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에 결혼한 K 선배의 집들이를 갔다 왔다. 서로 시간이 맞질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해를 넘긴 집들이가 되었다. 청년부의 수석 권사님 격인 Y 언니의 결혼인데다가, 그 상대가 농담 삼아서도 연결해 보지 않았던 K 선배라서 두 배로 충격을 주었던 커플이다. Y 언니가 연상이라는 것 역시 두 사람을 연결시켜 그림이 나오지 않았던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K 선배는 회장, Y 언니는 부회장, 나는 회계로 함께 봉사하던 생각을 해 보면 부부가 되어 저렇게 한 집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낯설기도, 민망하기도, 결국... 부럽기도 하다. 지금이야 포기한 지 오래지만죚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말이다TT 죚 그래도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던 모습은 같은 공동체 안에서 만나 교제하고 결혼하는 것이었으니까.


부러우면 얼렁들 결혼해!


신혼냄새 폴폴 나는 인테리어에, 깔끔하고 감각적인 식사 메뉴에, 연예인 같은 결혼 앨범에.... 이런 것들은 이제 하도 많이 봐서 식상할 때도 됐건만 여전히 볼 때마다 부러운 것이다. 이런 신혼집에 초대받는 일은 늘 유익한 것 같다. 닭살 부부가 서로 좋아서 어찌할 줄 모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시집가고자 하는 마음이 불일 듯 일어나는' '염장질'을 당해주는 것도 그렇고.... (슬프도다, 브리짓 인생이여!) 무엇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룬 가정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냔 말이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꾸밀 가정에 대한 소망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하니 말이다. 함께 공동체를 섬기다 결혼을 한 Y 언니의 집들이는 그런 저런 기대로 약간은 들뜨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신혼부부를 가운데 앉혀 놓고 인터뷰를 하는 시간까지는 충분히 내 예상과 각본대로 진행되어 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밝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보면서 “아우∼ 너무 예쁘다.”로 시작하여 자매들은 끊임없이 “너무 예쁘다”, “너무 예쁘다”를 연발했으니까. Y 언니는 만족스러운 듯 “호호호호, 부러우면 얼렁들 결혼해!” 아∼ 나도 저런 대사를 날릴 날이 올 것인가?TT “부러우면 빨리 결혼해!”



염장질-외적 매력으로가 아니라 삶의 내용으로


'부러우면 결혼해!' 시리즈의 백미, 신혼부부의 얘기를 듣는 시간이 되었다. 둘 다 워낙 찬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둘이 함께 집에서 찬양도 하고 그러냐?” 하는 질문이 나왔다. “허허허허, 찬양? 결혼들 해보세요. 결혼하고 기타를 꺼내 보지도 못했네요. 하긴 이러면 안 되는데.... 사실 결혼하고 큐티를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공동체에서 매주 하던 모임이 없어지니까 흐트러지는 것 같아요. 결혼은 일상이거든요. 다들 결혼하기 전에 열심히 큐티하고 열심히 찬양하고 열심히 봉사들 하고 그래요. 결혼해서는 뭐 그냥 열심히 사는 거죠. 이런 저런 여유가 별로 안 생겨요.” 계속되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처음 집에 들어서며 집안의 인테리어며 연예인 같은 사진들에 연발했던 감탄사는 점점 사그라져 갔다. 단지 함께 찬양하거나 말씀 묵상을 나누는 일이 없다는 얘기 때문이 아니다. 두 사람의 사는 모습은 그냥 그렇고 그래서 적어도 내게는 별로 염장질이 되지 않았다. 얘기를 듣다 보니 이 선배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던 우리 오빠 죚자타가 공인하는 그저 교회를 댕기는, 나이롱 신자 죚 부부의 삶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공동체 안에서 같이 훈련을 받으며 교제를 시작하고 일군 가정이 아닌가? 함께 했던 뜨거운 찬양, 그 바쁜 와중에도 타오르던 기도에 대한 열정, '특새'의 시간들, 빼먹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말씀대로 살아보자고 힘겹게 붙들고 있던 묵상의 훈련, 단기선교로 뜨거웠던 여름.... 그런 공감대를 가지고 시작한 선배 부부는 단지 결혼의 외적인 매력으로가 아니라 결혼한 삶의 내용으로 후배들에게 염장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청년의 때에 전혀 예수님과 관련 없는 사람처럼, 오직 취직시험 합격과 그로 인한 삶의 풍요가 인생의 목적인양 살았던 우리 오빠 가정하고는 다른 결혼의 그림을 보여 주길 기대하는 건 나 혼자 너무 터무니없는 기대를 하고 있는 걸까?



