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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날 현관 앞의 풍경입니다.
아빠도 딸도 방학을 마치고 학교를 향해 짐을 쌌습니다.
숙제가 들어있고, 생활을 위한 여러 잡다한 것들이 들어있고,
엄마의 걱정과 염려가 가방의 빈 공간마다 가득가득 차 있는 듯 합니다.
달라지는 일상의 리듬이 엄마는 두렵기만 합니다.
월요일 아침마다 아빠를 내려보내야 하는 일, 아침마다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들쳐 매게 하고는 채윤이를 학교로 보내야 하는 일, 어린이집에서 낮잠 자기 싫어하는 현승이를 늦게까지 두어야 하는 일. 그리고 엄마 자신의 일도요.
문득 예전 마태복음 1장을 읽으며 했던 묵상이 생각이 났습니다.

일상의 짐이 한 없이 버거워서 그것을 지고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걸음도 걷지 못할 것 같은 날에도 우리를 향한 그 빛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그 빛을 보지 못하고 그 사랑을 믿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어둡고 괴로울 것이지요.

일상의 버거움이 영원에 잇대어 새로운 옷을 입고 다가오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채윤이 네 살 때 목장홈피에 올렸던 말씀 묵상입니다.

<마태복음 1장>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고
............
웃시야는 요담을 낳고 요담은 아하스를 낳고 아하스는 히스기야를 낳고
............
엘리웃은 엘르아살을 낳고....
야곱은 마리야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저는 오늘 아침 저의 '모성' 으로 인해서 힘겹습니다.
몇 년 전 어버이주일에 손장로님 설교가 기억 납니다. 부모의 자녀 사랑은 '본능' 동물들에게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새끼에게 자신의 살을 뜯어 먹게 하는 살신성인 하는 어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동물도 자신의 어미를 배려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식사랑은 '사랑'이라 부르지 않고 그저 '본능'이라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부모가 된 지 만 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모성으로 인해서 힘겨웠던 적이 몇 번 있었죠.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채윤이가 가여워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을 때가 있었어요. 노력하지 않아도 채윤이를 그렇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쩌면 '자식 사랑'은 아가페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기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는 성격이 매우 많이 다른데 목자님이 잘 보셨죠. 저는 다소 감정형의 사람이고 남편은 사고형의 사람이예요. 오늘 아침, 채윤이가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울면서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갔어요. 저는 청소하고 빨래하고 정신없이 일을 했습니다. 제 감정에 푹 빠지기 싫어서요. 한 번 감정에 휩싸여 버리면 저는 결국 자기연민에 빠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일이 힘겨워지거든요.

말씀을 묵상하기 위해 마태복음 1장을 펼쳤습니다. 누가 누구를 낳고 누가 누구를 낳고.....................
이 부분이 크게 은혜가 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이 부분이 마음에 들어오네요. 누가 누구를 낳았을 때 한 사람은 부모가 되고 얼마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았을 것인가? 그런데 그 많은 구구절절한 모성이며 부성이며 이런 것들은 없고 단지 '누가 누구를 낳았고 또 누가 누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끝은 그리스도 예수님 입니다.
오늘 아침 저를 슬픔과 불안으로 휩싸이게 하는 작은 저의 일상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과 연결시키고 싶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사건이 감정들이 '영원에 잇대어'질 때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를 묵상하며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정신실은 김채윤을 낳고.......................그들은 결국 하나님으로 인해서 영원히 행복하였더라..^^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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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에 현승이를 갖고 입덧을 심하게 할 때였다.

채윤이 때는 파트타이머였어서 이렇게 저렇게 해서 집에서 쉴 수가 있었는데,

현승이 때는 하남시에서 신대방동 까지 아침 저녁 출퇴근을 해야 했었다.

지하철에서 나는 냄새를 견딜 수 없어서 남편이 아침에 차로 태워다 주면 저녁에는 내가 운전해서 퇴근하곤 했었다.

먹지 못하고, 무슨 정신으로 살고 있는 지를 알 수 없는 때였다.

어느 날 저녁.

