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혼자 커피 한 잔 하려고 드르륵 드르륵 하고 있었는데,
내복맨 현승이가 갑자기,
엄마! 아니다. 아니다. 다시.

(고생을 기억하는 목소리로 톤을 바꾼 후에)
어머니, 어머니 커피 드시는데 제가 컵 골라드리는 호사 누려도 될까요?
란다. 물론, 어머니는 그 필 그대로 받아서,
아가야, 컵 골라주는 호사 누려! 했고.
아가는 저 빨간 컵을 골라주었다.


잠시 후,
어머니, 저..... 아빠 홍삼 반 봉지만 먹는 호사 누려도 될까요?
라길래.
아가야, 아빠 홍삼 반 봉지 먹는 호사 누려! 했다.


잠시 후 바이올린 연습을 하려다가,
어머니, 저 바이올린으로 (패닉의) 달팽이 연주하는 호사 누려도 될까요?
새들처럼도요. 란다.
그래서 또 물론,
아가야, 달팽이, 새들처럼, 연주하는 호사 누려!
했더니,
깽깽깽깽깽.....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깽깽깽깽깽.....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파란 하늘 아래서....
깨갱깨갱 깨갱깨 갱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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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xaizen 2014.01.29 21:51

    아아- 이것이 어찌 아이에게만 호사란 말입니까. 우리 하민은 (그렇지요. 제가 아니라 제 아들 말입니다) 언제나 이런 호사를 누려본단 말입니까.

    • BlogIcon larinari 2014.01.30 23:16 신고

      이 어리석은 어미는 이런 호사가 시덥잖게 여기며,
      하민이처럼 탱탱한 볼에 세상을 향한 무덤덤한 표정으로 엄마빠 감옥살이시키는 호사 누리던 그 아기를 그리워한다지요.

  2. 새실 2014.01.30 18:51

    사진구도가 예술이예요. 곧 뵈어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니^^♥♥♥♥♥

    • BlogIcon larinari 2014.01.30 23:20 신고

      사실 집에서 찍는 사진이 거의 저 구도라 늘 비슷비슷한데...
      배경인 현승이의 변화가 사진의 질을 결정하죠.ㅎㅎㅎ
      새실 동생은 결혼 전 마지막 명절, 누려~~~~


 


엄마와 단둘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는 현승이의 수다봉인이 풀립니다. 질문도 많고, 질문에 대한 대답도 무한 길고.... 오늘 생각해보니, 이게 현승이의 배려심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집에서 엄마는 집안일을 하거나, 원고를 쓰거나, 그래도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으려고 하니까 맘 편히 수다요청을 못하는 것 같아요. 아주 오랜만에 둘이 김포에 가느라 자동차 데이트를 하게 되어 힐링캠프 따위는 울고 갈 딥토킹을 하게 되었지요. 솔까말, 현승이와의 대화는 웬만한 어른들과의 대화보다 나을 때가 있습니다.




(무겁지 않은 질문으로 대화를 여는 상담자인지 내담자인지 모르겠는 현승이)


현승 : 엄마, 내가 빌라에 사는 건 여기가 처음이지? 나는 아파트에만 살았잖아. 엄마는 빌라에서 사는 게 어때?


엄마 : 뭐가 어때?


현승 : 아파트랑 살 때하고 어떠냐고. 좋다, 싫다 뭐 이런 거. 여기서 살아서 좋은 점이 뭐야? 망원시장?


엄마 : 망원시장은 좋은데 멀지. 명일시장이 짱이었어. 코앞이었잖아.

현승 : 아파트는 뭔가 좀 독특한 거 같애. 음... 그 안에 놀이터가 있고, 그 아파트 아이들이 놀고.... 그런 것 같지 않아? 하여튼 아파트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이 있어. 그런데 내가 빌라에 익숙해졌어. 이런 동네에 살고, 또 여기서 노는 것도 좀 익숙해진 것 같애.

(잠시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다)

현승 : 엄마, 그런데 내 친구 **이 있잖아. 엄마 아빠가 아예 없는 건 아니래. 엄마는 미국으로 가서 어딨는지 모르지만 아빠는 중국에 있어서 가끔 보기도 한대
.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랑 사는 거야.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는 불쌍해도 너무 불쌍해. 엄마 아빠를 아예 보지도 못하고 사는데....

