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 글(자!!) 써(그려??) 놓은 거 보니 에~~또 나이로다가 고참인 시은이가 먼저 거쳐간 시절이 떠오르는구만요.

난 개인적으로 채윤이 아빠 생각-한글나라 등등 이런거 넘 빨리 시작 안하는 게 좋겠다는 거에 동감. 애들따라 좀씩 다르지만 이미 처음 글자에 관심가지는 단계를 지난 아이들 엄마들 이야기도 거의 공통적.....첨엔 한글나라였는디....낭중엔 only 스티커나라 된데요~ㅇ.

내 경우엔 시은이의 그 엄청난 지적 욕구(별건 아니고 한글을 읽고 싶어하는)로 인해 엄청 시달려서(목도 아프고 시은이 뾰족 궁뎅이 때매 허벅지도 아프고...) 얼렁 한글을 가르쳐 줘 버릴까 생각 많이 했는데 우선은 시작하는게 귀찮기도 했고 둘째로는 너무 일찍 가르쳐 주면 그렇잖아도 덜 활동적인 녀석이 방구석에만 처박혀서 책만 볼까 걱정도 되고 해서 몇년을 목과 허벅지를 혹사당하면서 버텼지요.

근데 사실 그 기간이 엄청 견디기 어려워...너무 귀찮거든요. 한 페이지당 글자수도 마구 늘어나지 어쩌다 슬쩍 한두페이지 넘기면 다 들키지...해서 녹음기에 읽는 소리를 녹음해 줘 서 들으며 읽으라고 한 적도 있는디...듣지도 않고.....헥헥...그것도 포기하고....근데도 아직은 아니다 하며 버티다가 만 네살되던 작년 말, 올 해 초쯤해서 유치원 가기직전에 드디어 '한글떼기'책을 샀지요.

엄~청 감질나게 해놓은 뒤라 그런지 우리 시은이 그야말로 바바바박~~ 하드만요. 흥이 나가지고는.
한달치 한권을 이틀인가 사흘에 다 해치우고 말입니다. 모르는 거 물으면 엄청 귀찮은 투로 가르쳐 주는(약간 전술적인 면이 있었지만..ㅎㅎㅎ) 엄마한테 치사하게 졸라대면서 하는 거 정~말 감질 났을 겁니다.

몇년간 한글이라는 '그림'들을 많이 봐 놓은 뒤에 해서 그런지 금방 혼자 책을 읽게 되더구만요.
그러더니 좀있으니 지 맘대로 개발새발 펜지도 쓰고 카드도 쓰고 해대면서 쓰기까지 알아서 하더라구요. 드디어 그림문자(?) 단계의 원시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문명의 세계로 진입 중....

그래서 일단 잠정 결론 내리기는 '나으~ 감질나게 하기 작전이 성공하였다'입니다.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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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면 말야...........
엄마인 내가 심심할때 자식인 영빈이도 심심해 하거던
이리저리 몸을 배배 꼬꼬...

왠지 훌륭하게 양육을 할 시간에(영빈이는 양육을 당하겠지만^^)
할일안하고 노는게 아닌가(여기선 할일은 아이와 즐겁게 창의적으로 놀아주기 겠지)
하는 괜스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럴때 스티커 북/한글떼기 뭐 이런거 생각이 절로 난다니까
빈둥거리면 뭐하냐
애도 심심하니 자꾸 물건던지고 뒤지고, 땡깡쏘고 .........

둘이 같이 공부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자 하는 생각 ㅋㅋ

어쨋든 스티커북/첫한글 이런것도 갖고 놀아.
할머니를 위해선 영어스트커북 보다 한글스티커 북이 조오치

아, 그리고 오늘은 '파스넷'이라는 것도 샀어
크레파스인데 물 묻은 붓으로 스윽 칠하면 물감되는거 말여.

앉아서 놀기가 이루어지지...
잼있어하고 즐거워하고.
이것저것 상상놀이도 되고.........
좋아.

하면서 물감이 옷에 묻었다고 옷 세벌이나 갈아입긴 했지만........
그러다 말겠지 한다.^^

채윤이 처럼 글씨공부시작하면 영빈이와 시간은 정말 후딱 이겠어.


