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배우기 시작한 지 딱 2년이 되는 채윤이가 대회를 나갔습니다.
이런 건 콩쿨이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냥 대회라고 하는데....
참가하는 모든 아이들이 다 상을 받는 거지요.
말하자면 참가비와 상을 맞바꾸는 것이고 아주 아주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대화랍니다.
그런 걸 알지만 채윤이가 피아노 배우고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연주해 보는 것이고,
무엇보다 엄마 눈에는 좀 치는 것 같은 피아논데....상대적으로 어떤 지를 볼 수 있어서 기대가 되었더랬습니다.
유치원 1학년생 아이들이 소나티네를 너무 잘 치더라구요.
이야~ 우리 채윤이 피아노 잘 치는 거 그거 남들 다 하는 수준이구나. 하면서 채윤이의 순서가 가까와 올수록
떨리는 마음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더 잘 치고, 앞의 아이들과는 뭔가 다르게 음악이 음악으로 흘러가는 듯한 연주가 멋졌습니다.
지 입으로 지 딸을 이렇게 평가하는 게 쫌 그렇지만....
원래 한 오버 하는 엄마와 달리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칭찬에 인색한 아빠가 그리 평했으니 믿어도 되겠죠.
채윤이랑 같은 곡을 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1악장 전체를 다 치도록 '땡'이 울리지 않았지요.
그걸 보고 채윤이가 엄청 초조했었나봐요. 채윤이는 끝까지 준비를 안했거든요. 선생님이 중간에 분명히 '땡' 할거라면 끝까지 연습을 안 시키시더라구요. 초조했던 채윤이가 자기가 친 부분이 가까이 오자 그냥 멈춰버렸어요. 그것 때문에 감점이 있었던 것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첫 무대에서 떨지도 않고 차분하게 집에서 연습할 때보다 더 잘 연주를 해서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이럴 때 참 아이에게 고맙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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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2008.03.02 17:55
제 블로그에서 악기 얘기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곧바로 피아노를 만나네요.
악기는 몸, 소리는 악기의 마음...
채윤이가 피아노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군요.
그 마음을 엄마는 가장 잘 읽어내고 있구요.
역시 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아요. -
-
h s 2008.03.02 22:47
와~!
정말 근사하네요. ^^
무대에서 잘두 치구...
여유도 있어 보이고...
글도 잘 쓰고...
이것 저것 너무 잘하는 거 아냐요? ^^ -
hayne 2008.03.02 23:15
우이씨.. 울 기원이도 이 무대에 섰어야 하는건데..
미안! 넘의 잔치에 와서 내 푸념부터 늘어놔서.
야 이거 너무 하는거 아녀? 2년만에 이걸 쳐도 되는거야?
나 은근 샘 날라 그래^^
정말 재능있어. 그리 요란스리 레슨받는 것도 아닌데 이정도니 말야.
자랑 좀 하는거 봐 드리리다 -
로뎀나무 2008.03.03 10:41
너무 잘친다.. 부러워~~
우리 아들도 1년 뒤에 이렇게 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엄마의 지나친 욕심이겠지? ㅎㅎ
암튼 하나님은 공평하신거 같아~~ -
♧ forest 2008.03.03 10:58
정말 부럽다. 그리고 정말 잘 치네요.^^
자랑 심하게 해도 될 듯하건만...
제가 심하게 자랑해드리리다.
채윤이 너 심하게, 너무, 잘, 쳤다. 아자 아자!!! ^____^ -
유나뽕!!★ 2008.03.03 13:52
이게 소나티네4번이던가요??ㅎㅎ
저도 어렸을때 피아노 무지 오래했는데 지금은.. 손가락이 아예 안움직여요ㅠ
그나마 이곡기억해서 조금 칠줄 아는데
채윤이 치는거 보니까 너무너무 잘치네요!!!
끄아아~~!! 그냥 애들이 치는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강약도 그렇고 .. 저만한 아이가 막 몸을 흔들흔들~ 느껴가면서~치고있다는게
피아노에 무지한 제가 봐도 뭔가 있어보임(?) ㅎㅎㅎㅎㅎㅎㅎ
싸모님 뿌듯뿌듯 하시겠어요 ㅎㅎㅎㅎ>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