(
친구 **이는 현승이가 3학년 때부터 관심을 가지던 친구. 할머니와 살아서 준비물도 못 챙겨와 늘 혼나는 아이. 생일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엄마가 생일잔치 해주면 안 되겠냐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승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이 친구에게 더 차겁게 대하고 심지어 놀리기까지 해서 선생님께 혼나기도 했지요. 불쌍한데 자꾸 선생님 말씀을 안 듣고, 그래서 혼나고, 친구들한테도 놀림받을 짓을 자꾸 해서 더 놀림받고.... 이런 걸 보면서 답답해하고 속상해 했지요. ㅠㅠ)

엄마 : 그렇지. 그건 너무 슬픈 일이지
. 나이가 어리니까 더 슬프고 가엾은 것 같애.

현승 : 나는
김포 가서 하루 잘 때도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은데.

엄마 : 그러게, 너무 보고 싶지만 하루 자고 다음 날 집에 가면 엄마가 있지만 자고 일어나도, 아침이 돼도 여전히 엄마를 볼 수 없는 건 상상도 못하게 슬픈 일일거야. 그리고 어린 아이들은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고 그냥 자라는 거야.


현승 : 아, 엄마가 겪어봐서 아는구나.(외할아버지 추도식 시즌이니까^^)


엄마 : 엄마가? 아.... 그러게. 그러니까 엄마는 중학생이었으니까 조금 더 알았지만 더 어렸던 삼촌이 엄마보다 더 깊이 슬펐을 거라는 생각을 요즘 해.


현승 : 그래? 그러면 외할아버지 추도식 때 삼촌은 울지도 않고 히~ 웃고 그래도 마음으론 더 슬픈 거야?


엄마 : ㅎㅎㅎ 지금은 돌아가신지 오래 됐으니까 울만큼 슬프진 않아. 마음 속 깊은 곳에 슬픔이 남아 있을거라는 얘기야. 사실 엄마처럼 울거나 표현하면 오히려 괜찮아. 어린 아이들은 자기가 슬픈 줄도 모르고, 그걸 모르니까 표현도 못하지.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말이야.... 현승이가 울지 않았잖.....


현승 : 아니야. 엄마. 그만해. 그 얘긴....
. 하지마.

엄마 : 엄마는 이 얘기 언젠가 꼭 하고 싶었는데.


현승 : 아니 그게 아니고 나는 할 얘기가 없다고.

엄마 :(얘기 하지 말라면서도 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느껴져서 밀어부치기로 한다.) 현승이가 할아버지 많이 좋아했고, 할아버지 돌아가시는 게 슬펐지만 울지 않았잖아...
그래서 실은 엄마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 현승이가 우리 식구 중에 할아버지를 제일 좋아했는데 너무 슬퍼서 울지도 못한 것 같아서.


현승 : 그땐 내가 지금보다 더 어렸어. 누나는 울었잖아.


엄마 : 그러게. 어리기도 했고, 현승이는 사람들 있는데서 현승이 느낌을 보여주는 게 불편하지?


현승 : 응. 엄마 그런데.............. 나 사실은 그때 울었어. 장례식 때 밤에 잘 때 혼자 울었어.


엄마 : ...........................


현승 :
범식이 형아랑  누나들이랑 덕소 가서 잤잖아. 그때 혼자 훌쩍훌쩍 울었어.

엄마 : (이때부터 엄마 목소리는 갈라지기 시작 ㅠㅠ) 그랬구나. 엄마는 현승이가 너무 슬픈데 울지도 못해서 그게 아직까지도 마음이 아파.


현승 : ............................


엄마 : 그런데 엄마가 현승이 마음 이해 돼. 슬픈 게 힘들어서 아예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엄마도 어릴 적에 그랬던 것 같애. 그러다 보면 내가 슬픈지도 모르게 되거든. 그렇다고 슬픈 마음이 없어지는 건 아니야.

현승 : ................................ 그렇구나. 내가 할아버지 생각 일부러 안 했던 건 더 슬퍼질까봐 그런 거였구나. 맞아. 그런 것 같아.  

 

사실 현승이는 누구보다 할아버지와 깊은 애착관계였는데 할아버지 투병하시던 시간, 임종시에, 장례식에서, 그 이후에도 거의 감정표현을 하지 않았습니다. 누나가 '넌 왜 울지도 않니?' 이런 식의 얘기를 꺼내거나 그 비슷한 얘기만 나와도 과하게 화를 내곤 했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라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오늘 생각지 못한 기회에 이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현승이 스스로 '내가 슬픔을 보기 싫어서 회피했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자신의 정직한 감정을 인정하기 싫어서 끝까지 방어하는 사람입니다. 아니, 완고한 나 자신이 이를 악물고 방어할 때 누군가를 참 힘들게 할 것입니다. '그렇구나. 맞아. 내가 그런 것 같아.'라며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이 말랑한 영혼이 라니... 참 사랑스럽군요. 훨씬 더 길고 깨알같았던 대화를 대화를 다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현승이에게는 물론이고 엄마에게도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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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 2013.12.21 21:50