그래도 믿는 남자 만나서 결혼했다?


선배 집에서 나와서 H와 차 마시며 이런 얘길 했더니 “나도 좀 실망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냐. 그런데 뭐, 결혼이 다 그런 거라잖아. 야! 브리짓! 너 너무 이상이 높아. 그러니까 결혼이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러려면 아예 목사님하고 결혼을 해라. 1년 내내 둘이 같이 GBS하고, 결혼에 관한 책 펴놓고 교과서대로 대화하면서 그렇게 살면 되겠네. 니네 엄마 너 얘기 들으시며 그러시겠다. '아따, 별 걱정 다 하고 앉었네. 결혼이나 하구 그런 걱정을 해라. 이 화상아!' 네가 이 나이에 그런 것까지 따지면 결혼할 수 있겠냐?” 한다. H의 진단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상이 너무 높은지도. 그래서 내게는 결혼이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오늘 Y 언니 부부를 보면서 결심했다. 결혼식 자체나 결혼의 외형과 결혼의 내용을 헷갈리지 않기로 말이다. 형제들의 수가 자매들에 비해서 현격하게 적은 현실 속에서 '그래도 믿는 남자 만나서 결.혼.했.다.'는 정도를 가지고 부러워하지 않기로.... 결혼의 내용에 대해서, 즉 바로 내 손으로 만들 가정의 모습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 보기로 하자. 신혼집 인테리어에 신경 쓰는 만큼이라도 그 안에서 만들 가정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 본다면 형식보다 내용으로 감동을 주는(아니, 스스로 감동이 되는) 결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 이런 준비를 결혼할 사람을 만나서 함께할 수 있으면 얼매나 좋을까? 그럴 날이 올 것이다! 브리짓! 힘내자! 언젠가 나도 목에 힘주고 이렇게 말할 날이 있을 것이다. '부러우면 결혼해∼' 남들과 똑같은 결혼의 겉모양으로 사는 부러움이 아니라 삶으로 부러움을 사는 그런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비록 오늘은 '꿈꾸는 자가 오도다' 하면서 비웃음을 당할지라도....

남편이 짐을 싸서 천안으로 어학 계절학기를 하러 내려가는 날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아버님이 문을 두드리신다.

어제 아버님의 생신을 미리 앞당겨서 했는데 형제들이 모아서 식사를 거하게 하는 걸로 선물을 대신하기로 했다. 그래도 그냥 지나기가 아쉬워서 안 받으시겠다는 걸 용돈을 드렸다.

아침에 아버님이 쑥스럽게 아들에게 봉투를 하나 내미셨다. 어제 드린 용돈을 그대로 다른 봉투에 담아서 '사랑받는 주님의 사랑속에서 열심히 하여라. 아버지 엄마가'라고 써서는...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아침식사 중에 채윤이의 기도.


'하나님! 아빠가~아, 이제 금요일 토요일 주일에만 현대 아파트에서 자요. 금요일 토요일 주일도 잘 보내게 해주시고요....

음...목요일 월요일, 또...수요일 화요일도 혼자 잘 자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아멘'


아멘이 절로 나오는 감동적인 기도였다.


밥을 먹으면서 '아빠! 아빠 오늘 가면 오래오래 안 올거야? 내가 늙을 때 까지 안 오는거야? 그래도 내가 결혼할 때는 올거지? 내가 결혼할 때는 꼭 와. 내 손을 잡고 들어가야 하잖아' 하는 쌩뚱맞은 말을 해댄다.


