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24

말도 잘 듣고,
이쁜 짓만 하는 채윤이.

조용히 혼자 그림 그리며 놀기도 하고,
아침에 옷 입을 때 제법 타협도 잘 하고,
유치원도 즐겁게 가고,
먹는 것도 덜 먹고...ㅎㅎ
아침에 일어나면 시키지 않아도 쪼르르르 할아버지 앞에 달려가 손을 배꼽에 모으고
'안녕히 주무셨어요?'

엄마 아빠의 간절한 기도 응답주시는 주님!
한평생 채윤이를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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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9

아까 저녁에.
컴터를 부팅만 해 놨는데 김채윤이 자주 하는 야휴 꾸러기의 옷입히기가 열려 있었습니다.
지 아빠가 해주는 것도 못봤는데 이상타 하면서 채윤일 불러 물었습니다.

'채윤아! 이거 니가 열었어?'
했더니 지가 혼자 한 거랍니다. 도저희 믿어지지가 않아 갸우뚱거리고 있는 사이 김채윤 하는 말.
'엄마! 나 이제 글씨를 다 알게 된 것 같애. 여기 글씨 보고 내가 했어' 합니다.
위에 메뉴바에 아닌거 아니라 '야후'가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채윤이의 말을 믿었습니다.
'어쩐지 니가 늦된다 했다. 말하고 노래하는 수준으로 보면 벌써 글을 읽었어야 하는데...역시 우리 딸 천재성이 있어. 어느 날 갑자기 니가 확 깨칠줄 알았다.'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흥분이 됐습니다.

'그래~ 채윤아. 여기 뭐라고 써있는데?' 하면서 '야후'를 가리켰습니다.

김채윤양 의기양양하게...
'옷입!'
'옷입?'
'응....헤헤헤헤...옷입히기!'

그저 김채윤이 아는 건.

'옷입히기'는 네 글자.
'야후'는 두 글자.
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저 여우한테 또 속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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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8

어제 퇴근해서 보니 김채윤 자고 있었다.
저녁 먹는데 일어나더니 김채윤 답지 않게 밥을 안 먹겠단다.
그러더니 '엄마! 나 몸이 아픈 것 같애' 하길래,
따뜻한 물에 꿀을 넣어서 타줬더니 동화 속에 나오는 아기곰처럼 꿀차를 마셨다.
그리고 나서 괜찮은 듯 까불고 놀다가 잘 시간이 되었다.

김현승 벌써 잠 들었고, 아빠 베개가 머리에 닿자마자 잠들어버렸고, 한 두 마디 얘기를 나누다 엄마까지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나 잤나? 훌쩍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잠을 깨보니 김채윤이 등을 돌리고 누워서 훌쩍거리고 있다.
'왜 그래? 채윤아~' 하니
'엄마 아빠는 나를 재워주지도 않고. 엄마 아빠가 나를 안 재워 주니까 내가 너무 슬프잖아'
'그래? 엄마가 잠이 들어버렸네. 뭐했어 채윤이?'
'혼자 책 봤어. 그런데 내가 아프잖아. 아프면 엄마 아빠가 돌봐줘야지. 아픈애를 재워주지도 않냐? 훌쩍 훌쩍....'

진짜 많이 아픈 것 같지는 않았는데 암튼 몸은 안 좋았는 듯.
아픈 애를 재워주지도 않은 건 좀 미안한 일인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에 품에 안고 기도해 주고 등 긁어 주고 잘 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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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1. 유치원 면담 갔다 오다.
작년에 선생님 면담에서 그저 잘한다 잘한다 얘기만 들어서 이번에는 좀 맘 먹고 갔었다. 채윤이가 유치원에서 잘 못하는 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예상했던 얘기들이었다. 이해력이나 언어표현이 좀 빠른 아이가 가진 단점들이 유치원 생활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려니 하고 면담을 마쳤다. 약간 속이 상하기는 했다. 채윤이가 말만 잘했지 아직 만 네 살 밖에 안 먹은 아이인데...선생님은 말이 빠르다고 정서적으로도 어른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2. 너무 결점만 듣고 왔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눌리기 시작했다. 면담 내용들이 그대로 살아서 귀에 쟁쟁하면서...선생님이 말한 내용 중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김채윤이 좀 못난(유치원에서 말을 안 듣거나 말썽꾸러기로 알려진) 아이들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 애들이 아무리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속에서 끓기 시작한다. 지 에미 애비가 무엇에 목숨 걸고 사는 사람들인데...죽으나 사나 약한쪽 편들기로 결심하고 사는 사람들인데...지가 뭐라고 사람을 무시해! 김채윤이 얄밉기 시작한다. 집에서도 이제는 잘못하는 것만 보이고, 김채윤이 조금만 잘못하고 고집을 부려도 화가 불같이 나면서 감정절제가 안된다.
너무 결점만 듣고 왔나 싶다.