    힐링 힐링해도 이런 힐링이 진짜 힐링인게야...
    현승이처럼 말랑한 영혼으로 오래오래 살고 시프다...언냐



    • BlogIcon larinari 2013.12.22 12:55 신고

      말랑'하면! 아우님이 또 한 말랑하지.^^
      많이 배우고 있어. 내가. 아우님의 말랑을.
      말랑하게 무장해제시켜놓고 한 번씩 막 던져 한 건 해주는 건 매력!

 

 

이랬던 채윤이가,
이랬던 현승이가.
요즘은 전세위복,이 아니고 어쨌든 전세가 많이 바뀜.(월세는 많이 올랐음)


감각적이고 즉각적이고 다혈질적인데 사춘기의 반항심까지 겸비하여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나오는 대로 말해보는 채윤이,
직관적이고 상상이고 내향적이어서 생각을 다 한 후에 외외의 말이 나오는 현승이.
승자는 누구인지.


#1

채윤 : 야, 나는 니가 싫어. 너는 정말 싫은 애야.
현승 : (7초쯤 지난 후, 손에 든 자로 누나를 슬쩍슬쩍 때리면서)
         앞으로 그 말을 한 번 할 때마다 한 대씩 때릴 거야.
채윤 : 아~악, 나는 정말 니가 싫어.
현승 : (따악~)
채윤 : (퍽!)
퍽, 따악, 퍽퍽퍽퍽, 따악...... 우당탕탕탕.....
엄마 : 꽤액!!!! 그만두지 못해!


#2

채윤 : 너어, 계속 까불면 진짜 가만 안 둔다. 너 그만해라. 에바다. 아우, 진짜 너 싫어.
         너, 정신병자야? 아우...$%^$$%^$%&**((
현승 : (7초쯤 후, 느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나한테는 누나를 째려볼 수 있는 눈이 있고, 
        욕을 할 수 있는 입이 있어.
채윤 : (길길이 날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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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10.04 13:31

    현승이의 두 번째 대사는 무슨 영화의 대사 같았어. ㅎㅎㅎ 불쌍한 채윤이..

    • BlogIcon larinari 2013.10.04 15:15 신고

      언젠가 성호삼츈이 그랬었지.
      현승이 말이 홍상수 영화의 대사 같다고.ㅎㅎㅎ


 

"엄마, 나 알았어.
내가 왜 꼐속 1번인지 알았어.
내가 클 때 따른 애들도 커.
그래서 그런 거야."

슬퍼2



사진은,
명절 전에 음식 준비하고 있는 엄마를 급하게 불러서 가보니까,
샤워하다 말고 엄마에게 비눗방울 날려주는 씬.

샤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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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rest 2013.09.25 10:11

    1번의 비애~ ㅋㅋㅋ

    내가 공부하는 동안 공부 잘하는 애들도 똑같이 공부하기 때문에 늘 중간에만 머물렀던 비애,
    그 느낌 아니까~~
    (예를 들어도 공부로 드는 걸 보면 그 때의 그 절망감 비슷한게 아직도 남아 있나벼~ㅋㅋㅋ)


    • BlogIcon larinari 2013.09.25 13:32 신고

      언니, 공부 좀 신경 써서 했나부다.
      ㅎㅎㅎㅎ
      아침을 많이 먹고나서 기분이 좋아가지고(현승인 뭘 좀 많이 먹으면 바로 키가 커질 거라는 희망에 사로잡혀 기뻐해요.) 있다가 불쑥 저러는 거예요. 친구들이 좀 천천히 자라야 할텐데.ㅋㅋ

  2. 신의피리 2013.09.25 13:40

    네가 꼐속 1번인 이유는 혹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5학년이 되거들랑 아빠를 당분간 더 좋아해봐라. 다 추월해 버릴 수 있다.

    • BlogIcon larinari 2013.09.25 13:42 신고

      엄마가 뭐 어쨌다구?
      나 키 번호 10번 이내였던 적은 딱 한 번 이라구.
      33번도 했었다구.
      ㅡ.,ㅡ

  3. BlogIcon 털보 2013.09.27 18:29

    음, 키는 아무도 몰라요.
    고등학교 때 가봐야 안다구요.