혼자 막히는 88 위에서 '이 놈의 막히는 길'에 대해서 불만이 가득한 채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찬송이 있었다. 도대체 이 찬송을 불러본 지 얼마나 됐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을 정도.

'여러 해 동안 주 떠나 세상 연락을 즐기고

저 흉악한 죄에 빠져서 그 은혜를 잊었네.

오 사랑의 예수님 내 맘을 곧 엽니다.

곧 들어와 나와 동거하며 내 생명이 되소서.'


이 찬양을 부르고 또 부르면서 울고...차 안에서 혼자 부흥회를 했었다.

입덧을 시작하면서 새 생명에 대한 소망과 기쁨은 커녕 어느 새 우울과 허무에 빠져 헤매던,

주님을 찾지도 않았던 몇 주를 회개하면서 마음이 회복된 경험이 있다.


2

장마가 시작되면서 비가 오는 날 치료하러 나가는 것이 너무너무 싫었다.

불과 2년 전, 풀타임 그만두고 집에서 느긋하게 오전을 보내고 출근하던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었는데...그 때 그 기쁨과 행복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빗 속에 무거운 키보드를 옮기고 악기를 옮길 생각을 하면 머리 끝까지 신경질과 우울로 뒤범벅되는 것이었다.

'내가 왜 이러고 살지? 음악치료? 하기도 싫고 재미도 없어. 수영장에서 만나는 아줌마들처럼 수영 마치면 같이 몰려 다니며 수다떨고 커피 마시고 그러고 싶어. 아~ 인생에 낙이 없어'


3

알지도 못하는 대학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포천에 있는 어느 대학 유아교육과 교순데...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해달라는 얘기다. 것두 한 번 가서는 세 클래스 강의를 하게 되니 내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제안이다.

흔쾌히 승낙하니 다음 날 저녁까지 교재를 좀 정해서 알려달란다. 얼른 다음 학기 스케쥴 조정부터 했다. 그러잖아도 그만두고 싶었던 기관에 전화해서 목에 힘 주고 '다음 학기부터 강의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됐습니다'하고...

다음 날, 교보에 가서 교재로 쓸 책, 부교재로 쓸 책을 부푼 마음으로 사가지고 와서는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선배 하는 말 '미안하게 됐네. 우리 학교 다른 교수가 그 과목을 하겠다네. 그러면 어쩔 수 없거든...내가 다음에 강의 기회가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할께. 미안해요'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이 나이에 이러구 다니며 일을 해야하나 싶은데...기름을 붓는 일이었다. 에이~씨, 공부를 더 해야하나? 40대가 돼서도 이러고 다닐 순 없는데...

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4

7월 내내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정신실의 영혼은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점점 피폐해가고, 그러면서 마음의 독은 쌓이고 쌓여...

7월 말 쯤 되었을 때는.

독이 오를대로 오른 한 마리 짐승이 되어 '누구든 나를 건드리기만 해봐라. 확 물어 버린다'

하는 수준이 되었었다.

회복해보고자 말씀도 보고 기도를 해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역부족임을 알았다. 기도하는 제스춰를 취했을 뿐 주님께 나아가지 않았으니까...가끔 말씀이 마음을 울리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생각이 없었으니까.


5.

지난 주 아이들과 기도제목을 얘기하면서 '엄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게' 해달라고 기도제목을 말했다. 그렇다. 마음이 다시 기경되는 수 밖에 없었다. 단지 환경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 마음이 어느 새 굳을대로 굳어 있는데.... 아이들도 남편도 '엄마 무서워' 하면서 눈치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남편은 '얘들아! 엄마 무섭지? 나도 니네 엄마 무서워'했다.


6.

남편이 수요찬양 인도를 하는데 싱어를 해달라고 했다. 참으로 오랫만에 수요찬양에 선 본다. 첫 찬양이 다름아닌 '여러 해 동안 주 떠나.....오 사랑의 예수님. 내 맘을 곧 엽니다. 곧 들어와 나와 동거하며 내 생명이 되소서'였다.