3. 이성을 잃어가는 엄마
점점 채윤이와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안된다. 채윤이가 조금만 내 말을 안 들어도 그저 문제아 같아 보인다. 이제껏 채윤이를 대하면서 흥분한 상태에서 혼내고 때려본 적이 거의 없는데...며칠 동안 채윤이에게는 무조건 흥분 상태다. 한편 채윤이가 가엾기도 하다.
채윤이에게 물었다. '채윤아! 전선하는 인사를 잘 한다며?' '그런데 전선하가 아침에 채윤이한테 여러 번 인사하는데 안 받어준 적 있어?' '응! 전선하랑 김윤주랑 이언빈이랑...인사하는데 다 안 받아줬어' '왜애?' '속상해서' '뭐가 속상했는데?' '엄마한테 엉덩이 맞아서...'

그러고보니!!!
채윤이가 여섯 살 햇살반이 되고나서 기분 좋게 유치원에 보낸 날이 없다. 여섯 살 되면 혼자 유치원 가기로 했었는데 죽어도 엄마랑 가겠다고 버팅기는 바람에 구박하고 협박하고 결국 데리고 나가서 말 한마디 친절하게 안 하고 유치원에 들여보낸 날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맞다! 그거다!! 내가 미쳤나봐.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채윤이 유치원 내 손으로 보내주고 싶어서 풀타임도 그만 뒀으면서...내가 미쳤나봐!!
게다가 저녁에는 강의 준비하네 치료 준비하네 하면서 채윤이랑 눈 마주치고 앉아서 놀아준 적도 언제였던가 싶다.

4. 멘토, 김인아를 만나다.
이럴 때는 김인아를 만나서 고해성사를 해야한다. 양육에 대해, 엄마의 삶에 대해,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늘 같은 생각을 가진 김인아를 짬을 내서 만났다. 그리고 고해성사하듯 지난 며칠을 고백했다.
'그랬겠네. 아침에 매일 그러고 가는데 유치원 가서 어떻게 잘 지내...' '언니! 그래서 부모도 자식과 함께 성장해가야 한다고 하나봐. 하다못해 남편과도 깊은 대화 없이 한 달이 지나면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자녀와도 마찬가지 같애. 가만놔두면 현상유지가 되는 게 아니라 떨어지고 말아! 그런 것 같애'
맞아! 어느 새 좋은 엄마 되겠다는 기도도 잊고 노력도 잊었어.

5. 남편과의 결론
채윤이를 잘 키운다고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왔지만 우리 맘대로 되지 않는다. 남편이 말했다. '그래서 결국 기도로 키워야 하나봐. 우리 힘으로 안 되는 것들 어떻게 하겠어? 아이들 위해서 기도해야지'

6. 목장모임에서 회개기도
채윤이가 함께 있으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니까 엄청 예민하게 신경 쓰기는 했지만 나눔시간에 내 잘못(죄)를 고백했고 기도 시간에 회개했다. 부모로서 채윤이와 영혼의 대화를 하지 않은 '직무유기'에 대해서....

