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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377

2025년 성탄절을 "월든 호수"에서 일생을 통해 전무후무한(할) 성탄절 이브를 보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Massachusetts) 콩코드(Concord)에 있는 소로우의 월든 호숫가입니다. 보스턴에서 유학 중인 딸을 보러 왔다가 생각지 못한 성탄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젊은 날에 소로우의 《월든》과 《자유를 생의 목적으로 삼은 사람》을 나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서로 알기도 전에 젊은 날에 남편도 같은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것입니다, "자유를 생의 목적으로 삼았더“는 제목이 가슴에 살아 남아 있습니다. 월든 호숫가에 살았던 소로우의 모습이 성찰적 관조적이어서 수동적인 면모로 기억된다면,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실천적이며 저항적인 능동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수동적 능동적이란 표현에 이 호숫가에 서.. 2025. 12. 30.
대표기도 다녀드른 모든니레 부모에게 툰동하딧뚀. 그거슨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 니리이다.고래서 삼당이십쩔말씀. 이렇게 처음 요절 말씀을 외웠던 현승이가 청년이 되어 주일 예배 대표기도를 하였다. 반주하는 누나 채윤이가 기도 후 송영으로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고 주님의 평화를 내려주소서"를 쳤는데, 멜로디에서 가사가 들렸다.  주님, 이들에게 평화를 내려주십시오. 2024. 8. 24.
안티 크리스트, 안티 처치 한 청년이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들이다. 니체와 스피노자를 원문으로 읽었다. 책은 어려웠고, 이해되지 않는 책을 읽어가는 숙제가 늘 고역이었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모임에 갔다 알 수 없는 충만함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시니컬한 아이가 시니컬한 선생님과 함께 니체와 스피노자를 읽으며 거침없는 발설로 안티크리스트를 논한 것 같다. 이 모임 후로 청년은 한결 순해졌다. 청년이 독서모임에 참여한 것은 사람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자신과 비슷한 모양의 영혼을 가진 한 어른이 정직하게 자신과 삶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닮고 싶은 어른을 만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독서모임은 '교회' 청년부실에서 진행되었다. 심지어 목사의 제안으로 성사되.. 2024. 8. 20.
아들, 종합비타민 엄마, 종합비타민 먹어. 엄마, 진짜 종합비타민 먹을 거지?엄마, 종합비타민 먹어.... 내가 주문했어. 을 출간하고 났더니 갱년기 증상이 몸으로 제대로 오는 느낌이다. 글을 쓸 때와 달리 사람들을 만나 중년의 몸과 영성에 대해 '말'을 하고 보니, 역시나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었네, 싶은 것이다. 정말 잠을 잘 자는데... 남편 안식월 여행으로 시차로 인한 불면증이라 생각했었다. 생각해 보니, 이거 갱년기 증상이네! 다른 증상으로 병원에 갔는데 "갱년기 증상이에요. 갱년기는 아무거나 갖다 붙여도 다 설명돼요. 종합비타민 드세요? 잘 챙겨 드세요." 했다.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노라, 종합비타민이든 뭐든 잘 챙겨 먹고 몸을 잘 돌보겠노라 공표했다. 그 말을 들은 현승이가 눈만 마주치면 종합비타민 .. 2024. 7. 29.
어버이날 아무 꽃 엄마, 내가 어버이날 꽃을 사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알지? 내가 선물에 진심인 거. (알지! 우리 현승이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가족에게든 친구에게든 진심이지. 오직 그 사람에게 의미가 될 선물이라면 가격을 따지지 않지. 지나칠 정도로 따지지 않지!) 그래서 꽃을 사는 게 싫고 아까워서가 아니야. 나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애. 어버이날이라고 다들 꽃을 하나씩 사는 게, 그게 똑같이 꽃을 받는 게 의미가 있어? 만약 엄마한테 의미가 있다면 괜찮고, 그거면 충분히 의미가 되는 거고! 그래서 묻는 거야. 엄마가 어버이날 꽃 받는 게 의미가 있어? 엄마도 남들 한다고 다 하는 거 안 좋아하잖아. 어, 의미가 있어. 당장 이제 오늘부터 친구들 카톡 프사가 어버이날 꽃으로 막 바뀌거든. 이게 그렇더라고. 그게.. 2024. 5. 10.