이 찬양이 일순간 마음을 깨뜨렸다. '오 사랑의 예수님 내 맘을 곧 엽니다. 곧 들어와 나와 동거하며 내 생명이 되소서'


결국, 이어지는 찬양으로 마음이 만져졌고,

이어지는 기도회 시간에는 오랫만에 주님의 이름을 깊은 영혼의 울림으로 부르며 죄를 고백할 수 있었다.


채윤이에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말했다.

"채윤아! 하나님이 우리 기도 들어주셨어. 엄마 마음이 드디어 말랑말랑해졌어. 채윤이가 기도해주니까 금방 응답이 되네...."


이렇게 탕녀는 다시 한 번 주께 돌아왔다.


200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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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자가 아무리 훌륭하고 씨가 아무리 좋아도 작황을 결정짓는 것은 '토양의 상태'이다.
지난 세월 무수한 씨앗이 내 마음에 내려앉았을 것이고 무수한 씨앗이 거기 죽었을 것이다.

1. 마음의 경직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마음의 편식성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 정말 맞는 통찰인 것 같다. 같은 예수를 믿는데도 그렇게도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말씀을 듣되(말씀이 꼭 설교나 큐티를 통한 묵상이 아니어도....일상을 통해 들리는 모든 소리) 편식을 하는 문제로 내 마음의 토양이 피폐해져가는 것 같다. 그래서 편식의 세월이 오래될수록, 즉,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말이 안 통하고 진리가 흘러들어갈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말씀 묵상을 하면서도 두렵고 떠림으로 경계해야 할 일이 '편식' 인 것 같다. 부디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으면서 나이들었으면 좋겠다. 마음의 귀가 넓게 열려 일상에서 들리는 말씀을 고루고루 잘 들으면서 내 마음의 토양을 가꿨으면 좋겠다.

2. 씨앗을 받아 풍성한 수확을 내려면 땅을 갈아야하고, 흙덩이를 부수어야 하고, 성장을 저해하는 숨을 돌멩이를 하나하나 제거해야 하며, 양분을 빼앗는 잡초를 일일이 뽑아 내야 한다.
부단히 내 두 번째 마음을 돌아보는 것. 사람들에게 '내 마음이야'라고 말하는 환경미화용 마음이 아니라 숨은 진짜 마음. 이 마음을 들여다 보고 부단히 회개하고 고치는 것 말이다. 이것은 어쩌면 내 마음의 토양을 갈고, 돌멩이를 제거하는 과정의 전제일지 모르겠다. 멈출 수 없는 작업이다. 풍성한 수확을 내기위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

3. 과실에 필요한 무기물을 공급하려면 토양 내부와 주변의 어떤 것들은 목숨을 바쳐야 한다. 토양을 비옥케 하는 분해된 유기물을 '부식토(humus)'라고 한다. '겸손(humility)'이라는 말도 그것과 상관이 있다. 겸손이란 '낮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게 하시려고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과정이다. 그 분은 우리를 낮추신다. 직접 밑바닥에 데려다 놓으실 때도 있다.
두 번째 마음을 가끔씩 돌아다 보고 회개하는 과정이 없이 나 자신에게 속는 날이 오래 지속되면 하나님이 직접 밑바박에 내려 놓으시는 날이 있을 것이다. '겸소하라'고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그 음성을 듣지 않는다면 친구와 가족과 공동체를 동원해서 나를 바닥에 내팽개치시며 마음의 쓰레게들을 크게 정리하실 날이 있을 것이다. 때로 그런 사랑으로 다가오실 날에도 멍청하게 나자빠져 있지 않고 정신을 차리고 마음에 들려오는 그 분의 말씀을 들으면 된다.

내 삶의 진정한 목표는 내 마음의 토양을 가꿔서 끊임없이 그 분의 말씀을 잘 받아내고 가꿔서 수확을 내는 것. 그 수확이 풍성할 때 내가 행복해지고, 내 가족이 행복해지고, 나를 아는 이웃이 행복해지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 땅의 어떤 약한 자가 행복해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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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글씨는 켄 가이어의 <묵상하는 삶>에서 발췌.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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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하덕규씨가 신앙이 좋아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왜냐?
하덕규씨가 회심하기 전 노래도 좋아했고, 막 회심했을 때 만든 노래들도 참 좋다.

