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0

퇴근 시간에는 으례히 띠리리리 울리는 핸펀.

발신자는 '아버님'


그러나 받아보면 으례히 채윤이 아니면 현승이.


오늘은 내 핸펀 밧데리가 나가 있었다.

전화가 왔는데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 전원이 나갔다.

이내 같이 퇴근하던 남편의 핸펀이 울렸다.

역시 채윤이.

아빠와 통화를 끝내고 엄마를 바꿔 줬는데...


'채윤아! 엄마한테도 전화 했었어?'

'응'

'엄마 핸드폰 밧데리 다 돼서 끊어졌는데...'

'응! 알아! 아줌마가 말해줬어'

'잉? 어떤 아줌마가?'

'엄마 핸드폰에서 다른 아줌마가 엄마 전화 꺼져서 못받는다고 말해줬어~'


ㅎㅎㅎ

아~ 그 아줌마! 그 아줌마는 엄마 비서다.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했겠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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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0

현승이는 먼저 자고.

엄마랑 아빠랑 채윤이랑 이불에 뒹굴 뒹굴 누워서 노는데.

채윤이가 '아빠 어느 게 오른 손이야? 이 손? 이 손?'

하면서 오른 손 왼손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지금 오른쪽에 있는 거야? 왼쪽에 있는 거야?'

'음...현승이의 왼쪽, 그리고 엄마의 오른쪽'

'그게 뭐야~아?'

'그게 그런 거야. 현승이 쪽에서 보면 왼쪽이고 엄마 쪽에서 보면 오른쪽이구'

여기 까지는 채윤이가 열심히 듣는 듯.


엄마 아빠 갑자기 진지~해져 가지구...

'그런데 말이다. 채윤아! 세상 일이 다 그런거야. 이 쪽에서 보면 오른쪽이고 다른 방향에서 보면 왼족이 되는 것이지.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김채윤.

잠옷 치마를 팍 들추면서 배를 실실 긁으며....선풍기 쪽으로 빠지면서

'아~ 날씨가 왜 이리 더워졌냐?'


엄마 아빠 입 닥치란 얘기지....지루하다는 거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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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어제 저녁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야! 니 딸 말하는 것좀 들어봐라. 내가 기가 막혀서....

하시면서 들려주시는 말씀.


낮에 채윤이가 지 우산을 갖고 노는데 우산이 지저분했던 모양이다.

채윤이가 '할머니! 우산 빨아주세요' 하니까.

할머니께서 '이따 저녁 때 니 엄마 오면 빨아 달라고 해'하셨단다.

그랬더니 당찬 우리 딸. 할머니께 따지기 시작.


'할머니가 좀 하세요. 우리 엄마는 아침에 밥도 해야죠. 화장도 해야죠. 음악치료도 해야죠.

하는 일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할머니는 하는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빨아 주셔야죠'

했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엄마 아빠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고 있는데 김채윤 한 마디 더 한다.

'할머니! 우리 엄마 아빠한테만 일 시키지 말고 할머니도 일좀 하세요'


나....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순간 정신을 못차릴 것 같았다.

여섯 살 채윤이가 너무 너무 위대해 보였다.


앞으로 울 어머니 나 자꾸 괴롭히면 채윤이한테 일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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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화요일에 외갓집에 가서 하루 자고 수요일 오전에 집에 돌아왔다.


수요일은 우성 아파트 장날.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서니 장이 서서 분주했다.

주차를 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어? 장날 인가봐' 하더니 이내 얼굴이 안좋아 지면서 그런다.

'나는 장날이 싫어. 엄마~ 나는 오늘 밖에 시장구경 하러 안 갈거야'

'왜? 채윤이 장날 좋아하잖아. 먹을 것도 많고...'


'그런데...장날에 나가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나는 안 나갈거야'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채윤이 이 말에 감동 먹었다.

어릴 적부터 마트 같은데 장 보러 가면 무턱대고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는 채윤이에게

'이건 우리한테 필요하지 않은 거야' 하고 말하고 설명했었다.


돌을 지나고 겨우 말하기 시작하면서 마트에 가면 채윤이가 사고 싶은 과자를 들고 물어 봤다.

'엄마!! 이거 우리한테 필요한 거야?' 하고....


점점 나이가 드니 채윤이 고집을 꺽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불필요하고, 사도 사는 그 순간만 즐겁지 금방 흥미가 없어질 장난감이나 먹을 것들을 어쩔수 없이 사는 경우가 생겼다. 단지 채윤이를 설득할 수 없어서...


때론 거두절미하고 '안 돼'라고 하기도 했지만...


암튼,

'그런데...장날에 나가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나는 안 나갈거야'

라고 말하는 말 속에는 사고 싶은 게 많지만 다 살 수는 없는거다 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듯해서 대견했다. 물론 앞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 많다. 그렇다고 시장을 안 가는 선택은 현명한 것이 아니니까. 가서 필요한 것을 사고, 필요하지 않는 것은 사지 않는 분별력과 절제를 배워야 할테니까. 그럴려면 엄마가 먼저 그걸 배워야 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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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엄마 마음은 어떤 지 몰라도 나는 며칠 전부터 '동해 바다'라는 말이 기분이 들떴다.

