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1단계에서 아홉 가지 성격유형에 대한 안내를 합니다.

"나는 한 가지 유형이 아니다. 여기 저기 다 있다. 나는 아무래도 다중이인가보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내가 한 가지 유형이기만 하겠습니까.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2단계 세미나에서 조금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더욱 풍성한 내용을 가져가실 거라 믿습니다.


1단계 강의에서 '성격은 내가 아니다'라는 통찰을 희미하게나마 얻게 됩니다.

성격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 '나의 성격유형'을 이해해야 하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성격에의 고착이 죄라니! 아프게 인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2단계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1. 독일의 정신분석가 ‘카렌 호나이(Karen Horney)’ 의한 행동유형별 분류

  - 공격형(1, 3, 8) 의존형(2, 6, 7) 움츠리는 형(4, 5 ,9)

2. 날개와 화살의 역동

  - 왜 내 안의 여러 개의 유형이 공존하는지, 같은 유형끼리 왜 그리 다른지

 

유형 중 하나가 아닌, 세상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는 존재'인 나를 발견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토요일 하루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링크를 따라가서 바로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에니어그램 내적여정 Ⅱ>

. 일시 : 2015년 10월 31일(토) 오전 10:00 ~  오후 5 : 00
. 장소 : 카페바인 (서대문구 신촌로 22 )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도보 10분. 신촌역 1번 출구 도보 1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1만 원 (점심식사와 음료비 포함)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1단계 수강하신 분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신청 : 접수신청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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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내적여정]은 단지 에니어그램을 배우는 강의가 아닙니다.

에니어그램이라는 '지도'를 가지고 참된 나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우리 모두 협소한 자기를 벗어나 타인에게,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주고 싶은 갈망이 있습니다.

성숙에 대한 목마름입니다.

심리적-영적 성숙은 자기획 자기초월, 두 개의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편협한 나를 뛰어넘는 자기초월은 자기획득을 전제로 한답니다.

자기획득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이유를 알고, 하고 있는 일의 이유를 알고, 나의 느낌과 욕구를 아는 것입니다.

(당연히 알지! 내가 하는 일의 이유를 몰라?  정말 알까요?)

자기를 아는 하나의 방법은 '나' 밖으로 나가서 나를 바라보기입니다. 

에니어그램은 '자기획득'을 위한 정직하고 심오한 거울됩니다.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나,

온갖 역할의 옷을 입기 전의 나를 찾는 여행에 함께하실 분들을 초대합니다.

 

 

. 일시 : 10월 26일, 30일, 11월 6일, 13일(금)   오전 10:00 ~ 12:30

. 장소 : 페바 

             서대문구 신촌로 22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도보 10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1만 원 (음료비 포함)

. 문의 : 010-6209-0635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신청 클릭!하여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 사정상 폐강하였습니다. 신청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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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 별 건가?

이유를 묻지 않고 아무 때나 찾는다면 커피도 중독이지.

 

남편은 커피를 좋아하지만 중독이 되진 않았다.

커피 줄까?

(라고 내가 물으며 기대하는 자동반응은 당연히 '응'이다)

아니, 괜찮아.

(라고 답하면 난 이것조차도 섭하게 생각한다. 난 커피 중독에 관심 중독, 인정과 칭찬 중독)

남편은 커피를 좋아하지만 마시고 싶어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며칠 전, 금요 기도회 설교를 준비하던 남편이

나 커피 줘. 진하게.

라고 했다.

오랜만에 바리스타 본능이 살아나서 맛있게 한 번 내려줘야지 싶었다.

아이스로 진하게 마시고 싶은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기에 원두량을 많이 잡았다.

갈아서 드리퍼에 담아놓고 보니 조금 더 넣어도 될 것 같다.

몇 알을 더 갈아서 꽉꽉 채웠다.

 

드립 시작.

부풀어 오른다, 오른다, 오른다.

넘치나?

어, 어, 어, 어..... 홍수! 실패다.

 

커피 하루 이틀 내리는 것도 아니고 드리퍼에 맞는 적정량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진하게'에 꽂혀서 여기에 진정성을 꽉꽉 눌러 담고 싶은 열정이 과했다.

 

실은 이날 오전에 에니어그램 2단계 첫시간 강의가 있었다.

실은 2단계의 안내를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열정과 진정성이 과하여 강의를 좀 망쳤다. 

처음 하는 강의도 아닌데 약간 어버버버 했다.

1,2단계 강의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그간에는 나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말이다.

 

담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았다.

그 몇 달 사이 공부하고 얻은 통찰을 추가해 꾹꾹 눌러담다 보니

어, 어, 어, 어..... 넘치고 말았다.

생각할수록 부끄럽고 며칠 마음이 무거웠는데 큰 배움의 기회로 삼기로 한다.

 

강의 한 번으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겠다는 환상,

그리고 과시욕, 욕심, 조급함 이런 것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 날, 그 어려웠던 강의의 내용은 

'성격이라는 중독과 성격으로 나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는 환상'이었다.

 

나 이런 강사.

내 입으로 떠들떠들 가르치고,

강의를 망치는 것으로 내가 말한 것을 몸으로 다시 배우는,

상처 입은 강사. 이런 강사.

 

 

 

 

 

 

  

 

 

 

 

 

신실한 장로님이 아니라

사진 속 정신실의 느끼한 표정이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나요?

(죗옹함미다)

 

요즘 이 블로그가 신문 광고면 될 기세네요.

광고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색다른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색은 다르지만 알고보면 블로그에서 늘 주절대던 얘기)

 

부제의 주어인 '신실한 장로님'은 신실한 장로님이 아니라

일단 신실한 정신실을 말하는 거구요.