' 저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외롭고 외롭던 숲
음~ 내 젊은 날의 눈물 고인
저 숲에서 나오니 숲이 느껴지네 어둡고 어둡던 숲
음~ 내 어린 날의 숲'

'당신이 쌓은 벽과 내가 쌓은 벽 사이에 꽃 한 송이 피어나고
당신이 지난 날고 내가 지나온 날들이 그 꽃 위에 바람처럼 불고
당신의 고운 눈가에 이슬처럼 눈물이 내 파리한 이마 위에도 굵은 땀방울이
그 애처로운 꽃잎 위에 촉촉하게 내리고 - 촉촉하게
당신이 쌓은 벽과 내가 쌓은 벽 사이에 그 꽃이 바람에 꽃씨를 날릴 때, 그 때
당신이 만든 창과 내가 만든 창문 사이 그 꽃이 가득 피어 아름다운 꽃밭 될 때, 그 때'

이런 가사들은 그 아름다운 언어 만으로도 천국의 노래 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자세히 가사를 들여다보면 이건 정말 천국의 노래다. 어떤 때, 나는 이 노래들로 복음성가나 찬송가에 지나는 감동을 받고 은혜를 받은 적이 있었다. 노골적인 단어 하나 없이 저렇게 천국을 생각나게 할 수 있다니....
깔끔하고 세련된 어쿠스틱 기타 소리에 하덕규씨만의 목소리. 참 좋았다.

하덕규씨는 명성교회 집사님이다. 회심한 이후에 날로 믿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이후의 음반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그 이후의 음반들을 나는 안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하덕규만의 가사들이 나오질 않는 것에 대해서 혼자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람들이 신기루를 찾네....여기 있다 저기 있다.............'이런 가사로 시작해서 훨씬 더 노골적인 가사들 많다.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한다. 예수님을 만났는데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으로 그 기쁨을 드러내고 싶지 않겠나? (그러면 그냥 CCM음반 따로 내고, 예전처럼도 하고 그러지....ㅜㅜ)

내 이름 얘기를 하려다가 딴 얘기가 길어졌다.
어렸을 때는 어디가나 '너 어느 교회 목사님 딸이지?'하는 말 속에서 '신실'이란 이름이 부적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내가 목사 딸인 것도 알고 그래서 이름이 뭔가 노골적이란 것도 알았으니까.
고등학교 때 쯤에는 내 이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묵상하면 내 이름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죽을 것 같았다. 심지어 '나중에 결혼해서 딸 낳으면 내 이름을 그대로 물려줘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언제부턴가 내 이름이 불편한다. 일단 발음하기도 어렵고 교회 안 다니는 사람들은 '진실' 내지는 '성실'이라고 바꿔부르기도 하고....심지어 어떤 사람은 성까지 바꿔서 '최진실'이라고 부른다.(아무리 얼굴이 비슷하기도서니.....ㅎㅎㅎ)
더 불편한 건 내 이름에서 풍겨나는 '노골적인 냄새' 이것이다. 대놓고 '사무엘' 이나 '에스더' 이런 이름보다야 훨씬 덜 노골적이지만서도. 어릴 적에는 내가 사는 세상이 교회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다. 어른이 되어보니 내가 사는 세상은 그야말로 '세상' 이었다. 그리고 그 세상은 결국 나의 선교지였는데 나는 어딜 가나 '정신실입니다' 하는 순간 내 정체성을 들켜 버리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람 참 좋아. 제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야.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 아니야. 의식있는 사람이지......아! 교회 다니는 사람이었어?  크리스챤 중에도 저런 사람이 있네 그려~' 이런 시나리오 자체가 되지를 않는 것이다.

