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5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런데~에 우리 엄마가 토요일인데 아파요.
그래서 학교를 갈려구 했는데 못 갔어요.
내일 주일날인데 우리 엄마 빨리 건강하게 다 나아서 내일 지휘 건강하게 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엄마!
내일 주일날 맞지?
근데 다 날 거 같애? 내가 기도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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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1

엄마!
왜 엄마랑 현승이는 B형이고 나는 O형이야?
나는 B형이 되구 싶었다구.
그래, 알아. 하나님이 나를 태어날 때부터 O형으로 만들었으니까 바꿀 수가 없잖아.
그런데도 나는 원래 태어날 때부터 B형 여자가 되고 싶었다니까.
엄마처럼 말이야.
그런데 바뀔 수도 없잖아.
나는 이제부터 O형 이런 말은 하지 않을거야.
나는 혈액형이 없다고 할거야.
나는 엄마랑 현승이랑 셋이 B형이 되고 싶어서 그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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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6

저녁에 돌잔치에 가서 수민이도 만나고, 오늘 길에 LG마트도 들렀던 김채윤.
집에 들어와서 기분이 업!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가 이순신 드라마 보시는데서 소리지르고 뛰고 하다가 여러 번 쿠사리 먹고,
결국 엄마한테 끌려와서 한 판 혼나고,
그러나 업된 기분은 가라앉지 않아서 또 뛰고....

참고 참던 엄마. 폭발해서 끌고 들어왔다.
'엄마! 그게 아니구요....'변명의 여왕 김채윤이 입을 열기에 눈에 힘을 주고 절대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기선을 제압했다.
'아니! 내가 뛰었던 얘기를 할려구 하는게 아니구(즉, 변명을 하려는 게 아니구요) 다른 말을 할건데 혹시 받아줄 수 있어?'
'응? 응...말해봐'
'나 지금 목욕하고 머리 감고 그 담에 나와서 잘래. 이 얘기 할려구 했어'

하두 이뻐서 그대로 꼭 안고서 말했다.
'그래, 채윤아! 좋은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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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6

어젯밤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

'엄마! 그런데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져?'

아! 드뎌 올 것이 왔구나. 김채윤이 이런 질문을 할 때가 됐구나.

그런데 딱히 그럴듯한 대답이 준비되지 않은 엄마.

대충 어디서 줏어들은 성교육 내용대로...

'음~ 아빠의 몸 속에 있던 아기 씨가 엄마의 몸으로 들어가서 엄마 몸에 있는 아기 씨와 만나서 아기가

만들어지는거야'

설명이 좀 부족하다 싶어서 쓰~윽 채윤이 눈치를 보는데...

채윤이 너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아~그러면 내가 어른이 되면 수민이 몸에 있는 아기의 씨가 이렇게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키면서 쭈욱 배까지 내려가는 시늉을 하면서) 내 몸으로 들어와서 아기가 만들어지는거야?'

엄마, 아빠 둘이 마주보고 어이 없어서 웃다가...

'그래. 그렇게 소화가 돼서 생기나봐'

'아~ 맞어! 이렇게 소화가 돼서 아기가 생겨....'

김채윤은 계속 황홀한 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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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가 아빠의 웃도리를 바라보면서 하는 말.

'아빠 피코 같아'

'피코라니 이거 나이키 잖아'

'아냐 피코 같아'

'피코가 뭐야?'

'기타 칠 때 치는 거~어'

'아~ 피크?'

*^^*
200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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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3

차 안에서 쉬지 않고 채윤이의 재잘거림.

'엄마! 나는 나중에 김수민이랑 결혼 할거야. 왜 그런 줄 알아? 수민이가 얼굴이 잘 생겼잖아.(화경아! 이거 동의하냐?ㅋㅋ) 내가 수민이랑 결혼하면 수민이는 회사에 갈거야. 그리고 나는.....'
이 부분에서 엄마는 약간 긴장이 됐다. 채윤이는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까? 직장여성이 되려할까? 전업주부가 되려할까?
'나는 유치원 선생님이 될거야.....(음..일단 직장생활을 하겠다는 것이군!) 그리고 수민이는 공장을 갖고 있으면 좋겠어.

