서 제주여행을 할 수는 없었다.
이제부터 날기로 한 것이다.
자~ 시작이다.
수퍼맨 자세로 오른팔을 쭉 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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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된 순간.
저 높은 곳에서 발을 떼려 하고 있다.
자 보라~ 저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수퍼맨 김종필을 보라.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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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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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차!
왜 몸이 날아오르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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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거 아닌가 보다.
다른 구름 광선을 기다려봐야겠다.
아버지의 부름이 다시 올 때 까지 나는 기다리련다.
나의 소명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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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언제든 여행을 꿈꾸지만 하루라도 정말 떠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상을 살아가려면 빡빡한 시간 중에 따로 시간을 떼어 내기가 어렵고,
시간이 있다해도 웬만한 여행은 다 경제적인 부담이 있는 것이니까 이 역시 쉬운 문제가 아니지요.
시간은 있는데 돈은 없고,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둘 다 없어서 여행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뜬금없는 제주 여행이 조금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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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작년에 환갑이신데 해외여행 가시라고 자녀들이 돈을 선물했지요.^^
헌데 차일피일 미루시더니 결국 1년이 지나가고 말았네요. 중국을 가신다. 일본을 가신다. 그냥 제주도나 가신다. 하시더니 안 가시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입니다.
이번 주 도사님이 졸업여행 주간이라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으로 졸업여행을 가는데 가족 모두 갔으면 했지만 그게 쉬운 일이어야지요. 부모님 결국 여행을 포기하신다기에 '저희랑 제주도 가실래요?' 한 마디에 바로 제주도 여행이 성사가 돼버렸네요. 우리는 렌트카 기사 하는 것으로 네 식구가 빈대 붙게 된거요. 사실 어디 렌트카 기사 뿐인가요. 여행 가이드, 기쁨조, 저녁시간 프로그램 기획......거의 전속 여행사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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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사진이 이쁜 게 참 많은데 나중에 채윤이 시리즈 한 번 기획해 보구요.
일단 유채꽃 속에 파묻힌 채윤이 맛배기로 한 번 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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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체험전 입니다.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 따는 만큼을 나중에 나올 때 사야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안에서는 먹으면 안 된다는 법칙이 있어요. 이게~ 무신 기분 나쁜 법칙이란 말예요.
나중에 다 사야한다니 맘대로 따지도 못하죠. 따면서 먹는 즐거움도 없죠.
투덜투덜 했더니 직원이 하는 말 '그냥 들어가서 알아서 살짝 드시면 누가 어찌 알어요'
먹으라는 말이야? 먹지 말라는 말이야?  결국 먹죠. 사진의 어머니처럼 저렇게 숨어서 먹는거죠.
그리고 숨어서 먹는 귤이 맛있다고, 회에 매운탕에 배 불러서 암것도 못 드신다는 아버님이 커다란 귤을 다섯 개 드셨다는데요.ㅎㅎㅎ 마지막 사진 썬글 여인은 의상과 더불어 모든 것이 감귤밭과는 참 부적절한 컨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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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아침식사 마치고 쉬는데 채윤이 앉은 자태며 표정이 어른 같아요.
처음에 제 사진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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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이쁜 사진 한 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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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을 어머니가 엄청 찍어 주셨는데 네 식구가 가운데로 들어간 사진은 이거 하나 밖에 없어요.
네 식구가 사진 윗쪽에 몰려 있든가, 한 구석에 몰려 쳐박혀 있든가.....모두 다른 데 보고 있든가.
어머니는 찍어 놓시고 '잘 나왔지? 잘 나왔지?'를 연발 하시는데...쩝^^;;

자~아, 바닷가에 토끼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다시 두 마리, 한 마리,......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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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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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치고 숙소를 나오면서 짐을 정리하다보니, 벌써 직원이 왔다 갔나봐요. 없어진 물건은 없나?
우리 편에 호텔 직원을 하나 심어 놓으셔서 저렇게 자진신고 해놓으시고.^^ 넹장고!

제주도 이야기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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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베란다의 추위를 피해서 거실로 다 들어와 앉았던 이쁜이들이 이제 햇살을 좇아 나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두 녀석이 징글징글하게 말 안 들어서 에너지 다 소진된 날에는 저 녀석들에게 물 주면서 '늬들이 이 집에서 젤 착하다' 이러거든요. 볕도 잘 안 드는 집에서 저런 쪼만한 놈들만 주로 키우다보니 어떤 놈이 우리 집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래 버텨나는지 이제는 좀 알겠드만요. 겨울에도 늘 푸르렀던 놈들인데 봄햇살이 비치니 겨울에 보여주던 초록과는 다른 색으로 보이네요.


