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321 나 꿍꼬또... 한참 꿈공부에 매진할 때 고혜경 박사의 강의에서 그런 얘길 들었다. 유학 간 아들과 자주 통화를 하거나 이러고저러고 미주알고주알 얘기 나누지 않는데, 꿈 얘기 한 번이면 깊은 연결을 확인한다고. 꿈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꿈에 심취해 있던 때라 안 믿어져도 믿었었다. 멀리 있어 늘 그리운 아이들에게 전화가 오면 반갑긴 한데 할 말이 없다 싶을 때가 있다.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엄마 걱정할까 안부 차 전화는 하지만 딱히 할 말도 없고... 그럴 것이다. 그런데... "엄마, 나 꿈꿨어!" 하는 순간 우리의 대화 또는 연결은 조금 다른 차원, 단도직입으로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나누는 지점으로 간다. 아이들에게 꿈작업을 가르친 적이 없다. 그저 어렸을 적부터 아침에 일어나 "엄마.. 2025. 11. 4. 찌는 방법 오리 훈제 보면 떡볶이 만들기에 바빴는데...페북인지 유튜브인지, 어디선가 갑자기 뜬 영상에서 쪄서 먹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애정템 배추와 함께 쪄서 먹는다.노부부(같은 중년부부... 아닌 중노년 부부) 식사로 안성맞춤인 건강식이다. 그래도 떡볶이를 포기할 수는 없어서... 치즈 라볶이와 곁들이기도. 2025. 11. 2. 배추도 사, 무도 사 미사의 연구소 가는 길이 참 좋다. 퇴촌으로 해서 팔당대교 남단 쪽 강변을 끼고 가는 길도 좋고. 남한산성 앞을 경유하는 길도 좋고!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남한산성 오전리장터에 들러 김치를 샀다. 동네 할머님들이 담그시는 거라 감각으로 만드는 김치라, 어떤 때는 맛있고 어떤 때는 좀 그렇고. 어떤 때는 짜고 어떤 때는 싱거울 때도 있다. 오늘은 최고! 두 봉지 남은 총각김치를 할머님 퇴근시간 앞당겨드리자는 마음으로 몽땅 들고 왔는데, 맛있으니 좋네! 기분 좋아지신 할머님께서 토란 해먹을 줄 아냐고 물으신다. 아뇨, 못 먹어요! 했더니 옆집 좌판 아주머님께서 "젊은 사람들은 토란 먹을 줄 몰라요. 배추 줘요, 배추." 하신다. 와, 내가 젊은 사람이래! 와, 배추 주신대! 검은 봉지에 배추 담아.. 2025. 10. 31. 연합 침묵기도 피정 + Ruach루아영성심리연구소+ 리프레임처치(지대근 목사)+ 함께걷는교회(김준길 목사)올해 침묵기도 피정은 연구소와 두 교회가 함께 합니다.한 해가 저무는 12월, 대림 기간 중 일상에서 물러나 고요와 침묵 속에서 예수님의 마음에 머무는 2박3일 '예수마음기도' 피정입니다. 예수마음기도란, 대침묵 피정으로, 길잡이 강의와 영적 동반을 통하여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를 배우고 익히면서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깊게 하는 영적 수련입니다. + 일시 : 2025년 12월 12일(금) 오후 2시 -14일(주일) 오후 3시+ 장소 : 예수마음배움터(경기도 파주시 한빛로 21)+ 피정비 : 30만 원(1인1실) + 우리은행 386-04-100758 (예금주 : 재단법인 성심수도회)+ 신청 : https://form.. 2025. 10. 31. 꽃을 샀어 저녁 산책을 했어. 그냥 걸었어. 꽃집이 보이더군. 소국을 사야겠다, 싶었어.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다시 나와 걸었어. 음, 소국을 사야겠다, 마음이 좋아지겠어, 생각했어. 며칠 내로 소국을 사야겠다, 하며 또 걸었어. 아파트 정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아빠 품에 안긴 어떤 아이가 소국 다발을 들고 있는 거야. 성화 봉송하듯 높이 들고 있었어. 나도 소국을 사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가 든 소국을 어디서 샀는지 알겠는 거야. 상가 뒤편에 무인 판매 꽃가게가 있었어, 참. 꽃다발 무인 판매라니 참으로 부조화로군!하며 지나쳤던 것 같아. 가봤어. 세상에, 색깔도 고운 소국이 딱 한 줌씩 묶여 있었어. 키오스크로 소국을 샀지 뭐야. 오천 원으로 생기를 샀어. 아이처럼 성화 봉송하듯 들고 걷고 .. 2025. 10. 28. Ruach그림산책: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2022년 여름, 젊은 두 청년과 함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저 포함 세 여성이 말 할 수 없이 피폐해진 마음이었습니다. 여성으로 사는 어려움을 각각 몸으로 마음으로 영혼으로 느끼는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문득 생각지도 못한 "루이즈 부르주아 전"을 만났습니다. 그림을 보고 대화하면서 세 사람 사이 전과 다른 새로운 연결감이 생겼고, 각자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가벼워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25년 만에 한국에서 루이즈 부르주아 개인전이 열립니다. 평소 보고 싶었던 벗들을 만나 함께 그림도 보고, 낙엽 길도 걷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Ruach그림산책: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그리운 사람, 좋은 사람과 함께 걷고 싶은 계절입니다.