(수민이 아빠가 인테리어 가구 공장을 갖고 있음!ㅋㅋ)'
'그러면 밥은 누가해? 채윤아!'
'밥? 내가 하지~'
'설겆이는?'
'설겆이도 내가 해야지.'
'그럼, 수민이는 아무것도 안 해?'
'수민이도 어떨 때 설겆이를 도와주지.'
'그것만 해?'
'아니~ 짐도 옮겨주고....책장 같은 거...'
'그러면 수민이도 회사 가고 채윤이도 유치원에 나가면 아기는 누가 돌봐줘?'
'음...그건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야지'
휴~ 엄마 아빠가 아니고 할머니 할아버지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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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3

세 달 동안 수요일마다 채윤이가 불렀던 랩의 가사입니다.
'오늘은 수요일 신나는 오디 가는 날.
야! 야!....정말 신난다....'
정말 신나는 랩이죠.

'오디'라는 아이들 음악 감수성 계발 프로그램에 다녔습니다.
노래 좋아하는 채윤이 오디 가서 5/8박자, 7/8박자 노래며 또 도리안 믹솔리디안 노래를 즐겁게 배우고 놀았습니다. 무엇보다 엄마랑 단 둘이 오가는 시간, 끝나고 햄버거 먹고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먹는 시간 좋았죠.

3월부터 강의 때문에 채윤이랑 오디 가는 날이 희생타가 되었죠.ㅜㅜ

오디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아빠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차가 필요하기도 해서 채윤이랑 추억을 만들겸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가기로 했죠.
버스 타고 잠실역 가서 교대역에서 갈아타고 압구정역에 내릴 때까지 좋았죠. 채윤이 경로석에 할아버지들 사이에 앉아 있다가 분위기가 쫌 그랬는지 굳이 엄마 옆에 서겠다고 하는 정도의 긴장이 있었죠.
지리에 어두운 엄마한테 분명히 아빠가 지하철 역에서 멀지 않다고 했는데....그거이 아니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걷기에는 먼 거리였죠.
게다가 지하철에서 조금 나와서 김채윤의 한 마디 '엄마! 나 쉬 마려워' 좀 가다보면 파파이스나 뭐가 있었던 것 같아서 '참아 참아'하면서 바삐 걷고 있는데...'엄마! 나 급해졌어. 진짜 급해졌어'하자마자 붙들고 뛰는데 앞에 나타난 버거킹! 휴~ 살았다.

얼른 데리고 뛰어 들어가 2층의 화장실에 가서 옷을 내리는 순간 손끝으로 뭔가 뜨뜻한 것이 느껴지면서 울상이 된 김채윤 하는 말. '엄마! 벌써 나오기 시작했어' '아! 미치겠네!' 시간은 이미 세 시를 넘어가고 있고...이 추위에 젖은 속옷과 스타킹을 하고(이런 날씨에도 김채윤은 꼭 치마를 입어야 외출이 가능합니다 ㅜㅜ)어찌 움직이나?

오디 앞쪽에 양말 가게 있었던 생각이 나서 어기적 거리는 걸음의 채윤이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엄마! 나 춥고 다리가 간지러워'하는 채윤이 디게 불쌍하더만요. 왜 이리 길은 멀고 양말 가게는 없고.....
결국 찾아낸 양말 가게에서 스타킹 하나 사 들고 오디에 가니 세 시 삼십 오 분. 수업은 10분을 남기고 있었죠. 그 경황에도 김채윤은 쫑알쫑알 재잘거리고, 재잘거리다 찡얼거리고, 다시 쫑알거리고...

그렇게 저렇게 오디를 마치고 특별 연주회에서 바이얼린 연주를 감상하고 현대백화점 지하에 들러 먹을 거로 위로를 해주려 하는데...그 많은 맛있는 것이 즐비한 곳에서 김채윤이 먹겠다고 선택한 것은
순.대. 아무리 다른 것 먹자고 설득을 해도 순대를 고집합니다. 순대 한 접시 해 치우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아빠를 만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 너무나 긴 오후.

* 이 글을 읽으신 분 들, 혹시 채윤이 앞에서 '쉬했다며?' 이런 얘기하실 분 없으시죠? 노파심에....^^;;;채윤이 자존심이 있는데 쉬한 얘기를 쓴다고 아빠가 한 소리 했습니다. 저도 조금은 망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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