200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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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주 조금씩 글씨 쓰기에 관심을 보이는 채윤이.
자신의 이름을 써 놓은 것.

글자교육에 대한 내 생각.
채윤이가 스스로 배우고자 할 때까지 따로이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어릴 때부터 아기나라, 한글나라 이런 거 시키는 것 썩 좋지 않다고 생각함.
(이미 시키고 계신 분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괘념치 마시길)

암튼, 글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꽤 반가운 일이지만 이 역시 매우 귀찮은 일.
^^;;;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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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로 그린 무당벌레.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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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채윤이 아빠랑 같이 광화문으로 타낵꾸요 하러 가는 지하철 안.
마주보는 의자에 역시 아빠랑 같이 광화문에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채윤이 또래의 여자 아이가 앉아 있었단다. 괜히 둘이 기싸움 하다가 시비가 붙었는데...
서로
'이쒸!'
하면서 발 구르고....주먹 쥐고 때릴 듯한 폼 하고.... 마주 앉아서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를 반복.

상대편 선수가 채윤이한테.
'야! 너 몇 살이야?'
김채윤. 순순히 대답할 리 없다.
'너는 몇 살이야?
상대 선수. 순진하게.
'나는 여섯 살이다!'
다섯 살(것두 11월 생이니까 네 살에 가까운...)김채윤.
'나는 일곱 살이닷!'

게임 끝.

200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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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5


채윤이 키우면서 내 여러 번 엉덩이를 때렸으나....
때려야겠다고 생각하면 가장 침착해지고 가장 차분해진 상태로 마음을 정돈하여 거사를 치뤘건만...
오늘은 이성을 잃고 끓어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야말로 분풀이로 엉덩이 세 대를 때렸다.
이성을 잃고 애를 때린 건 처음 일인 것 같다.

목장모임 가려고 준비하는데 옷 입는 거 부터 시작해서 계속 찡찡이.
옷도 양말도 전혀 타협 없이 지가 원하는대로만.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다. 무엇보다 계속 징징징...
한바탕 난리 치고 집을 나섰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머리핀이 아니라 머리띠를 해야 한다고 울기 시작. 다른 층에서 사람들이 탔는데 더 크게 운다.
속이 부글부글.
가뜩이나 이래저래 심기가 불편해서 참고 참고 도 닦고 있는데 너 잘 만났다.
차 안에 들어가서 아빠랑 현승이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완전 내 분풀이용으로 세 대를 때렸다.
포효하는 짐승처럼.

그렇게 맞은 채윤이 더 서러워 계속 운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 한 번만 머리띠 하게 해 주세요. 엉엉엉......엉엉엉.......엄마! 핀은 안 예뻐요. 머리띠가 예뻐요 네? 엉엉엉...'
여기서 머리띠냐 머리핀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김채윤이 떼를 쓰고 싶은 것이다. 대답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만 울어라는 약간의 협박은 간간이 하면서.

그러다 그러다 나중엔 헷갈리는 채윤이
'엄마! 핀 한 번만 하게 해 주세요. 예? 하고 싶어요..엉엉엉....징징징.......'

목장모임 장소에 도착해서 데리고 차분하게 대.화.를 하려고 했더니 아빠가 먼저 채윤이 데리고 놀이터로 사라졌다. 가서 그랬단다.
그네에 채윤이를 앉히니 '아빠! 대화를 할 건데 왜 그네에 앉혀요?'
'채윤아! 왜 그래? 니 생각을 말해봐'
'졸려서 그랬어요'
끝. 상황종료.
단지 졸려서 이 에미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놨단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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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가급적 뭐든 먹지 않도록 한다.
치카치카 하고 난 다음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약속이다.

잠들기 조금 전.
김채윤 식탁에 있는 과자를 보면서 '엄마! 나 이거 먹고 싶어도 참아요'
'그래?'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해 줬다.
근데 김채윤. 엄마의 반응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

뒤돌아 서면서.....
두 번째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엉덩이를 흔들며 방으로 걸어가며 하는 말.
'아으~ 난 생각을 너무 잘 해!'

이런 똘똘이 스머프 기질은 분명히 아빠의 피다.

200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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