식사를 마치고 얼렁 설겆이를 해 준 아빠가 짐을 챙겼다.

집을 나서기 전에 넷이 거실에 앉아서 기도하기로 했다.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당신을 통하여서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

찬양을 하고는...

현뜽이가 '하나 더 하자'하는 제의에 '아빠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렸다. 천장도 쳐다보고 괜히 머리도 쓸어 넘기면서 눈물을 참았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남편이 없는 동안 아이들과 더 열심히 놀아주고,

열심히 말씀 묵상하고,

남편을 위해서 기도하고,

즐겁게 일하면서 살기.

올해의 목표다.


결혼 7년 만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하나님 나라에 필요한' 자신의 소명을 찾아 떠나는 남편으로 인해서 감사하며...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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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하다.

그래서 행복한 신의 작은 피리.


나는 대체로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다.

ESFP들은 16가지 유형 중에서 가장 낙천적인 유형이라고 하거니와,

이렇게 한 마디로 표현하면 느낌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지지만 '예수님 때문에' 늘 행복하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행복'이라는 말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12월 초,

그 가을에 목사관이 새로 지어서 새집으로 이사를 했고, 처음으로 내 방이 생겼었다.

무엇보다 그 때 철이 들어갈 무렵이라서 '이 정도면 나는 행복한 아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된 것 같다. 12월1일로 기억된다. 우리 시골교회를 다니다가 인천으로 이사간 친구 하나가 가출을 해서 우리집으로 왔다. 그 애는 자신이 가출했다는 사실을 숨겼지만 우리 식구는 다 알고 있었다. 그 애랑 같이자고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구나.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보름이 지난 12월 16일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주 행복한 사춘기를 시작하려던 시기였다.

그 때부터 나는 생각했다.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행복을 잃게 돼' 사춘기의 왜곡된 감수성이 이 생각을 더 심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철이 들고 예수님을 마음으로 만나면서부터 '나는 행복했다' 진심으로 행복했다.

결혼 전 친정에서, 엄마랑 동생으로 인해서 행복했고...

곡절이 많았지만 진로를 선택하고 소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행복했다.

일 때문에 행복했고 많은 사람 때문에 행복했다.


결혼을 해서는 좋은 남편이 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을 만나서 한 결혼으로 행복했다.

둘이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일이 행복했다. 두 아이 때문에도 행복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아~ 진짜 행복하다'고 느낀다.

깨끗하게 정돈된 냉장고를 보면서, 내 방식대로 식구들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설겆이 하고 걸레질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토요일 오전시간 두 녀석 지들끼리 놀고, 혼자 피아노도 쳐보고, 찬양대 곡 선정도 하고,

책도 보고, 글도 쓰면서...

'아~ 진짜 행복하다'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런 걸 두고 일상의 행복이라고 하나?


당장 다음 주부터 주말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하기는 하지만 행복할 때 마음껏 행복하자. 다잡아 먹는다. 그 때가 되면 또 그 때의 방식으로 행복하면 될테니까.


아~~~ 참으로 행복하다.

20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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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부터 잠이 깨서 다시 들지 않았다.

내 잠을 깨우는 것은 이번 성탄절 음악회 때문인듯 하다.

성탄절 음악회.

여기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다 어떤 뜻이든지 간에 내가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께 마음을 쏟고 있었나 하는 것이다. 기획의도가 어찌됐든 결국 이것이 주님께 올리는 찬양인데 내 마음이 이리도 냉냉하다니 말이다.


그 때 그 성탄절.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불렀던 그 심.령.을 회복하고 싶다.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핑계 대지 말고.


'내 맘 속에 누우소서

 좋은 방은 아닙니다.

 내 맘 속에 누우소서

 좋은 방은 아닙니다'


이 짧은 가사를 부르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그 뜨거움이 눈물되어 흐르던...

그 성탄절의 찬양.


아~ 음악을 뽐내고,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성탄절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불려지는 노래, 음악회가 아니라....


마음으로 주께 드리는 찬양.

주인공인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만이 부각되는 찬양.


주여, 도우소서.

