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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377

읽고 쓰는 사람 "파주 출판단지 갈 사람?" 일이 있는 날이라 나는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빠지면 당연히 무산될 줄 알았는데. 이런, 쿵떡쿵떡 시간 계획을 세우더니 셋이서만 다녀왔다. 어, 이 사람들 봐라! 마키아신실, 조폭신실(JP&SS), 우리 집 실질적 군주인 나를 제쳐두고 나들이를 도모해? 3할 정도 섭섭, 7할은 홀가분이었다. 돌베개 출판사의 책 몇 권과 도서목록을 한 보따리 싸들고 와서는 전에 없던 관심 폭발이다. 엄마 우리 집에 신영복 선생님 책이 있어? 엄마는 뭐뭐 읽었어? 감옥에 몇 년을 계신 줄 알아? 나는 이제 한자 공부를 좀 하려고. 한자를 알아야 책이 잘 읽어지는 것 같아....... 사연인즉슨, 돌베개 출판사의 편집주간이신 S선생님을 만나 대화를 했다는 것이다. 꿈과 진로가 1년에 한 번씩 바뀌.. 2020. 8. 14.
홈대 현타운 성석제의 짧은 소설 모음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읽다가 꿀재미 발견.소설 제목은 "되면 한다" 이고,"우리 사비 회만원이지?""닮은 살걀" 이런 말들. 이런 말장난 좋아서 껌뻑 죽는 나는 식탁에 앉아 애들에게 킬킬거리며 전해주었죠.방역이고 뭐고 밥풀 튀면서."엄마, 우리 예전에 홈대 현타운"에 살 때 말야......"웃지도 않으면서 조용히 내 싱거운 장단에 춤춰주는 사람은 역시 현승이.홈대 현타운, 홈대 현타운....... 나 이런 거 왜 이렇게 재밌어? 여기저기 만나는 사람마다 이 얘길 전하고 살아 있는 사례를 많이 모아보았습니다. 번둥 천개곱은 졸목길야치 참채죽중고딘 알라점(친구 자신의 실수)흼과 꾸망(친구가 강의를 듣는 중 강사의 말 중에서 주웠다고)자둑과 방기(젊을 때 교회 목사님 설교에서,.. 2020. 6. 19.
'똥손' 동생 현승이가 누나를 위해 준비한 저녁 식사.누나 들어오기 30분 전에엄마가 제게 차려줘 맛있고 행복하게 먹은 그대로누나에게 해주겠다고. 애는 많이 쓰던데, 샐러드드레싱을 막막 깍두기까지 뿌리고, 밥과 반찬 비율 안 맞고, 정성이 담긴 것 같기도 하고,신경질 나서 막 차린 밥 같기도 하고, 누나는 잠깐 감동하고 먹기 시작하자 바로돈가스 더 구우라 하고,깍두기 더 꺼내고 그런다. 우리 현승이,(나이는 여덟 살 아니고 열여덟 살)마음은 참 깊고 따뜻한데,깊고 따듯한 마음에 손이 '똥손'이라......그 따스함과 청순함과 깊이를 못 따른다. 2020. 5. 4.
새로 쓰는 가족 이야기 우리 집은 엄마, 아빠, 누나 저까지 네 명의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누나는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누나 성격은 저와 정반대로 외향적이고 밝습니다. 저랑 누나는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우지만 다른 남매들에 비해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 잘 챙겨주는 남매입니다. 아빠는 무겁고 깊은 사람입니다. 저의 고민을 절대로 가볍게 들으시지 않고 항상 의외의 답을 주시는 분입니다. 항상 진지할 것 같은 아빠가 가끔은 유머러스하게 농담도 많이 하시는데 그다지 재밌지는 않습니다. 엄마는 세상에서 저랑 가장 웃음코드가 잘 통하는 사람입니다. 집에서 저와 가장 많은 대화를 해주시고 항상 밝은 분위기를 주십니다. 이런 엄마가 한 번 화내면 정말 무섭습니다. 저는 가족이 정말 편하고 식구들이 다 같이 있으면 웃음이 .. 2019. 11. 24.
아이가 신에 대해 묻는다 #1 엄마 아빠가 모처럼 긴 식탁 수다를 이어가고 있었다. 주제는 '기도'였다.안 듣는 척 옆에 앉았던 현승이가 깜빡이도 안 켜고 끼어들었다. 그런데 뭐 주세요, 뭐 주세요,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이런 기도는 잘못 된 거 아냐? 아, 뭔가 신앙적 성숙미 뿜뿜 풍기는 이 느낌.왜애? 그게 왜 잘못된 기돈데? 아니, 그러면 하나님이 안 들어주시는 거 아냐?막 뭐 주세오, 대놓고 말하지 않고 뭔가 쫌 돌려 말해야 잘 들어주잖아.뭐, 나는 괜찮은데 당신 뜻대로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천잰데!모태 바리새인의 아들답구나! #2 현승이 베이스기타에 입문하였다. 방에서 딩딩디딩딩 하다 툭 튀어 나왔다. 엄마, 엄마는 찬송가 말고 CCM 같은 거에서 좋아하는 곡 있어?좋아하는 곡이 워낙 많아서. 음, 지금.. 2019. 4. 3.