지식은 쌓여가는데 사는 건 영 머리의 진도를 못따라 가시는 분들,

그래서 늘 마음에 찔림이 있는 분들은 저랑 같이 커밍아웃 하셔도 좋아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따라 가세요.

강의 안내와 수강신청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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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턴지 스르르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새로운 계절과 함께 에니어그램 세미나 1단계를 엽니다.

평일 여러 회기로 진행되는 세미나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 특히 지방에 계신 분들을 위해

토요일 하루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잠시 멈추어 '나' 밖으로 나가 나를 바라보는 여정에 함께 하실 분들을 초대합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 함께 하시는 것 환영입니다. 서로를 깊이 알아가는 시간 되실 거예요.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고, 링크를 따라가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공유, 환영합니다.

클릭! 한 번으로 꼭 필요한 분들께 전달되어 소중한 만남의 중매쟁이가 되실 수 있답니다.

  

 

 

. 일시 : 2015년 9월 19일 (토) 오전10:00 ~ 오후 5:00

. 장소 : 페바  (서대문구 신촌로 22 )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신촌역 1번출구 도보 10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1만 원 (점심식사, 맛있는 커피 포함)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신청  세미나 신청하기 클릭!

 

*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기를 원하시면 '신청하기' 해주세요.

  중간에 빈자리가 생기면 순서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에니어그램에 접근하는 방식이 여럿 있습니다. 뉴에이적인 접근, 심리유형론적인 접근, 그리고 영성적 접근입니다. 앞의 두 접근의 주체가 라면 영성적 접근의 주체는 하나님입니다. 이것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차이입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에니어그램을 거울삼아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 '눈을 닦는 수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자기분석은 출구 없는 미로에서 맴도는 일과 같습니다.

심리유형론적 접근은 자기 유형 장점을 극대화하는 자기계발의 도구로 사용하도록 안내합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만 단지 거기까지라면 에니어그램 진정한 가치를 놓치는 것입니다. 치명적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에 진통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단지 진통제로만 그 약을 다 소비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영성적 에니어그램이 가진 최대의 강점은 에 대한 에두르지 않는 진단입니다. 단지 위로나 받고 싶은, 말랑말랑한 내적치유를 바라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이며 심리학과 영성의 다리를 놓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에니어그램> 에필로그 중에서

 

 

 

 

 

 

 

 

에니어그램 1단계 들으신 분들을 위해 2단계 강의가 마련되었습니다.


1단계 강의에서 '성격은 내가 아니다'라는 통찰을 희미하게나마 얻게 됩니다.

성격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 '나의 성격유형'을 이해해야 하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성격에의 고착이 죄라니! 아프게 인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2단계에서는 성격이 나인줄 알고 사는 고착이 얼마나 견고한지,

내가 내 삶을 다 통제할 수 있다는 하나님 놀이가 나를 어떻게 힘들게 하는지 바라보게 됩니다.

에니어그램 번호 유형을 다면적으로 접근하여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강의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1. 독일의 정신분석가 ‘카렌 호나이(Karen Horney)’ 의한 행동유형별 분류

  - 공격형(1, 3, 8) 의존형(2, 6, 7) 움츠리는 형(4, 5 ,9) -

2. 날개와 화살의 역동

  - 왜 내 안의 여러 개의 유형이 공존하는지, 같은 유형끼리 왜 그리 다른지

 

유형 중 하나가 아닌, 세상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는 존재'인 나를 발견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4회기의 2단계 강의 일정은 아래와 같구요.

링크를 따라가서 바로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에니어그램 내적여정 Ⅱ>

. 일시 : 9월 4일, 11일, 18일, 25일(금) 오전 10:00 ~ 12:30
. 장소 : 카페바인 (서대문구 신촌로 22 )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도보 10분. 신촌역 1번 출구 도보 1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1만 원 (4회 음료비 포함)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1단계 수강하신 분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신청 :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신청 접수해주세요.

           세미나 접수 클릭!

 

 

 

 

 

 

[잃어버린 길, 마음의 길]

 

: 20년 동안 새벽기도 안 빠지시는 장로님이 교회와 가정에서 고통의 원인이 되는 이유에 관한 영성심리학적 고찰

 

8월에 할 강의 주제입니다. 부제가 멋지죠? 강력한 낚시효과를 위해 선정적으로 달아봤습니다.

강의주제를 뭘로 할까요? 여쭈었더니 '준비하지 않고 하실 수 있는 강의가 제일 좋죠' 하십니다. 강사의 필을 자극하는 말씀이던데요. 준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강의란 혀 끝에서 맴도는 가장 하고 싶은 그 얘기를 하는 강의 아니겠습니까. 내 마음에 묻고 혀 끝에 와 있는 말을 정리하여 제목을 뽑으니 저러했습니다.

 

6월 말부터 카페바인에서 진행하던 에니어그램 강의 한 텀을 마쳤습니다. 정신실의 에니어그램이란 에니어그램을 위한 에니어그램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 삶, 관계 등에서 잃어버린 길, 마음의 길에 대한 안내입니다. 유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의 이정표를 찾는 여정이라고 할까요? 늘 좋았지만 그 어떤 때보다 더 좋았습니다. 이정표는 몰라서 잃은 것이 아닙니다. 알고도 못찾는 길 사랑의 길.