베란다 문을 열면 저 지저분한 상가 뒷편이 버티고 있는 것이 참으로 별로지만 이제 서서히 그걸 멋지게 가려줄 목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거요. 이번 비에 봉우리에 지 색이 드디어 드러났어요. 이제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연한 초록잎이 나기 시작하면 베란다 앞에 앉아 있을 기분이 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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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드디어 에니어그램 지도자 과정이 시작된답니다. 여러 모로 부모님의 전적인 도움을 받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오후 내내 아버님이 오셔서 애들 맞으시고, 학원 보내시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비빌 언덕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예요. 설레고, 약간은 두렵고, 부담도 되는 첫 날이네요. 큐티진 원고 마감하느라 새벽까지 있었더니 지금 완전 비몽사몽인데 가서 첫날부터 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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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살아가면서 '믿음'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 분과 나의 맞지 않는 '타이밍'을 협의조정해가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협의조정이 아니라 어쩌면 그 분의 때에 내 때를 맞추는 것일지도요. 그 분의 때를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성숙해 보입니다. 그 분의 때가 아닌데 그걸 억지로 맞춰보려고 안간힘을 쓰면 사는 사람들도 있지요.

대학원을 마치고 1년 학교에서 일을 하고 채윤이를 낳았어요. 채윤이를 낳고 2주 정도 되어 산후조리 하고 있는데 음악치료사 풀타임 제의가 왔죠. 그 때 당시는 음악치료사 풀타임 자리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고 파트타임도 마찬가지였어요. 엄마와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칠일이 지난 산후 3주 만에 꽁꽁 싸매고 나가서 면접을 보고 5주만에 입사를 해서 풀타임 일을 시작했지요. 참으로 타이밍이 안 맞아요. 풀타임 자리를 주시려면 애를 갖기 전에 주시던지, 애 낳고 몸이나 좀 추스른 다음에 주시던지....아~놔, 그 분은 참 어떤 선택이든 갈등을 한 번 때리게 만드신다는 거죠.

시민단체에서 일하던 남편이 방황 끝에 대학원엘 들어가고 대학원을 마치고 어찌 됐는 월급은 적지만 원하는 일을 하게 되어 '이 때다' 하고는 4년여의 풀타임을 접고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지요. 행복했지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애들 얼굴도 못 보고 출근하고, 여덟 시나 되어야 퇴근해 돌아오는 그 생활을 접을 수 있었으니까요.
아~ 그런데 이건 또 뭐? 남편이 신학을 하신다고 다시 공부를 하시네요. '아~놔, 하나님 그럴려면 제가 계속 풀타임 했어야 하잖아요. 쫌 더 일찍 남편을 끌어가셨어야죠. 진짜 타이밍 절묘하게 꼬아 놓으시는데는 뭐 있으시다니깐!'

작년 한 해 남편은 천안에 있고 학교 들어 간 채윤이를 적응시키고 저도 거기 적응하느라 죽을 똥 살 똥 했지요. 작년 2학기부터 채윤이가 혼자 현관문 열고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 있기고 하고, 점점 더 자라는 거예요. 급기야 올 해부터는 현승이를 채윤이 다니는 학교 병설 유치원에 입학시켰습니다.우리 큰 딸 채윤이. 아침에 동생 손 잡고 같이 데려가 유치원에 집어 넣고 지 교실로 올라가고, 학교 끝나고 집에 왔다간 현승이 하교 시간에 맞춰서 데려오고....이거 이거 거의 엄마 수준이 된 거예요. '야~ 진짜 한 고비 넘었다. 채윤이한테 미안하기는 하지만 한 구석 마음이 놓이네' 했죠. 이제 진짜 부모님 도움 안 받고 일하며 양육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구나.
그런데 또 이 타이밍 좀 보시라구요. 걸어다니는 이비인후과로서 총체적으로 고장이 나더니만 심지어 턱관절까지 들고 일어나서 '일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남편과 일을 쉬기로 다 합의가 끝났는데 어제 밤까지 '아냐, 턱만 나으면 다시 할 수 있을거야. 해야 해. 한 군데만 남길까?' 온갖 머리 터지는 고민을 하다가 깨끗이 손을 털었습니다. '그렇죠! 제게는 항상 이런 식이셨죠. 하나님과 제 타이밍은 이렇게 안 맞았어요' 하고 모든 걸 내려놓았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꼬였다고 생각하는 그 시점이 항상 더 좋은 날을 위한 시작이었다는 거예요.
결국 갈등 때리는 그 시간들은 내 욕심과 '나 혼자 할 수 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 수 있다'는 교만을 드러내는 시간들이었죠. 다시 한 번 그 분의 타이밍과 내 타이밍이 다른 그 지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에 쉬면 영영 음악치료는 못 하게 되는 것 아닐까? 부터 살아갈 일에 대한 염려가 엄습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지난 경험, 한 번도 내 타이밍과 계획이 그 분의 것보다 나아본 적이 없다는 경험을 꺼내보며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글과 함께 음악을 깔아봤습니다.
스웨덴의 팝 가수 카롤라가 부르는 스웨덴의 성가 '오직 하루(Blott en dag)'
우리에게는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로 더 익숙한 곡이죠.
원곡 가사가 또 마음을 울리네요.