    • BlogIcon larinari 2013.09.28 02:03 신고

      고등학교 때까지 현승이는 막 크고,
      친구들은 조금 천천히 컸으면 좋겠어요.
      현승이 고등학생 돼서 털보 아저씨와 등산 가면 그것도 재밌겠어요.
      ㅎㅎㅎㅎㅎ

 


엄마, 우리 반에 어떤 여자 친구가 있는데 걔는 꼭 남자애처럼 놀아.
진짜야. 운동 같은 것도 좋아하고 또 남자처럼 잘해.
딱지도 좋아하고.
그런데 걔가 왜 그런지 말했어.
걔가 2학년 때 여자애들한테 왕따를 당했대.
그래서  그때부터 남자 애들하고만 노는 거야.
그런데 그런 말을 그냥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속상하지 않은 것처럼 그냥 막 말해.
아니 왕따 당했다는 말은 걔가 안 했어. 그냥 자기는 여자 애들이 싫대.
왕따 당한 건 어차피 애들이 다 알고 있어.
'나는 여자 애들이 진짜 싫어' 이렇게 말했어.
그런데 그 말만 했는데 나는 걔가 정말 불쌍했어.
정말 많이 상처받았다는 걸 딱 들으니까 알겠어.

(현승이가 이렇게 조잘거리는데 마지막 말 듣고 엄마 울컥.
느낌 아니까~ 왕따, 당해봐서 알아요.ㅜㅜ
)


* 사진은 현승이가 사랑하는 세 친구입니다.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현승이가 놀다 놀다 요즘은 촬영놀이를 합니다.
(포토 바이 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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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rest 2013.09.06 10:41

    어떻게 어린 현승이는 말을 듣고,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요? ^^

    하늘색 곰돌이 위에 있는 시계 덕분에 사진이 더 재밌게 되었네요. 포토 굿~^^

    • BlogIcon larinari 2013.09.06 15:19 신고

      이야, 현승이 부럽다.
      조작가님께 칭찬받는 사진을 찍고.... ㅎㅎㅎㅎ
      얘는 하나님께 따로 받은 게 있나봐요.
      넘의 맘 읽어내기. 이런 능력.ㅎㅎ


 

 

엊그제 주일이었드랬다.
교회에서 영아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했드랬다.
마침 강의 장소가 남편의 사무실 옆이었드랬다.
요즘 '강의하는 사진'을 달라는 데가 꽤 있는데,
제대로 된 '강의하는 사진'을 갖고 있질 않았드랬다.
(여기까지 오니 '드랬다'드립, 좀 어색하군)

남편에게 지나치다 여유가 되면 창문을 이용해서
강의하는 사진을 찍어 보라고 부탁했드랬다.
이느무 목사님께서 도통 지나가는 게 보이질 않길래 '바쁘구나' 했드랬다.
저녁에 이걸 찍었다고 보여줬드랬다.

내가   
"앞 유리창으로 찍었어야쥐이~ 내가 제대로 나왔어야쥐이~"
라고 하니, 그가 말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내가 앞 유리창으로 쳐다보면 사람들이 날 봐. 그래서 찍을 수가 없었어."
내가 다시
'그러면 어때. 그냥 빨리 찍으면 되는거지. 나 참."


분명 옆에서 딴 일을 보고 있던 그의 아들이 툭 던졌다.
"엄마는 외향형이라 그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아빠는 내향형이라 어려워. 사람들이 보는데 사진 찍는 게 내향형한텐 어려운 거야."

천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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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07.31 16:10

    아들한테 이런 위로를 받다니. 드디어 이런 나를 방어해줄 내 편을 만났네!!!

    • BlogIcon larinari 2013.07.31 16:16 신고

      당신은 현승이 하는 거만 그대로 따라해.
      그게 여자, 아내를 사로잡는 방법이야.

      나 지금 스타벅스야.
      셋이 각각 시원한 곳을 찾아 흩어졌어.
      원고줄 잡아볼려고. ㅎㅎㅎ

  2. BlogIcon @amie 2013.08.01 03:09 신고

    이렇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 현승이 얘기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레요.

    • BlogIcon larinari 2013.08.02 15:01 신고

      얘는 지가 커요. ㅎㅎㅎ
      똑같은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라면서 어쩌면 두 아이가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신비롭기까지 해요. 현승인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엄마가 하는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으면 허투루 듣질 않더라구요.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니 타고난 성품이라고 봐야겠지요.

 

 

엄마, 있잫아. 고모가 나를 좋아해?
그래? 맞아.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고모는 표현을 안 해.
그 대신 나한테 뭐든지 사주지? 그게 나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지?
세상에 있는 고모들이 다 그렇게 사주지는 않지?
알아. 고모가 나를 정말 좋아하지.