 

4주 강의가 입문강의와 3중심(장, 가슴, 머리) / 장중심 8,9,1번 / 가슴중심 2,3.4번/ 머리중심 5,6,7번과 마무리 강의로 진행됩니다만. 매주 마음여정에 관한 보이지 않는 주제가 따로 있지요. 1주 '나는 누구인가' 로 시작하여 4주 '지금 여기의 사랑'으로 끝납니다. 어제 진행된 마지막 강의에서는 여러 번 눈물을 닦아내야 했고, 깊은 마음의 떨림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나눔이 소중할 뿐 아니라, 강의의 기승전결이 나눔에 다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고요. 무엇보다 이러한 내적여정의 지향점은 사랑이며 더 큰 나를 향한 더 큰 사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오랜 시간 세월호의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오신 자매님 한 분의 고백과 이야기는 그런 의미로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셨어요. 아프고 고통스러운 현장에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의 사랑으로 존재하신다고요. 이쯤 되면 강사가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가 배우는 강의가 되는 거네요. 함께 하신 분들, 그리고 언제나 사랑으로 내 곁에 현존하시는 그분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제주에서 강의하다 놀다 했습니다. 북한 출신의 대학생들 수련회였는데요. 강의하고 노는 것에 전반부를 보내다가 마지막 날에 짬짬이 학생들의 개인적인 얘기를 들으면 덜 놀고 더 상담할 걸 싶어서 미안했습니다. (아줌마가 애들도 없이 제주도에 갔는데 맘편히 놀기도 해야지 싶어 후회는 없습니다만. 이래저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케케) 아무래도 늘 만나는 청년들과는 다를 것이라 여겨 강의 준비하며 긴장도 됐는데요. 어떤 말들은 잘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보기 드문 긍정 에너지를 만났습니다. 이 청년들에게는 무엇보다 남다른 '감사'가 있었습니다. 왜 아닐까요? 또 우연같은 필연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랑스런 커플을 만나 이야기 나누게 되었습니다. 고기국수와 콩국수를 사이에 두고 고민을 들으며 마음을 나눈 짧은 시간, 우리 부부의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더 감사하며 살자는 새로운 진부함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홍대 카페바인 한 구석, 제주도의 오름과 어느 바닷가.

돌아와 다시 선 합정동 우리집의 싱크대 앞.

사랑은 여기에 있습니다.

 

 

 

 


 

 

 

 

홍대입구역에서 가까운 카페바인에서 에니어그램 1단계 세미나가 열립니다.

오랜만에 오전 시간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금요일 오전입니다.

멈추어 돌아봄이 필요한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에니어그램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자기획득의 여정에 함께 해요.

 

 

. 일시 : 6월 26일, 7월 3일, 10일, 17일(금)   오전 10:00 ~ 12:30

. 장소 : 페바 

           서대문구 신촌로 22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도보 10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0만 원 (10시간)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신청  http://goo.gl/forms/7yZG7LNU2A

 

 

 

심리적 영적 성숙은 자기획득자기초월, 두 개의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협소한 자기를 벗어나 타인에게,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주고 싶은 갈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갈망하는 자기초월은 자기획득을 전제로 한답니다. 자기획득은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이유를 알고, 하고 있는 일의 이유를 알고, 나의 느낌과 욕구를 아는 것입니다. (당연히 알지! 내가 하는 일의 이유를 몰라?) 정말 알까요? 자기를 아는 하나의 방법은 '나' 밖으로 나가서 나를 바라보기입니다. 에니어그램은 '자기획득'을 위한 정직하고 심오한 거울이 됩니다.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나, 온갖 역할의 옷을 입기 전의 나를 찾는 여행에 함께하실 분들을 초대합니다.

 

 

*  '모든 이를 위한 에니어그램'은 없지만  '목마른 사람을 위한 에니어그램'은 있습니다.

   목마른 누군가가 볼 수 있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공유해주시겠습니까?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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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업

 

블로그에 [정신실의 에니어그램 세미나]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저자 세미나를 비롯해서 에니어그램 강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수강자분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고민을 해왔습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분들의 뒷모습에서 저는 늘 약간의 책임감을 느낀답니다. 그 책임감은 대부분 다음 단계 강의를 위한 치열한 공부로 연소시키지만 카페든, 밴드든 뭐라도 만들어서 마음의 여정을 나눌 공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앞으로 있을 세미나 홍보를 위해서도 그렇고요. 그러나 최종적으로 온라인 공간은 따로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 블로그 카테고리 하나를 신설하였습니다.

 

거듭 진행하다보니 에니어그램, 특히 정신실의 에니어그램이 꼭 필요하신 분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찾아오시더군요. 톰라이트란 이름에 견줄 수도 없는 무지랭이 강사이지만 '모든 사람을 위한' 에니어그램을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지난 여정을 통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에니어그램'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에니어그램은 없습니다. 그러나 찾는 사람을 위한 에니어그램은 있습니다. 일단은 블로그를 통해 세미나가 있으면 알리고, 필요한 소통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

 

2. '패' 다 보여주는 강사

 

사적인 공간이랄 수 있는 이곳에서 영업행위 하는 것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약간의 신비주의가 강사를 있어 보이게 만들지 않습니까. 블로그에는 저녁으로 뭘 해먹었다는 얘기, 애들 등짝에 스매싱 날릴 뻔한 얘기, 남편과 싸웠다가 오글거렸다가 하는 온갖 일상이 널려 있어서 강사 체통을 지키기에는 저해 요소가 많은데요. 내적인 여정, 마음공부라는 것이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결국 일상의 변화를 목적하는 것일찐대 제 일상과 마음의 여정이 고스란히 펼쳐져 있는 여기가 딱이구나 싶구요. 저 자신을 위한 좋은 장치가 되겠다 싶기도 해요. 제가 살아내는 이상을 가르치지 말아야한다고 다짐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블로그 역시 뽀샵된 일상이긴 하지만 적어도 강사 페르소나로만 포장된 것이 아니니까요.  

 

3. 누구나 자기를 치료할 수 있다

 

저는 누구든 자기를 치료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 필요하다면 상담을 받아야 하고, 정신과 약을 복용해야할 때도 있겠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카렌 호나이(Karen Horney)가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건강한 성격발달과 성격장애 사이 어디 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에니어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기 스스로를 진단해보고 성찰하면서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툴이 된다는 것입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어느 시점 반드시 깨닫게 됩니다. 돕는 힘이 있다는 것을요. 크리스천들은 내주하시는 성령님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의 연약함을 돕고 계심을 믿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자신의 무의식 깊은 곳의 '진짜 나'를 인식하며 새로운 마음의 에너지에 눈을 뜨게 되지요.  