오직 하루, 한 순간만
나의 아버지의 손안에서 쉬는 모든 것들이
그 속에서 위안을 얻게 하소서
.......

편하고 고요하게 쉬게 하소서.
사랑하는 아버지의 약속 안에서,
값진 과의 위안을 헛되게 하지 마시고,
내게 하셨던 약속대로
주여, 도와주소서,. 내게 일어나는 일들을.....
당신의 믿음직한 아버지의 손으로,
단지 하루,  단 한순간만이라도,
하늘 나라에 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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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날개>

님의 세계에 산다는 것은
새의 날개처럼 자유로운 것입이다.
이 우주는 님을 향하여 춤추고 노래합니다.
나의 노래는 푸른 나무가 그늘을 만듦같이
깊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그 마음은 나의 일상이며 내 삶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바람같은 나의 님
가이없이 자애로우시고 잠잠한
그 분의 품으로 들어가 부르는 노래는
고요한 침묵의 노래입니다.
저 무명초에서 흐르는 침묵의 향이
곧, 진리의 제사요, 자유의 노래입니다.
아, 마지막은 침묵이리니
소리없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그런 침묵이리니  
  - 홍순관 -



'무조건 목을 쓰지 마세요.'라는 진단을 받은 지가 언제였던지 모르겠습니다.
조심해서 쓰라면 모르겠지만 목소리로 밥을 벌어 먹는데 어떻게 무조건 쓰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조심하고 달래서 쓰고 있었습니다.
일이 없는 2월에는 정말 열심히 병원 다니고 약 챙겨 먹고 목을 달래고 달랬습니다.
여기 저기 새로 일을 찾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최소한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자리를 구하지도 않았으며 '꼭 해주세요' 하는 두 군데만 일을 하기로 했지요.
다음 월요일부터 새학기 일을 시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목이 어찌나 약해졌는데 지난 주 평택대 강의 두 시간 만에 팍 가버렸습니다.
성대만 문제가 아니라 임파선도 많이 부어서 힘들었지만 그러려니 했고,
병원에서 임파선에 대해서 여러 말을 하지만 '괜찮을거야' 하고 치료 받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임파선과 목 때문에 병원엘 갔지요.
근데 언젠가부터 오른쪽으로 뭘 씹을 수가 없게 아프고 있었습니다.
목 근처가 워낙 총체적으로 아프니까 별로 신겨도 안 쓰다가
어제 오늘 통증이 심하길래 진료받으면서 얘길했습니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예요.
치료는 약, 주사와 함께 부드러운 것만 먹고, 젤 중요한 건 절대 말하지 말 것!
게다가 성대까지 늘 부어있는 상태니 말 하지 말라는 게 철칙이랍니다.
"제가 직업이 그래서요....노래는요?"
했더니,
"말하면 안 되는데 노래는 되겠습니까?" 합니다.

턱이 문제가 생길려면 좀 더 일찍 문제가 생기던가.
이런 저런 절차 다 끝내고 담주부터 음악치료 시작해야 하는데 하필 타이밍도 참.
일을 그만하라는 싸인일까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4월부터 시작하면 안될까요?' 하는 문자를  두 학교 선생님에게 보냈는데 모두 흔쾌히 그러자는 답신이 왔습니다. 4월부터는 할 수 있을까요?
아니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게 다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더 복잡합니다.

'나'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서 덜 중요한 것부터 하나 씩 지워나가면 마지막에 뭐가 남을까?
생각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남을 지 어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 살아 남아 있을 것이 '노래' '찬양' 입니다. 노래는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빨리 다가갈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다른 엄마, 다른 사람들과 나를 다르게 만드는 게 노래였죠. 무엇보다 '노래'는 내가 하나님을 만나는 가장 빠르고 쉽고 깊은 길이지요. 물론 홍순관이 <새의 날개>에서  읊조리는 것처럼, 궁극적으로 침묵의 노래일 것입니다.