2005/12/24
        
김화숙 언니...난 내일, 아니 오늘의 음악회가 너무 기대되요. 우리 시어머니, 시누이도 오기로 했거든요. 물론 아들얼굴, 오빠얼굴만 (05.12.24 01:00) 댓글삭제
김화숙 이들에 보이겠지만 언니와 같이 그렇게 같은 마음으로 합심해서 찬양하는 모든 분들 (05.12.24 01:02) 댓글삭제
김화숙 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이 아직 믿지 않는 우리 가족들의 귀에 속삭이시기를 간절히 바란답니다. 예수님이 오셨다고요... (05.12.24 01:09) 댓글삭제
김화숙 다름아닌 그들을 위해서요... 저 앞에서 아들이, 그리고 오빠가 찬양하는 그 예수님이 말이예요.... (05.12.24 01:15) 댓글삭제
김화숙 사실 나같은 외부인(?)은 물위의 우아한 백조만 보는지라 내막을 잘 모르지만 물밑에서 죽어라 발장구 쳐야 하는 언니는 힘들수 (05.12.24 01:32) 댓글삭제
김화숙 있을 것 같어...하지만....우짜든동!! 기도하며 함께 찬양할께요...(리플이 왕창이네..) (05.12.24 01:34) 댓글삭제
정신실 시은이 할머님과 고모들 어떤 느낌으로 돌아가셨을지 궁금하네.기도로 돕는 마음들이 있어서 은혜롭게 마친 것 같애. 고마워~ (05.12.26 10:28)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정말 수고 많았어. 난 준비하는 모든 과정, 부족한대로 열씨미 했던 찬양의 밤이 무조건 좋았당. 정지휘자가 지휘할 때의 (05.12.26 13:19) 댓글삭제
박영수 표정은 비디오로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보고 싶은데. 그대는 아는가 그 변화무쌍한 자신의 표정을.... (05.12.26 13:20) 댓글삭제
정신실 아!나의 치명적인 콤플렉스~조동규 형제가 사진을 찍는데 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을 정도라잖아요. ㅜㅜ 안 고쳐져요. 너무 쪽팔 (05.12.26 20:31)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린데....ㅜㅜ (05.12.2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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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주세요!  여러분~

김종필씨 고신대학원 수석합격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명선 역시~ 멋지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05.12.16 11:28) 댓글삭제
김화숙 추카 추카~~~^^ 와~ 또 훌륭한 목사님 한분 예약(?)이네요~ (05.12.16 14:45) 댓글삭제
조혜연 디단혀요`~~ 정말 추카추카.....한턱 쏴야지....~~(장지노 버젼) (05.12.16 16:07) 댓글삭제
이정연 우와~~ 진짜루 수석 해부렸넹~~추카추카~~한턱쏴!! 한턱쏴!! (05.12.17 00:27) 댓글삭제
김이수 이야..제가 동기들한테 내가 잘아는 형님 장학생될것같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수석이로군요^^ 06학번수석자..제가영광입니다 (05.12.17 00:42) 댓글삭제
김복자 축하해요... 멋져요!!! (05.12.17 11:24) 댓글삭제
박영수 축하합니다, 두사람 모두! 그동안의 내공이 이렇게 나타나는군요.. 앞길이 쫙~~ (05.12.17 12:11) 댓글삭제
조연희 내 주변에도 이런사람이 있다니...영광입니다.축하드려요~ (05.12.17 20:52) 댓글삭제
강문숙 정말정말 축하드려요...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언니,그리고 형부...빨리 만나 뵙고 싶네요.. (05.12.18 20:07) 댓글삭제
이지영 우아~~~고모부!!!축하드려용~~!!^^보고파용~~파뤼해여!!!^^ (05.12.19 08:47) 댓글삭제
박동선 와~~~축하합니다. 더구나 수석이라니... 냇가에 가봐야겠어요.수석주우러... (05.12.21 19:16) 댓글삭제
김종필 모두들 감사합니다. 축하에 대한 보답으로... 열공하겠습니다. ^^; (05.12.22 12:57)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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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 현승이(3세)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잘 놀다가도 사람들이 주목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그럴 필요 없다고 누누히 얘기해도 소용없다. 활달한 채윤이를 보면 부모의 영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가르치지지 않았는데, 현승이는 참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지난주 교회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20여명의 어른들이 함께 둘러 앉았다. 아이들도 10여명 사이사이 앉았다. 현승이는 누나를 좇아다니다가 얼떨결에 아빠엄마 건너편에 서게 되었다. 엄마아빠와 현승이가 눈이 마주쳤다. 이쪽으로 오고싶어하는 눈치다. 가로질러 건너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런데... 현승이는 사람들에게서 주목받는 것이 두려워 끝내 이쪽으로 건너오지 못하고, 울며 서 있었다. 차라리 울며 서 있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나 보다.