(고모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큰 아빠, 모두 내향형인 것을 감각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런데 엄마, (외)삼촌이 나를 좋아하지? 좋아하는 것 같애.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 말 안 했어. 삼촌이 나를 좋아한다는 말 안 했는데... 그래도 삼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겠어.


(삼촌 뿐 아니라 할머니, 더 큰 삼촌들 까지 모두 외향인 외가를 감각적으로 느끼긔)


할아버지가 나를 많이 좋아하셨지?
나를 제일 좋아하셨어? 왜애?
내리사랑이 뭔대? 아, 내가 혜인이 누나랑 시으니 누나까지 다 합해서 막내니까?
그건 무슨 말이야? 나 말고 범식이 형아도 손주잖아.
김씨가 아니니까? 외손주?
할아버지가 누나하고 나한테 그렇게 했어? 그래서 엄마 속상했어?
그건 말도 안 된다. 남아선호?  옛날에나 그랬을지 몰라도.
딸하고 아들하고 뭐가 달라서 그래?
그리고 지금 우리 나라 대통령이 여자 대통령이 됐는데.
물론 좋은 대통령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자가 대통령도 되는데 왜 아들이 중요해?


(양성평등은 물론 민주주의 감각까지!)


너 쫌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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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07.31 16:18

    아빠를 쏙 닮았네



주일 아침, 늦잠을 자고 늦늦잠은 한 판 더 자기 위해 자리를 옮겨 소파로 갔습니다.
기분 좋은 잠이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현승이가 일어나 나와 안깁니다.
부비부비 하는데 엄마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방으로 가더니 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후에 냉장고 여는 소리가 나고 달그락거리기에 녀석 배고픈가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잠시 후,
쟁반에 저렇게 구운 식빵 한 조각, 두 종류의 잼, 우유 한 잔을 담아 소파로 가져오는 겁니다.


'엄마, 이거 엄마 거야. 내가 엄마 아침 차려줬어. 식탁에 가지말고 여기서 그냥 편하게 먹어'
이러는 겁니다. 왜 갑자기 이러냐는 말엔 대답도 하지 않고,
'빵이 너무 안 구워졌지? 헤헤헤.....
내가 토스터기 무서워서 많이 못 돌리겠어. 그냥 먹을 수 있겠어?'
합니다.


감동받아서 잠이 달아났고, 어서 먹으라는 재촉에 벌떡 일어나 앉아 계속 물었지요.
갑자기 왜 엄마 아침을 챙겨주냐?
'아니~이, 엄마는 매일 우리 밥을 챙겨 주잖아. 엄마도 한 번 쯤 이렇게 받아보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내가 해주는 거야. 좋지 않아?'


하도 기특해서 '그래도 어쩌면 이런 생각을다 했냐?' 묻고 또 물으니,
버럭! 하면서,
'그냥 해주고 싶었다고~오. 빨리 안 먹으면 버릴거야'


진짜, 넌 진짜..... 어느 별에서 왔니? 내 맘 가지러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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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집사 2013.07.15 12:32

    완전 짱짱^^!♥ 그래서 맛있게 드셨쎄요?^^정말 어느별에서 왔을꼬.

    • BlogIcon larinari 2013.07.16 16:18 신고

      빨리 안 먹고 질문하다 혼나고 얼른 먹었어요.^^
      제가 어느 별 출신인지 알아내면 꼭 알려드릴께요.ㅎㅎ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나는 모녀와 달리
일찍 자도 늦게 일어나는 몸을 가진 부자의 아침식탁이다.
맛있고 간지가 흐르면 귀찮음을 무릅쓰고 달려드는 모녀와 달리
아무리 맛이 있어도 귀찮은 건 딱 질색인, 먹을 것을 비롯한 속세에 초연한 선비 부자에게
아침부터 쌈을 싸라고 시킬 수는 없었다.
고상하신 선비들을 아침부터 눈을 부릅뜨고 입을 이따만큼 벌려 우그적거리게 하면 되겠는가.
상치를 썰어서 젓가락질 한 번에 쌈 싸는 효과까지 내는 것으로
친절한 주부가 꼼수를 발휘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잠'을 떨쳐보내는 것이 너무 힘든 아들 선비는 예민하시다.
평소 빛을 발하는 티슈남의 면모는 어디 가고 아침 식탁에 앉으시면 까칠하기 이를 데 없다.
'잠'을 떨치는 문제라면 아버지 선비도 쉬운 문제가 아니기에
두 선비가 마주한 식탁은 다소 몽롱하다.