복잡합니다.

노래는 내 일상이고,
존재의 큰 기둥이고,
밥이고,
삶이고,
그 분을 만나는 방법이기에 말입니다.

결국 다시 한 번 침묵의 노래를 배우는 시간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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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는 분명히 겨울이었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갑자기 날씨가 봄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아주 모처럼 주일 오후에 아무 일도 없고, 날씨는 좋고, 바깥세상이 마구 손짓을 하고 있는 오후였죠.
갑자기 핸드폰이 번쩍 하더니 번개가 쳤습니다.
성호도사님 부부의 동서울 도사님들 올림픽 파크로 불러모으는 번개문자였죠.
승주이모를 만나면 늘 멋진 가족사진을 건지게 됩니다.
승주이모 멋진 카메라는 현승이와 현승이네 가족전용이라는 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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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독사진 비교.
포스가 느껴지는 따님과,
어딘지 여성미가 흐르는 아드님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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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이서 찍힌 사진이 몇 장인데 다 맘에 드네요.
올림픽공원 커피빈에서 네 식구가 각각 다 다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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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싸우는 일이 많아져도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다정한 컨셉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남매.
저런 거 마실 때는 완전 친한 연인 모드.
왜냐면 엄마가 꼭 한 개 사서 빨대만 두 개 꽂아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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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엄마의 잃어버린 동생일지도 모르는 성호삼츈.
성호삼츈과 승주이모는 현승이 만날려구 벙개를 친 게 아닌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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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어린이의 평화의 광장에서 놀이하는 모습입니다.
요즘 인라인 타는데 물이 올라 점점 펄펄 날으는 채윤이.
누나가 타던 핑크색 키티 씽씽카를 타고 좋아하하는 현승이.
집 근처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타고 다녔는데 오늘 올림픽공원에서 갑자기 뭔가를 느꼈어요.
'아~ 이거 핑크색 키티 씽씽카....나랑 좀 스타일이 안 맞는 거 아닐까?' 싶었는지 자꾸만
'나만 이런 거 타' 하면서 안 탄다고 하대요.
마지막으로 완전 정장으로 쫙 빼고 핑크색 씽씽카에 몸을 실은 영동교회 유년부 강성호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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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채윤이가 엄마한테 혼나고 일찍 잠이 든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잠든 채윤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파서 잠든 채윤이 손을 잡고 혼잣말로 그랬습니다.
'채윤아! 미안해. 엄마가 채윤이의 존재로 그 자체로 사랑할께' 했습니다.
옆에서 잠든 줄 알았던 현승이가 킥킥대더니만 '그러면 나는 준재로 사랑해줘'
하더니 '아빠는 성호로 사랑하고, 엄마는 승재로 사랑해 줘'
여기서 등장하는 준재 삼츈입니다.
성호, 승재 삼촌은 동서울 도사님들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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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멋진 사진 찍어주신 승주이모.
이것은 찍사의 비애.
다른 사람들 멋지게 찍어주고 본인 사진은 젤 못하다는 거.
사모님이 교회 가시는데 가방에 카메라만 넣어 가셨대나 어쨌대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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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신 교단을 짊어질 꿈나무들.
꿈나무들이 좀 올드한가요?
승재도사님이 안 계셔서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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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나눔과 위로가 될 듯한 우리 사모님들.
근데 참 구도 한 번 끝내주죠?
남성들 사진에서는 가운데가 젤 치솟아 있는데...
우씨, 이 사진에서는 가운데가 푹 들어갔네. 아~놔.
소윤사모님 없어서 역시 아쉬운 사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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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또 가족사진 한 장.
가족사진은 참 많은 이야기와 느낌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주일이면 제일 바쁜 도사님들이 어쩌다 이렇게 시간이 나고,
같이 모여서 봄볕을 쬘 수 있었으니 세상에 이런 주일도 있나,
감사한 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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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잇장 같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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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가진 힘과 위력, 무엇보다 '돈의 소유'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모르는 아이들. 아이들이 어디서 용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이나 두 장 정도. 받을 때는 좋아하고, 둘 중에 한 녀석이 받고 한 녀석이 못 받으면 울고 불고 하기도 하지만 사실 아이들에게 돈은 종잇장입니다. 그래서 우리집에는 저렇게 굴러다니는 배춧잎이 많습니다. 식탁 위에 책꽂이 위에, 심지어 저렇게 블럭을 쏟아내면 그 안에도요...
'아직' 이란 말이 맞겠지요. 조만간 알게 되겠지요. 돈이 가진 힘과 위력을요.

