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10

설날 외갓집을 향해 가는 차 안에서....
뒷 좌석에 앉은 김채윤.
잠시도 입을 가만이 두지 않고 쫑알거리다가는 비장하게 하는 말.

엄마! 내가 엄마한테 말 할 거가 한 개 있는데....
엄마는 외할머니한테 '엄마' 라고 부르면 안 돼는 거야.
어른이 돼서 자기가 엄마가 되면 '엄마' 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어머니'라고 불러야지.
아빠 봐. 아빠는 이순자 할머니한테 '어머니'라고 부르지?
엄마도 이옥금할머니한테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거야.
알았어?
약속을 지킬 수 있지?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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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8

설 아침.
한복이 입고 싶은 나머니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찌거니 혼자 일어난 채윤이.
서둘러 세수하고 한복 입고 있었습니다.
식구들이 몰려 오기 전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를 먼저 했나 봅니다.
(물론 엄마는 주방에서 음식 준비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였죠)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하고는 세배돈 주시려고 챙기시는 할아버지께 김채윤이 던진 한 마디.
'할아버지! 덕담 한 마디 해 주셔야죠~'

도대체 김채윤 나이가 몇 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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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5

어느덧 채윤이가 자라서 조용히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혼자만 노는 것 아니라 현승이 까지도 데리고 놀면서 마크해주죠.

채윤이 놀이의 대부분은 병워놀이 아니면 엄마놀이.
요즘은 병원놀이도 많이 시들해진 느낌입니다.

틈만 나면 하는 엄마놀이.

현승이는 자고 채윤이가 조용하길래 여기저기 찾아봤더니 지 방에서 돗자리 깔아 놓고 앉아 뭐라고 쫑알거리고 있습니다. 잠시 후 깔았던 돗자리 치마처럼 몸에 휘감고 가방 하나 들고 나옵니다.
'채윤아! 뭐 해?'
'응..엄마놀이!'

이러는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듭니다.
하루종일 질리지도 않은 지 해대는 '엄마놀이'
채윤이의 엄마는 난데....
채윤이 '엄마놀이'의 모티브는 결국 정신실일텐데...
똑바로 살아야겠다.
채윤이가 지치지 않고 하는 엄마놀이에 긍정적인, 복음적인, 행복한 소재 제공을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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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5

어른들 끼리 하는 얘기도 절대 흘려 듣지 않는 김채윤.
어제 목장모임에서 '다음 주는 설인데 이벤트 없냐? 볼링이냐 윷놀이냐? 내기해서 저녁 사자. 돼랑이 가서 삼겹살 먹자'는 등 담주 모임을 놓고 왈가왈부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채윤이.
'엄마! 다음 주에 목장모임에서 뭐한대?'
'뭘해?'
'육놀이 한다고 했잖아. 육나와라~ 하면서 던지는 거...'
윷놀이가 '6 나와라~' 하면서 던지는 6놀이?

한바탕 웃는 엄마 아빠 바라보면 김채윤 아무렇지 않게
'그 담엔 뭘한대?'
(그 담에는 삼겹살 먹으러 간다는 거 알고 있으면서 괜히 묻기놀이)

아빠의 대답.
'칠놀이! 칠 나와라 하면서 던지는 거'
계속 엄마의 대답.
'그거 한 다음에는 팔놀이! 팔 나와라~ 하면서 던지는 거야!'ㅋㅋㅋ

열 받은 김채윤!
'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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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4

요즘 두 녀석이 저녁마다 하는 놀이.
거실에 쟁반들 죽 갖다 네모로 늘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뭐라뭐라 하면서 논다.
자세한 내용은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는데 하이튼 신나게 논다.

김채윤 주방에 가서 지퍼백을 세 개를 가지고 와서는 '엄마! 나 이게 필요하거든' 한다.
(이런 경우 당연히 덩달이 김현승 뭐에 쓸 지 용도도 모르면서 지 누나 하는대로 지도 한 개 들고 나온다)
에이 그냥 줄껄~
지퍼백은 아무래도 위생팩보다 비싸다보니 '한 개만 써'하고 간섭을 해버렸다.
한 개만 쓰라고 했던 김채윤 오히려 네 개를 쓰겠단다.
몇 번 실랑이 끝에 김채윤 울고 불고........결국 또 대화(내지는 윽박지르기)를 위해서 둘이 방으로 들어갔다.