 

4. 자기를 아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카렌 호나이는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나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를 거론하며 자기를 아는 일을 쉬운 일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은 헛된 희망의 약속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약속이 제시하는 평탄한 길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으면서 잘난 척 굴거나, 아니면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기라도 하면 크게 낙담하면서 진실을 찾는 일은 힘들다고 치부하며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자기를 알면 금방 달라질 것처럼, 마음 먹고 기도하면 당장 성격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에니어그램이 참 좋지만, 핑크빛 약속를 함부로 할 수 없기에 강의하는 제게는 형벌 같습니다.

 

5. 집으로 가는 길, 함께 가는 길

 

제가 하는 에니어그램 세미나는 '아직도 가야 할 길'임을 믿으며 함께 걷는 길입니다. 어디까지 걷느냐고요? 집 입니다. 아버지가 계신 집. 너른 품으로 안아주려 기다리시는 집. 그것은 이땅의 삶을 마치고 안길 품이기도 하지만 바로 지금 돌아가 안길 품이기도 합니다. 위에 걸어둔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에 구석구석 돋보기를 대고 바라보셨던 헨리 나우웬 신부님을 에니어그램 여정의 좋은 선생님으로 모시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에니어그램 1단계(성격은 내가 아니다!)와 2단계(성격중독자라니!)까지 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여정 안내를 위해 불철주야는 아니고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상담이나 여정 중 특별한 필요를 돕기 위해서 따로 준비하고 있는 동반자도 있습니다. 또 에니어그램 강사가 되는 것에 관심 있는 분들도 많으시던데요. 언젠가는 지도자 과정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에니어그램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으로 배워야 하는 것이기에 함께 걷는 여정 가운데 서두르지 않고, 그릇에 물이 가득 차는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이렇게, 정신실의 에니어그램은 

시작되었고, 시작하고 있고, 또 시작할 것입니다. 

 

 

 


어제는 에니어그램 2단계 세미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유형과 날개 화살을 형성한 시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개인의 인생사를 출생부터 되짚어 보는 짧지만 무거운 시간입니다. 한 사람 씩 돌아가며 나누는데 강의 마칠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에서 불안이 읽힙니다. 순서가 지나간 사람들은 '내가 너무 길게 했나?' 싶어 민망하고, 뒤에 남겨진 사람들 역시 초조한 것 같습니다. 강사인 저는 저대로 시간 안배를 잘 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식은땀이 납니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죄책감, 민망함, 초조함은 표면적인 감정일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 수강자분들은 '내가 너무 길게했나?'가 아니라 '내 시덥잖은 얘기를 괜히 늘어놓았나?'가 두려운 것입니다. 나의 인생 이야기 나만의 특별한 서사(특별히 불행하고, 특별히 찌질하고, 특별히 무난하고, 특별히 창피하고, 특별히 별 볼일 없난......)를 어설피 내놓다가 시덥지 않은 이야기가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사람들이 시덥지 않게 여기기 전에 내가 먼저 쿨한 태도를 취하고 싶기도 합니다. 내 인생에 대해서.

 

한 시간을 초과하며 강의를 마치게 되었지만 누구의 이야기도 끊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분의 이야기를 마쳤을 때, '여러분의 이 이야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느냐'고 가슴으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나만의 경험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것이 우리의 지고지순한 갈망이지만 실은 그 누군가는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내가 어제의 나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너'들을 찾아다니며 나를 받아줘, 나를 받아줘 해야 소용 없습니다.

 

에니어그램을 하면 할수록 세미나에 찾아 오신 분들 개인의 서사가 그리스 신화 한 편 못지 않은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몰래 간직했던 눈물이 하늘의 빛에 비추어져 반짝이는 보석임을 발견하실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남편 역시 함께 했던 분들 한 분 한 분의 서사를 마음에 담아 가지고 왔더군요. 아마도 그가 다녀온 '성지'는 밧모섬이 아니라 순례 동반자들의 아픈 기억의 지하실이었나 봅니다. 성지순례를 떠나기 전부터 하루 한 편씩 남편이 글을 써서 나눈 모양인데 다녀와서 '일상순례'라는 제목으로 쓰고 있는 글 중 에니어그램 세미나 마친 제 마음에 공명하는 글이 있어 나란히 걸어 둡니다.

 

 

[아픈 과거] _ 김종필

 

 

오늘 성령님께서 바람을 타고 지나시다가 제 귓가에 살짝 속삭이셨습니다.

 "누구나 아픈 과거가 있단다. 긍휼의 마음을 잊지 말거라." 


낯설고 어색한 그냥 타인에 불과한 사람이 어느 날 제 영혼의 영지 속으로 성큼 들어오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아픈 과거와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얽히고 섥혀 네 아픔이 내 기도가 되고, 내 아픔이 너의 기도가 됩니다. 


마주 보고 앉아서, 나란히 앞을 보고 앉아서, 타인의 아픈 과거를 들었습니다. 누구나 아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도 많이 울었겠구나 생각하니 제 마음이 아픕니다. 


