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전도사님이 된 이유로 주말은 더 이상 나댕기고 노는 주말이 아니다.

금요일에 천안에서 올라온 남편은 짧게 금요일 저녁 바쁘고 분주한 일들을 애써 잊으며 아빠노릇 남편노릇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리도 토요일 아침에는 출근을 한다. 차까지 가지고 출근하면서 우리 셋은 집 안에 그대로 갇히는 것이다.


이렇게 집에 있는 토요일이 거듭되면서 나름의 행복해지기가 연습이 되었다.


늦은 아침과 설겆이를 하고,

잠시 어머니와 수다,

지희랑 전화로 수다를 떨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는 사이 두 녀석은 거실에 식당을 차려놓고 '식당놀이'에 빠졌다.

'네~ 고객님! 주문하시겠습니까?' 하면서...

커피 한 잔을 타서 인터넷 주~욱 한 번 돌아보고 있자니 부모님은 새로 개통된 경전철 타보러 나가신단다. 앞 집에 부모님의 안계시면 괜히 마음이 편하다.^^;;


저녁에는 집에서 목장모임이 있다. 차도 없이 어떻게 장을 보고 식사준비를 하나?

으흐흐...나를 위해 준비된 GS마트 인터넷 장보기. 집에서 주문하면 두 시간 이내로 무료로 배달이 온다. 메뉴 좀 검색하고 장을 보고.

희서엄마가 준 '키티 푸딩' 만들기를 아이들과 했다. 우유에 섞어 불에 데워 냉장고에 넣는 간단한 것에 좋아서, 흥분해서 난리다. 두 녀석은.


푸딩이 되기를 기다리는 사이 채윤이를 구슬러 피아노 연습을 시키는데 곧잘 친다.

상으로 '젓가락 행진곡' 같이 한 번 쳐주고는 함께 피아노 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예전에 유치원교사 할 때 해봤던 노래극을 꺼내서 피아노 치면서 노래하면서 노래동화를 들려줬다.

넋이 나가서 듣고 있는 두 녀석. 스토리 이해가 안 되는 현승이는 금방 지겨워한다.


슬슬 배고파지는 시간.

아파트에 장이 서는 날이다. 두 녀석 데리고 나가서 떡볶이 순대 오뎅 사가지고 들어와 늦은 점심을 먹는다. 순대도, 내장도 잘도 먹는다. 채윤이는 '엄마! 나 간 좀 줘' 하면서...


 


배부르게 먹고나니 현뜽의 기다란 속눈썹이 밑으로 막 쳐지면서 짜증이 는다. 졸립다는 얘기. 현뜽을 침대에서 재우고 있으면 채윤은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저 녀석이 자면 엄마는 내 차지다'

현뜽을 재우고 커피 한 잔을 더 타서 새로 읽는 <풍성한 가난>을 들고 거실 책상에 앉는다. 채윤이는 글씨 공부를 하겠다고 옆에 앉는다. 몇 글자 쓰더니 졸립단다. 엄마 무릎을 베고 자겠단다. 무릎에 눕히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책을 읽는 맛. 참으로 평온하고 행복하다. 어느 새 잠든 채윤이.


집이 1층이라서 베란다 앞에 가지가 앙상한 나무가 서 있고 간간이 사람들이 왔다갔다 한다. 책을 읽다 밖을 보다....'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런 행복한 일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감사와 행복을 남기고 싶어서 컴 앞에 앉았다.


이렇게 끝나도 감사할 하루인데....저녁에 목장모임이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집에 온다. 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식사하고, 찬양하고,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고...


'제가 무엇이관데...주께서 저를 이렇듯 생각하시며,

제가 무엇이관데....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

제가 무엇이관데....이런 큰 복을 주시나이까'

200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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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려 애쓰지만 자주 잊고,

하늘의 평안을 갈구하지만 자주 불안과 두려움으로 마음을 잃을 때.


적절한 책은 위로부터 오는 또 하나의 위로와, 꺠우침과 부르심이다.



 

이 분을 배우기 위해 캐나다로 유학 가고픈...(그러나 이 분은 올해로 정년퇴직한ㅜㅜ) 그런 저자다.

폴스티븐슨.


오늘 아침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아이들을 기르며,

남편을 사랑하고,

음악치료를 하며,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들의 의미가 퇴색해 갈 때.