방학이 일 년이라서 : 가족은 지금 아빠는 소파에서 신문 보시고엄마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시고누나는 거울 앞에 화장을 하고나는 열심히 공부합니다 현승이네 집은 그렇지 않습니다.방학이 일 년인 힘 센 아이가 있는 집은 그렇지 않습니다.가족이 함께 먹고 함께 일하는 현승이네 집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야 주방에서 설거지 하고누나는 제 방에서 피아노 칩니다엄마는 거실에서 책을 보시고아빠는 이 멋진 장면 사진 찍어요 2019. 3. 25.
자아 정체감 꾹꾹 눌러 담아 #1선물이란 무엇인가?주는 사람의 취향, 받는 사람의 취향. 뭣이 중한가? #2 생일선물로 현승에게 운동화를 받았다.선물을 주는 사람 현승이의 취향은 확고했다. 엄마 선물로 엄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화를 사 줄 것이다.운동화라는 아이템도, 어떤 운동화를 선사 할 지도 결정은 내가 한다!(주는 이의 모든 것이 확고했다.)자꾸 그런 식으로 너무 비싸다거나 다른 선물을 제안 한다면 생일 선물은 없다!당장 필요한 생필품을 사주느니 나는 엄마 생일 선물을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무엇을 선물할 지는 내가 결정한다! 고심 끝에 운동화를 주문을 했고(커플 느낌의 제 운동화까지 사면서 세뱃돈 탕진)기분이 날아갈 듯한 현승이가 지껄여댔다. "엄마, 자부심을 갖고 신어야 해. 브랜드 자체는 흔하지만 그.. 2019. 2. 28.
방학이 일 년이라서 : 가사는 나의 일 ​ 뒤집어졌다 엎어졌다, 이랬다 저랬다, 한댔다 안한댔다.곡절 끝에 현승이도 일 년의 방학, 갭이어를 갖기로 했습니다.누나의 뒤를 이어 꽃친 4기가 되었고 느슨한 청소년 백수의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설거지, 청소, 화장실 청소.꽃친의 집 하루는 이런 일들과 함께 하지요.'방학이 일 년이라서' 현승이 편도 이렇게 시작합니다.더 떠들고 싶으나 지금 떠들어대고 싶은 바로 그 얘기를 이미 책에 다 썼네요.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공식 게으름뱅이를 부려먹는 맛이 있지! 설거지 해, 빨래 돌려 놨으니 다 되면 널어, 밥 먹고 청소기 한 번 돌려라. 사춘기 끝의 키 크고 힘 세고 시간 많은 유휴 노동력을 그냥 두지 않았다. 이것 역시 우리 집 만의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 2019. 2. 21.
내 백성들 채윤 :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막말을 할 때, 화가 나고 뭐라고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이 잘 안 나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정말. 나는 리더가 되긴 틀린 거 같애. 현승 : 누나, 마키아벨리를 읽어. 종필 : 오오, 김현승! 군주론? 현승 : 군주가 되려면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혜가 있어야 해. 채윤 : 나한테는 사자가 없어. 사자의 힘이 없어. 현승 : 사자는 엄마한테 있지. 우리 집에서 사자는 엄마한테만 있어. 종필 채윤 : (격한 공감) 맞아! 맞아! 이 백성들이 군주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군주를 앞에 앉히고 희롱하기를 서슴치 않으니. 아, 그러고 보니 언젠가 엄마는 경찰(Click!)이었는데 군주가 되다니.13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승진했구나. 내 이 어여쁜 백성을 .. 2019. 2. 11.
2018년 여름, 폭염 속 소나기 같은 말말말 + 엄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베트남 가서 그 장소와 상관 없는 생각이 막 떠오르는 거야. 그럴 수가 있나? 아무튼 가서 꽃친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 (내년에 누나처럼 '꽃다운 친구들'과 함께 1년의 안식년을 가질까 고민 중인 현승) 솔직히 나는 꽃친은 현실도피라고 생각 하거든. 그런데 베트남에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어. 꽃친은 멈추고, 그리고 되돌아 가는 거야. 다들 고등학교를 가잖아. 그게 쭉 가는 거지. 그런데 일단 쭉 나가지 않고 돌아선 거니까 회피는 회피지. 하지만 누나를 보면 되돌아서 가다보니 오히려 이 길이 진짜 누나의 길이었잖아. 길이 하나가 아니야. 방향이 하나가 아니라고. 돌아서서 가는 방향이 어떤 사람에게는 쭉 가는 방향인 거야. 그런 생각을 했어. ++ 그런 방향을 정.. 2018.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