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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이 글을 읽고 기도했다. "주님, 족합니다. 이보다 더 큰 보상 바라지 않겠습니다." 연구소를 통해 하고 싶은 일, 마음에 품고 있는 소원을 그대로 적어주셨다. 아니, 체험해 주셨다. 이보다 큰 보상이 없다. 줄 수 있는 것을 기대해주고, 주는 것을 받는 마음이면 족하다. (P목사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옴) ‘정신실 마음성장연구소’가 ‘루아영성심리연구소’로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다는 소식. 연구소를 처음 만났던 시기에 나는 거칠고 무책임한 신앙의 언어에 탈진해 있었다. 더는 목사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고, 어쩌면 기독교인으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연구소를 만났다. 그곳은 내가 기독교인으로 자라며 처음 마주한 여성들이 중심이 된 공동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에니어그램과 내적 여정’ 과.. 2025. 3. 13.
아주 사적인 선교여행 3박 5일 꽉 채운 캄보디아 일정이었고,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는데(하루치 걸음이 2만 보!) 그 사이 보석 같은,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 순간이 영상으로 남아 있다니! 아주 잠깐 쉬는 틈에 아이들 사이에 끼어 놀았다. 요요 같은 장난감으로 아두 그냥 애들이 기술적으로 딱딱딱딱, 잘하는 게 신기해서 영상도 찍어주고 했다. 나도 한 번 해보란다. 어버버버 못하니 얼마나 친절하게들 가르쳐 주는지. 아이들 사이에서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을 포착하여 살짝 영상으로 남겨준 사람은 JP.)  이름은 '리싸'이번 캄보디아에서 만난 내 친구이다. 저러고 시범을 보여준 후에 안 되는 나를 붙들고 여러 번 가르쳐 주었다. 숙소로 돌아오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중, 내게 다가와 이.. 2025. 3. 12.
Ruach루아영성심리연구소 심리와 영성 사이 다리 놓는 사람이 되자 10여 년 전에, 마음에 맞는 동생들과 영적 독서와 기도 모임을 했다. 그러던 중 작은 공간이 주어지고 자연스럽게 ‘나음터’라는 깃발을 꽂고 연구소를 시작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닌데 ‘정신실(마음성장연구소)’ 이름이 걸려 있어서 늘 속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으로 6, 7년을 보냈다. 수선해야 할 자아가 아니라 연결이 필요한 자아  인간의 고통은 ‘수선해야 하는 자아’가 아니라 ‘연결이 끊어진 자아’에서 비롯한다는 신념으로 늘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하고 기도했다. 말이 아니라 그 연결을 체험했다. 에니어그램을 통한 내적 여정, 의식 성찰 기도와 관상기도, 꿈 나눔을 통한 영적 여정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말로 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다. 빛나는 존재들.. 2025. 3. 11.
아주 사적인 캄보디아, 장작불 떡볶이 난생처음 단기선교, 캄보디아 선교여행에 다녀왔다. 그 어떤 요리보다 떡볶이에 진심인 "삶은 요리 정 선생"으로서 레전드를 찍고 왔다. 장작불 피워 450인 분의 떡볶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한 것이다!  '난생처음'에다 '선교'인데... 심지어 '캄보디아'이니 할 말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지만, 레전드 떡볶이를 경험한, 사적으로 그 의미가 중차대한 여행이 되었다. 라는 프로그램은 재미있게 보았다. 남편과 닮았다는 탤런트 이선균과 장항준 감독, 그리고 낯선 두 배우까지. 캐릭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적인' 캄보디아 여행인 관찰 예능을 재미있게 보았다. 각기 다른 넷의 캐릭터가 만드는 역동에 끌려서 보다 결국 캄보디아에 꽂혀버렸는데, 방점은 '사적인'이다. 넷의 성격은 사적인 것이고, 나름 관광지 캄보디아가 .. 2025. 3. 5.
떡볶이는 으른한테 배우는 거다 떡볶이 파티다. 나경이 동윤이 은재가 어느새 커서 초등학생이 된다. 아기 담는 바구니에 담겨 내게로 왔던 그 신생아들이 초등학생이라니! 조용히 나 혼자 설레고 들뜨다 초딩 파티를 열었다. 내가 지은 파티 이름, 얼마나 근사한가! 떡볶이는 으른한테 배우는 거다! 궁중떡볶이, 단호박치즈떡볶이, 베이컨떡볶이.이게 정말 떡볶이냐고, 맞다고 정말 떡볶이라고... ^^ 이런 희한한 떡볶이 메뉴가 사모님께는 열두 척... 이나 남아 있다고. 엄마들 반응이 뜨겁다. 정작 애기들(애기들 아니고 초딩들)은 떡볶이에는 그닥 관심 없는 편. (흠… 이 녀석들, 놀이터로 감동주겠음!) 초딩 선배는 은준인데. 은준이 학교 들어갈 때도 나 혼자 얼마나 설레고 심지어 울컥했는지 모른다. 출근하는 엄마 아빠의 스케줄 따라 의연하게 .. 2025. 2. 20.
아무말 소통 아빠, 왜 아침부터 밥 먹으면서 책을 읽어?응, 잇몸이 부었어. 여보, 당신 나가기 전에 이것 좀 저거... 해줘.응, 해줄게.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와 딸과 엄마, 셋이 요즘 재밌게 살고 있음.'아무말'로도 소통이 잘 되는 편. 2025. 2. 9.