이번 설에 처음으로 채윤이가 자기 돈을 챙기대요. 돈을 받아서 엄마에게 맡기면 그만이었는데 집에 와서는 다 수거해가더라고요. 물론 또 그 돈이 책상 위에서 마구 굴러다니긴 했지요. 책상 위에 지 돈이 12만원이나 굴러다니고 있는데 '엄마! 천 원 짜리 하나만 줘. 나도 학교 끝나고 문방구에서 불량식품 사 먹고 싶단말야. 나 천 원 짜리 한 개만 줘' 이래요. 막상 천 원 짜리 갖고 문방구 가서는 50원 짜리 하나 사먹고나면 950원이 식탁에서 굴러다니지요. 언젠가 이만 원을 누구에게 받았는데 할머니가 천 원을 또 주셨어요. 그 때 채윤이가 만 원 짜리 두 장, 천 원 짜리 한 장을 들고 외친 한 마디!  "앗싸~아, 천이만원 됐다~"ㅎㅎㅎ
세배돈 잘 갖고 있다가 온가족 뮤지컬을 보여주겠답니다. 그래서 오늘 엄마랑 현승이랑 채윤이가 세배돈으로 쏘는 멋진 음악극 보러 간답니다. 티켓값이 토탈  32000원인데....예매했다고 하니까 12만원을 얼른 갖다 엄마 지갑에 '자!' 이러면서 넣어줬어요. 앗싸~아! 나머지는 다 내 꺼다~~ㅎㅎㅎ


#2  돈으로 바꾼 나의 가치

작년에 아주 멋진 특수교사 한 분을 만났습니다. 보통 선생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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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조건 하에서 본인의 에너지를 가장 쓰지 않는 방식으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지요. 그런데 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치료를 제공하고 싶어서 두 개의 치료를 할 예산으로 세 개의 치료를 시도했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 학교와 닿게 되었는데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페이가 적은 관계로 살짝 고민을 했지요.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무엇보다 거기 아이들이 문화적 혜택을 많이 못 받고 있다고 해서 흔쾌히 가게 되었고 1년 동안 행복하게 일을 했습니다.
1년 계약을 마쳤습니다. 보통은 학교들이 같은 치료를 2년 연속 하지 않기 때문에 재계약 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설령 재계약을 하자 하더라도 여기는 1순위로 짤라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거리는 멀고, 페이는 적고, 기름값도 장난 아니게 올랐으니까요. 페이는 단지 돈이 아니라 나의 가치라 생각하면, 내가 이 정도 경력과 실력으로 이런 대우를 받을 군번이 아니다. 하는 생각도 있었지요. 이 학교에서 선생님과 어머니들이 매우 아쉬워하였습니다. 계속 해달라고 하는 게 쉽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잘 안다하시면서요.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나는 왜 음악치료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일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요즘은 '돈 때문에' 일하는 게 큰 것 같습니다. 그렇죠. 돈 때문에도 일하고, 자아실현을 위해서도 일한다고 배웠죠. 언제부턴가 일하는 게 너무 힘들어졌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돈 때문에' 일한다는 의식이 분명해진 시점과 비슷했습니다. 사실 저는 음악치료 하고 있을 때 행복합니다. 아이들과 노래하고 있을 때 분명 행복합니다. 생각해보면 '돈 때문에 일하는 것' 과 '소명으로 행복함으로 일하는 것' 의 차이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생각을 바꾸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생각이 그렇게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요.
그 학교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정은 이제 '돈 때문에' 일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나의 시간과 나의 가치를 온전히 돈으로만 따지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선택은 어느 새 빗나가서 기울어져 버린 생각의 축을 돌리기 위한 시도에 불과합니다.


