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 대해 말하면서 '관음증, 노출증' 이라는 표현을 나만 쓰는 줄 알았더니만....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했었나봐요.


저 같은 사람들이 싸이가 만들어 놓은 올무에 딱 걸려서 나오기 힘든 것이 '파도타기'라는 것입니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제가 통탄하는 바는 그 사람들을 엿보는 것이 항상 선한 의도가 아니라는 것. 아니, 그럴수야 있겠죠. 사람이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별 의도 없이 단지 궁금해서 볼 수도 있는 것이죠.


저는 가끔 선하지 않은 의도록 남의 홈피에 가서 들여다보고 있는 때가 있더라구요. 이런 짓은 정말 안되겠다 싶어요. 그래서 습관적으로 클릭해 버리는 파도 타기를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구요.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에 자신 있는 만큼만 싸이에서(또는 온라인에서)도 드러내고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해요. 관계에 대한 공허감을 자꾸만 싸이의 파도타기로 찾는 것은 여러 모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구요.


어디 가서 누구랑 뭘 먹었는지, 오늘의 스케쥴이 어떻게 되는지 마냥 보여주고 싶은 노출증. 문제는 정작 노출해서 건강해지는 것들이 아니라 노출하기 위해 조장된 것들만 노출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구요. 저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은 것 같아요. 노출하는 내 마음의 바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올 한 해를 마감하면서 싸이를 안 하기로 새롭게 마음을 먹습니다. 싸이를 안 한다는 것은 위에서 말한 아무 생각 없는, 때로는 선하지 않은 의도로 투명인간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파도타기를 안 한다는 것이고 여기 클럽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릴 때도 혹 내게 '노출증'이나 '자기 포장병'의 감염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많이 하려구요.


저같은 EF의 사람들에게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약이 될 때가 많거든요. 최소한 그것을 염두에 두고 묵상을 정리하거나 삶을 나누는 것은 좋은 에너지의 원천이 되지요. 이 때문에 싸이에서 시작한 홈피를 통해서 제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수단이 목적이 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제 마음과 생각과 습관들을 잘 정비하려는 것입니다.

200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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