비록 근본은 선비의 본체시오나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서 돌쇠됨을 자처하는 아버지 선비가
분위기를 띄워볼 요량으로 엄마 코스프레를 했다.
'현승아, 너 야채랑 같이 먹어'
이 말 한 마디에 '먹고 있어. 뷁!!!'했고,
아버지 선비 심기가 불편해졌다.
'너, 진짜 아침마다 그렇게 아빠한테 짜증스럽게 말할래?'
'여보, 나 진짜 상처받았어'

두 선비 사이에서 때론 무술이 때론 마님이기도 한 엄마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끼어들어 중재를 했다.  
아버지 선비의 장난끼도 아들의 까칠한 반응도 대략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기에 금방 풀렸다.

다만,
중재가 진행되는 동안에 아들은 고개를 완전 처박고 밥 한 번, 국 한 번 짜증스럽게 먹어댔다.
안 봐도 비디오.
눈이 벌개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이다.
그 놈의 깨지 않는 잠이 웬수다.

여차저차 식사는 끝났고 아빠는 씻기 위해서 자리를 떴다.
시간이 늦어져서 '현승아, 너 빨리 준비하고 아빠한테 태워다 달라고 해'
평소 같으면 반색을 했을텐데, 아니 지가 먼저 태워달라고 졸랐을텐데 단호하다.
'싫어'
'늦었잖아'
'빨리 달려가면 돼'
'엄마가 말해줄까?'
'말하지마'
'에이, 아빠도 마음 다 풀렸고 너도 이제 괜찮잖아'
'그래도 싫어. 빨리 달려갈거야'


에헤, 이 알량한 자존심.
지 아부지하고 똑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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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중학생이 되면 원래 재미가 없어져?
아니~이, 누나가 그래 보여서.
웃기는 웃는데 즐거워 보이지가 않아.
맞아. 누나는 원래 진짜 즐거운 사람인데....
너무 안타까워.
나중에 다시 즐거움이 돌아와?
누나가 학교 갔다 집에 올 때.... 모습이 쫌 그래.
그런가? 기운이 없어서 그렇게 보이는 거야? 피곤해서? 그래서 이러~어케 하고 들어오는 거야?
(누나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했더니, 갑자기 눈가가 빨개지면서)
내가 그걸 어떻게 물어봐?
(뭘 어떻게 물어보냐고, 그냥 물어보면 되지 했더니, 왈칵 울음이 터지면서)
엄마는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내가 물어보면 누나가 대답을 해줄 것 같애?

 

 

현승이, 태어나보니 채윤이 누나의 동생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재밌을 수 없는 놀이의 신을 누나로 두다니 말이다.
내향성이 강한 현승이가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은 누나님 인도하신 놀이의 힘일런지도.




베개를 보면 쌀차 놀이,
책상 위 스탠드를 보면 치과놀이,
음악 틀고 춤놀이,
A4 가득 메뉴를 적어서 식당놀이, 카페놀이,
물감놀이,
박스를 보면 택배놀이,
돼지저금통을 보면 돼지몰기 놀이,
그 많은 놀이 이름을 붙일 수도 없다.

 

랬던 누나가 '청소년기'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떠나려 한다.

게다가 딱히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은가보다.
누나가 웃어도 그 웃음에서 즐거움을 읽어낼 수 없으니 말이다.

(채윤이 떠나보내는 것이 엄마 아빠만의 숙제가 아닌 것 같다.
현승이 역시 나름대로의 상실감을 겪어야 하는 것임을 오늘 문득 깨달았다.
왜 아니겠는가. 가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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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털보 2013.05.31 11:19

    내 경험으로는 돌아오더만요.
    그게 중학교하고 고등하교.. 대학교 때까지도 안돌아오다가.. 저는 아주 늦게 돌아왔다는. ㅋㅋ



채윤이 누나의 어린이날.

(아빠) 채윤이 올해까지는 어린이날 하자. 무슨 선물 줄까?
나 엄마가 선물 줬어. 샤이니 앨범 사줬는데.
(엄마, 뜨끔. 분명히 지 돈을 내고 샀고 엄마는 주문만 했는데 쟤가 왜 저래?)
아, 참! 내 돈으로 산 거지. 그래도 괜찮아. 됐어.


현승이 형아의 어린이날.

며칠 전 생일 선물로 레고를 사줬더니,
이거 생일선물 하고 어린이날 선물 합해서 주는 거지?
괜찮아. 어린이날 선물 안 해줘도 돼. 이거면 돼.


