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짐을 싸서 천안으로 어학 계절학기를 하러 내려가는 날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아버님이 문을 두드리신다.
어제 아버님의 생신을 미리 앞당겨서 했는데 형제들이 모아서 식사를 거하게 하는 걸로 선물을 대신하기로 했다. 그래도 그냥 지나기가 아쉬워서 안 받으시겠다는 걸 용돈을 드렸다.
아침에 아버님이 쑥스럽게 아들에게 봉투를 하나 내미셨다. 어제 드린 용돈을 그대로 다른 봉투에 담아서 '사랑받는 주님의 사랑속에서 열심히 하여라. 아버지 엄마가'라고 써서는...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아침식사 중에 채윤이의 기도.
'하나님! 아빠가~아, 이제 금요일 토요일 주일에만 현대 아파트에서 자요. 금요일 토요일 주일도 잘 보내게 해주시고요....
음...목요일 월요일, 또...수요일 화요일도 혼자 잘 자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아멘'
아멘이 절로 나오는 감동적인 기도였다.
밥을 먹으면서 '아빠! 아빠 오늘 가면 오래오래 안 올거야? 내가 늙을 때 까지 안 오는거야? 그래도 내가 결혼할 때는 올거지? 내가 결혼할 때는 꼭 와. 내 손을 잡고 들어가야 하잖아' 하는 쌩뚱맞은 말을 해댄다.
식사를 마치고 얼렁 설겆이를 해 준 아빠가 짐을 챙겼다.
집을 나서기 전에 넷이 거실에 앉아서 기도하기로 했다.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당신을 통하여서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
찬양을 하고는...
현뜽이가 '하나 더 하자'하는 제의에 '아빠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렸다. 천장도 쳐다보고 괜히 머리도 쓸어 넘기면서 눈물을 참았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남편이 없는 동안 아이들과 더 열심히 놀아주고,
열심히 말씀 묵상하고,
남편을 위해서 기도하고,
즐겁게 일하면서 살기.
올해의 목표다.
결혼 7년 만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하나님 나라에 필요한' 자신의 소명을 찾아 떠나는 남편으로 인해서 감사하며...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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