일상을 살다보면 "일"에 매몰되어 "사람의 아픔"이 안보이곤 합니다. 쓸데없는 일 걱정에 휩쓸려가려 하니 성령님께서 바람을 보내 제 뒤통수를 한 대 치고 가십니다. 거기 가만히 서서 기도합니다. "주님, 누구나 아픕니다. 비밀이 있습니다. 우리 순례자들의 아픈 기억들이 성지순례를 통해 치유되게 해주십시오. 제 어색한 미소가, 제 부실한 설교가, 제 투박한 손이 조금이나마 치유의 도구가 된다면, 주님 나를 가지셔서 사용해 주옵소서. 아멘" 


이렇게 기도 한자락 주님께 올려드리고 쉬임없이 기도를 이어갑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시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17)

 

 

 

 

 

 

 

*

페이스북도 카톡도 끊은지 몇 달이 지났다. 시간과 정서적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는 것이 싫어서, 귀찮아서, 원치 않는 단톡에 불려들어가는 것이 귀찮아서 등 이유를 대자면 얼마든지 많다. '정말로 탈퇴하시겠습니까' 바짓가랭이 잡는 보이지 않는 손에 거침없이 '예!' 버튼을 누르던 순간 이후로 마음에서 한 문장이 슬라이드쇼를 하고 있다. '그것이 알기 싫다' SNS의 순기능을 참 좋아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크고 작은, 가끔은 내밀다할 수도 있는 정보를 슬쩍슬쩍 챙기게 되는 것이 내겐 참 불편했다. 당사자가 페친, 카친 보라고 내놓은 것임에도, 나는 자주 훔쳐본 느낌으로 뒤통수가 뜨끔거렸고 껄적지근했다. 손까지 잡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몸과 몸을 1m 이내로 가까이 하고, 눈을 맞추고 들어야 할 정보가 많았다. 그런 정보를 소위 눈팅으로 마구 수집하게 되는 시스템이 (촌스러운) 내겐 매우 매우 불편했다는 것을 탈퇴 이후 더 또렷하게 느끼고 있다. 탈퇴 이후로는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최선을 다해 만나고, 한 번을 만나더라도 마음은 물론 반드시 몸을 움직여서 만나려 하고 있다.

 

**

소리없이 들어와 블로그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오프에서 만날 때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읽는 사람은 그냥 읽으면 되는데 쓰시는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내밀한 얘기를 하실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저라면 그런 얘길 절대 꺼내놓을 것 같아요. 정말 용기가 있으시구나 싶어요' 사실 쓰는 나도 괜찮지 않은 것이 아니다. 블로그의 모든 글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가 있다면 바로 '오픈'에 대한 염려 한 조각, 두려움 한 스푼이다. 처음 블로그를 할 때는 천진난만 했다. 블친이라 해야 지인 뿐인데다 생겨 먹은 게 뭘 숨기고 그럴 수 없는 종족이라 있는 그대로 쓰고 댓글을 받고 다시 댓글을 받아치곤 하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대략 지지해주는 블친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아픔, 약점을 써내는 자체가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기도 심지어 결과적으로 치유의 여정이 되기도 하였다. 페북을 나오면서 맴돌던 '그것이 알기 싫다'의 '그것'의 칼끝을 내게로 돌려놓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아, 물론 블로그는 읽고 싶은 사람이 찾아들어와 읽어야 하는 거니까 '알기 싫으면 오지마'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마음이 복잡해진다고 글을 쓰지 않을 것도 아니면서.

 

***

'오픈'에 대한 두려움은 평생 온전히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두려움의 구더기' 때문에 '글쓰는 장담그기'를 포기할 나도 아니다. 아무도 묻지 않은 내 일상과 내면의 연약함에 대해서 (어쩌면) 평생 쓰고 또 쓸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나는 신앙의 컬러도 비슷하고(처음 만났을 때는 사귀다 헤어짐을 결심할 만큼 달랐었다) 정치적인 입장은 완전 똑같고, 좋아하는 저자도 대략 비슷하다. 각자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하도 서로에게 많이 주절거려서 피차에 무척 지겨워하기는 하지만 삶의 지향점은 거의 같다. 우리의 삶과 신앙의 지향점이 만나는 곳, 그곳엔 늘 그 흔해 빠지고 닳고 닳아버린 말, '공동체'가 있다. 닳고 닳아버린 그 공동체 말고 '진짜 공동체'라고 쓰고 싶지만 그럴수록 더 싸구려가 되는 것 같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암튼 우리 부부는 '진짜 울트라 캡숑 진실한 하나님의 나라로서의 공동체'를 여전히 꿈꾸며 애타게 목말라 한다. 무엇보다 우린 그 맛.을.봤.다. 그 기쁘고 슬프고 행복하고 열받고 빡치고 좋고 배신감에 불타다 열정이 휩싸이는 공동체의 맛을 보고 만 것이다.

 

****

어제는 남편이 맡은 교구의 권찰모임을 했다. 20대 청년교구에서 구역장(어른들, 말하자면 장년)을 돕는 청년 리더들이다. 오랜만의 모임이라 하루 전부터 정성들여 멸치국물을 내며 식사준비를 했다. 식사래야 떡볶이 같은 것들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마약커피도 많이 타서 얼려 놓았다. 아, 마약커피. 몇 년 전 여름에는 주일마다 마약커피 70잔을 타곤 했었다. 먹을 것에 관한 기억은 함께 먹은 사람과의 추억과 맞물린다. 마약커피며 떡볶이, 어마어마한 양을 만들며 만났던 그때 그 목자들 생각이 났다. 마침 한솔이 4주기여서 함께 했던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돌이켜보면 공동체에 목숨 건 남편과 남편에게 목숨 건 내가 꽤나 열정적이었던 시절이었다. 열정을 쏟으면 소진할 것 같지만 진짜 열정은 새로운 힘을 생성해내기도 한다. 소진하며 또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삶이 살아 있는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쌓아놓은 설거지감을 하나하나 소리 안나게 닦으면서 공동체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였다. 싱크대의 물소리에 따라서 거실의 남편 목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하였다. 권찰들에게 '공동체'에 대해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때로 물을  끄고 집중하여 들었다. 말에 담긴 경험을 일일이 공유하는 나로서는 울컥해지기도 했다. 청년이 2000명이 되는 교회라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그리스도의 공동체인데.... 모두 괜찮은 척하지만 실은 모두 갈망하는 것이 바로 그 공동체인데.....