하나 하나 짚어주며 정신이 들게끔 하는 책이다.


오랫동안 조금씩 읽으면서 이제 끝을 본다.

나의 결혼생활, 소명, 먹고 사는 일에 대해서 쉼표를 한 번 찍으며 돌아보게 하였다.




 


지난 주에 남편과 함께 주문해서 받은 책.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서며 들고 나갔다가 거의 다 읽고 들어왔다.

책이 분량이 작을 뿐 아니라 재미있게 줄줄 읽혀진다.


다 아는 얘기를 또 듣는 것이지만 마치 교회에서 '생명의 삶'을 들으면서

기본진리를 확인하고 마음이 뜨거워졌던 것처럼 잔잔한 감동이 왔다.


다 아는 것 같은 하나님의 마음,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구원의 은혜,

그런 것들을 늘 새롭게 다시 배우지 않으면 너무 자주 불신의 마음이 되니...


예수님과 마주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긴 대화를 나눈 기분이다.


대화.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대화'만이 진정한 소통수단이라는 생각 때문이란다.

인터넷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말이다.


예수님과 마주 앉아 대화하듯 늘 말씀을 묵상하고,

남편과 아이들과 사랑하는 내게 주신  모든 사람들과 눈을 보며 대화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리라.

20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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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면서 채윤이네 10대 뉴스를 뽑았었습니다.

이것도 몇 해가 쌓이다 보니 가정에 참 좋은 기록이구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10대 뉴스 안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살아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2005년에는 남편이 바쁜 관계로 목장모임에서 3대 뉴스 까지만 꼽았죠.


1.  아빠 소명을 발견하다

 오랜기간 소명을 위해서 기도하던 김종필아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듯 어려운 과정들을 통해 신학을 하기로 결정하고...

 결국 시험을 치고, 수석합격을 하여 새로운 소명을 향해서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2.  분가 아닌 분가를 하다.

 꿈에도 소원인 분가. 바로 앞집으로 했습니다.


3. 엄마빠 양육에서 해방되다.

 현뜽이도 어느 새 자라서 저녁시간에 누나와 함께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엄마빠도 제법 여유있는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고,

 나름대로 어느 정도 품위 있는 외식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채윤이 인생에서 처음으로 '떨어짐'을 경험하다.

 사실 엄마빠가 경험한 것이긴 하지만서도...(채윤이 자신은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알지도 못하니깐)

 채윤이 도곡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접수했다가 4:1의 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떨어지다.


5. 엄마는 강의의 해

  대학강의를 시작으로 엄마에게는 여기 저기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6. 5년 동안 힘겨운 관계가 해결되다.

 5년 동안 엄마랑 말도 안 하고 인사도 안 하던 채윤이 큰 엄마가 추석에 조금 마음을 풀어주었습니다. 온 가족의 경사랍니다.


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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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 결혼한 K 선배의 집들이를 갔다 왔다. 서로 시간이 맞질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해를 넘긴 집들이가 되었다. 청년부의 수석 권사님 격인 Y 언니의 결혼인데다가, 그 상대가 농담 삼아서도 연결해 보지 않았던 K 선배라서 두 배로 충격을 주었던 커플이다. Y 언니가 연상이라는 것 역시 두 사람을 연결시켜 그림이 나오지 않았던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K 선배는 회장, Y 언니는 부회장, 나는 회계로 함께 봉사하던 생각을 해 보면 부부가 되어 저렇게 한 집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낯설기도, 민망하기도, 결국... 부럽기도 하다. 지금이야 포기한 지 오래지만죚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말이다TT 죚 그래도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던 모습은 같은 공동체 안에서 만나 교제하고 결혼하는 것이었으니까.


부러우면 얼렁들 결혼해!