아빠의 마음은 안타까울 뿐이다.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하고, 그렇게 못하는 아이가 측은하다. 지금은 어려서 그렇다치지만 커서는 안그러겠지 하며 스스로 위로할 뿐이다. 정말이지 현승이가 그 부끄러움을, 그 두려움을, 그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좋겠다. 자기만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서 매력적인 사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지난 여름, 설악산에서, "아빠 바람이 무서워요">

...


조금 있으면 시험을 보고, 또 조금 더 있으면 새로운 신분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기대로 부풀어오르다가도 다시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무릎꿇어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다가, 불현듯 저 건너편에서 주저하던 현승이가 떠오른다. 영락없이 내 모습이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 아버지! 도와주세요" 기도한다. 십수년 넘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다. 내겐 아버지라 부르기엔 다가오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저하는 현승이를 온 마음으로 품었던 아비되었던 나를 생각하니, 나를 품고 계신 참 하늘 하나님의 아버지되심이 느껴졌던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어찌 해야 되는지 알겠습니다. 용기를 내 보겠습니다. "해 보렴. 넌 할 수 있단다. 주저하지 말거라. 이리로 건너와라. 옆에 사람들을 쳐다보지 말고, 나만 보며 이리로 건너오렴" 주님, 당신께서 힘 주시고, 위로 주시고, 격려 주시고, 재능 주시고, 용기 주시니 그럼, 해 보겠습니다. 아버지...

출처 : [김종필님 미니홈피]
작성자 : 김종필
작성일 : 200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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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엄마랑 한판했다. 며칠 전 “토요일에 엄마 친구 딸내미 쭛쭛 있지? 걔 결혼한다드라. 걔가 나이가 몇이더라…너보다 한참 어리지? 에휴∼” 이러실 때부터 이미 예고된 한.판.이었다. 엄마 나름대로 참고 참으시던 불안이 결혼식만 보고 오시면 폭발하게 되는 것 같다. 결혼식 음식이 어떻더라, 신부 인물이 신랑한테 빠지더라는 둥 하시며 결혼식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리포트하시다 결국 불똥이 튈 곳으로 튀는 것이다.


오늘은 내 기분도 말이 아니었다. 뭐 초반전에는 그럭저럭 한쪽 귀로 듣고 다른 한쪽 귀는 열어서 흘려보내며 듣고 있었다. “니 나이가 몇이냐? 이놈, 저놈 다 싫다고 콧대 높게 굴어봐야 뾰족한 수 있는 줄 아냐? 결혼해서 살면 다 마찬가지다….” 이런 정도의 얘기는 곧장 흘려보낼 수 있다. “그러구 앉었다 좋은 놈들 다 놓친다. 봐라. 니 친구 그 누구냐? 그놈도 알쩡댈 때 얼른 잡지. 결국 놓치고 말었잖어. 참∼너는 속두 편해서 좋겄다. 나는 그런 저런 생각하면 불안해서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난다.” 이 부분에서 진정 나의 안전핀은 뽑히고 말았다.



'너는 참 속두 편해 좋겄다'


오늘 내가 바로 '그놈'과 '그놈이 결혼할 여자'를 만나고 들어온 것 아닌가! 수년간 내 주위를 맴돌면서 이제나 저제나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친구. 어떻게 해서든 내 마음을 사 보려고 끊임없이 친절하게, 따뜻하게, 때로 비굴하게 내 곁을 서성이던 친구. 그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여자를 소개시키겠단다.