아기 돼지 삼형제의 어린이날.

동생네 돼지 세 마리를 교회에서 만나서 동생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뭘 좀 해줬냐고 물어보니,
어제 회를 사줬단다.
(장인 장모님과 어버이날 식사를 하면서 얼렁뚱땅 퉁 친 것)



저녁에 모두 모여 아이스크림 케잌 놓고 촛불 한 번 끄고 요란
스럽게 퍼 먹으며 행복했다.
행복하기로 따지면 거의 매일이 어린이날인 아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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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rest 2013.05.06 12:18

    아기 돼지 삼형제 속에 있는 현승이가 아주 의젓하네요.
    아마도 곧 이 아기 돼지 삼형제와 다른 놀이를 할 듯요.^^

    • BlogIcon larinari 2013.05.06 21:12 신고

      현승이가 저 사이에 끼면 평소보다 한결 더 의젓해져요.^^
      놀이의 신 누나의 살아 있는 장난감으로 오랜 세월 살았으나
      저 동생들 덕에 또 다른 놀이의 세계를 접하고, 거기서 리더가 되고 있어요.
      누나가 현승일 떠났 듯 현승이도 아기 돼지 삼형제를 떠나는 날이 오겠죠?ㅎㅎㅎ


 

(에휴) "엄마, 나는 엄마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엄마가 자기에게 게임을 얼마든지 하도록 허락해주면 서로 좋을텐데 이해할 수가 없다며 느닷없는 태클을 걸어왔다. 자기는 좋아하는 게임을 하니까 기분이 좋고, 엄마는 싫은 소리 안 해도 되니까 편할텐데 도대체 왜 그러냔다.

그래서 시작한 논쟁이었는데 한참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하는 말이 '엄마라는 벽' 이란다. 살다 살다 말 안 통하는 벽창호 취급은 처음 받아본다. 앞으론 대화 따위 없이 확, 그냥 '엄마라는 몽둥이'로 느껴지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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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04.24 16:47

    현승아, 조금만 더 커보면 안다. 네 엄마 은근 헐랭이야.

    • BlogIcon larinari 2013.04.24 18:33 신고

      헐랭인 인 걸 아는 당신도 여전히 무서워 하잖우?
      그런 의미의 '벽' 아닐까?ㅋㅋ

 

빨래를 널러 옥상에 올라가면 조금 후에 꼭 따라 올라옵니다.
입고 있던 내복 위에 파카나 잠바 얼른 걸치고 현승이가 따라 옵니다.
"엄마, 내가 도와줄게. 내가 털어서 줄테니까 엄마가 널어."
(아빠가 하던 걸 많이 본 거죠.)


한 손에는 레고를 들고 한 손으로 어설프게 수건을 털어서 건넵니다.
무심결에 한 번 더 털려고 어깨 힘이 딱 들어가는데.....
옆에서 찌리릿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현승이가 매의 눈을 하고 보고 있습니다.
얼른 그냥 널었습니다.
그러자 "내가 아주 잘 털어서 준 거야. 엄마. 응? 알았지?" 합니다.


햇볕에 말리는 수건 탁탁 털어서 쫙쫙 펴 널어야 제 맛인데....
현승이 갸냘픈 손으로 흔들다 만 것 같은 느낌의 꾸기적거리는 수건을 죄 그냥 널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바라봐 주고 믿어주는 건,
성에 차지 않는 것을 '꿀꺽'하고 삼켜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건 그렇게 부족한 그대로를 꿀꺽 넘어가주는 큰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는 나의 여러 모습들을 보며
'어?.... 응, 그래' 하고 조용히 넘어가 줬을 것입니다.


현승이는 이래저래 엄마에게 많은 가르침과 통찰을 주는 아이입니다.
머리에 새집 짓고 아저씨 같은 스타일로 옥상 여기 저기를 뛰어다니는 현승이가 참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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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ry 2013.03.25 08:40

    수건이 왜 이리 많어? 손님이 계신것두 아닐텐데.
    우리집에도 있는 저 수건, 황토빛깔 ㅋㅋ
    꿀꺽 넘어가기 쉬운 듯 어려운 일이지.
    암튼 현승인 참 세심해.