시간표 보고 설렘 "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라 불리던 현승이가 대입에 재도전 하여 다시 새내기가 되었다. 첫 학기 시간표가 이렇다고 한다. 이 시간표에 왜 이리 마음이 왈랑거리는지 모르겠다. 물론 현승이가 마음에 들어하니 엄마로서 좋은 것은 기본인데... 어렸을 적에 국문과를 꿈꿔본 적이 없었는데 이 시간표, 특히 과 과목을 보자 못 이룬 꿈을 이룬 느낌으로 마음이 파르르 설렜다. 설렜다는 말이 맞다. 선망이 있었던가 보다. 중고등 시절 내내 꿈꾸던 학과는 영문과였다. 영어 과목이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그때 누군가 "네가 너 자신이 되는 것이, 너로 가장 아름답게 꽃 피우는 것이 엄마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 동생을 사랑하는 가장 큰 사랑이고, 인류를 위해 가장 크게 기여하는 일이야"라고 Carl Jung의 가르침으로.. 2024. 3. 6.
참한 아들 피자 두 판과 꼴뚜기 전복 진짬뽕을 저녁으로 먹고 사과를 먹자고 했다. "난 아직 먹고 있잖아. 당신이 깎아." "그냥 당신이 깎아..." 중년 부부는 사과 하나 깎는 걸 가지고도 투닥거린다. 믿거나 말거나... 나름 사랑싸움이다. "내가 깎을까?" 국가대표 똥손이 나섰다. 유치한 사랑싸움 놀이하던 중년 부부 얼음. 왜 그래? 반항이야? "내가 잘 깎을 수 있어. 내가 깎을게." 하더니 정말 매끈하게, 얇게 기가 막히게 사과를 깎아서 얌전하게 내놓았다. 나 정말 아들 하나 참하게 잘 키웠다. #감자칼이 사과칼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2024. 2. 4.
수능 감옥 수능 전날, 교육지원청에 수험표 받으러 가는 차 안이었다. 수능 며칠 전부터 예민함인지 긴장감인지 수능을 향한 어떤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분명 흐름이 있는데 감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나름 감지하지만 농담이라고 했다가, 배려라고 한 마디 했다가 된통 당하는 그런 사람 둘이 있고... (그게 나야, 둠빠둠빠 두비두바, 불쌍하다, 둠빠둠빠 두비두바, 하난 너야, 둠빠둠빠 두비두바...) 수능 전날이니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이었다. 입시생 심기 살피며 조심조심 수다 떨며 가고 있는데 옆 차선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쌩 지나갔다. 입시생 모자, 동시에 짜증 버튼이 눌렸다. 아, 진짜.... 음... 현승아, 수능 시즌에 그런 법 있으면 좋겠다. 저렇게 수험생 스트레스 주는 사람들 다 신고할 수 있.. 2023. 11. 18.
(덮밥)왕의 기도 반수생 아들 도시락 싸주다... 나 덮밥 왕 됐음. 덮밥 좋아하는 현승이가 스카에서 공부하다 도시락으로 싸 준 덮밥 먹을 생각에 잠시 설렌다니.... 여유가 있는 아침에는 덮밥을 만들게 되는데 살림이 막 엉터리라 냉장고 식재료 상태가 들쑥날쑥인데 그게 또 새로운 도전 환경이 되어서 온갖 종류의 덮밥을 다 만들게 되었음. 이제 나 파 한 쪽 가지고도 현승이를 감동시킬 덮밥 만들 수 있음. 진짜임. 나 덮밥 왕 됐음. 물론 기본적으로 고기 없는 덮밥이 연이어 나가면 내색은 안 하지만 불편해하심. 아무튼 나 정말 덮밥 왕 됐음! 왕의 기도를 올려 드린다... 주님, 우리 현승이 긍휼히 여겨주세요. 두렵고 긴장된 마음, 낮아진 마음에 찾아가 주세요. 힘들고 어려운 시간입니다.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원치 않는.. 2023. 10. 20.
엉마, 까아아칭~ 머리에 까치집 짓고 나와서 밤새 모기 한 마리와 사투를 벌인 이야기를 풀어놓다 갑자기... "엄마, 저기 십자가 위에 새가 앉아 있어. 까마귀... 아니 까치네!" 하고 보니 베란다 앞 커다란 십자가 위에 까치 한 마리 앉았다. "현승이 너 어렸을 적 했던 엉마... 까아치... 엉마 까아치... 그거 한 거지? 그거 어른 버전으로 말한 거지?" 하고 함께 웃었다. 블로그 뒤져보니 현승이 세 살 적부터, 아니 말을 배우기 시작하던 때였다. 서울 하늘에 새가 그렇게 많이 날아다닌다는 것을 처음 현승이에게 배웠다. 요즘 날아드는 새는 내게 하나님의 현존인데. 하나님의 현존을 가르쳐주러 내 인생에 들어오신 영적 스승 두 분. 현승 님과 채윤 님! 두 스승님의 몸과 영혼이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행복하길..... 2023.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