노골적인 이름. 그거 별로 안 좋은 거 같다. 최근에 '예순이'라는 이름까지 봤다. 너무 한 거 아닌가?^^

200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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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T 가 많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도 역시 T들인 것 같기도 하고....(여기 들어오는 F들 그렇다고 삐지지 마시길~^^, 나 자신도 F잖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 김종필씨가 T이고,
우리 어머님이 T이고(난 우리 어머니가 T로 말씀하고 판단하실 때 정말 좋아한다)
젤 좋아하는 친구도 T이고, 오래가는 친구도, 최근에 친하게 된 친구도...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숙.한. T를 좋아한다!(뭐~ 또 그렇게 따지만 성숙한 F도 좋아하는데....)

왜 그럴까? 아마도 내가 F로서의 내 기질적 약점을 너무 많이 인식하고 때로는 미워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암튼, T 들의 사고방식이 때로 버겁기도 하지만 좋다. 무엇보다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단지 부럽기만 하거나 내 자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자라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출근 길에 읽은 <한국은 혁명중>의 저자인 조기숙교수도 T 인것 같다. 아마두 이 사람을 무지무지 좋아하게 될 것만 같다. 나는 최근의 탄핵사태에 대해서 일단 흥분 먼저 하는데, 이런 분들은 정말 논리적으로 토론을 할 줄 알고, 게다가 상대방을(심지어 딴나라당 같은 인간들 조차도)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비인격적으로 취급하질 않는다. 열심히 읽고 행간을 읽어내겠다. 그래서 내게 없는 이런 점을 발굴해내고 배우겠다. 그래서 나도 날이 갈수록 내 열등기능들을 잘 계발하야 멋진 중년이 되겠따!
2004/3/25


김종필 : 여보! 이젠 엠비티아를 버려!! 자기도 어찌보면 얼마나 티같은데...난 엠비티아 별로야 (03.25 17:38)
정신실 : 당신은 원래 별로 였쟈나~ (03.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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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이렇게 다를 수가 있습니다.
얼마 전 채윤이 아빠가 고린도전서 13장에 새롭게 은혜를 받고 나한테 막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보! 앞부분에서 모든 게 다 걸려.(모든 게 다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 없다는 얘기)'

내가 천사의 말을 하고 사람의 모든 방언을 하고....'
이 말씀이다.

이 말씀은 나도 예전에 크게 도전을 받았기 때문에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둘이 거의 동시에 자신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을 말했는데......

글쎄,
NT 김종필은:심오한 진리를 깨달았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
SP 정신실은:우리 몸을 불사르게 내어줘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

어찌 그리 NT/SP다운 말씀에 걸려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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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유형 추정 글  (0) 2007.06.29

내가 내 마음을 정하게 하였다 내 죄를 깨끗게 하였다 할 자가 누구뇨
한결같지 않은 저울추와 말은 여호와계서 미워하시느리라.
잠언20:9-10

한결 같지 않은 저울추!!

판단기능으로서 F를 많이 사용하는 나같은 사람들이 잘 걸려 넘어지는 것이 있다. 한결 같지 않은 저울추를 사용하는 것!! 요즘 계속해서 내 안에 들리는 목소리다.

'한결같지 않은 잣대를 너와 이웃이게 들이대지 말아라!'

모든 일을 해석함에 있어서 말하자면 역지사지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 어떤지를 많이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어떨 지에 대해서 잘 추론해 보는 것에 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평시 때는 잘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감정이 상했다거나 분노에 차 있을 때다. 이런 때는 유난스럽게 논리적 추론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잘했고 상대방은 전적으로 나쁜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사람들에 대한 뒷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 나의 결백함과 정당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한 근거를 대야하기 때문에.....

내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한결같지 않은 저울추. 내게는 후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는 악의가 있다는, 지혜롭지 않다는 전제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
이제 이런 짓을 그만 좀 하라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내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다. 내 안에 있는 모습과 그것이 비쳐진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지난 토요일 목장 식구들을 중심으로 MBTI 부부웍샵 했습니다.
네 시간여 강의를 혼자서 했는데.....
별로 힘들지가 않아요. (마이크로 없었는데)목도 별로 안 아프고...

원래는 남편과 함께 반반씩 강의 하기로 돼있었는데 남편이 막판에 저 혼자 하라는 거예요. 뭐랄까? 자기 안에서 100%로 무르익지 않은 일에는 달려들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란걸 알기에 그냥 받아들였죠.
사실, 같이 교육도 받고 못할 것이 없는데...참.