신혼냄새 폴폴 나는 인테리어에, 깔끔하고 감각적인 식사 메뉴에, 연예인 같은 결혼 앨범에.... 이런 것들은 이제 하도 많이 봐서 식상할 때도 됐건만 여전히 볼 때마다 부러운 것이다. 이런 신혼집에 초대받는 일은 늘 유익한 것 같다. 닭살 부부가 서로 좋아서 어찌할 줄 모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시집가고자 하는 마음이 불일 듯 일어나는' '염장질'을 당해주는 것도 그렇고.... (슬프도다, 브리짓 인생이여!) 무엇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룬 가정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냔 말이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꾸밀 가정에 대한 소망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하니 말이다. 함께 공동체를 섬기다 결혼을 한 Y 언니의 집들이는 그런 저런 기대로 약간은 들뜨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신혼부부를 가운데 앉혀 놓고 인터뷰를 하는 시간까지는 충분히 내 예상과 각본대로 진행되어 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밝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보면서 “아우∼ 너무 예쁘다.”로 시작하여 자매들은 끊임없이 “너무 예쁘다”, “너무 예쁘다”를 연발했으니까. Y 언니는 만족스러운 듯 “호호호호, 부러우면 얼렁들 결혼해!” 아∼ 나도 저런 대사를 날릴 날이 올 것인가?TT “부러우면 빨리 결혼해!”



염장질-외적 매력으로가 아니라 삶의 내용으로


'부러우면 결혼해!' 시리즈의 백미, 신혼부부의 얘기를 듣는 시간이 되었다. 둘 다 워낙 찬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둘이 함께 집에서 찬양도 하고 그러냐?” 하는 질문이 나왔다. “허허허허, 찬양? 결혼들 해보세요. 결혼하고 기타를 꺼내 보지도 못했네요. 하긴 이러면 안 되는데.... 사실 결혼하고 큐티를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공동체에서 매주 하던 모임이 없어지니까 흐트러지는 것 같아요. 결혼은 일상이거든요. 다들 결혼하기 전에 열심히 큐티하고 열심히 찬양하고 열심히 봉사들 하고 그래요. 결혼해서는 뭐 그냥 열심히 사는 거죠. 이런 저런 여유가 별로 안 생겨요.” 계속되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처음 집에 들어서며 집안의 인테리어며 연예인 같은 사진들에 연발했던 감탄사는 점점 사그라져 갔다. 단지 함께 찬양하거나 말씀 묵상을 나누는 일이 없다는 얘기 때문이 아니다. 두 사람의 사는 모습은 그냥 그렇고 그래서 적어도 내게는 별로 염장질이 되지 않았다. 얘기를 듣다 보니 이 선배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던 우리 오빠 죚자타가 공인하는 그저 교회를 댕기는, 나이롱 신자 죚 부부의 삶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공동체 안에서 같이 훈련을 받으며 교제를 시작하고 일군 가정이 아닌가? 함께 했던 뜨거운 찬양, 그 바쁜 와중에도 타오르던 기도에 대한 열정, '특새'의 시간들, 빼먹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말씀대로 살아보자고 힘겹게 붙들고 있던 묵상의 훈련, 단기선교로 뜨거웠던 여름.... 그런 공감대를 가지고 시작한 선배 부부는 단지 결혼의 외적인 매력으로가 아니라 결혼한 삶의 내용으로 후배들에게 염장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청년의 때에 전혀 예수님과 관련 없는 사람처럼, 오직 취직시험 합격과 그로 인한 삶의 풍요가 인생의 목적인양 살았던 우리 오빠 가정하고는 다른 결혼의 그림을 보여 주길 기대하는 건 나 혼자 너무 터무니없는 기대를 하고 있는 걸까?



그래도 믿는 남자 만나서 결혼했다?


선배 집에서 나와서 H와 차 마시며 이런 얘길 했더니 “나도 좀 실망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냐. 그런데 뭐, 결혼이 다 그런 거라잖아. 야! 브리짓! 너 너무 이상이 높아. 그러니까 결혼이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러려면 아예 목사님하고 결혼을 해라. 1년 내내 둘이 같이 GBS하고, 결혼에 관한 책 펴놓고 교과서대로 대화하면서 그렇게 살면 되겠네. 니네 엄마 너 얘기 들으시며 그러시겠다. '아따, 별 걱정 다 하고 앉었네. 결혼이나 하구 그런 걱정을 해라. 이 화상아!' 네가 이 나이에 그런 것까지 따지면 결혼할 수 있겠냐?” 한다. H의 진단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상이 너무 높은지도. 그래서 내게는 결혼이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오늘 Y 언니 부부를 보면서 결심했다. 결혼식 자체나 결혼의 외형과 결혼의 내용을 헷갈리지 않기로 말이다. 형제들의 수가 자매들에 비해서 현격하게 적은 현실 속에서 '그래도 믿는 남자 만나서 결.혼.했.다.'는 정도를 가지고 부러워하지 않기로.... 결혼의 내용에 대해서, 즉 바로 내 손으로 만들 가정의 모습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 보기로 하자. 신혼집 인테리어에 신경 쓰는 만큼이라도 그 안에서 만들 가정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 본다면 형식보다 내용으로 감동을 주는(아니, 스스로 감동이 되는) 결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 이런 준비를 결혼할 사람을 만나서 함께할 수 있으면 얼매나 좋을까? 그럴 날이 올 것이다! 브리짓! 힘내자! 언젠가 나도 목에 힘주고 이렇게 말할 날이 있을 것이다. '부러우면 결혼해∼' 남들과 똑같은 결혼의 겉모양으로 사는 부러움이 아니라 삶으로 부러움을 사는 그런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비록 오늘은 '꿈꾸는 자가 오도다' 하면서 비웃음을 당할지라도....