 

 

 

 

*****

에니어그램 여정 1단계 4주 과정을 마쳤고 내일부터 2단계 4주를 시작한다. 1단계 마지막 날에 마치고 서로 인사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렇게 헤어지기에는 아깝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첫 주에 만났을 때는 가까이 앉아 있으나 사람 사이에 장막이 쳐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마지막 날 헤어질 때는 오래된 마음 맞는 친구처럼 느껴졌다. 4주 내내 속얘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한 목사님 부부가 참석하셨는데 전혀 모르는 분이기도, 어쩌면 아는 분들이기도 했다. 포털에서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을 검색하면 내 블로그 앞뒤에 뜨는 교회 홈페이지가 하나 있다. '도토리교회: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뜬다. 블로그 유입경로를 따라 포털로 다시 나가서 자주 봤던 교회이다. 바로 그 교회 목사님 부부셨다. 요즘 개척교회 100개가 문을 열면 3년 내에 그 중 95개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개척해서 살아남는 교회는 대한민국 5%인데 바로 그 5%의 목사님이었다. 목사님 부부와의 만남이 여러 모로 좋았다. 그냥 좋은 분들이었다. 어디를 가나 가르칠 태세가 된 분들이 보통의 목사님들 아닌가. 낯선 곳에 기꺼이 배우러 오셨으니 좋은 목사님이고, 딱 봐도 부부간에 막혀 있는 것이 없어 보였다. 강의 중 자주 목격된 두 분의 달달한 눈빛 교환은 이번 세미나의 명물이었다. ^^ 내가 그 교회에 갔다면 이 목사님 부부를 뵌 후에 '다음 주에 또 가야지' 마음 먹을 것 같다. 5%의 개척교회로 남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공동체는 가장 가까운 사람과 시작하는 것이고 가장 멀리 있는 사람까지 '더 큰 나'로 포용하는 끝없는 확장일테니.  

 

******

공동체, 포기할 수 없다. 의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내 영혼의 지향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만나 매번 눈물 흘리며 나눔하는 곳이 아님을 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열린 마음의 청년들을 데리고 상담하는 곳도 아니다. 앞 다투어 자기 주머니 털어서 밥값을 내는 곳도 아니고, 무슨 얘길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곳은 더더욱 아니다. 늘 무슨 일이든 가르치려드는 꼰대같은 어른이 있고, 오직 나만 봐달라며 스포트라이트 받지 못할 때는 삐져 있는 자매가 있고, 어떻게든 자기 것 내놓지 않으려고 꽁꽁 싸매고 있는 사람이 있고, 사소한 일에 목숨 걸며 웬만하며 싸우러 달려드는 사람이 있고, 깨알같은 일에 마음이 상해서 잠수를 타는 사람도 있는 곳. 사랑보다는 사랑을 흉내낸 과장된 인정과 칭찬을 달라고 목을 매는 사람이 대부분인 곳이 바로 그 공동체이다. 내가 가는 공동체에 이런 부류의 인간이 없는 경우가 없다. 왜냐하면 이런 인간인 내가 가 앉아 있는 곳이니까. 그래도 그곳은, 여기는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다행히 내게 그 모든 어두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그 어두움과 연약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결함, 거룩함, 한 없는 사랑 또한 내게 있다. 그것들이 숨길 수 없이 흘러나오는 곳이 공동체이다. 내게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또한 공동체이다. 조금 서먹한 권찰모임, 또 다시 낯선이와 낯선이로 만남을 시작할 에니어그램 여정. 오늘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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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1단계 들으신 분들을 위해 2단계 강의가 마련되었습니다.


2단계 강의는 독일의 정신분석가 ‘카렌 호나이(Karen Horney)’ 의한 행동유형별 분류 - 공격형(1, 3, 8) 의존형(2, 6, 7) 움츠리는 형(4, 5 ,9) -를 강의로 나누게 됩니다. 또 날개와 화살의 역동을 통해 유형에 다면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왜 내게 여러 개의 유형이 공존하는지, 같은 유형끼리 왜 그리 다른지 조금 의문이 풀리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유형 중 하나가 아닌, 세상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나’를 더욱 발견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4회기의 집단상담 형식으로 강의와 나눔을 하게 됩니다. 자세한 일정은 아래와 같구요.

링크를 따라가서 바로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

<에니어그램 내적여정 Ⅱ>

. 일시 : 5월 12일, 19일, 26일, 6월 2일(화) 오후 7:00 ~ 9:30
. 장소 : 라운드 어바웃
           종로구 자하문로8길 19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도보 5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0만 원 (10시간)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신청 : http://goo.gl/forms/ul9ghCbK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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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 식당인 바하밥집

에서 운영하는 카페 부룩스에서 에니어그램 강의가 열립니다.

바하밥집은 나들목교회 사회변혁 사역 중 하나로 아시는 분들 이미 아시는 곳이지요.

주일 4:30분에 시작하여 7시에 마치고, 4주간 진행됩니다.

주로 나들목 교인들이 오실 것 같은데 강의는 열려 있답니다.

아래 포스터 참고 하시되

'애'니어그램은 아니고 '에'니어그램과 함께하는 여정입니다.

(아, 이제 '애'니어그램에 그만 민감하려고요. 내려놓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에니어그램을 강의합니다.)

책 제목에 딱 어울리는 장소, 카페에서 진행하는 에니어그램이네요.

010-3156-8558로 전화로 접수하시면 된대요.

수강료는 대략 반 정도가 바하밥집 사역에 사용됩니다.