#3 불안함과 믿음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 일 년에 한 번 정도 씩 돈에 대한 '불안 병'을 앓아야 하지요. 것이 생겼어요. 몇 년 사이에 초등학교 특수학급에 방과후 교실 이라는정부 지원으로 특수학급 아이들이 그룹치료를 받게 되는 것이죠. 주로 이 일을 하다보니 1년의 계약이 끝나면 다시 일을 찾고 짜야 합니다. 이게 쉽운 일이 아니예요. 구인 사이트를 들락거리고 대개 고자세인 학교 선생님들과 통화해서 이력서를 보내고....가장 어려운 건 불안함이죠. 이러다 결국 아무 곳도 컨텍이 안 되면 어떡하나? 당장 다음 달부터는 수입이 없어져 버리는건데...애들 교육비는 어떡하지? 뭐 이런 불안함들이죠. 설마 설마 하다가 어떤 학기에는 바닥을 친 적도 있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할 수 있을 만큼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이것이 매 년 반복되면서 실은 불안지수가 상당히 낮아졌죠. 염려해서 구해진 일자리가 없었고, 오히려 의외의 상황에서 의뢰가 왔고 매 학기 주어진 일은 그 때 그 때 나와 우리 가정에 가장 적절했다고 감히 고백할 수 있답니다.
오히려 이 불안함은 잊었던 '일용할 양식'에 대한 기도를 새롭게 하게 만들고 '공중 나는 새를 보라. 들의 백합화를 보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가까이 들려서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불안함이 오히려 은혜가 되는 순간이지요.



#4 소유의 욕망에서 탈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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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일을 하는가? 하는 질문을 다시금 해봅니다. <호모 루덴스, 놀이의 달인>을 읽으면서 내가 더 많이 일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소유'에 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더 많은 소유(더 넉넉히 쓰고 싶은)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 일에 대한 필요 이상의 집착도 없어지고 그러다보면 일도 행복해지겠지요. 물론 이것 역시 말처럼 쉽고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이들이 자랄수록 그렇습니다. 음악을 잘 하는 채윤이를 보면 벌써 심란한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언제든 우리의 식탁과 삶과 가진 것들을 기꺼이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마음이 넉넉해야 하는데 현실이 발목을 잡을 때 오는 갈등과 고뇌 또한 쉽지 않습니다.
날이 갈수록 삶이 더 단순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하고, 소비하고, 아이들을 양육하며 산다 할지라도 이 안에서 어떻게 더 소유에 대한 욕망을 내려놓으며 살 것인가?  이 역시 매일 매일 풀면서 가야하는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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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우리 가족이 뽑은 못생긴 물고기 입니다.
의외로 못생긴 물고기가 많더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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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현승이가 함께 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보기가 좋습니다.
명절에 보는 사람 사람마다 '아빠랑 똑같애. 아빠랑 똑같애' 이러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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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셋이 있어도 똑같은 건 마찬가지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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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안에 물고기가 있어요!!!
누구 응아에 물고기가 함께 나왔나?
아니면 누가 안주로 회를 먹고 바로....여기까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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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손에 있는 각질을 뜯어 먹겠다고
자칭인지 타칭인지 '의사 물고기'라고 불리는 녀석들이 달려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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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키, 키, 키, 키, 키....커어~커, 커,커,.....
키컸으면~ 키컸으면~ 키컸으면...................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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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눈 사이가 진짜로 먼 물고기가,
눈과 눈 사이가 진짜로 가까운 채윤이랑 대화를 나누는 중입니다.
둘 섞어서 반반씩 나눴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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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긴데 뭘 닮았나요? 고양이를 닮았나요? 그래서 CAT FISH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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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아가씨 같죠?
지느러미가 실같이 저래요. 제 눈에는 꼭 네온사인 같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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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와 채윤이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고기래요.
용이 바다에 살면 저렇게 된대요. 해룡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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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 아줌마 간질르기.
아줌마! 간지런 안 타요? 지금 웃음 참고 있는 거죠? 에~ 표정이 그런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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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꼭 후레쉬 안 터뜨리고 사진을 저렇게 찍어 놓고는
'멋지지 않냐? 실루엣만 찍은거야'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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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아! 엄마가 늘 말하는 건지만 표정관리 하면서 웃기기는 쉽지 않아.
몸개그를 시작했으면 그냥 망가지는거야.
봐바...엄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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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간 밥도 못 먹고 기운이 쪽 빠진 현승이는
물고기 귀경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저렇게 쓰러졌다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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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최병성이 띄우는 생명과 평화의 편지


좋은 나라



당신과 내가 좋은나라에서 그 곳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은 까맢게 잊고 다시 인사할지도 몰라요.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 푸른 강가에서 만난다면

서로 하고프던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그냥 마주보고 좋아서 웃기만 할거예요.