강의가 다 끝나고 남편 왈.
'역시 당신처럼 MBTI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확신을 가지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애' 하고 말했습니다.
남편도 이걸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사실 '좋아하다' 란 포현도 내 입장이지, 남편은 '동의한다'이 표현이 맞을 겁니다) 충분히 동의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저 정도는 아니거든요.

암튼, 내가 배워서 많이 도움 받은 것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서 신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은 날 행복하게 하는 일이야!! ^^



함영심 : 우리 목자님이 어제 그러시더군요. 신실자매 역시 강단형이야... 시간이 갈수록 더 힘이 넘쳐보이는게... 나같음 한시간만 지나면 지칠텐데... 그러시더라구요. 저희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했어요. (02.09 14:57)
함영심 : 요즘 계속 제 머릿속에 맴도는 말...<내 안에 너무 많은 나> 정말 내 안에 나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차서 주님을 모실 자리가 없는것만 같아요...ㅠ.ㅠ (02.10 18:08)

뭐 아직 아기인데 그런 생각을 해보냐 할 지 몰라도...

나는 생후 36개월 까지의 모습이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은, 진정으로 타고난 기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채윤이만 해도 '부끄러워' 라는 말을 하면서 주변을 인식하는 사회성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벌써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암튼, 더 자라면서 관찰할 일이지만 환경의 양육방식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생애 초기에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은 두 아이가 자라서 자기를 찾아갈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일 거라는 생각이다.


일단 지금 보이는 두 아이의 행동은 외향형에 가깝다. 사람 많은 것 좋아하고 비록 낯가림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낯선 환경에 가서 적응하는 시간이 짧다. 목소리 크고 자기표현이 정확하다. 이런 걸 떠나서 엄마빠가 느끼는 느낌이 그렇다. '둘 다 정신실 아들 딸이야. 내 딸, 내 아들 아니야' 라고 아빠가 자주 말하는데 아이들에게서 '외향형'의 냄새가 강하게 날 때 그렇게 말한다.


채윤이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보통 구체적인 사실을 암기하기인 것 같다. 그래서 언어발달이 빨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른들이 쓰는 단어도 일단 한 번 들으면 절대 까먹지 않는다. 아주 어릴 적부터 사람들의 이름 (자기 친구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이름까지도) 기억을 잘 했고 한 마디로 말해서 '별걸 다 기억하는 여자'다.


요즘 한참 인지가 발달하는 김현승을 보면서 '이해하는 수준이 채윤이와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말하자면 표현언어의 발달은 채윤이보다 훨씬 느린데 말을 이해하는 게 때로는 놀랍다. 할아버지가 늘 하지는 말씀이 '다 알아 들어. 참 내! 다 알아들어' 이러신다. 오늘 남편과 함께 얘기하다가 채윤이는 S(감각형)고 현승이는 N(직관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두 녀석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 그렇게 확연하게 다르게 느껴지니 말이다.^^


인형놀이나 스킨쉽에서 보여지는 것으로 현승이는 F(감정형) 채윤이는 T(사고형)에 가깝게 느껴진다.


아직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 네 번째 생활양식인 듯한데....채윤이는 일단 P(인식형)에 가깝고 현승이는 J(판단형)에 가깝게 보인다. 이건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채윤이 현재 45개월, 현승이 15개월. 일단 추정되는 성격유형.

김채윤은 ESTP 또는 ESTJ.

김현승은 ENFJ 또는 ENFP.


아빠는 INTJ 엄마는 ESFP.

그래서 세 E를 감당하기에 아빠의 에너지가 역부족인듯 보일 때가 있다.^^



김인아 : 우리 남편은 자신의 에너지에 스스로가 지쳐..ㅋㅋㅋ (04.08.02 15:41)


정신실 : 푸하하하...그렇지! (04.08.02 15:52)


김종필 : 우아하하 현웅 형! 대단하십니다요! (04.08.02 23:13)


이지희 : 어.. 나 ESTP였는데.. 채윤.. 역시..언니랑 닮았어..ㅋㅋ (04.08.02 23:20)


 정신실 : 그러니? 지희?^^ (04.08.03 08:53)

더 지나면서 지켜봐야겠지만,

채윤이는 S, 즉 감각형으로 추정이 되고, 현승이는 N, 직관형으로 추정이 된다.

