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가장 많이 떨어져 있었던 적이 이틀입니다.
어제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고 슬펐습니다.
가장 행복한 성가연습 시간에도 마음 한 편이 어두웠습니다.
오후에 평촌에 있는 언니집에 놀러 갔다가 저녁 먹고 남편 사무실에 내려 주고 셋이서 집에 왔습니다.
오후 내내 '안 가면 안 돼? 당신도 슬퍼? 안 슬프지?' 하면서 보챘습니다.
남편을 내려주기 위해서 사무실 앞에 가는 동안 김채윤이 칭얼칭얼 합니다.
'아빠 가는 거 싫어. 내가 아빠가 보고 싶으면 안 되잖아. 내가 아빠 보고 싶으면 어떡해? 아빠! 거기는 엄마들하고 애들은 따라가면 안 되는 거야?'
저것이 또 여우짓 하는구나. 별로 슬프지도 않으면서 오버하면서 슬픈척 하기 놀이 하는구나. 했습니다.
아빠랑 뽀뽀하고 헤어지는데 백밀러로 보니까 채윤이 눈이 젖어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차에서 내린 다음에 집에 오는 동안 김채윤은 계속 아빠가 언제 오는 지에 대해서만 물었습니다.
수요일은 자기가 뭘 하는 날이냐? 세 밤 자는 게 아주 긴 시간 같이 느껴지나 봅니다.
'나 벌써 아빠가 보고 싶잖아' 하면서 울먹입니다.
그러다가..
'채윤아! 너 차에서 잠들어도 주차장에 가서는 잠 깨고 혼자 올아가야해. 엄마 가방도 들어야 하고...'
하는데 말을 가로채며 하는 말.
'엄마! 우리 그런 얘기는 하지 말고 아빠 얘기만 하자. 아빠가 보고 싶잖아'
결국 집에 도착.
차 안에서 잠든 두 녀석 어찌 어찌 깨워서 집에 들어왔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보자마자 '아빠 아빠'하면서 울기 시작하더니 두 녀석 모두 침대에 앉아서는 '아빠한테 가고 싶어. 아빠~아. 아빠~아' 하면서 웁니다.
할아버지 '이리 와. 할아버지 안아주께 이리 와' 몇 번 이러시다 삐져버리셨습니다.
울어 재끼는 두 녀석 보고 있자니 나도 눈물이 나는데 그 상황에서 같이 울면 엄마 체면이 말이 안 되겠기에 슬쩍 눈물 닦고 애들 달랬습니다.
아니...
밤에 자는데 두 녀석다 왜 그리 아빠 찾으면서 잠을 깊이 못 자는지...
겨우 삼 일 떨어져 자는 것 가지고 우리 세 식구 너무 한 것 같기도 하구요.
JP한테 심하게 중독돼 있는듯 합니다.
200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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