그림 속을 걷고, 또 단풍 든 .. 2025. 10. 27. ANAM CARA !! 담을 넘어 나타나신 기도의 선생님, 연구와 기도가 둘이 아님을 삶으로 보여주신 교수님, 닮고 싶은 신앙의 선배님,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이신 신소희 수녀님을 인사동에서 뵈었다. 가난한 수녀님께 점심을 얻어 먹고… 무려 수녀님 아버님이 좋아하셨다는 수십 년 된 솥밥집에서. 이런 설레는 마음 오랜만이다 하며 아침에 집을 나섰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창밖으로 노을이 지더니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다. 하루 피정을 다녀온 느낌이다. 이 좋은 가을 하루, 감사합니다. 2025/10/23 페이스북에 씀 2025. 10. 26. Sabbath Diary47: 이사한 곳을 지나며 이 사(김현승) 이사한 곳을 지나가면 뭔가 마음에 걸린다.마치 무엇을 두고 온 것 같다.수영장에 수영복을 두고 오듯학교에 공책을 두고 오듯이사한 곳에 마음을 두고 왔다. 오늘은 쇼핑을 하고, 또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보자며 전에 살던 집 근처를 걷기로 했다. 주차를 하고 그 길을 걸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걷던 길, 참 좋았던 그 길을 걷다 보니 초딩 김현승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이사, 마음을 두고 오다이 사 이사한 곳을 지나가면 뭔가 마음에 걸린다. 마치 무엇을 두고 온 것 같다. 수영장에 수영복을 두고 오듯 학교에 공책을 두고 오듯 이사한 곳에 마음을 두고 왔다. 암사동 옆 올림픽 대로를larinari.tistory.com 그렇지, 이 계절에는 저런 들꽃 친구들이 맞아주었지. 철을 따라 들꽃.. 2025. 10. 21. 고독사 위기 탈출 넘버원 전복죽 "고독사 하는 줄 알았어." 꿈같은 나가사키 순례 여행을 다녀왔더니 남편의 첫마디가 그랬다. '고독'사, 뭔지 알겠다. 이게 보통의 날에 집에 혼자 있는 것과는 다른 명절의 고독이라는 걸 나도 좀 알게 되었으니까. 충분히 알겠다. 꿈같은 순례 여행을 마치고 인천 공항에 내렸더니 하늘이 온통 시커맸다. 떠나는 날도 그랬었지. 나가사키 닷새 동안에는 날씨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거짓말처럼 나가사키도 우리 도착하기 전날까지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다시 비. 선교사님 말로는 이렇듯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했다. 인천 공항에서 만난 먹구름 낀 무거운 하늘은 일상의 하늘 같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여기가 내 집이지! 고독사에서 '고독'이 아니라 '사'에 방점이 있다.. 2025. 10. 18. 일 인분씩! 명절 이틀 밤을 혼자 보내는 엄마는 잘 지내고 있다,잘 챙겨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가족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더니. 보스턴에도 보름달이 떴다며 채윤이가 화답했다. 교우들과 신안 순례길 걸으러 간 남편은 멋진 풍경 사진을 보내왔고. 삼척에 있는 김상병은 시간제 휴대폰 유저라...실시간 대화는 어려운 단톡방의 유령이고. 넷이 제각각 보내는 명절이다.각자 일 인분씩만 잘 지내면 그게 서로를 위하는 일이다.나도 내 일 인분의 행복을 잘 지키려고 한다. 2025. 10. 8. Ruach 나가사키 숨결 여행 꿈은★이루어진다.젊은 시절부터 엔도 슈사쿠를 좋아했고, 그의 소설 을 비롯한 여러 작품의 배경이자, 작가 자신이 '제2의 고향'이라 말했던 나가사키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소 내적 여정에 나가사키에서 선교사로 봉사하시는 벗님 한 분이 오셨고, 가슴 뛰는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런저런 인연으로 2019년, 마침내 나가사키에 가게 되었습니다. 혼자 누리기엔 아까운 곳이었고, 곳곳이 영성의 샘물이었습니다. '잘 준비하여 순례단을 이끌고 다시 오겠다'는 허황된 다짐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연구소 선생님들과 함께 나가사키 순례 여행을 떠납니다. 이 순례는 오늘의 여정인 동시에, 다음을 위한 또 하나의 꿈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은 누구신가, 하나님 .. 2025. 10. 8. 명절 손님 손님이 되든지, 손님을 맞든 지. 명절은 그런 날이다. 손님이 되지 못하고, 손님을 맞지 않는 명절은 좀 쓸쓸하지. 7남매 맏이신 아버님 중심의 명절에는 전날부터 엄청난 시간이었다. 송편 한 말, 전 열두 가지. 스케일이 이 정도였지. 시가 명절 끝나고 친정 명절 시간만 기다리며 지낸 명절 하루는 얼마나 길었던지. 명절 풍경이 바뀌고, 또 바뀌고, 바뀌다 시가 명절 친정 명절도 없어지고 네 식구 명절이더니... 올해는 두 식구 명절인데... 급기야 '나 혼자' 명절 저녁이 되었다. 그래도 손님이라면 책 손님?! 몇 권의 책 손님으로 쓸쓸함을 달랜다. 현재의 나를 설명하는 세 단어를 찾아라, 한다면 "고통, 글쓰기, 여성"일 텐데. 《홀로코스트에 맞선 네 여성》은 세 단어를 아우른다. 에디트 슈타인, 시몬.. 2025. 10. 6. 이전 1 2 3 4 ··· 2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