사귐의 기도, 사귀며 기도 오랜만에 모든 찻잔 총출동 하는 거실 모임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우리 거실의 시그니처인 커피, 떡볶이, 수다 삼합이 어우러진 좋은 날이었다. 무슨 사골국물 우리 듯 어묵탕용 멸치 육수를 아침부터 불에 올리고 커피잔 꺼내어 식탁에 깔고 보니, "이런 모임 참 좋아하지, 내가..." 설레고 들뜨기 시작한다.  커피, 떡볶이, 수다만 있어도 좋았겠으나. 여기에 더하여 기도가 있었다. 올해는 교회 중보기도 모임에 함께 하고자 마음 먹었다. 남편은 무엇을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래라저래라"를 입에 달고 사는 나와 다르다.  교회에서 써먹기 좋은 많은 걸 갖춘 나를 자기 목회를 위한 수단 삼지 않는다. 그런 남편이 교회 일과 관련해 뭘 좀 해보라 할 때는 들으려 하는 편이다. "한나 기도회에서 강의 한 번 할.. 2025. 2. 9.
뜨개 깊은 수다 연구소에서 새로 시작하는 따뜻한 모임 안내입니다. 이렇게 예쁜 스카프를 내 손으로 뜹니다. 안전한 공간에 둘러 앉아 조곤조곤 뜨개질 이야기, 아무 이야기 나누는 것은 덤. 침묵 기도를 위해 자리에 앉으면 '침묵'이란 말이 무색하게 온갖 마음의 비디오가 끝도 없이 돌아가는데요. 희한하게 뜨개질을 하면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네요. 그렇게 뜨개질로 '현존 연습'을 하신 뜨개 강사님, 뜨개질로 중보기도 하는 '나무 선생님'의 뜨개 공방을 엽니다.  "뜨개 깊은 수다""깊다"고 해봐야 예쁜 스카프 만드는 뜨개질이고, "수다"라고 하지만 뜨개질 하며 마음 따뜻한 언니들과 잔잔히 나누는 한두 마디 이야기일 것입니다.간절기에 꼭 어울리는 예쁜 뜨개 스카프를 만듭니다. 똥손도 가능다고 합니다.일시: 2월 15일 토요일 오.. 2025. 2. 1.
호모 코넥투스, 2025 Big Family Day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꿈꾸며 기도하는 Big Family Day이다. 벌써 가졌어야 할 시간이지만, 특새와 나의 수도원 피정, 그리고 JP의 독감과 후유증으로 늦어졌다. 결국 음력 2024년의 마지막 날에야 마음먹고 모여 앉았다. 처음으로 넷이 아니라 셋이 보내는 Big Family Day이다. 어쩌면 내년에는 셋도 아니고 둘이 될 전망이니... 우리의 Big Family Day도 생의 강물을 따라 흐르며 변하고 있다. 2024년 마인드 맵을 그리고, 작년에 쓴 각자의 카드를 읽는다. 2024년을 시작하던 마음과 함께, 살아온 1년을 돌아보며 감사의 기도를 적는다. 2025년을 시작하는 마음과 기도를 적는다. 마인드 맵 한쪽을 현승이 자리로 비웠는데, 여기는 채워질 것 같지 않다. 카톡으로 기도.. 2025. 1. 30.
약자와 소수자에게 자비를 베풀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예배에서 미국 성공회 워싱턴교구 마리안 에드거 버드(Mariann Edgar Budde) 주교가 한 설교다. 자비를 촉구하는 용감하고 아름다운 설교,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마지막으로 간청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수백만 명이 당신을 신뢰해왔고, 어제 당신은 선서를 통해 말했듯 당신은 사랑 많으신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간청합니다. 이 나라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민주당원, 공화당원, 무당파 가족들 속에 있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들 중 일부는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농작물을 수확하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가금류 농장과 육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식사.. 2025. 1. 30.
겨울 실내악 겨울 실내악(室內樂) / 김현승잘 익은 스토브가에서몇 권의 낡은 책과 온종일이야기를 나눈다겨울이 다정해지는두꺼운 벽의 고마움이여과거의 집을 가진나의 고요한 기쁨이여깨끗한 불길이여죄를 다시는 저지를 수 없는나의 마른 손이여마음에 깊이 간직한아름다운 보석들을 온종일 태우며내 영혼이 호올로 남아 사는슬픔을 더 부르지 않을나의 집이여 하염없이 눈이 내리니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 시간을 덮어버려 명절이 사라졌다. 갑자기 주어진 두둑해진 시간으로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원고와 여러 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근심과 기도를 하면 될 텐데... 갑자기 진공상태가 된 듯하다. 모니터 앞에 앉아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키스 자렛의 피아노 소리로 충분한 것 같기도 하고. 뭐든 해야 할 것 같.. 2025. 1. 28.
초록 충전 마트에는 그렇게 많은 야채와 식재료들이 있는데, 장을 볼 때마다 눈에 걸리는 것들은 늘 그게 그거다. 손으로 집어 들기 전에 눈으로 들었다 놨다 하는 것 중 하나가 이 즈음엔 냉이이다. 벌써 맛있겠고, 벌써 향기롭지만... 다듬고 씻는 일이 얼마나 귀찮을까 눈길 몇 번 주다 돌아서곤 한다. 그래도 집어 들게 하는 건 "채윤이가 좋아하니까!"이다. 그런데 솔직히 채윤이만 좋아한다면 사지도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 엄마라면 "신실이가 좋아함"이 어떤 귀찮음을 감수하고라도 음식을 만드는 충분조건이 되겠지만, 채윤이 엄마 신실은 신실이 엄마와 다르다. 채윤이가 좋아하지만 제가 좋아하니까 결국 집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냉이 두 팩을 사서, 초록초록하게 데쳐서 심심하고 상큼하게 무쳐서 잘 먹었다. 채윤이도 .. 2025. 1. 18.