평일에 시간 내기 어려우셨던 분들 함께 하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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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세미나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4주에 걸쳐 진행됩니다.

작년 저자 세미나 이후 여러분들이 문의해 오셨는데 고심 끝에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여러 회기에 나누어 강의와 나눔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잠시 멈추어 '나' 밖으로 나가 나를 바라보는 여정에 함께 하실 분들을 초대합니다.

공간의 제약과 강의의 특성상 많은 인원을 초대하지는 못하네요.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고, 링크를 따라가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공유, 환영합니다.

(평소 블로그에 댓글 달고 싶으셨으나 어쩐지 뻘쭘하여 관망만 하셨던 블친들께서는 사용하시는 SNS에 조용히 공유해주세요. 아, 사랑하고 있구나! 애정 확인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

  

 

 

. 일시 : 4월 7일, 14일, 21일, 28(화)   오후 7:00 ~ 9:30

. 장소 : 라운드 어바웃 

          종로구 자하문로8길 19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도보 5분)

. 인원 : 12명 (선착순)       . 참가비 : 10만 원 (10시간)

. 문의 : 010-4235-8020 (문자로 남겨 주세요)

           larinari.tistory.com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신청 : 마감되어 신청 링크 삭제하였습니다.

 

 

에니어그램에 접근하는 방식이 여럿 있습니다. 뉴에이적인 접근, 심리유형론적인 접근, 그리고 영성적 접근입니다. 앞의 두 접근의 주체가 라면 영성적 접근의 주체는 하나님입니다. 이것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차이입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에니어그램을 거울삼아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 '눈을 닦는 수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자기분석은 출구 없는 미로에서 맴도는 일과 같습니다.

심리유형론적 접근은 자기 유형 장점을 극대화하는 자기계발의 도구로 사용하도록 안내합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만 단지 거기까지라면 에이어그램 최고의 가치를 놓치는 것입니다. 치명적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에 진통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단지 진통제로만 그 약을 다 소비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영성적 에니어그램이 가진 최대의 강점은 에 대한 에두르지 않는 진단입니다. 단지 위로나 받고 싶은, 말랑말랑한 내적치유를 바라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이며 심리학과 영성의 다리를 놓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에니어그램> 에필로그 중에서

 

 

 * 인원 마감되었습니다 * 아래 댓글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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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세 이하 사람 복용 시, 성격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시오.

 

인간 심리에 관해 '신동'까지는 아니어도 남다른 감각을 타고난 현승의 말이다.

 

"엄마, 내가 우리 가족의 MBTI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느꼈어. 감정형 엄마와 사고형인 아빠랑 누나가 너무 달라. 동인이(빌라 주민들이 돌보던 반려견)가 입양 갔잖아. 내가 엄마한테 동인이 입양 갔다고 하니까 엄마는 어머, 진짜? 얼굴 한 번 더 볼걸. 보고 싶다. 이러는 거야. 그런데 아빠랑 누나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 내가 입양 갔다고 하자마자 어디로 갔는데? 어느 집으로 갔어? 이러는 거야. 정말 다르지? 하하"

 

두 아이의 MBTI나 에니어그램 유형에 대해서 추정해보고, 사례로 확인하며 혼자 큭큭 거리며 글로 남기는 일이 즐겁고 무엇보다 강의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응애응애 아기가 자기만의 성격을 또렷이 드러내며 발달해가는  걸 보는 자체가 강사로서 큰 공부였다. 그러나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로 아이들의 유형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엄마, 나 MBTI로 유형이 뭐야?' 물어와도 '어린 아이들은 아직 잘 몰라. 나중에 대학생쯤 되면 너가 스스로 알게 될걸' 얼버무리며 피해간다. '무슨 강사가 자기 아이들 유형도 몰라. 췻' '그래, 모른다. 왜! 췻' 췻췻췻.

요즘 초등학교에서부터 MBTI 검사를 그렇게 해댄다. 현승이도 두어 번, 채윤이는 서너 번을 한 것 같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유형검사를 하고 전체적인 내용 숙지도 시키지 않은 상태로 '너는 이런 아이, 너는 저런 아이' 이름 붙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검사결과를 가져오면 '이건 다 바뀌어. 그리고 사람에겐 모든 성향이 다 있어' 하면서 초를 치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엄마 아빠에게 주워듣는 말이 있고, 성향이 정반대인 엄마 아빠에 지들끼리도 성향이 정반대에 가까우니 몸으로 느끼는 '다름'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얼마 전에는 셋이 아침 먹다 MBTI 얘기가 나와서 밥상도 안 치우고 한 시간 넘게 우리 가족의 유형 이야기로 수다를 떨었다. 엄마와 현승, 엄마와 채윤, 아빠와 현승, 아빠와 채윤, 현승과 채윤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 사례를 찾아 공감 빵빵 터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눌 만큼 아이들이 자랐다. 어쨌거나, 아이들에게 유형으로 이름 붙이는 것은 자제하고 또 자제해야 할 일이다. 유형은 자발적으로, 스스로 찾을 때 의미가 있지 남이(특히 부모나 권위자가) 붙여주는 이름은 감옥이 될 뿐이다. 18세 이하에게 MBTI로 규정짓는 것, 28세 이하에게 에니어그램의 번호 딱지 붙이는 것은 자제할 일이다. 성격유형 도구들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 서늘한 곳에 보관요!

 

 

2. 복용 후 거부 반응이 일어날 시에는 즉각 복용 중지!하되

   MBTI 디스는 신중하게 하시오.