남편이 짐을 싸서 천안으로 어학 계절학기를 하러 내려가는 날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아버님이 문을 두드리신다.

어제 아버님의 생신을 미리 앞당겨서 했는데 형제들이 모아서 식사를 거하게 하는 걸로 선물을 대신하기로 했다. 그래도 그냥 지나기가 아쉬워서 안 받으시겠다는 걸 용돈을 드렸다.

아침에 아버님이 쑥스럽게 아들에게 봉투를 하나 내미셨다. 어제 드린 용돈을 그대로 다른 봉투에 담아서 '사랑받는 주님의 사랑속에서 열심히 하여라. 아버지 엄마가'라고 써서는...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아침식사 중에 채윤이의 기도.


'하나님! 아빠가~아, 이제 금요일 토요일 주일에만 현대 아파트에서 자요. 금요일 토요일 주일도 잘 보내게 해주시고요....

음...목요일 월요일, 또...수요일 화요일도 혼자 잘 자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아멘'


아멘이 절로 나오는 감동적인 기도였다.


밥을 먹으면서 '아빠! 아빠 오늘 가면 오래오래 안 올거야? 내가 늙을 때 까지 안 오는거야? 그래도 내가 결혼할 때는 올거지? 내가 결혼할 때는 꼭 와. 내 손을 잡고 들어가야 하잖아' 하는 쌩뚱맞은 말을 해댄다.


식사를 마치고 얼렁 설겆이를 해 준 아빠가 짐을 챙겼다.

집을 나서기 전에 넷이 거실에 앉아서 기도하기로 했다.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당신을 통하여서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

찬양을 하고는...

현뜽이가 '하나 더 하자'하는 제의에 '아빠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렸다. 천장도 쳐다보고 괜히 머리도 쓸어 넘기면서 눈물을 참았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남편이 없는 동안 아이들과 더 열심히 놀아주고,

열심히 말씀 묵상하고,

남편을 위해서 기도하고,

즐겁게 일하면서 살기.

올해의 목표다.


결혼 7년 만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하나님 나라에 필요한' 자신의 소명을 찾아 떠나는 남편으로 인해서 감사하며...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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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하다.

그래서 행복한 신의 작은 피리.


나는 대체로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다.

ESFP들은 16가지 유형 중에서 가장 낙천적인 유형이라고 하거니와,

이렇게 한 마디로 표현하면 느낌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지지만 '예수님 때문에' 늘 행복하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행복'이라는 말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12월 초,

그 가을에 목사관이 새로 지어서 새집으로 이사를 했고, 처음으로 내 방이 생겼었다.

무엇보다 그 때 철이 들어갈 무렵이라서 '이 정도면 나는 행복한 아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된 것 같다. 12월1일로 기억된다. 우리 시골교회를 다니다가 인천으로 이사간 친구 하나가 가출을 해서 우리집으로 왔다. 그 애는 자신이 가출했다는 사실을 숨겼지만 우리 식구는 다 알고 있었다. 그 애랑 같이자고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구나.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보름이 지난 12월 16일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주 행복한 사춘기를 시작하려던 시기였다.

그 때부터 나는 생각했다.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행복을 잃게 돼' 사춘기의 왜곡된 감수성이 이 생각을 더 심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철이 들고 예수님을 마음으로 만나면서부터 '나는 행복했다' 진심으로 행복했다.