사실 동해바다가 중요하지 않다. 엄마가 일 하러 가지 않고 온 가족이 어딘가로 놀러 가는 것.

그것 만으로도 나는 좋다.


역시 노는 건 좋은 거다. 노는 게 사람을 배신하는 일은 없다. 노는 건 언제나 즐겁다. 거기다가 먹을 것 까지 있다면 말이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바다 속에 몸을 담궈 봤다.

첨에는 파도가 막 몰아 치는데 쫌 무서웠다. 그래도 엄마가 휙휙 들어가는 걸 보니 나도 해볼만 하겠다 싶었다. 물이 너무 차서 소름이 확 돋았지만....몸은 점점 바닷물에 잠겨 가고 있었다.


튜브에 누워서 아빠랑 같이 파도 타기 하는 건 너무 너무 진짜 진짜 짱 재밌는 놀이다.

저~쪽에서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하면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는거다. 그리고 파도가 코 앞에 오면 소리를 꽥 지르면서 펄쩍 뛰는 거다. 사실 나는 튜브 위에 누워 있기 때문에 내가 뛰는 건 아니지만서도.....


아빠랑은 뭘 해도 안심이 된다. 일단 아빠는 힘이 되니깐. 문제는 엄마다. 엄마랑 놀 때는 항상 조심해야 된다. 엄마는 모험심은 충천하고 흥분은 또 잘 하지만 막상 순발력도 부족하고 힘도 없어서 위기 대처 능력이 제로다.

이런 엄마를 믿고 내 몸을 맡겼으니....엄마랑 같이 파도 타기를 하다가 튜브가 전복되는 사태가 생겼다. 당연히 나는 물 속에 빠졌다. 내가 물 속에 빠져서 한참을 허부적대는데도 우리 엄마는 날 건져 올리지를 못한다. 한참을 물을 먹었다. 나를 건져 놓고는 자기가 더 놀래서 나를 안고 '채윤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난리다. 사실 나는 정말 괜찮았다. 얼른 물 털고 다시 튜브에 누웠다.


암튼, 파도 타기는 정말 짱이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 나서 먹는 맛있는 거. 아~ 내가 세상에서 젤 좋아하는 분위기다.

회를 잔뜩 사 가지고 시골집 앞마당에서 먹는 저녁. 회도 맛있고 나는 못 먹는 매운탕 냄새도 맛있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대동 단결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좋고..

이럴 때 또 내 노래가 빠질 수 없다. 한바탕 공연을 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사라락 사라락 잠이 왔다.


 


잠을 자도 아깝지 않다. 왜냐?

내일도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설악산에도 갔다. 케이블카 타고 내려서는 산을 막 올라갔다. 나는 젤리슈즈를 신고 있었는데...

빨리 올라 갔다 내려와서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 막~~올라갔다. 엄마를 비롯해서 어른들이 날보고 잘 올라간다고 칭찬을 하신다. 내가 뭐 산이 좋아서 오르는줄 아나부지? 나는 빨리 뭔가를 먹고 싶어서였다.


권금봉 정상이라는 곳에 올랐다. 바람이 엄청 불었다. 산 밑을 내려다 보고 싶었다. 그래서 끝 쪽으로 가는데 엄마 아빠가 그런 날 보고 난리다. 떨어지면 죽는단다. 궁금해 죽겠는데...

배는 고프고, 젤리 슈즈 신은 발은 아프고...궁금한데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고...

이런 거 정말 싫다.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 뫼시느라 휴가가 아니라 극기훈련이었을지라도 나는 좋았다.

놀 것과 먹을 것이 있다면 나는 어디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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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5

채윤이가 산 분홍색 젤리슈즈가 찢어져서 새로 하나를 샀습니다.
이번에는 엄마랑 똑같은 투명 슈즈를 샀는데...

한 두 번 신더니
'엄마거랑 내거랑 똑같은게 아니야. 색깔이 조금 틀려. 내꺼는 색깔이 초~래'
'엄마! 내거는 색깔이 초~래'

자꾸 이러는데 무슨 말인가 신경도 안 쓰고 흘려 버렸습니다.
어느 날 채윤이 젤리 슈즈를 보니 초록색 빛이 도는 것입니다.
아하!
'초래'라는 표현은 '빨개, 노래, 하얘...'같은 형용사였씁니다.
'초록색 빛이 난다'

그렇구나...
그걸 깨달은 아빠는 '왜 노래, 빨개, 이러는데 초래라는 말을 없지?'
이럽니다.

채윤이 젤리슈즈는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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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3

LG가 GS로 바뀐 것 아시냐요?

GS마트에 더위도 식힐 겸 오랫만에 가는 차 안.

현뚱이가 '아빠! 엘지 마트 가는 거지~이?'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채윤이 누나 한 마디.
'지에스 마트거든. 정신 차려!'

그러자...
현뚱이 재밌는 말 하나 배웠다는 듯.

'지에스 마트거는....후헤헤헤.....지에스 마트거는....헤헤...엘지마트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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