 

'나는 MBTI 싫어해. 사람을 어떻게 열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몰글몽글 부드럽던 마음에서 춰크덕, 춰크덕 손톱 발톱이 장착되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아니 싫어하면 싫어하지 강사 앞에서 굳이 대놓고 디스를 할 필요까지야?' 심지어 수년 전에 MBTI로 사람을 유형화하는 사람들, 악한 무리라는 글을 본 적도 있다. 이 말씀을 하신 분은 무려 자칭 평화운동가. (그럼 난 뭐야? 나는 전쟁 운동가!) 그렇게 말하는 이면에는 듣보잡 MBTI로 낙인 찍힌 경험, 그래서 더러웠던 기분 등이 있다는 것을 안다.  딱히 그런 경험이 아니라도 성향상 틀에 넣어지는 것을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신묘막측하게 지음 받은 개개의 인간. 그런 어마무시한 존재를 열 여섯 개의 유형으로 범주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이다. 그 독특한 개개인을 어찌 몇 개의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지구 위 단 하나의 도형이라 해도 삼각형, 또는 사각형이라 분류하고 정의하여 이름 붙여 보는 것. 삼각형 중에서도 정삼각형, 이등변 삼각형, 예각 삼각형으로 이해해 보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된다. 세상의 유일한 존재로서의 나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고 분류된 인간군 안의 하나로서의 나를 인식할 필요도 있다. 그 사이의 균형감각에서 건강한 자아상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MBTI나 성격 유형론에 백퍼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만 겸허하게 수용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씀이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그딴 거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그딴 거 제일 필요한 사람이더라. 뒷담뒷담)

 

 

3. 너나 잘 하(고 나서 처방이든 조제든 하)시오.

 

성격 유형론에 거부반응을 가진 사람을 만들어 낸 것은 성격유형 광신자일 것이다. MBTI든 에니어그램이든 처음 배우고 나면 눈이 뒤집힌다. '아, 걔가 그래서 나랑 그렇게 안 맞았구나. 우리 남편이 그래서 내 속을 그리도 뒤집어 놓은 것이로구나!' 세상 모든 사람을 이해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왜 아닐까? 열 길 물속보다 알기 어렵다는 사람 속을 알 것 같으니 말이다. 때문에 열정에 사로잡힌 강사나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자기가 뭔 짓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주변 사람들을 번호로 유형으로 낙인 찍었을 것이다. (내가 MB는 아니지만 해봐서 안다) 강의하며 만나는 MBTI 혐오증 사람들에게 더는 손톱 발톱 세우며 공격적이 될 수 없는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를 비롯한 강사라는 자들이 '인간에 대한 예의' 없이 얼마나 유형을 찍어댔으면 이렇듯 상처받은 사람, 화가 난 사람이 많을까. 지난 날의 내 지나친 열정이 부끄럽지만 그 열정 때문에 열심히 배웠고, 지금에 와 반성하며 겸허해진 것이니 자책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누가 어떻게 디스하든 묵묵히 듣고, 들을 때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강의하는 것 뿐이다. 그렇게 마음먹은 이후로 어떤 말을 들어도 별로 고깝지가 않다. 사람의 성격이니 내면에 관한 것을 가르치거나 상담하는 사람들은 백 번 천 번 조심하고, 천 번 만 번 겸손해져야 한다. 나 자신을 아는 만큼만 타인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성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무엇보다 내 앞의 이 사람은 '사람이며 결코 유형이 아님'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4.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커피는 바리스타에게, 응?

 

사는 것이 왜 이리 힘든지, 인간관계에서는 왜 자꾸 폭탄이 터지는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왜 내가 모르는지..... 정답이 없는 질문은 끝이 없다. '나'라는 존재에 관한 질문은 평생을 끌어 안아야 할, 여전히 남겨진 숙제이다. 해답란에 쓰인 정답이 없다고 해서 찾아갈 길도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신통한 방법은 없지만 '나'에 대해 설명할 언어를 조금씩 늘려나갈 방법은 많다. 물론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마음을 살짝 낮춰야만 보일 것이다. 하도 많이 들어서 딱 들으면 피로감부터 밀려오는 MBTI. 이름부터 고리타분한 에니어그램도 일단 한 번 잡솨봐!  잡숫되 제대로 잡솨봐! 인터넷에 떠도는 불법 검사도구로 유형만 찾아내는 것은 아이고 정말 의미 없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쁩이 없다. 어느 유명인과 내가 같은 유형이면 뭐? (뭐 없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아무것도 아니기도 한 것들이 있다. 아니 세상에서 좋다고 하는 것들은 더욱 그런 것 같다. 참 좋은 도구 MBTI, 잘 배워서 잘 사용하면 참 좋겠다.

 

 

 

 (에니어그램에 빠져든 이후 MBTI가 시답지 않게 느껴졌던 적이 있다.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을 파헤치고 드러내는 독한 약을 써보니 MBTI는 너무 인간을 살살 다룬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러나는 행동만을 다루고, 부정적인 표현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너무 우쭈쭈쭈식의 인간 이해 방식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슬슬 권태기가 왔었는데 말이다. 언제부턴가 다시 사랑에 불이 붙어 MBTI가 더욱 예뻐 보이더니 요즘은 거의 첫사랑의 회복이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요즘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아니하다. 유형설명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먼저 울린다. (에니어그램 뒤로 물러나시고, 연애강의 비키시고, MBTI 다시 중전마마 등극이요~) 내 마음이 변한 탓인지 MBTI도 나한테 상당히 잘해준다. 보통은 MBTI 단발 강의로 부모교육 하곤 했었는데 집단상담 방식으로 여러 회기 진행한 MBTI 부모교육을 시도했는데 참 좋았다. 보통의 대한민국 엄마들인데 여느 신앙인 못지않게 깊은 갈망을 인식하고 내비치는 것이 내겐 상당히 고무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강의 후에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행복해서 죽을 지경이다.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다, 실은 MBTI 싫어했는데 선입관이 깨졌다, 나 자신에 대해서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etc.' 기분 좋~아서 소고기 사먹는 마음으로 제작해 본 사용설명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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