사실 그 자리가 썩 편안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뭐 딱히 불편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마음으로 느껴지는 불편함보다 훨씬 강도 높게 표현되는 내 표정언어들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다정한 두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 줘야 할지…. 아무튼 나는 마음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불안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고, 그 친구가 은근히 기대했을 소기의 정서적 복수를 충분히 당해 준 셈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정말 당당한가?'라고 자문해 보았다. 어쩌면 나는 많이 불안한지도 모른다. 내 나이 계란 한 판인데 이러다 정말 하나 둘, 괜찮은 남자들은 다 가버리는 건 아닐까? 단순하게 이것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들에 불안해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다. 괜찮다. '하나님의 때와 내 때가 다르다고 했다' 하고 마음에 와 닿지도 않는 말씀을 되뇌면서 애써 마음을 달랜 토요일 밤이었다. 거기다 대고 엄마가 불을 댕긴 것이다. '너는 참 속두 편해 좋겠다.


' 엄마가 비아냥거리듯 말씀하신 것처럼 뭐 내가 결혼에 대해서 그렇게 느긋하고 속이 편한 건 아니지만서도…그렇다고 맘이 편하고 느긋한 것이 잘못일까? '나는 왜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을까? 나는 왜 아직 남친이 없을까?'를 매일 묵상하고 성찰하며, 우는 사자와 같이 남친을 찾아 헤매는 것이 계란 한 판 되어 여전히 싱글인 나의 마땅히 할 바란 말인가?


엄마의 염려와 불안(사실 이 불안은 내 것이기도 하다.)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다. 모든 일을 전폐하고 소개팅만 하고 다니면 맘에 드는 남자가 찾아질까? 아니면 주변에서 만나는 모든 남자들을 향해 오로지 '이성(異性)의 안경'을 끼고 들여다보면 찾아질까? 아니면 앞뒤 가리지 말고 단지 싱글을 벗어나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 누구하고든 교제를 하고, 아무하고든 결혼을 해 버리는 것이 능사인가?



'브리짓, 염려하지 마!'


이렇게 생각해 보면 너무도 자명해지는 답을 두고 엄마는(아니, 사실은 나는) 왜 그리 흔들리고 있을까? 얼마 전에 묵상했던 잠언 말씀을 떠올려 본다.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잠 19:14). 슬기로운 아내는, 즉 '좋은 배우자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


굳이 구별을 지어 보자면 결국 배우자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배우자를 얻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차라리 잘 기.다.리.는.일. 이것뿐이지 않을까? 기다림의 시간을 '남친이 없어서 2% 더 불행한 하루'가 아니라 '여호와로 말미암은 남친을 기대하는 소망 있는 하루'로 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온갖 불안함을 유발하려는 세상의 잣대들을 좀 더 정신 차리고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오늘처럼 엄마의 애정 어린 걱정의 옷을 입고 찾아오기도 하는, 그러나 결국 마음의 불안과 패배감만을 남기는 것들에 대비해 마음을 무장할 필요가 있겠다.


엄마를 비롯한 인생의(신앙의) 선배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브리짓, 염려하지 마! 결혼은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잖니? 단지 싱글을 탈피하는 것이 결혼의 목적이 아니란다. 행복한 결혼이 목적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해. 너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너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없으시겠니? 주변의 멋진 남자들이 하나씩, 둘씩 다 결혼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도 너의 배우자는 여호와께로 말미암는다는 것 잊지 마! 염려하지 말고 오늘을 즐겁게 살렴!”


이렇게 말이다. 선배들에게 들을 수 없다면 내가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그리고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에 내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하리라.


벌써 거리는 성탄 분위기다. 거리는 온통 노아의 방주처럼 쌍쌍이 걷는 커플들로 가득 차 있다. 노아의 방주 같은 거리에서 저주 받은(?) 한 마리처럼 홀로 걷는 순간에도 쓸데없는 불안이 나를 덮지 못하게 하리라.


<QTzine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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