그 고운 무지개속 물방울들처럼 행복한 거기로 들어가

아무 눈물 없이 슬픈 헤아림도 없이 그렇게 만날 수 있다면....있다면...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푸른동산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은 까맣게 잊고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슬픔이라곤 없는 천국에 가서 가장 누려보고 싶은 건,
사람 사람 사이의 슬픈 헤아림도 없이 만나는 그런 만남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 입니다.
노래를 찾아봤는데 MP3 파일로 된 것을 찾을 수가 없어서 노래로 들을 수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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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을 달리다보면 암사동을 지나서 강동대교로 가는 길에 고개가 있습니다. 결혼 전에 구리에 살 때 항상 그 오르막을 오르고 내려서 강동대교를 타고는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그 즈음은 대학원 다니면서 과외를 할 때였는데....늦은밤 과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그 고개를 지날 때쯤이면 '이제 집에 다 왔다. 하루 일이 다 끝났다' 하는 안도감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언젠가 오랫만에 그 길을 혼자 운전하고 지나는데 그대로 강동대교를 넘어 구리로 가면 엄마랑 동생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내 자유로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남편은 학기 중이었고 아이들 때문에 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운전을 하고 집에 가던 중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미혼 때의 그 자유로움이 마구 그리워지고, 또 계속 생각을 발전시키다보면 남편과 아이들이 내 자유로움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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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오면 밥을 먹이고, 깨끗한 옷을 입히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공부를 봐주고, 사역을 도와야할 많은 책임감으로 주부로서의 저는 자유로움이나 여유가 없다고 느끼곤 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먼저 나가고 혼자 집에 있다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때는 조금 낫지만 어찌됐든 집에 있으면 자유로움이나 여유는 잊어줘야 하지요. 대부분의 주부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요?  

오늘은 집에 있는데도 '여유, 자유' 가 내 것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나갔습니다. 예매를 하면서 '당신도 갈거야?'라고 묻는 것을 꼭 '안 가도 된다'는 것으로 들어버리고 셋을 묶어서 내보냈습니다. 그러고 나니 집에 있는데도 갑자기 자유의 몸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여유가 있어야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바로 거실의 탁자 앞이죠. 읽는 책, 새로 읽을 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탁자 앞에서 구리로 넘어가는 88도로를 운전하는 느낌이 살짝 드네요. 오랫만에 이런 느낌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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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연말 가까이에 있어서 일거예요. 성탄절 모임을 하게 되면 늘 한 해를 돌아보게 되고,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습니다. 3년이 넘게 함께 한 우리 목장 식구들. 함께 보낸 성탄절이 벌써 올해로 네 번째 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작년까지만 해도 아주 신혼스러운 성탄절 모임이었지요. 부부 선물 교환을 하면서 배우자에게 선물하고 카드도 주고 받는 시간을 꼭 함께 했었거든요. 정말 기발한 선물도 많았고, 선물 대신 쿠폰도,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하는 선물도 있었어요. 애들이라곤 다섯 살 채윤이와 두 살 현승이 뿐이고 모두 깨소금 달달 볶는 신혼들이었는데 어느 새 우리도 변했어요. 다들 아이들의 엄마빠가 됐고(저 사진처럼요), 이번 성탄절에는 선물교환 얘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아~ 그냥 해. 선물은 무슨...'하는 분위기. ㅎㅎ

성탄절 연합찬양대 찬양 준비하는 저를 위해서 대충 모이자는 의견까지 나왔으나 하나 씩 손에 들고 모이기로 했습니다. 케잌, 왕새우와 굴, 딸기, 포도쥬S......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화려한, 완전 있어보이는  크리스마티 파뤼가 되었죠. 게다가 새로 우리 식구가 된 의진네, 일 때문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 서준이네 까지 사람도 먹을 것도 풍성한 크리스마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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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 좋은 형제들과 가끔 깜짝 놀랄 전문용어(?)가 툭툭 튀어나오는 담백하고  털털한 자매들의 이야기가 끊일 줄을 몰라요. 먹고 마시는 즐거움 속에 은혜와 감사의 나눔이 환하게 드러나면 더 좋겠지요. 한 해 동안 가정의 감사한 것들 세 가지씩 생각해 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그 숙제를 낸 우리 부부부터도 살짝 난감했죠. 아~ 감사한 것이라.....
생각해보니 세 가지가 아니죠. 그 순위를 매길 수가 없어서 그렇죠. 우리 먼저 감사한 제목을 나누고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나누는데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없는데....우리는....'했던 가정들도 돌아보면 많은 감사들이 있었지요. 한참 얘기를 하다보면 이게 감사제목을 나누는 것인지, 공개적으로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우리는 알지요. 그럼에도 우리의 남편들에게, 우리의 아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요. 그건 사실 대놓고 말하기에 쑥스러운 것이기도 하지요.