두 아이의 노래 지어 부르는 걸 보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음악치료사 딸 아들이라서 노래 지어 부르는 건 거의 음악치료사 수준인데....


감각형 채윤이는 이렇다.

자신의 귀(감각)로 들은 것에 충실하게 노래를 지어부른다.

즉, 새노래를 배웠는데 노래를 모르겠으면 노래 가사 전체의 맥락보다는 자신의 귀에 들린 대로,

그 발음에 가장 충실하게 일단 불러 재낀다.

감각으로 얻은 정보에 충실하고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감각형 채윤이의 song writing!


'천국은 마치 마태같은 인보와(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

'숟가락 무릎에 강물처럼 말쎄(숲처럼 푸르게 강물처럼 맑게)'

'호까인형을 가르치는 호까인형을 가르치는(   )' 이런 식이다.


반면 현승이는 이렇다.

일단 모르는 가사가 있으면 나름대로 채워서 부르되 앞 뒤 뜻을 연결 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직관형들이 흔히 하듯 숲을 본다는 것이다.

'사과같은 내 얼굴'의 '사과'가 생각이 안 날 경우,

'바보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라고 불러서,

자신이 모르는 가사 다음에 나오는 '~같은'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가사를 집어 넣는다는 얘기다.


아니면,

'도는 도는 도깨비..............'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파는' 하고 시작하길래 귀를 쫑끗하고 들었다.

'파는.....

.

.

.

.

파깨비'란다.

이렇게 큰 틀에서 창작을 해낸다.


참, 이렇게도 다르다.^^

나 책 한 권에서 너무 뽕을 빼는 것 같다. ^^;;

<사람 vs 사람>에서 심은하와 김민기를 주제로 쓴 글에서는 융이 말하는 내향과 외향에 대한 정신분석적 설명이 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라서 정리해 두려고 한다.


우린 보통 수줍거나 말이 없으면 내향적이고, 사교적이거나 적극적이고 활달하면 외향적이라고 얘기하지만 본래의 정신분석적 의미는 좀더 정교하다. 내향성/외향성의 분류는 정신분석가 융의 이론에 의한 것이다. 융은 심리학적 유형의 하나로 인간을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구별하였는데, 그들은 주체(subject)와 객체(object)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어떤 사람의 행동과 판단을 결정하는 기준이 주로 객체에 의한 것일 때 그의 태도는 외향적이며, 반대로 객체보다도 주체에 의해 결정되면 내향적이라고 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미술전람회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신문의 호평이나 화가의 지명도에 근거해 특정한 그림을 좋다고 평가를 내린다면 그의 태도는 외향적이다. 객관적 규준에 따라서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평이 좋고 그 화가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해도 자신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그의 태도는 내향적이다. 그의 판단기준은 주관적 측면이 객관적인 사실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두 유형이 가지는 차이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우연히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외향형과 내향형이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외향형의 사람은 모차르트의 내력과 세계적인 명성, 음악평론가들의 평가 등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반해 내향형의 사람은 주로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자기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같은 음악가를 좋아한다는 기쁨도 잠시, 외향형인 사람은 내향형인 상대방이 의외로 모차르트에 대한 지식이 너무 빈곤하다고 실망하고, 내향형은 외향형인 상대방이 공연히 지식만 늘어놓고 아는 체하지만 실상은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똑같은 내향령이라고 그 안에서 다시 수십 가지의 심리유형을 보일 수 있지만, 정신의학적으로 내향형의 가장 큰 특질은 '내면에의 깊은' 통찰이다.

오늘 간만에 MBTI 교육에 갔다 왔다.
교육장이 발산역에 있어서 지하철 5호선을 타면 꼬박 한 시간을 가야한다.
교육 때마다 지하철 안에서 한 시간 버티기가 젤 죽을 맛.
버스에서는 잠도 잘 오는데 한 시간 동안 잠도 안오고, 하루 종일 공부한 관계로 책도 안 들어오고...