    • BlogIcon larinari 2013.03.25 18:17 신고

      집에 '수영인'들이 있다보니 수건이 많아요.^^
      저희 지금 '어다리' 가서 그 무시무시한 놈 손으로 뜯어 먹고,
      배 두드리며 들어오는 길이예요.
      세심한 현승이 몰래 갔다 왔어요.ㅎㅎㅎ

 

지난 2월 엄마의 생일 즈음에.
원고를 쓰다가 지병이 도져서 인터넷 쇼핑몰을 전전하고 있었다.
썩 맘에 드는 반코트가 70% 세일을 해서 나와서 넋을 놓고 보고 있는 중.
날개만 없었지 천사라 불리는 현승이가

"엄마, 뭐해? 그 옷 이뻐? 입고 싶어?"하며 달겨든다.

"어, 엄청 싸게 나왔어."

"그래? 그럼 엄마, 내가 엄마 생일 선물로 사 줄게. 맘에 들며 사."

"뭐? 이거 싸다는 게 많이 깎아준다는 뜻이야. 10만원 넘어."

"알아. 내가 사 줄게. 나 정말 엄마가 갖고 싶은 걸 사 주고 싶었어. 이거 사줄 거야."

"아니야. 안 돼. 다른 선물을 줘. 이건 어린이가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야."

"싫어! 나 이거 아니면 선물 안 줄 거야. 이거 사. 내가 세뱃돈 안 받았다고 생각하면 돼."
하면서 꽁꽁 숨겨둔 만 원짜리를 세어 가지고 나왔다.

(이 놈 참! 무심한 남편에게 상처받고 아들에게 치유 받는군.)
거기다 또 이런 세심함까지....

"엄마, 그런데 너무 두껍지 않아? 이거 겨울에 입는 거잖아."

"맞어. 그래서 이렇게 싼 거야. 한
두 번 입고 내년에 입으려고 사는 거야."

"아, 그렇구나. 엄마 그러면 한 치수 큰 거로 사. 내년에도 입게."


(현승아, 엄마는..... 엄마는 말이지..... ㅠㅠㅠㅠㅠㅠ 내년이 된다고 키가.... ㅠㅠㅠ)

그렇게 정말 감동적인 선물을 하고야 말았다. 날개 없는 천사 현승이는.



며칠 전, 그러니까 생일이 지나고 20여일이 지났다.
근처에 홈플러스가 새로 들어왔고, 거기 가서 무선 자동차 하나를 사고 싶어 안달이 난 천사.

"엄마, 그런데 엄마는 왜 내 돈을 맘대로 못 쓰게 해?"


"뭘 못 쓰게 해. 니가 필요한 건 엄마가 다 사주잖아."


"아니이, 내 돈을 가지고 엄마 선물 살 때는 사라고 하고 장난감은 못 사게 하고."


(완전 어이 없어) "얌마, 니가 사준다고 졸랐지 엄마가 사달라고 했어?"


"사실 엄마가 말로는 사지 말라고 하면서 속으로는 좋았잖아. 그래서 몇 번 안 된다고 하다가
못 이기는 척 하고 받았잖아."

으아....... 이거 참!
우아..... 얘는 날개 없는 천사야?
아니면, 천사를 가장한...... 음........ 뭐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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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쭈꿈 2013.03.20 00:21

    와우!!
    현승이♥♥

  2. BlogIcon 털보 2013.03.20 10:56

    거참, 이상하죠.
    같은 말도 왜 애들이 맞는 말을 하면 이리 당황스러운지..
    말도 맞는 말을 할 나이가 따로 있는 듯이 보인다는. ㅋㅋ

    • BlogIcon larinari 2013.03.20 14:57 신고

      어른들의 말은 맞는 말도 틀린 말 같고,
      거짓말을 해도 참말 같고...
      오염된 말이라서그런가봐요.
      그나저나 저는 현승이 말에 자주 쓰러져요.
      말로 엄마를 쥐락펴락 한다니까요.




"누나, 이거 누나야."


며칠 얼굴이 어둡던 누나가 이 그림 보고 빵 터졌다.

'누나, 누나는 웃는 얼굴이 어울려.'
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림이 그렇게 말하는 듯 하다.
('웃는 얼굴'보다는 '웃기는 얼굴'이 더 잘 어울리는 걸까?)


어른이 되어가느라 자기도 모르겠는 자기 마음으로 복잡한 누나가
가끔은 전처럼 저런 표정 지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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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02.23 19:47

    어딘가 모르게 닮은 거 같애. ㅋㅋㅋ 채윤이만 개그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니라 현승이한테도 있는 것 같네. 그 다음 나를 그린 것도 웃겼는데.

    • BlogIcon larinari 2013.02.23 21:50 신고

      개그의 피 때문인가?
      현승이는 정말 그림에 소질이 없는데 가끔 포인트를 딱 잡아내는 그림이 나올 때가 있어. 당신 기다리다 지금 막 잠들었어. 어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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