그럴 때 좋은 것이 살짝 귓속말로 한 사람에게만 하는 거예요. 모임의 마지막에 각각 예수님께 기도합니다. '내게 주신 남편(아내)으로 인해서 감사한 것'을요. 예수님께 말하는 건 그리 민망스럽지도 않지요. 팔불출이 되는 느낌도 없구요. 그렇게 감사기도를 하고 함께 자리한 가정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오래 못 봐 그리운 얼굴을 그리며 기도하구요. 성탄절이 풍성할 수 밖에 없음은 맛있는 음식보다 더 좋은 삶을 나눌 그리스도로 인해 형제 자매된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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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에 빠져있는 현승이랑 놀아주던 아빠가 '작을 소'를 읽어주면서 '현승아! 큰 대의 반대말을 뭘까?' 하면 현승이는 '대 큰!' 이렇게 자신있게 외칩니다.
평일의 반대는 '일평'이 아니고 '휴일'인데 휴일은 휴일답게 평일하고는 반전이 있는 오전이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네 식구가 함께 맞이한 휴일 오전은 확실히 '평일의 반대'였습니다.

#1
우리 집에서 젤 먼저 자고 젤 늦게 일어나는 현승입니다. 평일 아침에 식구들이 밥 다 먹도록 침대에서 뒹굴거나, 겨우 깨워 놓으면 머리를 베개에 쳐박고 엉덩이를 쳐들고 다시 잠들어 있는 현승이죠. 어쩌다 잠으로 치자면 막상막하인 아빠가 새벽기도 갔다와서 자기보다 늦게 일어났다 치면 '내가 제일 조금 잤잖아' 하면서 억울해서 죽을려고 하는 현승이죠.
휴일 아침에 9시가 되도록 식구들이 자고, 방 안 가득 햇살이 비쳐 훤해졌을 때 현승이가 젤 먼저 정신이 들어서는 '어? 아침이네. 식구들~ 일어나!' 하면서 1등을 일어났다죠.

#2
평일에 7시부터 혼자 일어나서 밥 하고, 국 끓이고 분주하던 엄마가 일어나서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이 아빠와 채윤이가 빵을 굽고, 우유를 따르고 상을 차리기에 분주합니다. 차려 놓은 상을 제일 먼저 받고는 부랴부랴 밥 먹고 학교 가는 채윤이랑, 엄마의 뚜껑이 열리기 직전까지 침대에서 뒹굴다 나오는 아빠가 엄마 역할을 대신하는 반전. 역시 평일의 반대입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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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틀어주면 들을 줄만 알았던 아빠가 새로 산 음반을 꼼꼼히 읽으면서 여우를 부립니다.
식탁에서든 화장실에서든 잠시 나는 틈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아빠가 오랫만에 학교 숙제와 관련없는, 전공과 관련없는 책자를 들고 있습니다.

웬일인지 식사를 마치고 여유가 생겼다 싶으면 베란다로 나가서 온갖 장난감을 끌어다 늘어놓고 상상놀이를 하고 있어야할 채윤이가 거실 탁자에 조용히 공부모드로 앉아있습니다.
'마티스 그림 따라잡기' 책을 어디서 찾아와서 열심히 색칠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덩달이는 역시나 누나랑 마주 앉아서 어설픈 그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평일 저녁마다 숙제며 일기를 하느라 몸을 베베 꼬면서 엄마랑 싸움을 싸워가며 앉아 있는 거실 탁자가 휴일 오전에 아주 차분한 놀이터가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엄마빠 조용히 음악 들으면서 차를 마실 여유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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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틀어주는 음악을 다 듣기고 하고 휴일은 이렇게 늘 똑같던 일상과 다른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휴일이 가진 그 힘은 아마도 '여유' 일 것입니다.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필요한 것은 한 템포만 쉬어가는 여유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원래 일과 생활에 쫓기면서 살도록 지어지지 않았을텐데요...
우리 일상은 매일 일에 쫓기고, 공부에 쫓기고, 해야만 하는 많은 것들에 쫓기며 사네요.

휴일오전을 보내고 집 앞에서 종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는 시내의 서점에 나갔습니다. 시내 나가면 이상하게 많이 걷게 됩니다. 밥을 한 번 먹으려해도 한참을 걷고 기웃거리게 되고...서점에 가서도 한참을 걸었습니다. 결국 엄마 아빠는 유아, 아동 코너에서 힘을 다 빼고 '우리 둘이 저 놈들 맡기고 나중에 따로 한 번 나오자'는 약속 아닌 약속을 중얼거리면서 서점을 나왔지요. 그러고보면 평일이 있어서 평일의 반대 휴일이 있으니 평일도 사랑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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