7. 주일예배에서 은혜를 주시다
주일 예배 시작마다 합심기도를 하는데 늘 세 번째 기도제목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십시오' 이것이다. 채윤이를 놓고 기도하는데 뜨거운 눈물이 비오듯 흘렀다. 채윤이가 요사이 보이는 단점보다 비교도 할 수 없는 악한 것들을 가진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날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채윤이를 사랑하겠다고 했었는데 그 작은 일로 채윤이를 마음으로부터 밀어내려 한 내 자신을 생각하면서...
예배 시간 내내 채윤이를 품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부른 찬송이 411장.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 그렇다. 채윤이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울 때가 아니라 흠이 보이고 연약함이 보일 때 더 사랑받아야할 때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렇게 사랑하셨다. 어쩌면 이제 진짜로 부모로서 자라가야할 시간이 온 것인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10대가 되고 사춘기가 되면 더 어려운 순간이 많을 것이다. 내가 부모로서의 성장을 위해서 더 몸부림 쳐야할 시간이 온 것이다.

8. 다시 시작
아침에 즐겁게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함께 손을 잡고 가면서 막 터지려는 꽃봉오리도 오래 들여다 보고, 민들레도 들여다 보고, 쑥을 뜯어 비벼서 향내도 맡아보고...
이러면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것을 말이다. 바보. 정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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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오늘은 채윤이가 유치원에서 태권도 하는 날.
유치원 전체 아이들이 근처 태권도장으로 가서 수업을 하나보다.

유치원 갔다 온 채윤이가 뜬금 없이.
'엄마! 그런데에~ 사범님이야 사모님이야? 태권도에서 가르쳐주는 선생님말야'
'사범님!'
'아~ 그렇구나....그럼, 김낙춘목사님에~ 그...그 여보 있잖아. 김낙춘목사님 여보 말야.
그 여보는 사범님이야 사모님이야?'
'그 여보는 사모님이다. 왜?'
'아~ 그렇구나...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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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유치원 엄마들이 채윤이에게..
'채윤아! 너 희성이랑 다른 반 됐어도 아직도 희성이 좋아? 희성이랑 결혼 할거야?'

김채윤 비장하게 하는 말.
'저는요...유치부에 결혼할 사람이 따로 있거든요...

200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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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가 삐지면 정말 정말 삐지면  (0) 2007.07.14
예수님의 고난이나 부활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냐는 말이다.

오늘 채윤이가 유치원에서 홍릉으로 야외학습을 갔다왔다.
어제 채윤이에게 '채윤아! 내일 견학 가지? 어디루 간대?'
'응. 이름은 잘 생각이 안 나구...예수님이 이렇게 하구(차렷 자세를 하며) 누워 계시는 데 거기루 간대'
'뭐? 누가 그래?'
'응~ 햇살반 선생님이'
'예수님이 누워있는 곳이래?'
'그건 교회에서 그랬어! 아~ 어딘지 알았다. 무좀!'
^^;;; '혹시 무덤아냐?'

얘가 왜 이리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보여지냐 하면? 추정해 보건데...
지난 주일은 부활주일. 유치부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신 얘기. 무덤에 계신 얘기. 거기서 살아나신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치원에서 견학 가는 곳은 '홍릉'으로 왕의 무덤. 유치원 선생님이 '무덤' 얘기를 하시자 곧장 교회에서 들은 내용과 짬뽕 시키면서 '아! 예수님의 무덤을 배웠더니 그 무덤을 보러 가는구나'하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 그러면서 결정적으로 무덤은 또 무좀으로 외워버렸다.

암튼, 그렇게 견학을 갔다 온 오늘. 퇴근하면서 통화를 했다.
'엄마! 주먹밥이 너무너무 맛있었어. 과일도...엄마! 감사합니다...그런데에....어쩌구 저쩌구....'
한참을 떠들어 대다가,
'채윤아! 엄마 곧 들어가니까 이제 그만 끊어. 집에 가서 얘기하자'했더니만
'아니~ 엄마 내가 한 가지만 더 말할 게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어?'
'얘기해봐'
'그런데에~ 안타까운 일이 있어. 오늘 거기 무덤에 갔는데 하나님이 누워 계셨던 그 돌 문으로 막힌 그 무덤 있잖아. 그거는 못 봤어'
'채윤아! 우리 나라에는 그런 무덤 없어. 그리고 오늘 간 데는 예수님 무덤이 없어....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엄마 설명이 길어질 것 같으니까..
'아~ 그렇구나! 엄마 끊어~'


200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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