김채윤 먼저 울면서 선수를 친다.
'원래 필요한 것 쓰는 거잖아요. 색종이나 크레파스나 스케치북이나 물감이나....내가 필요하면 쓰는 거 맞잖아요. 필요한 거 쓰라고 엄마가 사준거잖아요. 근데 왜 비닐은 내가 네 개 필요한데 한 개만 쓰게해요?'
'색종이나 이런 건 니가 쓰라고 사준 거지만 지퍼백은 너 놀으라고 사 놓은 게 아니잖아. 다른 데 쓰는 거잖아. 그리고 그건 비싸.(에구구..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김채윤 서러워서 엉엉운다. '엄마는 저러는 거 너무 싫어. 엉엉엉...엄마랑 안 놀거야....엉엉엉'
으이그~ 듣기 싫어. 드라마 찍냐? 오버하면서 울기는....
내가 지쳐서 그냥 방에서 나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할 일 하면서 한참이 지났는데도 김채윤 뭐라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계속 울고 있다.
살짝 방문 앞에 가서 들으니...
'가족 식구들이 이게 뭐야!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현승이 다 내가 우는데 달래주지도 않고...엉엉엉....가족 식구들이 이게 다 뭐냐고?'
하도 기가 막히고 안 되기도 해서 방에 들어가서 안아주면서 달랬다.
계속 조동아리를 안 다물고 떠들어대는 김채윤.
'나는 혼자 신장으로 다시 이사가고 싶어. 이런 가족들하고는 살고 싶지가 않어....나는 이제부터 아빠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현승이 하고는 안 놀거야. 엄마하고만 놀거야...엉엉엉..'
'잘 생각해봐. 너 맨 첨에 화 나게 한 거 엄마야. 우리 지퍼백 때문에 얘기하다가 너 울었잖아' 했다.

결론은 이거다.
김채윤이 오늘 낮잠을 안 잤다.
김채윤은 졸리면 정신을 못차린다.
일단 졸리면 어디든 시비를 걸고 한 번 혼나고 그러는게 순서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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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쯤 되면 김채윤이 혼자 상상놀이에 빠져있는 시간.
방에서 혼자 책이며 뭐며 난리를 만들어 놓고 혼잣말을 하면서 놀고 있습니다.
오늘은 쇼핑백에 책을 잔뜩 넣더니 낑낑거리고 들고 나와서는 저렇게 앉아서...

'삐삐삐삐......여보세요~ 여보! 여보! 난데.....
나 지금?
나 지금 버스 안이거든.
응~ 외곽순환도로...
당신은 버스 탔어?
그래?
그래~ 알았어. 그러면 잠실로 와.
이따 봐~'

이러구 있는 것입니다.
200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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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8

김채윤에게 이런 아침도 있습니다.
엄마가 설겆이 하고 집안 일 하는 사이,
혼자 양치하고 세수하고 옷 찾아와서 간간이 '어떻게 입어?'하면서 결국 혼자 다 입고는 유치원 갈 준비를 다했습니다.
그러고서 나서,
'엄마! 나 이제 여섯 살이니까 유치원 혼자 간다 그랬지. 언빈이 아빠 주차장 까지만 가서 엄마가 서 있고 나 혼자 갈께' 하면서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 아주머니 한 분이 위에서 타고 내려오셨는데 '안녕하세요?'하고 이쁘게 인사하고..

지하주차장 입구까지 가서는 '엄마! 이제 혼자 갈께' 하면서 배꼽인사를 했습니다.
돌아서서 한 발작 가서는 다시 돌아서서 손으로 '어서 가'라는 식으로 손을 흔듭니다.
'채윤이 다 가는 거 보고 갈께' 했더니
'그러면 우리 하나 둘 셋 하고 따로따로 가자(아침드라마 '그대는 별'에서 애인사이인 정우와 인경이가 헤어지면서 그렇게 했음)'합니다.
'하나 둘 셋!'을 외치고 너무 씩씩하게 유치원을 향해 가던 채윤이를 자동차 뒤에 숨어서 쳐다보고 있는데 사색이 되어 되돌아 뛰어옵니다.

무슨일인고?
유치원 문 앞에 참새들이 앉아 있습니다.
움직이는 모든 걸 무서워 하는 김채윤. 특히, 참새 비둘기 강아지!
결국 다시 돌아와 참새들 날아가기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갔습니다.

아~ 아깝다!
참새만 아니었어도....성공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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