암튼, 오늘 교육 중에 건진 것 하나.

P들은 왜 일을 그 때 그 때 처리하지 않고 항상 미루는가?
왜 뺀뺀이 놀다가 코 앞에 닥쳐야 일을 시작하는가?

뺀뺀이 놀지만 우린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한다. 그러면서 기를 모으는 것이란다. 기를 모으면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막판 데드라인이 임박해서 충동이 절정에 달하면 바로 그 순간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순발력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리 미리 하자. 마음 먹어도 그 순간이 되지 않으면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 순간까지 우리는 기를 모으는 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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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차 안에서 김종필씨 왈,
'여보! 우리 분가하면 책상을 어떻게 놓을지 생각했어. 당신 책상과 내 책상을 분리시켜봐야 겠어. 당신 책상은 거실에 놓고 내 책상은 방에 놓을거야.....'
'왜? 나란히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하겠어? 내가 자꾸 말 시켜서?'
'아무튼....그럴려구'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여보! 나 결심한 게 있는데 이제부터 마음에 있는 생각을 말하기로 했어. 마음에 있는 생각을 그냥 묻어두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말하려구 노력해야지'
'진짜? 정신실처럼 그렇게 할꺼야? ㅋㅋㅋ 좋은 생각이네. 내향형인 당신에게 정말 좋은 훈련이 되겠네'
'그래서 아까 책상 얘기도 한거야. 일부러 그런 노력으로 한 거야.'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나이가 먹을수록 내게 없는 반대유형을 계발하려는 노력은 참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성숙이란,
나를 알고 나의 기질에 충실할 뿐 아니라 나의 열등기능을 차근차근 계발해 나가는 것일 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대화 후.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남편은 '응..응...그랬어?' 만을 반복하고
저 혼자 떠들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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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막 교제를 시작했던 어느 날,
교회에서 처음으로 엠비튀아이 라는 검사를 해봤습니다.
그런가부다...하고 지나갔죠.

결혼을 하고 본격적으로 엠비튀아이와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셋이서 사귄것이지요.
엠비튀아이를 통해서 나를 아는 것은 남편과의 하나됨에 좋은 자산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틀.린.사람이 아니라 다.른.사람'으로 보는 눈이 열리게 된 것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엠비티아이를 통해서 발견한 나의 '영성의 길'까지 조금씩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월간QTzine에 <MBTI와 공동체 세우기>라는 타이틀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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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짱이나 몸짱 이런 거는 기대도 안 해 본다.
그란데 오늘 나한테도 '짱'이라는 말이 붙었다.

놀짱!

그렇지. 나는 놀짱이다. 뭐 여럿이 노는 거도 잘 하지만 내 나름대로 좋아하는 방식대로 놀기에는 선수다.

휴가를 교묘히 이용하여 남편과 놀기.
퇴직한 아줌마와 놀기.
놀기 위해서 진짜 머리 굴려서 휴가를 쓴다.
영화, 통나무집, 팬션, 맛있는 집, 쇼핑, 머리하기....이런 것들은 최대한 활용하여 놀기에 이용한다.

일상이 반복되면서 에너지가 소진되면 난 한 번 또 놀아줘야 한다.
내 몸은 내가 안다.
한 번 놀아줘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MBTI의 유형 중에서 S와P가 함께 들어가는 SP들이 이렇다.
놀아야 살고, 그것도 계획되고 예측되는 놀기 보다는 충동적인 놀기를 넘넘 좋아한다.

노는 것을 통해서 내가 에너지를 축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난 훨씬 더 잘 놀고 일도 더 잘하게 됐다.
나랑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SP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남은정 : 나 그런 SP아는데 그것만 언니랑 비슷하구 왕 달러~ 읗ㅎㅎ (01.04 12:45)
김종필 : 놀짱 아내와 함께 살다보니 나도 노는 재미가 쫌 생겼다. 그치만 여전히 아내와 함께 놀아주기는 참 힘든 일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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