결혼 전 친정에서, 엄마랑 동생으로 인해서 행복했고...

곡절이 많았지만 진로를 선택하고 소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행복했다.

일 때문에 행복했고 많은 사람 때문에 행복했다.


결혼을 해서는 좋은 남편이 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을 만나서 한 결혼으로 행복했다.

둘이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일이 행복했다. 두 아이 때문에도 행복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아~ 진짜 행복하다'고 느낀다.

깨끗하게 정돈된 냉장고를 보면서, 내 방식대로 식구들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설겆이 하고 걸레질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토요일 오전시간 두 녀석 지들끼리 놀고, 혼자 피아노도 쳐보고, 찬양대 곡 선정도 하고,

책도 보고, 글도 쓰면서...

'아~ 진짜 행복하다'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런 걸 두고 일상의 행복이라고 하나?


당장 다음 주부터 주말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하기는 하지만 행복할 때 마음껏 행복하자. 다잡아 먹는다. 그 때가 되면 또 그 때의 방식으로 행복하면 될테니까.


아~~~ 참으로 행복하다.

20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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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부터 잠이 깨서 다시 들지 않았다.

내 잠을 깨우는 것은 이번 성탄절 음악회 때문인듯 하다.

성탄절 음악회.

여기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다 어떤 뜻이든지 간에 내가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께 마음을 쏟고 있었나 하는 것이다. 기획의도가 어찌됐든 결국 이것이 주님께 올리는 찬양인데 내 마음이 이리도 냉냉하다니 말이다.


그 때 그 성탄절.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불렀던 그 심.령.을 회복하고 싶다.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핑계 대지 말고.


'내 맘 속에 누우소서

 좋은 방은 아닙니다.

 내 맘 속에 누우소서

 좋은 방은 아닙니다'


이 짧은 가사를 부르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그 뜨거움이 눈물되어 흐르던...

그 성탄절의 찬양.


아~ 음악을 뽐내고,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성탄절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불려지는 노래, 음악회가 아니라....


마음으로 주께 드리는 찬양.

주인공인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만이 부각되는 찬양.


주여, 도우소서.

2005/12/24
        
김화숙 언니...난 내일, 아니 오늘의 음악회가 너무 기대되요. 우리 시어머니, 시누이도 오기로 했거든요. 물론 아들얼굴, 오빠얼굴만 (05.12.24 01:00) 댓글삭제
김화숙 이들에 보이겠지만 언니와 같이 그렇게 같은 마음으로 합심해서 찬양하는 모든 분들 (05.12.24 01:02) 댓글삭제
김화숙 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이 아직 믿지 않는 우리 가족들의 귀에 속삭이시기를 간절히 바란답니다. 예수님이 오셨다고요... (05.12.24 01:09) 댓글삭제
김화숙 다름아닌 그들을 위해서요... 저 앞에서 아들이, 그리고 오빠가 찬양하는 그 예수님이 말이예요.... (05.12.24 01:15) 댓글삭제
김화숙 사실 나같은 외부인(?)은 물위의 우아한 백조만 보는지라 내막을 잘 모르지만 물밑에서 죽어라 발장구 쳐야 하는 언니는 힘들수 (05.12.24 01:32) 댓글삭제
김화숙 있을 것 같어...하지만....우짜든동!! 기도하며 함께 찬양할께요...(리플이 왕창이네..) (05.12.24 01:34) 댓글삭제
정신실 시은이 할머님과 고모들 어떤 느낌으로 돌아가셨을지 궁금하네.기도로 돕는 마음들이 있어서 은혜롭게 마친 것 같애. 고마워~ (05.12.26 10:28)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정말 수고 많았어. 난 준비하는 모든 과정, 부족한대로 열씨미 했던 찬양의 밤이 무조건 좋았당. 정지휘자가 지휘할 때의 (05.12.26 13:19) 댓글삭제
박영수 표정은 비디오로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보고 싶은데. 그대는 아는가 그 변화무쌍한 자신의 표정을.... (05.12.26 13:20) 댓글삭제
정신실 아!나의 치명적인 콤플렉스~조동규 형제가 사진을 찍는데 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을 정도라잖아요. ㅜㅜ 안 고쳐져요. 너무 쪽팔 (05.12.26 20:31)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린데....ㅜㅜ (05.12.2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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